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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없었다' 인천, 창단 첫 K리그2 강등 확정…대전에 1-2 패배, 전북은 대구에 승리 [IS 인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2003년 창단 처음으로 K리그2로 강등됐다.최영근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10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홈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졌다.이날 패배로 인천은 최종전을 남겨두고 승점 36(8승 12무 17패)에 머물렀다.같은 시각 11위였던 전북 현대가 대구FC를 3-1로 꺾으면서 전북은 승점 41(10승 11무 16패), 대구는 승점 40(9승 13무 15패)으로 순위를 맞바꿨다.이로써 인천은 11위 대구와 격차가 4점으로 벌어져 최종전 결과와 무관하게 이번 시즌 리그 최하위, 그리고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다.인천이 K리그2로 강등되는 건 창단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인천은 승강제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K리그2로 강등되지 않은 유일한 시·도민구단이었다.특히 강등 위기에 몰릴 때마다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잔류왕’이나 ‘생존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올해만큼은 그 힘이 발휘되지 못했다.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무르던 인천은 5~7월 한때 9경기 연속 무승(5무 4패)의 늪에 빠졌고, 조성환 감독이 물러난 뒤 한 달 만에 부임한 최영근 감독도 끝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지 못했다.반면 대전은 승점 45(11승 12무 14패)를 기록, 10위 전북과 격차를 4점으로 벌리며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두 팀의 상황과 맞물려 경기 전 사령탑들의 의지도 결연했다. 최하위에 처진 인천은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절실했다. 잔류 마지노선이었던 대전은 이날 승리를 따내면 잔류 확정도 가능한 상황이었다.최영근 인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이 눈물이 흘리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해줬다. 그동안 찰나의 고비를 못 넘겼기 때문에 올 시즌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그 고비를 선수들이 잘 넘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선 실점보다 선 득점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무고사와 제르소를 동시에 투입했다. 선수들이 더 담대하고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압박감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결국 스스로 무너지느냐의 차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황선홍 대전 감독은 “지긋지긋한 강등권 경쟁을 빨리 끝내고 싶다. (지난 라운드) 인천-전북전이 아니라 오늘 경기가 멸망전 같다”며 “두 팀 모두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천은 지난 전북전과 반대의 경기 운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냉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오늘 잘못되면 우리도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절박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나올지는 자명하다. 부담감이 강한 경기에서 얼마나 냉정함을 가지고 경기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은 무고사를 중심으로 제르소와 김민석이 양 측면에 서는 3-4-3 전형을 가동했다. 민경현과 김도혁, 이명주, 홍시후가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오반석과 김동민, 김연수는 수비라인을, 이범수는 골문을 각각 지켰다. 최근 문지환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던 3-5-2 전형 대신 전방에 더 무게를 두는 승부수를 던졌다.반면 대전은 최근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을 택했다. 김준범과 마사가 투톱을 이루고, 최건주와 윤도영이 양 측면에 서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밥신과 이순민이 중원에 포진했고, 강윤성과 안톤, 김현우, 김문환이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이창근.먼저 기회를 잡은 건 대전이었다. 이창근 골키퍼의 롱킥이 윤도영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몸을 날린 인천 수비에 막혔다. 첫 기회를 놓친 인천이 곧바로 선제골을 넣었다. 역습 상황에서 최건주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흘렀다. 마사가 쇄도하며 마무리했다.궁지에 몰린 인천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0분 김도혁의 프리킥 이후 무고사의 논스톱 슈팅이 나왔으나 대전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크로스 상황에서 나온 무고사의 헤더는 이창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인천 서포터스석에서 전반 15분 만에 ‘정신 차려 인천’ 구호가 외쳐질 만큼 인천은 수비 집중력이 크게 흐트러졌다. 패스미스 등 실수가 잦았다. 마사의 침투패스를 받은 최건주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등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전반 16분 대전이 추가 득점을 넣었다. 코너킥 후속 공격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가 인천 수비에 맞고 굴절돼 반대편으로 흘렀다. 