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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양영순, 이희재 등 만화가들 발레학교 가다
유명 만화가들이 실력 향상을 위해 거리로 뛰쳐나가 눈길을 끈다.박재동·이희재·오세영·김광성·양영순·강풀 씨 등을 중심으로 한 만화가들은 지난해 12월 ‘만화 크로키 모임’을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씩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과감하게 크로키를 하고 있다. 배움에는 끝이 없으며.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신념을 실천하고 있는 것. 지난 25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 옆에 자리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2학년 과정의 발레 수업에 참가해 발레리나들의 세세한 몸 동작을 스케치북에 담았다.이모임은 틀이 전혀 없다. 유명세나 연배와 관계 없고,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는 강제성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인간의 몸을 잘 알고 그려야 그림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만화가들의 모임이다. 매번 모임마다 여덟 명 안팎의 작가가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거리로 나가 행인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지난해 12월 실력 향상 위해 '만화 크로키 모임' 결성 한달에 한번씩 거리로 나가 생동감 넘치는 모습 등 담아 지난 25일에는 발레리나 등 세세한 몸 동작 그리기 '구슬땀' 서울역 신역사 실내(지난해 12월 18일)를 첫 크로키 장소로 삼은 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신세계 백화점 분수대 광장(올 1월).삼성역 코엑스몰 광장(올 2월)에 진출했고, 이번엔 발레 학교로 장소를 확대했다. 25일에는 의 박재동, 의 이희재, 의 양영순, 의 석정현, 의 김정기 씨 등 중견과 젊은 만화가 여섯 명이 두 시간 동안 무용원의 캐릭터 댄스(각 나라의 민속춤의 특징적 동작을 뽑아낸 것) 수업을 지켜보며 발레리나와 발레리노 열두 명의 몸을 크로키했다. 발레리나의 몸은 만화가들 역시 처음 크로키해 보는 대상. 고참 만화가들조차 초 단위로 변화무쌍하게 곡선을 만들어 내는 발레리나들을 담아내느라 애를 먹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희재 씨는 "연필 끝에 눈(눈동자)이 달리고, 마음이 거기 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손끝(테크닉)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발레 크로키의 경우 눈은 쫓아가지만 필기구는 못 쫓아가는 것을 절감했다. 쉽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석정현 씨도 "행인 크로키의 경우 비교적 덜 움직이는 대상을 잡아 그릴 수 있었다. 이번에 무척 혼났다"라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시사만평으로 명성을 떨친 박재동 씨는 수업이 끝난 후 크로키를 보여 주었다가 자신을 그려 달라고 애원하는 발레리나들에게 붙잡혀 약 20분 동안 빠져 나오지 못하기도 했다. `수업`은 크로키 이후에도 계속됐다. 인사동으로 이동해 제주도의 풍광을 소재로 삼는 미술가 강요배 씨의 전시를 관람한 후 밤 늦도록 그림에 대한 견해를 나눈 이들은 다음달에 인사동에서 만나 세 시간 동안 자유롭게 크로키를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글,사진=장상용 기자
2006.03.27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