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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의 혹독한 국대 데뷔전...걱정 없다, 형들 있으니 [프리미어12]

열아홉 살 리그 최고 수호신의 국가대표 데뷔전은 혹독했다. 그래도 문제는 없었다. 대표팀의 든든한 선배들이 있어서다.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쿠바와 2차전을 8-4로 이겼다. 지난 13일 대만과 1차전을 3-6으로 패했던 한국은 이로써 첫 승을 신고하고 슈퍼라운드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보게 됐다.승리를 이끈 건 단연 3번 타자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이날 만루 홈런 포함 멀티포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5타점 1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대표팀이 낸 8점 중 5점이 그에게서 나왔다.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김도영과 함께,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의 믿을 구석이 하나 더 있었다. 각 팀에서 으뜸 가는 영건 마무리 투수들이 모인 불펜진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정해영(KIA 타이거즈) 박영현(KT 위즈) 그리고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있었다. 3명 모두 올 시즌 내내 막강한 구위와 안정감을 겸비해 팀의 뒷문을 지켰다.세 사람이 등판하지 않았고, 경기는 패했지만 13일 대만전 역시 불펜진 호투가 빛났다. 대표팀은 선발 고영표가 6실점 했으나 최지민, 곽도규, 조병현 등을 써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불펜진 활약은 14일 쿠바전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은 5회 무사 1·2루 위기 때 소형준을 올려 6회 2사까지 막았고, 왼손 곽도규도 원포인트로 나와 6회 마지막 카운트를 잡아냈다. 7회엔 오른손 이영하가 나와 무사 만루에 몰렸지만, 1점만 내주고 임무를 마쳤다. 그리고 맞이한 8회 벤치의 선택은 김택연이었다. 구위로는 대표팀 두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를 셋업맨으로, 마무리는 박영현을 쓰겠다는 류중일 감독의 복안이 보였다. 그런데 예상 밖 일이 벌어졌다. 김택연은 선두 타자 야디어 드레이크에게 안타를 내줬고, 후속 요엘키스 기베르트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포수의 리드 대로 들어간 공은 아니었지만, 몸쪽에 잘 붙어 들어가는 150㎞/h 직구였는데 기베르트의 스윙에 그대로 걸렸다.대표팀 데뷔전이기에 흔들린 걸까. 김택연 후속 타자에게도 다시 실투를 던졌다. 라파엘 비날레스 상대로 던져진 한가운데 149㎞/h 직구는 그대로 통타당해 왼쪽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다소 충격적인 백투백 홈런. 점수 차는 4점까지 줄었다. 국제무대 데뷔전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경험한 신인을 벤치는 방치하지 않았다. 설령 그가 흔들려도 뒤에서 지탱해줄 선배 마무리 투수들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즉시 마무리를 정해영으로 교체했다. 김택연과 달리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국제 무대를 경험한 정해영은 보다 차분하게 이닝을 닫았다.이어 9회엔 박영현이 나섰다. 박영현은 분당회전수(RPM) 2500을 넘나드는 강속구로 스트라이크존을 폭격했고,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쿠바 타선을 삼자 범퇴로 막으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김택연의 결과는 다소 아쉬워도 한국으로서는 값진 경기였다. 불펜진 자원을 이틀에 걸쳐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을 모두 확인한 가운데 15일 일본전에선 말 그대로 총력전이 펼쳐질 거로 보인다. 선발로는 왼손 최승용이 나서지만, KBO리그 정규시즌에서도 이닝 이터가 아니었던 그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 보단 경기 흐름에 따라 불펜진을 적극 활용할 거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쿠바전 후에도 김택연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 예고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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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명단, 투수 4명 제외하기 참 어렵다..."누굴 빼도 말 나올 것" [프리미어12]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개막이 눈앞이다. 서서히 최종명단을 염두에 둬야 하는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진다.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현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에 한창이다. 지난 1일과 2일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대표팀은 6일 상무와 평가전을 마친 후 8일 결전지 대만으로 출국한다.서서히 최종 명단 28인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추리기 어려운 게 투수다. 현재 18명이 소집돼 훈련 중인데, 류중일 감독은 14명으로 투수 엔트리를 구성하려 한다. 