안톤이 낮고 빠른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대전 입장에선 빠르게 승기를 잡는 골이자, 인천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순간이었다.최영근 감독이 전반 20분 만에 교체 카드를 꺼냈다. 김민석과 홍시후를 빼고 문지환과 김보섭을 넣었다. 3-4-3 대신 문지환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는 3-5-2 전형으로 바꿨다. 최근 3-5-2 전형을 유지하다 이날 3-4-3 전형을 꺼내든 나름의 승부수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인천이 차츰 안정을 찾고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4분엔 무고사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뒤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이창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대전도 빠른 역습을 통해 호시탐탐 3번째 골을 노렸다. 다만 역습 상황에서 찬 최건주의 절묘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고, 전반 42분 인천 김보섭이 찬 중거리 슈팅은 이번에도 이창근 선방에 막혔다.만회골을 위해 공세를 펼치던 인천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김보섭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제르소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경기장 열기도 뜨거워졌다. 인천의 공세가 뜨거워졌다. 측면 크로스가 민경현의 헤더로 연결됐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전반은 대전의 2-1 리드로 끝났다. 슈팅 수는 인천이 11개, 대전은 6개. 대전은 하프타임 윤도영 대신 김승대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인천은 김동민을 풀백으로 활용하는 포백 전술로 변화를 줬다. 문지환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문전 대혼전 양상 끝에 찬 제르소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인천이 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후반 초반 수세에 몰리던 대전이 오히려 일격을 가했다. 역습 상황에서 마사의 침투패스가 김승대에게 연결됐고, 김승대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두 팀과 팬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위기를 넘긴 인천이 다시 볼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대전을 압박했다. 후반 첫 15분 점유율이 66%에 달했다. 후반 16분 프리킥 상황에서 무고사가 강윤성에게 밟혀 넘어졌지만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대전은 최건주 대신 김인균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고, 인천은 김도혁 대신 센터백 김건희를 최전방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전이 결정적인 쐐기골 기회를 잡았다. 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김승대의 땅볼 크로스를 김인균이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골키퍼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찬 논스톱 슈팅은 그러나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이에 질세라 인천도 김보섭의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으나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경기가 막판으로 향할수록 극적인 동점골을 노린 인천의 공세 속 대전이 역습을 통해 쐐기골을 노리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치열한 몸싸움을 불사한 두 팀은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맞섰다. 그러나 끝내 결실을 맺는 팀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인천의 1-2 패배로 막을 내렸다. 전북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천의 강등도 확정됐다. 인천=김명석 기자 2024.11.1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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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K리그 최고의 조커, '시우타임' 다시 시작됐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공격수 송시우(29)가 교체 투입돼 득점하면 이를 ‘시우 타임’이라고 부른다. '조커' 역할에 강한 그는 극적인 득점에 성공하면 두 손가락으로 손목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보인다. K리그 최고의 캐릭터 중 한 명이다. 송시우와 이름이 비슷한 팀 동료인 홍시후도 “시우 형 세리머니를 뺏고 싶다”고 할 정도다. 지난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성남FC의 15라운드 경기. 인천은 경기 전까지 최근 6경기에서 4무 2패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 2위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던 인천은 5위까지 추락해 있었다. 순위가 더 하락하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상황. 조성환 인천 감독도 “성남전이 올 시즌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위기의 순간에 송시우의 진가가 발휘됐다. 조성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송시우를 투입했다. 그는 감독의 기대에 응답했다. 후반 33분 인천 이주용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성남 수비에 가담한 미드필더 이재원이 끊지 못하고 터치가 길었다. 