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돌아온 KIA 이범석 “몸 상태 60%, 6월 복귀 목표”
2008년 7월4일 대구구장, KIA 우완 선발 이범석(29)은 9회 2사까지 삼성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노히트 노런을 앞두고 있었다. 2000년 송진우(48) 이후 8년 만에 대기록이 달성되나 싶었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박석민(29)에게 내야안타를 맞으며 완봉승을 거두는 데 만족했다. 아쉬움을 남겼지만 선발투수로 첫 시즌을 보내던 신예투수 이범석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커졌다. 그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 팀 린스컴처럼 마른 체격(당시 180㎝·74㎏)이지만 다이나믹한 투구폼으로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를 품어내 '범스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8년 이범석은 28경기에 나서 완투 2번 포함 7승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입단 동기(2005년) 윤석민(28)과 함께 KIA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된 이범석이지만 2009년 어깨 관절순 접합수술 후 긴 부상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술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의 공백을 가진 그는 2011년 시즌이 끝난 뒤 팀에 복귀했지만 2012년 6월 또다시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범석은 "제대 후 너무 조바심을 내며 캠프에 참가하려 했던 것이 오히려 문제였다"며 당시의 아쉬움을 전했다. 두 번이나 어깨 수술을 받으며 그만큼 재활기간도 길어졌다. 점차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고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 이범석이 다시 공을 던지고 있다. 오랜 재활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몸 상태는 60% 정도 올라왔다. 현재 공을 던질 정도가 됐으며 2월에는 2군 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며 "비록 아직은 어깨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6월에는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2009년 5월을 끝으로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한 만큼 다시 마운드에 서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하다. 오랜 재활기간이 전혀 의미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인고의 시간을 거치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 그는 "너무 오랜 시간 재활이 이어지자 모든 일에 민감해지고 성격도 안 좋아지더라. 그러나 지금은 이대진 코치님께서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한다고 조언해주셔서 이전처럼 조바심을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진(40) KIA 투수코치는 과거 어깨 부상으로 3차례나 수술을 받으며 8년이란 긴 시간의 재활을 극복하고 복귀에 성공했다. 그런 그의 조언이 이범석에게 큰 힘이 된 것이다. 지난해 불펜이 무너지며 8위에 머문 KIA는 이번 시즌 새로 영입한 베테랑 김태영과 군 복무에서 돌아온 곽정철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들의 부상 복귀도 중요하다. 이범석은 "과거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시절은 모두 잊겠다"고 말하면서도 "어깨가 나으면 예전만큼 던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5년 공백을 딛고 다시 마운드에 서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범석이 또 하나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naheasu@joongang.co.kr
2014.01.20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