즉 4명이 빠져야 하는데, 이 4명을 추릴 정도로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다.3일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아마 누군가를 제외하더라도 '왜 뺐나'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투수들 기량이 다 비슷해 4명을 고르기 어렵다.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보는 시각도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 4명 중 2명은 정했는데, 나머지 2명이 고민"이라고 말했다.많지 않은 선발 요원 중에 낙마자가 나오진 않을 거로 보인다. 에이스 원태인이 빠진 가운데 대표팀은 곽빈, 고영표, 임찬규, 최승용, 엄상백 5명은 모두 선발 및 롱릴리프 요원으로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다. 왼손 불펜 역시 많지 않다. 최지민과 곽도규 두 명이 중책을 맡을 거로 보인다. 다만 2일 쿠바전에서 최지민의 투구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의 모습은 아니라 아쉬움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은 "제구가 좀 높았다. 항저우 때보다 공을 (손가락으로) 덜 찍고 던져서 (스트라이크 밖으로) 빠지는 느낌이 났다"고 평가했다.이밖에도 각 팀 마무리로 정상급 활약을 펼쳤고 쿠바전에서 모습도 좋았던 김택연, 조병현, 박영현, 정해영도 합류할 예정이다.이들을 빼면 소형준, 김시훈, 이영하, 전상현, 조민석, 김서현 등이 남는다. 다만 김서현은 쿠바전에서 최고 구속 155㎞/h를 찍어 류중일 감독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뒀다.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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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해외파 베테랑도 '히 드랍 더 볼'...플레이오프 실책 전쟁

지난 2009년 6월 13일 열린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서브웨이 시리즈 1차전. 메츠 마무리 투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소속팀이 8-7로 앞선 9회 말 등판, 2사 1·2루에서 양키스 간판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내야 뜬공을 유도한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콜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2루수였던 루이스 카스티요가 주춤하더니 공을 떨어뜨리고 말았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경기는 양키스의 9-8 역전승으로 끝났다. 당시 양키스 전담 방송사였던 ‘YES 네트워크’ 캐스터 마이클 케이는 격앙된 목소리로 ‘히 드랍 더 볼(He dropped the ball)'을 수차례 외쳤다. 이 장면이 야구팬 사이 화제를 일으켰고, '드랍 더 볼'은 야수가 평범한 뜬공 포구에 실패한 상황에서 쓰는 캐스터들의 단골 멘트가 됐다. 지난달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왔다. NC가 2-0으로 앞선 3회 초,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NC 선두 타자 박민우로부터 내야 뜬공을 유도했는데, KT 3루수 황재균이 공을 잡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이후 박건우와 권희동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4회도 흔들리며 조기강판 당했다. KT는 1차전에서 5-9로 패했다. 실책이 부른 패전이었다. 카스티요는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수비상)만 3번 수상한 내야수다. 2009년은 그의 빅리그 14번째 시즌이었다. 황재균도 마찬가지다. 프로 데뷔 17년 차 베테랑에 골든글러브 수상 이력이 있는 리그 대표 3루수다. 2017년에는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도 뛰었다. 실력과 경험을 모두 갖춘 선수도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하는 게 포스트시즌(PS)이다. 누구도 이런 ‘실책 악령’에 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역대 PS에서도 황당한 실책이 나와서 시리즈 흐름이나 결과를 바꾼 사례가 있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가 맞붙은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대표적이다. 4-4 동점이었던 연장 11회 말, SK 투수 박정배(은퇴)가 넥센 타자 윤석민(은퇴)에게 내야 뜬공을 유도했지만, 정상 위치에서 조금 물러나 수비하던 유격수 김성현이 쇄도해 포구를 시도하다가 놓치고 말았다. 3루 주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홈을 밟으며 키움이 준PO에 진출했다. 김성현은 당시에도 '수비 스페셜리스트'였다. 현역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흑역사가 있다. 키움 소속으로 뛴 두산 베어스와의 2019년 한국시리즈(KS) 1차전, 6-6 동점이었던 9회 말 수비에서 두산 선두 타자 박건우의 뜬공을 뒷걸음을 치며 잡으려고 하다가 놓쳤다. 키움은 투수 오주원(은퇴)이 이후 번트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놓인 뒤 오재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6-7로 졌다. 