이를 송시우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슬라이딩 슛으로 마무리해 득점했다. 결국 송시우의 득점이 이날 경기의 결승 골이 됐다. 시즌 첫 경기를 치른 지 12경기, 정확히 100일 만에 나온 마수걸이 득점이다. 송시우는 “개인적으로 (득점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다.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도 “예년과 다르게 팀은 잘하고 있어서 그때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팀이 승리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져 힘든 시기에 나의 골이 도움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시우의 골은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할 뻔했다. 프로축구연맹이 이 골을 처음에는 이재원의 자책골로 기록했으나, 경기가 끝난 뒤 송시우의 득점으로 정정했다. 송시우는 “자책골이라고 얘기를 들었을 때, 내 골이라고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공을 찼는데. 속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송시우의 활약에 인천은 무승의 늪에서 빠져나와 A매치 휴식기를 맞았다. 송시우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도 반등할 기회라고 본다. 6월 휴식기를 앞두고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서 좋다”고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인천은 시즌 막바지에 가까스로 강등권에서 탈출해 ‘잔류왕’ ‘생존왕’ 이미지가 강했다. 올 시즌에는 승점 24(6승 6무 3패)를 획득, 리그 상위권인 4위로 5월 일정을 마쳤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5.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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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왕'의 마법은 '시우타임'에 시작됐다

'기적' 없이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던 순간, 잔류왕의 '마법'이 시작됐다. 후반 24분 교체로 들어온 송시우(27·인천 유나이티드)가 빠르게 움직였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도혁(28)이 내준 공이 쇄도하던 송시우에게 연결된 순간, 수원 삼성의 염기훈(37)과 헨리(27)가 수비를 위해 그 앞을 막아섰다. 송시우는 침착하게 둘을 차례로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단두대 매치'의 0-0 균형을 깬, 극적인 결승골이었다. 골을 터뜨린 송시우는 자신의 손목을 가리키며 '시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해결사가 필요한 순간마다 반복됐던 인천의 '시우타임'이 그라운드에 다시 한 번 펼쳐진 순간이었다. '시우타임'은 '잔류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인천이 보유하고 있는 몇 안되는 고유명사 중 하나다. 교체 선수로 투입돼 짧은 시간 안에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는 주인공 송시우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시우타임'이 드디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재현됐다. 지난 22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7라운드 수원전, 11위 수원과 12위 인천의 맞대결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흘렀다. 올 시즌은 12위 단 한 팀만 상주 상무와 함께 강등되는 상황이다. 강등 후보 1순위 인천이 1부리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11위 수원을 잡고 승점 차를 줄여야 했다. 인천은 지난 대구 FC전에서 16경기 만에 어렵게 시즌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마음처럼 골은 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탐색과 역습이 이어졌고, 양 팀의 간판 공격수 무고사(28)와 타가트(27)를 앞세운 공격에도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결국 먼저 칼을 빼든 쪽은 인천이었다. 조성환(50) 인천 감독은 후반 11분 무고사의 짝인 아길라르(29)를 빼고, 그 자리에 송시우를 투입했다. 과감한 결정이었다. 2016년 프로에 데뷔한 송시우는 데뷔골이었던 전북 현대전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을 시작으로 '교체 출전→극적인 골' 공식을 만들었던 선수다. 올 시즌 그는 상주 전역 후 14경기 무득점으로 긴 침묵의 늪에 빠져 있었다. 조 감독의 신뢰에 '슈퍼 서브' 송시우가 반응했다. 송시우의 '슈퍼 서브' 본능은 그의 득점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송시우는 프로에서 기록한 통산 16골 중 선발로 출전해 터뜨린 골은 단 4골(3경기)에 불과하다. 2017년 4월 1일 수원전 골, 상주 입대 후 2018년 10월 20일 경남전 골, 2019년 3월 10일 포항전 멀티골을 제외한 13골이 모두 교체 출전해서 기록한 것이다. 이 중 후반 40분 이후에만 7골을 기록하면서 무승부를 승리로, 패배를 무승부로 바꿔 놓는 '시우타임'의 주인공이 됐다. '시우타임'과 함께 인천의 잔류 희망에도 불이 붙었다. 올 시즌 첫 2연승을 거둔 인천은 2승5무10패(승점11)로 여전히 12위다. 그러나 11위 수원(3승5무9패·승점14)과 승점차가 3점으로 줄어들었다. 송시우는 "도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풀리지 않아서 부담도 많이 됐다. 앞으로 10경기가 남았는데 팀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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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시우타임' 믿었던 인천, 단두대 매치 승리로 얻은 것

