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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SDI, 31개 분기 만에 첫 적자...연간 실적 76.5% 축소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파로 7년여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실적 돌파구를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SDI는 24일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3633억원으로 전년보다 7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6조5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감소했다. 순이익은 5755억원으로 72.1% 줄었다.특히 4분기에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영업이익 2953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249억원이 포함된 수치다.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분기(-693억원) 이후 7년여 만이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3조7545억원과 2427억원이었다. 실적 저하로 인해 삼성SDI 배터리 사업부는 2024년 성과급을 0%로 책정하기도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에서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ESS용 배터리는 미주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삼성SDI는 올해 경영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나마 수요가 견조한 ESS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ESS는 현재 캐파(생산능력)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ESS 수요는 지속 성장이 예상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대비 20%의 캐파 증량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지난해 회사는 전력용 ESS 설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공급을 개시했으며, 향후 SBB 2.0 제품의 수주 확대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대형 LFP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6조6000억원의 캐펙스 투자를 비롯해 연구개발(R&D)비 역시 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투자를 집행해오고 있다.김윤태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거점별 사업에 따라 신규 라인 증설 비용 줄이거나 시기를 조절하는 등 투자를 효율화하는 작업 진행 중"이라며 "이에 올해 캐펙스는 전년 대비 감소하나 미주 스텔란티스 JV, 전고체, LFP, 46파이 배터리와 같은 미래 성장 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일정에 차질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1.24 14:10
예능

“모텔은 갔지만 성관계는 안해” 바람 남편에게 위자료 3000만원 (‘이혼숙려캠프’)

지난 23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남은 7기 부부들의 최종 조정 결과와 서장훈을 정색하게 한 8기 첫 번째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하루종일 술과 함께인 술고래 남편과 종일 심부름을 해주는 아내 '셔틀 부부'의 최종 조정에서는 반전이 거듭됐다. 아내는 남편의 알코올 중독 문제로 위자료 3천만 원을 요구했지만, 남편 측에서 아내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과거 가정에 소홀했던 점을 지적하자 이를 받아들여 위자료를 1000만 원으로 합의했다. 또한, 남편은 양육권을 가져오는 대신 아내에게 재산의 8할을 주고 대출도 자신이 갚겠다고 하면서도 아내가 재혼하지 않아야 한다는 특이한 조건을 걸었다. 이에 대해 아내는 “노코멘트”라고 답해 조정장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이어서 아내는 남편이 술을 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혼인을 유지하고 싶다며 이혼 유예 시 조정에 들어갔고, 남편은 아내에게 집 밖에서 19금 터치를 하지 말 것을 부탁하며 대신 금주와 자발적인 애정표현을 약속,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남편의 외도 의심 정황으로 갈등을 겪던 ‘바람 부부’의 최종 조정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위자료 3000만 원과 양육권을 요구했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위자료를 모두 지급하기 어려웠던 남편 측은 매달 양육비 70만 원 지급과, 일부 위자료를 3년간 나눠서 지급하며 현재 집에서 아내와 자녀가 지낼 것을 제안했다. 남편과 양육권 다툼을 예상했던 아내는 양육권을 양보하겠다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혼 시 조정을 마쳤다. 또한, 이혼 후 생길 현실적인 문제들을 마주한 아내는 고민 끝에 남편과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자며 한발 물러섰다. 남편은 다른 이성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이던 문제를 고치고, 외국인 아내에게 미국에 가버리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약속했다.다음으로 ‘이혼숙려캠프’ 8기 첫 번째 부부의 가사조사가 진행됐다. 아내는 쌍둥이 자녀들이 신경섬유종이라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데도 남편이 아이들의 병에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불만을 갖고 입소했고, 남편은 분이 풀릴 때까지 같은 말을 반복하며 말싸움을 끝내지 않는 아내의 모습을 지적했다. 아내는 근무 중인 남편에게 하루에 전화 85통을 거는가 하면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보내는 등 본인의 직성이 풀릴 때까지 무한 반복했고, 이에 서장훈은 “상담을 받아야 할 문제”라고 할 정도라고 충고했다. 또한, 아내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받고는 논점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화제를 돌리려고 해 결국 서장훈이 “말 돌리지 말라”며 정색하기도 했다.역대급 사연으로 화제를 모은 8기 부부의 남은 사연과 두 번째 부부의 사연은 30일 오후 10시 10분 ‘이혼숙려캠프’에서 공개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1.24 09:13
경제일반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 300만대 누적 판매 돌파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이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 대를 돌파했다.에이피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300만 대를 넘어섰다. 2021년 3월 첫 번째 뷰티 디바이스 ‘더마EMS’ 출시한 이후 약 45개월 만의 기록이다. 특히 300만 대 판매 돌파는 지난해 4월 200만 대를 넘어선 지 불과 8개월 만에 이루어진 성과다. 과거 100만 대에서 200만 대까지 도달하는 데 11개월이 걸렸던 것과 비교해 판매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설명이다.이번 300만 대 판매 돌파 기록에는 해외 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판매 국가의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변화도 두드러졌다. 전체 판매량 중 해외 판매 비중은 약 4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K뷰티의 인기가 높은 미국은 전체 누적 판매량의 약 18%를 차지하며 해외 시장을 선도했다. 중국 본토,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과 일본 시장 역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특정 국가에 판매가 집중되지 않는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판매 채널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에이피알은 기존 국내외 직영 온라인 공식몰을 중심으로 판매를 진행했으나, 뷰티 디바이스의 인기 상승과 함께 국내 오프라인 매장과 H&B 스토어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유의미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유럽과 중동 등 기타 신규 해외 시장 개척을 목표로 시작한 B2B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며 누적 30만 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K뷰티와 에이지알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해외 B2B 사업의 판매 지역은 앞으로도 지속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된다.향후 에이피알은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판로 개척 등을 통해 뷰티 디바이스의 판매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CES’와 같은 글로벌 박람회에 적극 참가해 메디큐브 화장품과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 간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영업 조직을 강화해 B2B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 증진을 추진할 예정이다.에이피알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K뷰티와 에이지알의 인기에 힘입어 300만 대 돌파라는 성과를 빠르게 이룰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바탕으로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1.23 10:04
e스포츠(게임)