이후 KS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연패를 당했다. 두산과 NC의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포구 실책이 승부 변곡점을 만들었다. 5-5 동점이던 5회 말, NC 선두 타자 제이슨 마틴이 평범한 뜬공을 쳤지만, 두산 2루수 강승호와 우익수 김태근이 포구를 미루다가 둘 다 공을 잡는데 실패했다. 두산은 위기에 놓인 투수 이영하가 이후 실점하며 다시 리드를 빼앗겼고, 9-14로 패하며 PS에서 탈락했다. KT 야수진은 PO 1차전에서 수비 기본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4회 초 2사 1·2루에서 NC 권희동에게 허용한 우중간 3루타도 중견수 배정대가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KT는 지난 10일 정규시즌 최종전 뒤 19일 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다. 물론 수비에 빈틈이 생긴 배경을 경기 감각 저하만으로 돌릴 순 없다. 원래 단기전에선 실책이 더 많이 나온다. 지난해도 정규시즌 경기당 실책은 1.347개였지만, PS에선 1.688개로 증가했다.날씨는 춥고 경기 중압감은 점점 커진다. 시리즈에서 앞서고 있는 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황당한 실책까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31일 열린 PO 2차전에서도 리그에서 1루 수비 능력이 가장 좋은 박병호(KT)가 포구 실책을 해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NC도 8회 말 수비에서 외야수 포구 실책으로 진루를 허용했다. 올가을도 '실책 주의보'가 발령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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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손가락 까진 최승용, 1군 제외…"다음 주 금요일 김민규 등판"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최승용(22)이 전열에서 이탈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최승용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이영하를 새롭게 등록했다. 최승용은 전날 NC전에 선발 등판, 2와 3분의 2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 39개로 무실점 피칭하며 순항했지만, 갑작스러운 손가락(왼손 중지) 부상이 원인이었다.이승엽 감독은 "손가락이 많이 까졌다. 새살이 돋을 때까지 (정상적인 투구가) 힘들 거 같다. 지난번에 던지다가 까져서 회복했었는데 어제 완전히 뒤집어졌다"며 "열흘 정도는 힘들 거 같다.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릴 거 같아서 엔트리에서 뺐다"고 말했다. 최승용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27경기(선발 14경기) 등판해 3승 1세이브 6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최승용이 빠진 빈자리는 김민규가 채운다. 이승엽 감독은 "오늘 영하가 엔트리에 등록됐는데 승용이가 나설 차례인 다음 주 금요일(잠실 SSG 랜더스전) 자리에는 민규가 들어간다"고 계획을 전했다. 김민규는 올 시즌 1군 4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두산은 최승용의 갑작스러운 부상을 잘 극복했다. 3회부터 빠르게 불펜이 가동됐는데 짜임새 있는 운영으로 4-1 승리를 거뒀다. 베테랑 김재호는 5회 말 2사 2,3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승엽 감독은 "분위기가 연패 기간이어서 힘든 날이었는데 선수들이 연패를 끊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주 큰 승리"라며 "1승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승리"라고 반겼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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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학폭·불통 논란은 진행형...슈퍼스타 추신수가 망각한 공언(公言)의 기본

추신수(41)는 2021년 2월, SK 야구단을 인수하고 새 출발선에 선 SSG 랜더스의 1호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가장 성공한 아시아 출신 '야수' 메이저리거라는 화려한 이력은 고국 무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그의 의지와 어우러졌고, 야구팬을 열광했다. 예상대로 추신수는 화제를 몰고 다녔다. 등 번호 17번을 양보한 후배 이태양에게 고가의 시계를 선물하는 통 큰 사례가 대표적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선 생소한 투수 유형(사이드암)을 주시하고, KBO리그의 경쟁력을 치켜세우면서도 인기와 콘텐츠 파워에 비해 열악한 현장의 인프라를 대차게 꼬집기도 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S존) 정상화가 화두에 오르자 '그 취지를 모르겠다'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동안 추신수가 이목을 끈 말은 대체로 그 당위성이 있었다. 종종 문화 차이가 엿보일 만큼 자기 생각을 강하게 피력하는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대의명분이 어긋나진 않았다. 발언의 무게는 MLB에서 뛸 때보다 한국 무대에 복귀한 뒤 더 커진 것 같았고, 실제로 운영 기구나 구단 차원에서 이를 반영해 변화를 모색한 사례도 있었다. 