후반 24분, 송시우의 발 끝에서 '단두대 매치'의 승부를 가를 극적인 결승골이 터졌다. 골을 터뜨린 송시우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의 손목을 가리키는 '시계 세리머니'를 다시 한 번 선보였다. 해결사가 필요할 때마다 반복된 인천의 '시우타임'이 그라운드에 펼쳐진 순간이었다.첫 승으로 깨어난 잔류왕의 DNA가 시즌 첫 2연승으로 이어졌다. 인천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7라운드 수원 삼성과 맞대결에서 송시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16라운드 대구 FC전에서 거둔 시즌 첫 승에 이어 2연승에 성공하며 2승5무10패(승점11)를 기록했다. 순위는 여전히 12위지만, 11위 수원(3승5무9패·승점14)과 차이는 3점으로 줄어 들었다.현재 K리그1 가장 아랫쪽에 위치한 두 팀의 대결은 '단두대 매치'로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 라운드에서 첫 승에 성공한 인천은 안방에서 수원을 잡고 꼴찌를 탈출하겠단 의욕을 불태웠고, 수원은 상대 전적에서 크게 앞서는 인천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 차이를 벌리겠다는 각오로 맞이한 경기였다.승리에 대한 간절함으로는 두 팀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탐색과 역습을 이어가던 경기는 전반 39분 양준아가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오반석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며 수원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페널티킥을 선언했던 주심이 비디오 판독(VAR) 후 판정을 철회하며 균형을 깰 기회도 사라졌다.전반을 0-0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 나란히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천이 먼저 후반 11분 아길라르 대신 송시우를 투입했고 수원도 박대원과 박상혁을 차례로 빼고 안토니스와 최성근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교체 카드 효과를 본 쪽은 인천이었다.후반 24분, 송시우가 뒤에서 날아온 패스를 잡아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 들었다. 헨리를 비롯해 수원 수비들이 송시우를 막으러 달려 들었지만 침착하게 수비를 벗겨낸 송시우는 오른발 슈팅으로 굳게 닫혀있던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0-0에서 1-0으로 바뀐 전광판의 숫자는 수원에 초조함을 안겼다. 수원은 곧바로 타가트와 안토니스, 그리고 최성근을 앞세워 공격을 전개했다. 그러나 최성근의 슈팅이 이태희의 정면을 향하는 등 좀처럼 골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까지 모두 흐르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두 팀의 스코어는 변하지 않았고 경기는 인천의 1-0 승리로 끝났다. 시즌 첫 2연승과 '잔류왕 DNA'의 건재함, 그리고 생존의 가능성까지 승점 3점 이상의 소득을 얻은 인천 선수들은 환한 미소로 그라운드에서 환호했다.인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8.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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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개막특집, 12명 수장에 묻다]⑤우리 구단의 '이런 모습'을 약속합니다

2020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12명의 수장들은 약속했다. 팬들에게 반드시 '이런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일간스포츠는 12명의 수장들에게 '2020년 우리 구단은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많은 질문 중 첫 번째 질문이었고, 핵심 질문이었다. 이 짧은 질문 하나에 2020년 구단의 철학과 추구하는 방향 그리고 목표가 담겼다. 구단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또 수장이 직접 우리 구단의 정체성을 말하고, 구단 팬들에게 핵심적으로 약속한 부분이다. 팬들과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허병길 전북 현대 대표이사 : 더 강한 전북 전북의 색깔은 간단하다. K리그1 최강의 모습이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역사상 최초의 4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격적 영입으로 올 시즌 역시 최강의 스쿼드를 꾸린 전북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허병길 대표이사의 시선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보다 더 압도적이고 강한 전북을 보여주겠다"며 1강의 자긍심을 표현했다. ◇김광국 울산 현대 대표이사 : 맛있는 축구 경기력과 팬심 모두 잡겠다는 울산의 야심찬 목표다. 김광국 대표이사는 "맛있는 축구를 보여주겠다. 인테리어가 잘 된 세련된 식당인 문수경기장에서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맛있는 전채요리에 해당하는 각종 이벤트, 체험놀이마당을 실컷 즐기고, 성숙한 선배 스타선수와 풋풋한 젊은 선수들이 관중들이 흠뻑 빠져들 수 있는 빠르고 공격적이고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는 세련된 축구의 맛에 빠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명원 FC 서울 단장 : 재미있는 축구 서울의 정체성 되찾기. 2020시즌에도 이어진다. 서울은 K리그1 최강팀으로 군림했지만 최근 하락세를 겪었다.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오르며 도약에 성공했고, 올 시즌 더 높이 비상하려 한다. 