넷마블의 코웨이 '심폐소생술' 성공적…주주 달래기 과제

국내 가전 렌털 1위 코웨이가 넷마블 편입 효과로 업계 불황을 뚫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당초 게임사가 렌털 사업에 뛰어든 것을 두고 물음표가 붙기도 했지만,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의 과감한 투자 전략이 빛을 발했다. 회사가 안정 궤도에 진입한 만큼 그간 다이어트를 견뎌온 주주 달래기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방준혁 매직' 코웨이 실적 신기록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코웨이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실적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연간 매출 4조원 고지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한화투자증권은 코웨이의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4조2969억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8088억원으로 두 자릿수(10.6%) 성장이 예상된다.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40%대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코웨이는 해외를 포함해 렌털 계정 수가 1000만을 돌파했다.2007년 진출한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형 렌털·관리 서비스를 안착시켜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16~17%대에 달한다.이렇게 승승장구하는 코웨이도 역경의 시기를 거쳤다. 웅진그룹의 핵심 자회사였던 코웨이는 지주사가 무리한 기업 인수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이어 2018년 웅진그룹이 다시 코웨이를 품었지만 태양광 사업을 전개하는 웅진에너지의 재무구조 악화와 지주사의 신용등급 하락 등 여파로 최대주주 자리를 넷마블에 넘겨줬다.넷마블과 코웨이의 만남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코웨이의 가전 구독 사업 노하우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스마트홈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게 넷마블의 청사진이었다.매각 불확실성 해소와 넷마블의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구조조정 최소화가 코웨이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넷마블 유저가 스마트홈 고객으로 전환될지는 미지수라는 우려가 공존했다. 방준혁 의장은 이런 걱정 섞인 시선을 털어내고 곧장 신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투자금 회수에 집중한 MBK의 고배당 정책을 탈피해 제품·서비스 R&D(연구·개발)에 재원을 쏟았다.MBK 시절 평균 91%였던 코웨이의 주주환원율을 편입 직후 20% 내외로 축소했다. R&D 비용은 2022년과 2023년 535억원, 531억원으로 각각 매출의 1.39%, 1.3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방 의장의 야심작은 2022년 12월 론칭한 슬립·힐링 케어 브랜드 '비렉스'다. 정수기와 비데에서 스마트 매트리스, 페블체어, 안마베드 등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비렉스 제품군의 렌털 판매 호조로 코웨이의 지난해 3분기 국내 렌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6%나 뛰었다. 이에 2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과시했다.이처럼 프리미엄 브랜드 성과에 더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미국과 태국 등 해외 법인도 몸집을 키우면서, 코웨이는 올해 연간 매출이 4조원 중후반대로 또다시 실적 신기록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방준혁 의장은 이달 초 코웨이 시무식에 참석해 "2020년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후 '뉴 코웨이' 전략의 일환으로 혁신 제품 개발, 비렉스 등으로의 신사업 확장, 대고객 서비스 만족도 극대화,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 등 혁신적 시도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이런 기조와 방향성에 스피드를 더욱 가속화해 성장세를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주주환원정책 내놨지만 불만 여전탄탄한 수익 기반을 다진 코웨이는 기다림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화답했다.현금 배당과 자사주 전량 소각으로 주주환원율을 20%에서 40%로 두 배 이상 늘린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주주환원율 수준은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코웨이는 넷마블 편입 전 잉여현금흐름을 초과하는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핵심 사업과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코웨이의 이같은 결단에도 주주환원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아쉬움에 직면했다.코웨이 지분 2.843%를 보유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는 최근 발송한 주주서한에서 "MBK 시절 코웨이는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높은 ROE(자기자본수익률)를 유지하면서도 매출과 이익의 견실한 성장도 함께 달성해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고 밸류에이션도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고 강조했다.코웨이 저평가의 핵심 원인은 넷마블 지분 인수 직후 이뤄진 주주환원의 급격한 감축이며, 이로 인해 자본이 내부에서 지나치게 유보돼 ROE가 하락하고 회사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주장이다.코웨이와 넷마블 주주 간 이해 충돌의 여지도 있어 이사회를 독립적으로 개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얼라인은 주주서한 답변일을 다음 달 3일로 못 박았다.이 소식이 전해지고 코웨이 주가는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이다 지난 17일 8만원에 마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코웨이는 신중하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 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다각도로 수립하고 있고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1.22 07:00
e스포츠(게임)