추신수는 한 스포츠 종목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다. 현재 KBO리그에선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프로 데뷔 22년 차 베테랑 중의 베테랑. 자신도 그 의미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추신수가 실언했다. 현재 미국 자택에서 머무는 그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고, 한국야구와 리그 그리고 전반적인 정서에 대해 자기 생각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발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 면면과 방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는 이 지점이었다. 학폭(학교폭력) 이력으로 '뜨거운 감자'였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승선했어야 했다고 주장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것인 용서를 운운했다. 또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은 것 같다"라며 상식적으로 조성된 국민 정서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술위원회와 코칭 스태프가 고심 끝에 내린 선수 선발을 두고 미래 지향성이 결여됐다는 뉘앙스로 비판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추신수는 지난 나흘 동안 언론과 야구팬의 뭇매를 맞았다. 리그 '맏형'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던 추신수가 학폭을 두둔하는 메시지까지 전했으니 배신감이 작용한 것. 그가 음주운전 이력이 있고,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뒤엔 국제대회 참가가 거의 없었던 현상적 팩트도 소환됐다. 야구계 후배, 인플루언서 등 일부가 추신수의 생각을 지지하며 찬반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일파만파. 안우진의 발탁 여부는 아구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추신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그가 홀로 과녁이 된 점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하지만 메시지 자체보다 관련 발언이 대표팀과 개인 일탈 행위에 대해 용서를 운운할 자격이 없는 이에게 나왔기 때문에 더 논란이 거세다. 추신수는 무겁게 소신을 전한 것 같지만, 이토록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을 고려하면 가볍게 내뱉었다는 오해를 받아도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현재 학폭과 불통은 유독 신중하게 대했어야 할 이슈였다는 얘기다. 최근 학폭을 다룬 OTT 화제의 드라마로 인해 관련 문제가 재조명받고 있다. 추신수도 비시즌 방송 OTT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고 있지만, 다른 콘텐츠(드라마)로 조성된 기류는 전혀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야구계 동향도 몰랐다면 문제가 있다. 이미 지난달 소속팀 SSG 야구단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단장 인사를 두고 불거진 팬들의 비난 목소리에 소통 창구를 아예 닫아버렸다.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는 글로 그동안 '용진이 형'을 지지한 팬들에 배신감을 안겼다.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는 2년 전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뒤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이와 법정공방 중이다. 오프시즌에도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야구팬의 피로가 큰 상황이다. 안우진이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면, 전력은 조금 더 나은 대표팀을 꾸릴 순 있었겠지만, 국민에 응원을 받긴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추신수는 야구계 선·후배 사이 조성된 기류에는 귀를 열었지만, 팬심(心)과는 동떨어진 생각을 갖고 있었고, 하필 어떤 말도 민감하게 여겨질 수 있는 타이밍에 터뜨렸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 돌입을 앞두고 있다. WBC 대표팀도 내달 14일부터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야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려 한다. 추신수는 이런 시점에 논란을 자초했다. 젊은 선수 발탁 비율에 대한 소신도 이제 막 대표팀이 닻을 올린 시점에 할 말로 적절하진 않았다. 그동안 수없이 인터뷰를 소화했을 추신수가 공언(公言)의 기본을 망각한 것 같다. 안희수 기자 2023.01.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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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쏙쏙, 베테랑 방출생이 천군만마로