강면원 단장은 "2019년보다 더 발전된 모습, 더 서울다워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로부터 'FC 서울이 이번 시즌 확실히 재미있는 축구를 한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양흥열 포항 스틸러스 대표이사 : 최고의 팀 파워 포항의 2020시즌 바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목표를 세웠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양흥열 대표이사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 '선수의 기량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구단(player first)', 두 번째 '팬과 함께 호흡하는 최고의 팬 프렌들리 구단(fan friendly)'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고의 팀 파워를 갖춘 구단(one team)'을 자신있게 제시했다. ◇조광래 대구 FC 대표이사 : 1만 관중 시대의 연속 지난 시즌 K리그 최고 히트상품은 대구였다. '대팍'이라 불리며 개장한 홈구장 DGB 대구은행파크에는 평균관중 1만734명이 들어찼다. 조광래 대표이사는 "지난해 팬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1만 관중시대를 연 대구는 평균 관중 K리그1 구단 중 3위, 9번 전석매진을 기록했다. 올해도 대팍을 가득 채우려면 재미있는 경기 내용과 좋은 성적이라는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는 더 강한 대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박종완 강원 FC 대표이사 : 강원도가 하나되는 모습 올 시즌 강원의 큰 변화 중 하나. 춘천에서만 열렸던 홈 경기를 강릉에서도 치른다는 점이다. 강원도 전체를 아우르는 구단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완 대표이사는 "축구 붐을 조성해 강원도 영서와 영동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더욱 하나되는 강원 FC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병수볼'로 돌풍을 일으킨 김병수 감독. 박 대표이사는 "강원도 홍천 출신으로 우리 지역의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신봉철 상주 상무 대표이사 : 행복한 축구 경쟁과 성적. 이런 치열함보다 행복을 추구하는 구단. 바로 상주다. 신봉철 대표이사는 "'행복한 축구'를 보여주겠다. 올 시즌 김태완 감독과 상주 상무의 목표는 행복한 축구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상주 상무와 함께 호흡하는 팬 여러분과 함께 축구가 주는 행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표현했다. ◇오동석 수원 삼성 단장 : 열정 1995년 창단한 수원 삼성. 올해로 창단 25주년을 맞이한다. K리그 전통의 명가, 또 가장 열정적인 팬을 보유한 수원의 25주년은 특별하다. 오동석 단장은 "2020년은 수원 삼성 축구단의 창단 25주년이며 이에 맞춰 캐치프레이즈를 열정(PA25ION)으로 정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가 열정적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원팀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은수미 성남 FC 구단주 : 유쾌한 반란 성남은 반란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신임 김남일 감독이 있다. 은수미 구단주는 "올해는 틀을 깨는 젊은 지도자, 김남일 감독과 함께 유쾌한 반란을 기대한다. 많은 골과 통쾌한 플레이로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싶다"고 답했다. 성남 클럽하우스 완공 계획과 팬들의 숙원인 전용경기장 건립 추진 의사도 드러냈다. ◇전달수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 : 포기하지 않는 인천 생존왕 그리고 잔류왕. 인천은 K리그 팬들에게 강한 인식이 박혀있다. 그들의 투지와 투혼 그리고 절실함까지, 인천은 그 어떤 팀도 가지지 못한 특별한 색깔을 가졌다. 2020년에도 이 색깔을 계속 칠할 예정이다. 전달수 대표이사는 "포기하지 않는 인천, 끈질긴 인천의 모습을 보여줘 인천 시민, 인천 팬들이 행복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구단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주 광주 FC 대표이사 : COME TOGETHER 지난 시즌 K리그2(2부리그) 우승으로 K리그1에 합류한 광주. 할 일도 많고 보여줄 것도 많다. 정원주 대표이사는 "광주에게 2020시즌은 재도약 원년의 해가 될 것이다. 전용경기장, 전용훈련장, 클럽하우스 등 시설 인프라가 구축되고, 전력보강도 착실히 이뤄냈다. 2020시즌 슬로건은 'COME TOGETHER'다. 2020시즌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하자는 마음을 담았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안기헌 부산 아이파크 대표이사 : 마이부산 K리그1으로 복귀한 부산도 바쁘다. 1부리그에서도 부산 팬들을 위한 진심을 전할 계획이다. 안기헌 대표이사는 "2020년은 '마이부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지역과 함께 호흡하겠다. '마이부산'은 구단과 지역민과의 결속, 유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올 시즌 부산의 유니폼 후면 상단에도 '마이부산'을 새겨 넣었다. 우리 선수들과 지역민이 한 마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최용재·김희선 기자 choi.yongjae@joins.com 관련기사 ①9명이 꼽은 우승팀 전북, 5명이 택한 강등팀 광주 ②이 팀만은 꼭 잡겠습니다! ③우리 팀 예상 순위를 알려드립니다! ④우리 팬을 위해 준비한 12개의 선물 2020.05.0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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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패 빠진 인천, 또 못 깎은 안데르센의 수염