[IS시선] K게임 다음 개척지 '블록체인'에 힘을

"요즘 지하철에서 게임하는 사람 본 적 있으세요?"최근 한 게임사 관계자에게 업계 분위기를 물었더니 돌아온 질문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대부분 유튜브나 틱톡, 넷플릭스 등 영상 콘텐츠에 빠져있다.이처럼 게임사의 경쟁자는 다른 게임사를 넘어 전체 앱으로 확대됐다. 결국 많이 실행하고 시간도 써야 광고를 보여주든 결제를 유도하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게임은 OTT와의 시간 뺏기 싸움에서 사실상 패배했다.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서 한국인 게임 이용률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70.5%에서 2022년 74.4%까지 치솟았다가 2023년 62.9%로 뚝 떨어졌다.이에 반해 OTT는 이용률이 2023년 86.5%에서 2024년 89.2%로 오르며 곧 국민 10명 중 9명이 시청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OTT에 맞서기도 힘겨운데 그 사이 게임 시장은 확 바뀌었다. 신작만 내놓으면 실적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과거와 다르다. 업계 '맏형' 엔씨소프트도 12년 만에 적자를 볼 정도로 치열해졌다. 추격자였던 중국은 앱마켓 매출 순위를 장악하며 국내 게임 시장을 주무르고 있다.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침공으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게임 업계는 더는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한국 게임사들도 이런 심상치 않은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위기 탈출구로 블록체인을 앞세워 3~4년 전부터 속속 뛰어든 이유다. 실물 경제와 연계해 게임을 즐기는 것을 넘어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로블록스'라는 절대 강자가 버티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달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P2E(돈 버는 게임)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국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주목한 P2E 대표작 '엑시 인피니티'도 최근 이용자가 급감하고 토큰 가치가 하락하는 구조적 문제를 맞닥뜨렸다.콘텐츠 수출 비중에서 게임이 절반 이상으로 압도적인 한국 개발사들이 도전한다면 이런 사례를 학습해 P2E 시장에서 충분히 빛을 볼 수 있다.하지만 우리나라 게임 산업은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당시 뿌리 깊게 박힌 규제에 묶여있다.게임 산업 진흥을 다루는 게임산업법은 '게임 과몰입이나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조장 등 게임의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한 정책 개발 및 시행'으로 역할이 한정돼 있다.지금은 물러난 한 국회의원의 코인 은닉 논란으로 가상화폐는 국회에서 금기어가 됐다.이런 상황에서 게임 업계는 조심스러운 도약의 발걸음을 떼고 있다.위메이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대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한다. 넥슨도 조만간 첫 블록체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N'을 공개한다.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는 게임사 액션스퀘어의 수장에 올라 못다 이룬 블록체인 꿈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이처럼 게임사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나섰지만, 진흥책은 전무한 실정이다.연평균 30%의 성장이 예상되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제대로 깃발만 꽂는다면 '오징어 게임' 못지않은 대박 콘텐츠를 노릴 수 있다.국내 게임사들의 도전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우려보다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예외 조항 마련 등 정부 차원의 지원 사격이 절실하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5.01.21 07:00
산업