방출의 설움을 딛고 새 소속팀에서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베테랑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30)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5회 초 2사 2, 3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2-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 팀이 대량 5득점을 올리는 발판을 놓기도 했다. 박승욱은 지난해 연말 통합 우승팀 KT 위즈에서 방출됐다. 새 소속팀을 찾던 그는 롯데 입단 테스트에 참가했다. 마침 롯데는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유격수 포지션 보강이 필요한 터였다. 김민수와 배성근 등 신예 자원이 있었지만 경험이 적었다. 프로 11년 차 박승욱은 최저 연봉 3000만원에 계약하며 재취업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후에도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이학주까지 데려오며 유격수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이학주는 2월 말 오른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당했고, 박승욱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먼저 치고 나갔다. 이학주는 5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처음 1군에 등록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개막 후 3경기 연속 박승욱을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다. 박승욱은 1번타자·유격수로 나선 5일 NC전에서 4타수 1안타를 1득점을 비롯해 희생번트까지 성공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LG 트윈스 김진성(37)은 지난 5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 5-3으로 역전한 6회 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종료 뒤 NC에서 방출된 김진성은 이적 후 첫 등판에서 시즌 첫 홀드를 챙기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진성은 NC 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70경기에서 32승 31패, 34세이브, 67홀드,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방출을 통보받자마자 나머지 9개 구단에 전화를 걸 정도로 간절했다. 결국 LG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LG는 베테랑 송은범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주축 투수가 대표팀에 차출되는 것을 고려해 김진성과 계약했다. LG는 불펜에 든든한 필승조가 한 명 더 생겼다. 지난 3일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에서 승리 투수는 노경은(38)이었다. 이날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뺏긴 채 실점 없이 호투했다. 지난해엔 롯데 소속으로 14경기에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7.35로 부진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은 그는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범 경기에서 14와 3분의 2이닝 동안 탈삼진 19개를 뽑아 맹활약을 예고했다. 2003년 두산 베어스 입단 후 올해로 프로 20년 차를 맞은 베테랑 투수는 절실하다. 그는 "노장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오기 전까지 선발진의 빈자리를 메워야했던 SSG는 노경은의 호투로 한시름 걱정을 덜게 됐다. 두산 베어스 필승조 임창민(37)은 개막 2연전에 모두 등판해 홀드 2개를 올렸다. 임창민은 지난해까지 통산 25승 27패 94세이브 50홀드를 기록한 베테랑 불펜 투수다. 2021년에도 17홀드 평균자책점 3.79로 좋은 모습을 남겼으나, NC는 시즌 종료 후 그를 방출 명단에 넣었다. 이영하의 선발 보직 전환과 함께 예전보다 불펜이 헐거워진 두산이 곧바로 나섰다. 임창민과 연봉 1억원에 계약하며 필승조를 수혈했다. 임창민은 팀의 기대에 부응하듯 2경기 모두 셋업맨으로 등판해 2와 3분의 2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형석 기자 2022.04.06 10:10
야구

2연속 10승 최원준, 'SUN표 슬라이더' 달고 3년 연속 노린다

최원준(28·두산 베어스)은 지난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9경기에서 158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10승도 달성하면서 두산 선발진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연봉 계약에서는 투수 재계약 대상자 최고 연봉인 3억4000만원(인상률 112.5%)에 사인했다. 그는 8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던 베테랑 장원준과 유희관이 모두 떠난 두산 선발진의 명실상부한 리더가 됐다. 달라진 입지에도 최원준은 겸손했다. 2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만난 그는 "선발이 보장된 게 아니다. 박신지나 다른 후배들의 투구가 너무 좋다. 감독님도 좋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안 좋으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발 세 명(최원준-이영하-곽빈)이 긴장하고 잘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난 아직 장원준 형처럼 증명한 게 아니다.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유)희관이 형이 현역 시절 내가 힘들 때나 체력적인 부분에서 막혔을 때 많이 조언해줬다. 