"이겨서 오늘 밤 면도를 하고 싶다."요른 안데르센(56)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적어도 다음 라운드 FC 서울과 경기 결과 전까지, 안데르센 감독은 면도를 할 수 없게 됐다.인천은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7라운드 경기에서 울산 현대를 만나 0-3으로 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1에서 무패 가도를 질주 중인 울산은 인천을 제물로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를 달렸고, 인천은 연패 숫자를 5로 늘렸다. 패배가 결정된 순간, 벤치에서 지켜보던 안데르센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턱엔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있었다.스플릿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해 시즌 막판에도 안데르센 감독의 수염은 덥수룩하게 자랐다. 잔류와 생존을 위해 승점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인천은 당시 28라운드 수원 삼성전 0-0 무승부, 2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0-1 패배, 30라운드 FC 서울전 1-1 무승부, 31라운드 경남 FC전 2-2 무승부까지 도통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겨서 수염 좀 자르고 싶다"던 안데르센 감독의 바람은 32라운드 대구 FC전 2-1 승리로 간신히 이뤄졌고, 이후 인천은 스플릿 마지막 5경기 중 4경기를 쓸어담으며 잔류에 성공했다.강등을 면한 덕에 'K리그 생존왕', '잔류왕'이라는 별명을 이어가게 됐지만 인천 입장에서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나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한 이유다. 시즌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다짐대로 개막전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고, 2라운드 경남 FC를 2-1로 꺾으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잇딴 부상 이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후 4경기 연속 패배를 당해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설상가상으로 만나는 상대도 하나같이 만만치 않았다. 연패 탈출을 꿈꿨던 이날 상대는 'K리그1+ACL 무패'를 자랑하는 울산. 시즌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를 기록 중인 울산. 안데르센 감독은 "아마도 다들 10경기 연속 패배가 없는 울산이 4연패에 부상 선수도 많은 우리에게 질 리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힘든 경기임을 인정했다. 그래도 "축구는 예측 불가인 만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한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보이곤, "이겨서 오늘 밤 면도를 하고 싶다"며 웃기도 했다.결과적으로 안데르센 감독이 바란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인천은 치고 받는 승부 끝에 또다시 패하며 연패 숫자를 5로 늘렸다. 다음 상대는 '경인 더비' 라이벌인 FC 서울인데, 올 시즌 재도약을 노리며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서울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8라운드 서울전 이후로는 성남 FC, 강원 FC, 포항 스틸러스 등을 순차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순위권 중하위를 맴도는 팀들이라 해도 주축 전력들의 이탈이 줄잇고 있는 인천 입장에선 버거울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인천이 이겨야 안데르센 감독도 수염을 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4.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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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이 직접 소개하는 우리 구단]⑪인천 전달수 대표 "이제는 성적으로 보답할 때"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이사. 사진=정시종 기자2019시즌 K리그1(1부리그) 개막이 다가왔다.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대구 FC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일간스포츠와 JTBC3는 개막을 앞두고 K리그1 구단들의 수장을 만났다. 이제 위에서 군림하는 수장의 시대는 지났다. 소통의 시대다. 수장도 축구팬들과 소통하면서 구단의 도약을 함께 구상해야 한다. 그래서 K리그 구단주·대표이사·단장 등 수장들이 직접 K리그 팬들에게 '우리 구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단에서 가장 공신력을 가진 이가 직접 구단의 매력과 장점을 어필한다. 그리고 K리그 팬들에게 우리 경기장으로 찾아와 달라는 진심을 담은 수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방송되는 K리그 개막 특집 다큐멘터리 '이제 K리그의 시간!'에서 K리그1 수장들이 직접 2019시즌 K리그1을 전한다. 2019시즌 K리그1 중계방송사인 JTBC3 FOX Sports는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대구의 시즌 개막전을 동시에 생중계(JTBC·JTBC3)한다.열한 번째 주인공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전달수 대표이사다. 새해를 맞아 2019년 1월 2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 대표는 축구가 생소한 인물이다. 인천이 성적 부진과 경영진 교체 문제로 진통을 겪은 지난해 10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축구와 거리가 먼 인물이지만 그래서 전 대표가 갖는 책임감은 더 크다. 전 대표는 "올 시즌 인천이 '잔류왕' 별명을 떨쳐내고 K리그 축구 발전과 시민 구단이라는 책임감 그리고 300만 인천 시민의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24시간 동안 축구만 생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대표이사로 부임한 소감은."