영화 '강릉(윤영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오성은 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윤영빈 감독과 처음 만난 날이 2017년 3월 23일이다. 날짜도 기억한다. 모 영화 시사회 뒤풀이 자리에서 봤다. 시나리오는 그 이전에 이미 받았었고. 내가 강원도 사람이라 그런지 정서가 투박해 좋았다. 사실 강원도 정서를 담은 영화가 별로 없는데, '강릉'은 강원도 정서를 담았고, 거기에 누아르 장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출신으로 촬영할 때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냐"는 질문에 유오성은 "아무래도 고향이 강릉은 아니지만 강원도의 정서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이 가끔 '이런 것도 집어넣자'고 할 때 '그러지 말자'고 한 것들이 있다. 약간 그런 논리가 있다. '강원도 뭐 있나? 아무것도 없어~ 우린 직진이지!' 뭐만 하면 직진이라고 한다"며 "개발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보면 강원도 땅은 엄청 넒은데 인구는 본토에 살고있는 5100만 명 중 한 300만 좀 넘나? 그럴 것이다. 소외라기 보다는 무관심한 동네였던 것이다. 그런 지역에서 강릉이라는 대도시가 발전하고 있고, 그것을 어느 정도 담아내고 알린 것이 의미있다고 본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누아르 장르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릴 때 '비트'를 찍었을 땐 정신머리없이 찍었다. 영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물론 지금도 배워 나가는 과정이긴 한데 그땐 더 그랬다"며 "누아르 장르가 갖고 있는 기본 정서는 페이소스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연민과 회한을 담는다. 나이를 먹으면서 느껴가는 부분이 아무래도 조금은 염세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에 대한 연민, 회한의 정서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기존 누아르 작품들과 다른 '강릉'만의 차별점도 언급한 유오성은 "나는 오히려 느림이라고 본다. 누아르 클리셰라고 하면 음모, 배신, 복수가 꼭 들어간다. 하나의 영화적인 문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강릉'도 거기에서 아주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 속에 여유와 느림, 각 인물들이 내뱉는 이야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그 지점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유오성은 극중 강릉 최대 조직의 일원 길석으로 분해 평화를 추구하지만 복수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는 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