형이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는 걸 실감한다. 8년 동안 (10승을)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며 "그런 기록은 내가 이루기엔 너무 멀리 있다. 선발로 뛴다면 규정 이닝을 계속 채우고 싶은 욕심 정도만 있다"고 전했다. 3년 연속 10승에 도전하는 올해는 새 스트라이크존이라는 호재가 있다. 상하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높은 직구 승부를 즐기는 최원준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확실히 넓어진 것 같다. 난 높은 공을 의도적으로 많이 던지는 투수인 만큼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주 무기 슬라이더도 발전을 꾀하고 있다. 최원준은 1일 불펜 피칭 과정에서 캠프를 방문한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슬라이더 그립을 전수 받았다. 선 전 감독은 KBO리그 역대 최고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던 '달인'이다. 최원준은 "선동열 감독님께 슬라이더 그립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감독님께서 던지는 요령을 알려주시면서 어느 손가락에 힘을 많이 줘야 하는지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슬라이더는 10승 투수 최원준을 만든 주 무기다. 정재훈 투수 코치는 최원준의 슬라이더에 대해 "지난해에 이미 원숙해졌다. 공을 존에서 넣었다 빼는 건 물론 높낮이도 원하는 대로 조절한다. 스윙 유도까지 잘 되는 '자기 구종'으로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그런데도 가르침을 구한 건 더 완벽한 제구를 꿈꾸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빠지는 공(슬라이더)이 많았는데 새로 배운 대로 던지니 투구 각이 좋아졌다. 빠지는 공도 없어질 거라 하셨다. 새 그립으로 연습해보려 한다"고 기대했다. 어느덧 투수조 중고참이 된 최원준은 후배들을 이끄는 위치가 되고 있다. 최원준의 '1픽' 후배는 최승용이다. 그는 "승용이가 던지는 걸 보면서 김태형 감독님이 정말 좋다고 하시더라. 내가 봐도 정말 좋은 거 같다"며 "직구는 물론 변화구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이어 "요새는 승용이한테 공이 좋다고 칭찬하면서 '곽빈이 너 때문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못 나가겠다'고 농담하기도 한다"며 "둘 다 잘해서 대표팀에 같이 승선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울산=차승윤 기자 2022.03.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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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발판' 이영하, 22일 키움전은 진정한 시험대

팀과 자신을 위해 중요한 일전이다. 두산 '아픈 손가락' 이영하(24)가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린다. 이영하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키움과의 시즌 7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시즌 7번째, 2군에서 컨디션을 회복하고 1군에 복귀한 뒤 나서는 3번째 등판이다. 두산은 6월 첫째 주 주말 3연전(SSG) 이후 위닝시리즈가 한 번도 없다. 승률도 간신히 5할을 지키고 있다. 반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영하가 중책을 맡았다. 이영하는 올 시즌 1승4패, 평균자책점 10.44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가 한 번도 없다. 4월 4경기에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 11.40을 기록했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한 달 넘게 2군에 머물렀다.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한국 야구 우완 투수 기대주로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선발진에서 중도 하차했고 올해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는 1군에서 써야 하는 선수"라고 했다.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은 경험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기회를 줬다. 마침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점도 이와같은 선택이 불가피했던 배경이다. 이영하는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6일 잠실 삼성전에서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3회 투구에서 호세 피렐라에게 만루포를 맞는 등 5점을 내줬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최다 이닝(6⅓이닝)을 소화한 점도 수확이다. 김태형 감독도 "점수는 많이 줬지만, 자신의 페이스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를 계속 선발 투수로 기용할 뜻을 내비쳤다. 부진을 만회하려는 과욕이 앞섰던 이전 등판과는 달리 한층 안정감을 줬다는 평가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부진할 때마다 뼈 있는 한 마디를 직접 건넸다. 이번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믿음이다. 