대표이사실에 들어선 순간, 그동안 인천을 이끌었던 분들의 고충을 느꼈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인천은 좋은 팬들과 서포터즈가 형성된 구단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지지해 준 팬분들께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 몫은 제로(0). 오직 조직만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앉아 있다. 축구계를 떠나는 날, 대표직을 내려놓는 그날까지 24시간 동안 축구만 생각할 생각이다." K League 제공- '잔류왕' 별명이 달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올 시즌 인천은 '잔류왕' 별명을 떨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올 시즌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팀이라고 무책임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현실을 보고 내린 판단이다. 일단 팀 구성원이 나쁘지 않다. 문선민·아길라르가 떠났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로 잘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수비 보강을 위해 취임 전부터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보강이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였는데, 어디서 데려오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생각한 선수가 이재성이었다. 선수층이 두꺼운 전북이라면 트레이드에 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적료까지 더해 좋은 영입을 이뤘다. 공격·중간·수비까지 밸런스가 맞았다. 남해 전지훈련에 다녀왔는데 욘 안데르센 감독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주장 남준재·부주장 부노자 등 선수들도 만났다. 남준재와 대화했는데 프로 생활 10년 동안 이렇게 팀 분위기가 좋았던 적이 없다고 하더라. 물론 2~3개월 만에 기술력을 금방 키우기는 어렵다. 대신 멘틀적 부분에선 팀이 잘 이뤄지고 있다. 선수·코칭스태프·구단 그리고 인천 시민들이 함께 관중석에서 힘을 모아 준다면 어느 팀과도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밤낮으로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시민이 오지 않는다면 시민 구단의 존재 의의·명분은 약해진다. 더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발로 뛰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 그리고 더 나아가 인천이 K리그 축구 발전은 물론이고 시민 구단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300만 인천 시민들의 활기찬 동력을 만드는 데 함께할 수 있는 구단이 되도록 하겠다." - 지난 시즌 인천은 여러 가지 내홍을 겪으며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다시 되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부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선수단은 물론이고 전체 직원들과 치른 개별 면담이었다. 다들 '처음에만 이렇게 하겠지' 하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경영하는 사람이고,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임자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축구단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 '인중유화'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인내 속에 화목이 있다는 말이다. 축구계 종사자나 축구팬들은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내가 책임감을 갖고 희생과 봉사를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좋게 봐 줬으면 좋겠다. 나는 축구계에선 비전문가지만, 그러기에 공정한 경영이 가능할 수 있다. 성적은 내가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투명성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 - 이천수 실장의 역할은?"이 실장을 처음 만난 순간, '듣던 것과 다르다, 나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전략·전술뿐 아니라 행정·대처 능력·구단 문제점 등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더라. 나와 다른 부분이 많았다. 함께 일하려면 서로 달라야 한다. 물론 기본적인 취지·목적의식은 같아야 한다. 이 실장은 인천에 대한 애정, 뭔가 해 보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사심 없이 멀리 보고 일하겠구나 싶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 주고 있다. 협상력도 좋고 네트워크도 넓다." - 인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그동안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우리 구단이 16년 동안 1부리그에 지속적으로 있었던 것은 300만 인천 시민과 시민 주주, 그중에서도 우리 서포터즈들 덕분이다. 구단주인 박남춘 시장님을 비롯해 우리 구단을 지켜봐 주고 이끌어 주는 분들도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성적으로 보답할 때가 됐다. 올해는 그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하나로 응집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 팬들께 꼭 보답하겠다. 최대한 많은 분들이 와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인천이 가장 모범적으로 성장하는 구단이 되는 것이다. 인천 구단으로 인천시를 마케팅 할 수 있는 날이 오는 날을 기다린다." 인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2.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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