티웨이 안고 IPO까지… 대명소노 서준혁, '항공+호텔' 성공방정식 쓸까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그려온 ‘글로벌 레저 기업’의 밑그림이 올해 한 걸음 도약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특히 호텔·리조트에 항공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내겠다는 서 회장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하반기 예고된 기업공개(IPO)의 성공적 데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숙원사업인 ‘항공업 진출’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내부적으로 ‘항공사업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지난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연달아 사들이며 항공업에 의지를 내비친 대명소노가 올해 본격적으로 항공 연계 사업을 구상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대명소노의 메인 산업군인 호텔앤리조트 분야를 담당하는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에어프레미아를 공동운영하고 있는 2대주주(지분 22%) JC파트너스 보유 지분 절반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나머지 절반은 콜옵션으로 오는 6월 매입할 수 있게 된다.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는 AP홀딩스(46%)다. 대명소노가 6월 이후 콜옵션을 행사하면 AP홀딩스에 이은 2대주주가 된다. 그동안 AP홀딩스와 JC파트너스는 주주 간 계약에 따라 각자 대표를 선임하고, 사업부별로 나눠 에어프레미아를 운영해 왔다. 인사·기획·재무·전략·영업·사업 개발 등 사업그룹(비항공 분야)은 AP홀딩스 측 대표가 맡고, 항공 운항·물류·정비 등 운영그룹(항공분야)은 JC파트너스 측 대표가 맡는 구조다. 이사회는 AP홀딩스 측 4명, JC파트너스 측 3명으로 구성된다. AP홀딩스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주주 간 계약에 따라 JC파트너스 측이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구조다. 즉 대명소노가 앞으로 에어프레미아의 항공분야 운영을 전담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지난해에는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소노인터내셔널과 대명소노시즌을 통해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했던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인수했다.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 예림당 측(30.08%)과의 지분 차이는 3%대에 불과하다.이미 지난해 8월 대명소노는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공시하며, 항공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에 오는 3월 예정된 티웨이항공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명소노가 이사회 진입을 위한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등기임원 7명 중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여기서 대명소노측 신규 임원을 선임하면 경영권 행사에 힘을 얻게 된다.서 회장에게 항공업은 오래된 숙원사업이다. 지난 2011년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서 회장은 인수협상에 착수했으나, 당시 가격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서 회장은 13년이 지난 2024년 2대 주주로 경영권 일부를 행사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린 것이다.이로써 티웨이항공에 에어프레미아까지 지배력을 높인 만큼 서 회장의 글로벌 진출은 날개를 달 전망이다. 특히 두 항공사가 노선이 크게 겹치지 않아, 글로벌 커버리지가 넓다는 점이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이 주력이고, 티웨이는 중단거리 및 유럽 노선이 핵심이다. 대명소노는 즉 아시아와 유럽, 미주 노선을 모두 가진 항공사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리조트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그 노선을 갖고 있는 항공사를 갖게 됐다는 연결고리가 확실하다”며 “숙박과 항공의 확실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적은 것은 단순 지분 양수시 기재된 목적으로, 구체적인 행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너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진척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IPO 성공적 데뷔, 올해가 적기대명소노그룹은 국내 18개 호텔·리조트에 1만1000여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소노·쏠비치호텔앤리조트와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골프장, 요트클럽 등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쏠비치 남해의 오픈도 앞두고 있다.글로벌 리조트 확장도 적극적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19년 베트남 송지아 리조트의 위탁운영권 확보했고, 2022년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호텔을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화 했다. 지난해에도 3월 프랑스 파리의 3성급 ‘파리 담 데 자르 호텔’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3성급 ‘와이키키리조트 호텔’을 인수하며 꾸준히 해외 호텔을 사들여왔다. 지난해 서 회장이 대명소노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며 모친인 박춘희 명예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글로벌 확장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2020년 대명호텔앤리조트에서 소노호텔앤리조트로 사명을 변경한 것 역시 글로벌 전략에 따른 서 회장의 결정으로 알려져 있다.나아가 항공사 지분 인수까지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서, 소노인터내셔널 IPO를 위해 기업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대명소노는 지난해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86위에 이름을 올려 대기업에 합류, 전성기를 맞았다. 2022년 말 4조6100억원이었던 소노인터내셔널의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5조1760억원까지 증가하며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소노인터내셔널의 실적도 안정적이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계 위기가 최고조일 2022년에도 매출 9261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2023년에는 매출 8470억원, 영업이익 974억원을 기록했고, 2024년은 매출 76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여기에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지분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키웠고, 이를 기반으로 호텔업과 항공업의 시너지를 내세울 수 있는 ‘IPO 적기’라는 분석이다.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상장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추가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는다. IPO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이를 에어프레미아 또는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IPO와 관련 공동 주관사를 선정하고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검토 중에 있으며 이외에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1.21 07:00
산업