그래서 22일 키움전은 이영하에게 진정한 시험대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이영하에게는 숫자보다 투구 내용이 더 중요하다. 반등 계기를 마련한다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다. 이영하는 올 시즌 키움전 등판이 없다. 지난해는 6번 등판, 12⅓이닝을 소화하며 1점만 내줬다. 어느새 두산과 상위권 그룹과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진 상황. 이영하의 반등은 팀에도 절실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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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도 곰 만난 호랑이, 사흘 내리 만신창이

곰이 호랑이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KIA 타이거즈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치열한 5위 싸움 중인 두 팀 중 두산이 앞서가게 됐다. 지난해 챔피언 두산은 올 시즌도 우승 후보로 꼽혔다. 20승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미국으로 떠난 걸 빼고는 큰 전력 누수가 없었다. 2015년 취임 이후 5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도 여전했다. 그런 두산의 순위는 1일 6위까지 내려갔다. 두산은 추석 연휴에 5위 KIA와 만났다. 가을야구의 마지막 한 자리를 노리는 양 팀 모두에게 외나무다리 일전인 셈이다. 두산이 KIA를 6위로 밀어냈다. 두산은 2~4일 잠실 3연전에서 모두 이겼다. 2일에는 14-3으로 크게 이기고 공동 5위로 올라섰다. 3일 7-2로 다시 한번 이겨 단독 5위가 됐다. 그리고 4일 7-1로 승리하면서 6위 KIA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두산 선발진은 초토화됐다. 이용찬은 팔꿈치 부상으로 올 시즌 5경기만 던지고 수술대에 올랐다. 린드블럼을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크리스 플렉센은 잦은 부상으로 5승에 그쳤다. 예비 자유계약선수(FA) 유희관은 8승11패 평균자책점 5.39로, 2군에 내려갔다. 지난해 17승의 이영하는 선발로는 부진해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다. 제 몫을 한 건 라울 알칸타라(15승2패, 평균자책점 2.90)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희망이 생겼다. 프로 8년 차 왼손 투수 함덕주(25)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를 마무리로 돌리면서 함덕주를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함덕주는 2013년 데뷔 이후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다. 2017시즌 선발 기회를 얻었으나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다. 올해도 셋업맨으로 시작했는데, 마무리를 거쳐 선발까지 왔다. 김 감독은 “3년 전에는 손에 물집이 자주 생겨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선발 성적(22경기 7승8패, 평균자책점 4.15)이 나쁘지 않았다. 선수도 원래 선발을 원했다”고 말했다. 보직 변경은 성공적이다. 지난달 27일 키움전 직후 손가락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함덕주는 4일 KIA전을 통해 돌아왔다. 5이닝 동안 안타 3개, 볼넷 1개만 내줬고, 1실점으로 시즌 5승(4패)을 거뒀다. 4회 초 KIA 4번 타자 최형우에게 내준 솔로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선발 전환 이후 5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점 3.75다. 투구 이닝은 적어도 실점을 줄여 승리 기회를 만든다. 불펜에서 선발로 옮긴 최원준(10승1패, 평균자책점 3.63)과 함께 두산의 반격을 이끌고 있다. KIA는 팀 내 최다승(11승) 투수 애런 브룩스가 빠진 상황에서 5위 싸움을 하고 있다. 이번 3연전 전패로 큰 타격을 받았다. 설상가상 다음 주에는 더블헤더를 포함해 7연전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일단 양현종과 드류가뇽을 4일 휴식 후 등판시킬 예정이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좋았던 이민우와 임기영이 부진하다. 김현수와 김기훈 등 젊은 투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한편,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오윤석(28)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오윤석은 부산 한화 이글스전에서 2루수 겸 1번 타자로 나와 기록을 수립했다. 프로야구 통산 27번째, 롯데 선수로는 정구선(1987년), 김응국(1996년) 이후 세 번째다. 오윤석은 1회 말 2루타, 2회 말 단타를 쳤고, 3회 생애 첫 만루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5회 우중간 3루타를 기록했다. 오윤석은 6회에도 1타점 적시타를 때려 5타수 5안타 7타점 3득점을 올렸다. 7위 롯데는 한화를 14-5로 꺾고,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어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10.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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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반등, 두산의 '7월 정상화' 첫 번째 조건

