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기자석] 신임 총재의 '클린 베이스볼', 사무총장 인선이 중요하다
정운찬(70) KBO 신임 총재가 오늘(3일) 제22대 KBO 총재로 공식 취임한다. 동시에 정 총재의 '오른팔'이 될 KBO 차기 사무총장의 얼굴도 윤곽이 드러난다. 그동안 전례 없이 많은 소문과 추측이 쏟아진 자리다. 전직 프로야구단 사장과 단장, 감독부터 내부 인사까지 수많은 인물이 하마평에 올랐다. 새 총재가 오는데 '사무총장은 누가 될까'를 놓고 관심이 모이는 것도,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기도 하지만, 전임자들의 업무 수행 능력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KBO 사무총장직은 총재만큼 중요한 직책이 따른다. 임무가 많다. 10개 구단 사장단 모임인 KBO 이사회의 일원이자 10개 구단 단장 모임인 KBO 실행위원회 위원장이다.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 대표이사도 맡는다. 최종 결정권은 모두 총재에게 있지만, 행정 실무는 사무총장이 총괄한다. KBO 리그의 규모가 커지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사무총장의 조직 내 비중도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정 총재는 외부 영입과 내부 승진을 놓고 고민해 왔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 내부 승진은 신임 총재 체제의 행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안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KBO의 크고 작은 사업들을 별다른 혼란 없이 처리할 수 있다.하지만 외부 인사를 수혈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온 이유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그동안 KBO 내부에서 곪아 왔던 숙제가 너무 많아서다. 지난해 KBO는 전직 심판위원의 금품 수수 논란으로 홍역을 겪었다. 승부 조작과 도박·입찰 비리 등 안팎으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십수 년간 누적돼 온 문제라 더 자정의 목소리가 높았다. KBO의 '밀실 행정'을 타파할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정 총재는 지난 1일에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깨끗하고 공정한 프로야구로 성장해 나가는 길에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KBO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며 "팬 중심의 경기, 공정한 야구, 동반 성장하는 리그를 만들기 위한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과감히 변화하겠다고 했다. 도전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꺼내 든 키워드를 일간스포츠는 주목하고자 한다. 바로 '클린 베이스볼'이다. 정 신임 총재는 "지난해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냉정히 돌아보고, 상벌 제도를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해 시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그라운드에서 '깨끗한 야구'를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KBO 리그를 관장하는 조직이 먼저 '깨끗한 행정'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새 총재와 함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나가야 할 사무총장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부와 내부라는 '프레임'에 얽매이기보다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판단하고 추진할 수 있는 새 적임자를 찾아내야 한다. 인적 쇄신과 새로운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KBO의 새 총재가 향후 더 밝고 환한 길로 리그를 이끌지, 혹은 허울뿐인 리더로 남을지는 상당 부분 사무총장 인선에 달려 있다. 정 총재의 임기 3년을 좌우할 만한 중요한 선택에 야구계가 시선을 모으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2018.01.0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