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인터뷰] "155km 던지고 싶다" 했다가 혼난 영건, "자기가 왜 잘하는지 알았으면"
“155km/h 던지고 싶습니다.” 프로 2년차 투수의 당당한 포부. 하지만 베테랑 포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기가 왜 잘 던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라며 오히려 영건 투수를 혼냈다. KT 위즈의 ‘셋업맨’ 박영현은 지난 5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을 마치고 가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나중에 155km/h까지 던지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최고 구속 151km/h까지 찍었던 박영현은 ‘강속구의 상징’ 155km를 목표로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는 베테랑 포수 장성우의 귀에도 들어갔다. 반응이 이외였다.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승리 후 인터뷰를 가진 장성우는 “박영현의 인터뷰를 봤다. 지금 눈 마주칠 때마다 나한테 혼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장성우는 냉정했다. 그는 “박영현이 좋은 건 구속이 빨라서가 아니라 원하는 코스에 자신의 공을 던지는 제구와 커맨드가 장점이다. 자신이 왜 잘 던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 (모르는 것 같다)”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장성우는 “젊은 선수들이 구속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 팀은 최근 몇 년 동안 파이어볼러보단 제구와 변화구가 장점인 투수들이 많았다. 볼넷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라면서 “투수들이 안타를 맞아서 혼나는 일은 없었다. 감독님께 ‘내 사인대로 던진 거다’라고 말하면 되니까 볼넷은 되도록 주지 말자고 하면서 구속보단 제구에 집중하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성우는 박영현의 장점을 두고 “낮은 공 같은데 잡으면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이 많다. 타자 입장에선 답답할 것이다. 나균안(롯데)이 이런 공을 던질 줄 알게 되면서 성공하지 않았나”라면서 “(박)영현이는 변화구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직구가 좋아야 변화구도 위력이 있으니까 (지금처럼) 커맨드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라며 그를 격려했다. 장성우가 혼을 냈지만, 이 모든 것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를 향한 애정 표현이었다. 인터뷰 내내 미소와 함께 박영현을 향한 뿌듯한 기색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장성우는 이강철 감독과 함께 박영현의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탁을 응원하기도 했다. 장성우는 “(엔트리 승선을) 밀어줄 것도 없다. 성적이나 여러 면에서 (박)영현이는 엔트리에 충분히 들어갈 만하다”라며 박영현을 응원했다.
이어 그는 “원래 이런 말을 잘 안하는데 작년 스프링캠프 때 감독님께 ‘영현이 신인왕 만들겠다’라고 했다. 그 정도로 공이 좋았다”라면서 “작년에는 적응이 늦어 본인이 가진 공을 잘 못 던졌지만, 올해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박영현의 성장을 응원했다. 부산=윤승재 기자
2023.06.08 0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