패밀리 레스토랑 망했다고? 애슐리·아웃백 잘 나간다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속되는 고물가에 상대적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다는 인식과 핵심 상권 출점에 집중하는 전략 등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계열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퀸즈는 최근 직장인 점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일부 점포에서는 줄을 서서 매장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인 기준 평일 런치 가격은 1만9900원인데, 최근 고물가로 식당 점심 메뉴가 1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상황에서 오히려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애슐리퀸즈의 성장세는 매출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11월까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4% 성장해 역대 최대치인 40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 1600억원, 2023년 23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매장 수 역시 증가 추세다. 2019년 95곳이었던 애슐리퀸즈 매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고꾸라져 2022년 59곳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장 수는 무려 110곳으로 2년 전과 비교해 약 2배로 늘었다. BHC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매출이 2022년 4110억원에서 2023 476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수도 2021년 78개에서 지난해 90여 개까지 늘었다. 아웃백은 프리미엄 스테이크 메뉴 강화로 품질관리에 신경 쓰는 한편, 쿠폰 추가와 상시 할인 이벤트로 문턱을 낮춘 부분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와 정확히 겹친다.CJ푸드빌의 빕스는 프리미엄 전략을 토대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신규 출점을 중단하고 부진한 매장 폐점, 기존 매장을 고급화 재단장하며 실적 개선에 나섰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점포당 매출이 연평균 약 35% 성장하며 호응을 얻자, 올해 매장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상황이 이렇자 콧대 높은 백화점들은 앞다퉈 패밀리 레스토랑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 신촌점 11층 식당가에 애슐리퀸즈를 개장했다. 애슬리퀸즈는 신촌점을 통해 처음으로 현대백화점에 입점했고, 이로써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 모두 매장을 갖게 됐다.아웃백은 지난해 서울지하철 5호선 천호역 인근 건물 지하 1층에 있던 천호점을 현대백화점 11층으로 옮겨 다시 열었다. 애슐리퀸즈와 마찬가지로 첫 현대백화점 입점이다. 현재 아웃백은 매장 12곳 중 각각 신세계에 6곳, 롯데에 5곳, 현대에 1곳 등이다.외식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수요에 맞춰 매장 수도 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2025.01.21 07:00
산업

