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에도 1분기 '선방' 한샘 …리하우스 '수퍼패키지' 덕분
투자 업계가 종합 인테리어 기업 한샘이 1분기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초 한샘은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하지만 ‘10년 전 가격 그대로’를 앞세운 리하우스 '수퍼패키지'가 인기를 끌면서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효자' 수퍼패키지 덕분에…선방한 한샘 유안타증권은 지난 9일 한샘의 1분기 실적을 매출액 4379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대비 -1.0%, -18.4% 줄어든 수치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대 등 불안에 비하면 1분기 실적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한샘이 1분기에 매출액 4233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샘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반응이다. 1분기에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안이 나오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감염병까지 돌면서 큰 타격을 우려했다. 그러나 도시정비 사업 규제 등이 오히려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한샘이 지난해부터 고삐를 쥔 리하우스 패키지가 주목받았다. 리하우스 패키지란 가구는 물론 내부 인테리어와 리모델링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상품이다. 그 중에서도 효자는 단연 수퍼패키지였다. 지난 2월 출시한 수퍼패키지는 종전 가격 대비 20% 가까이 저렴한 상품으로 평당 99만원 선이다. 브랜드가 없는'사제'와 비교해도 가격 면에서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다소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수퍼패키지는 나오자마자 주목받았다. 출시 후 한 달 만에 온라인 상담 신청이 40% 증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리하우스스타일패키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1~3월 620세트) 대비 3배 정도 증가했다. 상당 부분이 수퍼패키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수퍼패키지는 '한샘은 좋긴 한데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을 없애고 리하우스에 방점을 찍겠다는 한샘의 의지를 반영해 기획된 상품이었다. 가구 기업이 아닌 인테리어 기업으로서 의지를 시장에 확실히 내비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대리점주의 고충을 해소하고 상생하겠다는 뜻에서 수퍼패키지를 내놓고 가격을 10년 전 수준인 20%까지 내렸다. 현장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1분기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수퍼패키지 덕분에 잘 버텨낸 편"이라고 자평했다. 진짜 도전은 2분기부터 한샘의 진짜 시험대는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커진 2분기가 될 전망이다. 투자 업계는 한샘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3일 올해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74.4%를 기록하며 전달(77.6%)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 입주율이 크게 떨어졌는데, 강원도의 경우 입주율이 2월 70%에서 3월 60%로 10%포인트 떨어졌다. 주택산업연구원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존 주택매각이 지연되면서 미입주 및 입주 지연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주택 매매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3월 주택매매거래량은 코로나19 여파로 약 6만 가구로 2월 11만5000여 가구보다 반 정도 줄어들었다. 리하우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샘으로서는 달갑지 않다. 이에 NH투자증권은 한샘에 대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가구 시장 소비심리 위축 및 매출 감소로 2분기 및 2020년 실적이 작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샘은 떨어지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 올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해 리하우스 외에도 프리미엄 주택 특판 사업 등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성남시 분당에 지은 '한샘 바우하우스'와 경기도 양평과 여주 등에 들어선 '한샘인사이드 타운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이들 프리미엄 타운 하우스는 한샘의 매출 다각화를 책임진 특판 사업부가 진행 중이다. 한샘이 내부 인테리어 설계와 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수익 모델이다. 한샘 인사이트 타운하우스 관계자는 "한샘과 제휴해 실내 인테리어 설계부터 섀시, 전등 하나까지 모두 맡았다. 고급 브랜드의 자재라 단가도 있는 편"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전 1차 분양을 한 파주의 경우 관심이 상당히 뜨거웠다. 한샘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가 좋다"고 말했다. 한샘 관계자는 "수퍼패키지로 1분기를 잘 넘겼으나 진짜 고비는 2분기"라며 "향후 리하우스 사업을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와 고객·주주 중심 경영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4.20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