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릉(윤영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유오성은 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비정규직 감정 근로자'라고 소개하며 인사해 눈길을 끌었다.
"어떻게 만들게 된 소개 멘트냐"는 질문에 유오성은 "내가 예전에는 '비정규직 감정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다. 근데 노동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가 어느 순간부터 퇴색이 되는 것 같더라. 사실 배우라는 업은 매일 일이 있거나 출근을 해야 하는 샐러리맨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비정규직 감정 근로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인생 30년을 앞둔 시기, 이에 대해 언급하자 유오성은 "아직 안 됐다!"며 펄쩍 뛰더니 "어휴 민망해"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유오성은 "나이는 가만히 있어도 먹지 않나. 꾸역꾸역 나이만 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라며 "그래도 전체 인생 그래프를 놓고 봤을 때, 지난해부터 '내 인생의 3쿼터다!'라는 마음을 가졌다. 매년, 매일 '다행이다. 다행이다' 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올해는 3쿼터를 맞이한 두번째 해라서 열의가 더 충만하다. 그동안 희망도 보고 즐거움도 있었지만 힘겨움도 있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가 볼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강릉'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유오성은 "내가 감독님과 2017년 3월 23일 첫 미팅을 했을 때부터 따지면 촬영 후 개봉까지 4년 6개월이 걸렸다. 5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세월을 아우르는 작품인 것이다. 수 많은 환경을 맞닥뜨렸지만 '4년 6개월을 투자했던 작품이 있었나?' 생각하면 나에게는 자랑스러운 영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절실하게 느낀 것이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건 정말 녹록치 않구나' 새삼 깨달았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쫓기듯 촬영하는 스케줄 속에서도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잃지 않고 이탈자 없이 완성해냈다. 윤영빈 감독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스스로 지키고 싶은 약속이나 철학이 있냐"는 질문에는 "비정규직 감정 근로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도 하지만 '범사에 감사하자'는 마음이 크다. 건강하게 세상의 빛을 보게 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나를 이루는 모든 것에 감사하다. 나름의 뜻을 분명히 세우면 나름의 살 방향과 살 길이 지켜질 것이라 생각한다. 집사람은 '말로만 그러지 말고 진짜 그렇게 살라'고 혼내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여 또 한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유오성은 극중 강릉 최대 조직의 일원 길석으로 분해 평화를 추구하지만 복수에 휘말릴 수 밖에 없는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는 1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