“이럴 줄 몰랐다” 배터리업계 '보너스 0% 방전' 충격

성과급 시즌이 다가오면서 업종별 성과급 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년 전과는 달라진 업황으로 업종별 성과급 희비가 갈리고 있다. 특히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으며 높은 성과급을 받았던 배터리업계는 역성장 등의 침체로 '보너스 0%' 충격에 빠졌다. 반면 한국의 주축 산업인 반도체는 반등하며 다시 웃었다. 870% → 360% → 0%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를 대표하는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성과급 0%를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SDI가 배터리 사업부문 0% 성과급 책정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다. 올해 초 삼성SDI 배터리 사업 부문은 0%의 OPI(초과이익성과급) 예상 지급률을 공지한 바 있다. OPI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로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성과급 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870%, 2023년 360%로 배터리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과급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올해 성과급 시즌에는 웃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첫 역성장 실적으로 사실상 적자를 냈기 때문에 성과급이 책정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2024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 9일 발표한 2024년 실적은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이다. 2023년 매출 33조7455억, 영업이익 2조1632억원과 비교해 전년 대비 각각 24.1%, 73.4% 줄어든 수치다. 특히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와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 영업손실은 2255억원을 기록했다. SK온도 계속되고 있는 연간 적자 행진으로 성과급 0%가 전망되고 있다. 비상 경영에 돌입한 SK온은 지난해 3분기에 깜짝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적자 행진을 벌였을 때도 격려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는 만큼 소정의 격려금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번에도 성과급은 0%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3사, IRA 보조금 빼면 ‘울상’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배터리 3사는 올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선두주자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기당 3000억~5000억원의 AMPC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AMPC 3773억원을 더하면 영업손실 규모가 6028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사실상 적자’ 행진이 이어지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고, 경비를 대폭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투자·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실시하고, 글로벌 생산공장 호환성 강화와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의 2024년 실적 추정치는 매출 16조5973억원, 영업이익 4302억원이다. 실적 발표 이전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에 1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매출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대폭 축소됐다. SK온은 2024년에도 적자 행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에 2000억원대 적자를 적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 일회성 요인의 보상금인 2115억원이 반영되면서 240억원이라는 깜짝 흑자를 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SK온의 2024년 영업손실은 2023년 8609억원에서 9000억원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은 2023년 8조4697억원에서 2024년 5조원대로 조그라들었다. 배터리업계는 “전기차 캐즘이 계속되고 있고, 트럼프 2기 리스크로 인한 세제혜택 축소 우려 등이 겹치면서 2025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2026년 이후가 돼서야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암흑기’ 겪었던 반도체, 다시 ‘방긋’ 1년 전 ‘성과급 0%’ 충격을 겪었던 반도체업계는 올해는 따뜻한 겨울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대규모 적자(14조8700억원)로 인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OPI가 0%였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나면서 2024년 DS부문의 OPI는 12~16%로 책정됐다. 2024년 삼성전자 DS부문의 매출은 109조원, 영업이익 16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성과급이 예전의 호황기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OPI 도입 이후 처음으로 OPI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공시했다. 주식보상제도에 따라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자사주로 선택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역대급 실적에 역대급 성과급이 예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최대 50%)를 자사주로 선택하는 옵션을 올해부터 도입했다. 증권가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약 23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PS로 기본급 1000%가 책정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특별기여금도 200~500% 가량 더 붙을 수도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설 연휴 이전에 PS를 지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2025.01.20 07:00
영화

‘컬트의 제왕’ 데이빗 린치 감독, 78세로 타계 [종합]

‘컬트의 제왕’ 데이빗 린치 감독이 향년 78세로 별세했다.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그의 가족들은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고 린치 감독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유족은 “저희가 이 시간을 조용히 보낼 수 있게 배려해주면 감사하겠다. 이제 그가 더 이상 세상에 없어 커다란 공허함을 느낀다. 린치 감독이 생전 자주 했던 말처럼 ‘도넛의 구멍이 아니라 도넛 자체를 봐달라’”며 “오늘은 황금빛 햇살과 파란 하늘로 가득 찬 아름다운 날”이라고 말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린치 감독은 오랜 기간 이어진 흡연으로 2020년 만성 폐질환인 폐기종 진단을 받았고, 이후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사상 가장 독창적인 감독 중 하나로 평가받는 린치 감독은 전통적인 영화 문법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초현실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그는 첫 장편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1977)를 시작으로 ‘엘리펀트 맨’(1980), ‘블루 벨벳’(1986), ‘로스트 하이웨이’(1997),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인랜드 엠파이어’(2006) 등 특유의 상상력을 담은 걸작을 탄생시키며 ‘린치적’(Lynchian)이란 표현을 만들어냈다.특히 1990년 내놓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광란의 사랑’으로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나오미 왓츠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그간 3번의 감독상 노미네이트 등 오스카상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린치 감독은 2019년 아카데미 명예상을 받기도 했다.국내에서는 ABC TV 시리즈 ‘트윈 픽스’(1990~1991) 연출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 수상작인 ‘트윈 픽스’는 1992년 극장판으로도 개봉했으며, 2017년 ‘트윈 픽스 리턴’이란 이름으로 시즌3을 공개했다. 린치 감독의 마지막 작품은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 영화 ‘잭은 무슨 짓을 했는가?’로, 각본, 연출, 주연을 맡았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17 08:55
산업