두산은 통합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이영하(23)가 2019시즌에 보여준 투구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2017시즌 양현종(KIA), 2018시즌 김광현(전 SK). 한국시리즈 우승팀에는 외인 듀오 앞 또는 뒤에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토종 에이스가 있었다. 지난주까지 2위에 3.5게임 차 앞서며 1위를 지킨 NC에는 기량이 일취월장한 구창모(23)가 있다. 역대 대표 좌완 계보를 잇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강팀은 외인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의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토종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2019시즌 통합 우승팀인 두산에는 이영하가 있었다. 17승(4패)·평균자책점 3.64를 거뒀다. 올 시즌은 1, 2선발로 기대받았다. 그런 그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2020시즌에 등판한 8경기에서 1승 3패·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 0.242던 피안타율은 0.320, 1.28이던 이닝당 출루 허용은 1.87까지 올랐다. 5월 30일 잠실 롯데전, 6월 5일 잠실 KIA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는 타선이 4회 공격까지 15득점을 지원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3이닝 연속 실점을 했고, 4회말 2사 1·3루에서 박용택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이 경기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두 차례나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이튿날 경기 전 브리핑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을 크다 보니, 애써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려다가 투구 밸런스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19일 LG전은 이영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고 나선 등판이다. 벤치는 팔 스윙이 무겁다는 이유로 조정기를 부여했다. 이영하는 국내 3차 캠프에서 치른 청백전, 4월 21일부터 소화한 대외 연습경기에서도 등판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다. 페이스 또는 컨디션 조절한다는 이유였다. 미야자키(일본) 2차 스프링캠프 실전 등판에서는 컨디션이 좋았다. 슬라이더는 마치 포크볼처럼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조정된 일정 탓에 컨디션 관리에 영향을 받은 모양새다. 슬라이더의 낙구 시점이 타자를 현혹하지 못하고 있고 제구도 안 되고 있다. 피안타를 줄이기 위해 변화구 승부를 하다가 볼넷을 내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투구 외적인 악재도 있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거두며 심적 부담을 덜고 다음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올 시즌은 개막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2승째를 올리지 못했다. 내야진에 주전급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 보니 수비 지원도 2019시즌에 비해서 받지 못하고 있다. 두산 지난주까지 25승16패(승률 0.610)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지켰다. 부상자가 많고, 6월 둘째 주에는 타선의 타격감이 동반 침체하며 위기에 놓였지만 지난 주말 3연전에서 LG에 3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했고, 옆구리 부상을 당한 오재일도 7월 초에는 라인업에 포함될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도 "주전 선수들이 돌아오는 7월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두산은 디펜딩챔피언이다. NC에 1위를 내준 상태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부상 변수는 매 시즌 존재했고, 코로나19 정국에서 진행되는 시즌인 만큼 모든 팀이 저마다 악재가 있다.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즌. 4번 타자, 에이스 등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는 기대 받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며 생긴 공백은 우완 박종기가 메워냈다. 유희관은 4선발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영하만 남았다. 그의 반등은 두산의 전력 정상화와 1위 추격에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그동안 지켜보던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심리 관리에 나섰다. 이영하의 다음 등판은 오는 25일 문학 SK전이 될 전망이다. 팀 타율 9위 타선이다. 호투, 1승은 반등 발판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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