다들 몸 사리는데 정면돌파 ‘LG의 이유 있는 배짱’

LG CNS가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흥행을 예고하며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시장의 심리 위축으로 케이뱅크 등이 또다시 상장을 철회하며 몸을 사리고 있지만 LG CNS는 안정된 매출 성장률과 청사진 등을 바탕으로 ‘정면돌파’를 택해 시선을 끌고 있다. LG엔솔 이후 최대 규모 공모 16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연이은 IPO 흥행을 앞두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대박 이후 3년 만에 계열사의 코스피 시장 입성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인 LG CNS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상장’으로 시선을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 이후 IP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모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15일 마감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에서 세 자릿수의 청약 경쟁률이 전망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7일 공시 예정인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6만190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가 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LG CNS의 공모수량은 1937만7190주로 공모가 기준으로 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금액 7423억원을 넘어선 규모고,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 이후 3년 만에 IPO 시장에 등장한 1조원 이상의 '대어’다. 찬바람이 부는 IPO 시장에서 중복 상장과 구주매출 비중 논란을 딛고 흥행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LG CNS의 상장은 모자 회사의 동시상장으로 인한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유발하고, 2대 주주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의 투자회수 목적이 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공모주 중 절반에 달하는 968만8595주가 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가 보유한 구주매출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맥쿼리PE의 투자회수가 IPO 상장의 목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LG CNS는 공모예정금액의 절반인 6000억원을 손에 쥐게 될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1.12%의 LG CNS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신균 LG CNS 사장은 중복상장 논란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1987년 미국 EDS와 합작법인으로 출발해 시스템통합(SI) 전문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물적·인적분할 사례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LG에서 물적분할된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중복상장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SI 회사로 LG CNS와 사업구조가 비슷한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등도 상장사로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LG CNS의 흥행은 오랜 냉각기로 신음하고 있는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공모주 31개 중 21개인 67%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의 할인율은 공모가 상단 기준 21.9%였는데 LG CNS의 경우 30.7%로 높다”며 “이 같은 ‘겸손한 몸값’으로 인해 상장 이후에도 주가 상승 여지가 부각되고 있는데 예상처럼 흥행하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클라우드 비중 강점, 해외 사업도 순항 공모주의 흥행 여부는 우리사주의 청약율에 따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당초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LG CNS의 우리사주 청약율이 91.5%를 기록했다. LG CNS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좋지 않아 우리사주 청약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청약율이 91%를 넘었다는 건 향후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의미고, 수량 제한이 없어 억단위의 고액 청약금을 넣는 직원들도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업 등에서 강점을 드러내며 실적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019년 3조288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3년 5조6053억원으로 70.7%나 증가했다.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7.5% 증가한 3조9584억원과 3128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전체 매출이 6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부거래 비중도 동종업계 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삼성SDS(86.5%), 현대오토에버(91.2%), 포스코DX(90.4%) 등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지만 2023년 기준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은 59.8%를 보였다. 클라우드와 AI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51.6%에 달하는 데다 디지털 전환(DX)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G CNS는 행정수도를 보르네오섬 누산타라로 이전하는 국책사업을 위해 인도네시아(인니) 정부와 협력 중이다. 2023년 인니 정부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스마트시티 컨설팅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수도 도시통합운영센터, 교통 인프라 구축 등 분야에서도 사업 참여를 모색 중이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시나르마스 그룹과 합작법인 ‘LG 시나르마스’를 설립해 현지 IT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채비도 마쳤다. 현신균 사장은 “이번 상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최대 6000억원 투자 재원을 마련해 DX 기술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집중 투자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AI 기업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2025.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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