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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수정) [단독] 아이스댄스는 국가대표가 없다…임해나-예콴 ‘대표 인정받고 싶어’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의 임해나(19)-예콴(22)은 2022~23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한국 대표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들은 두 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참가해 금메달,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달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아이스댄스 역사상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 입상은 이들이 최초다. 그런데 임해나와 예콴은 국가대표가 아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이 지난해 11월 3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알린 2023~24시즌 대표 선발기준 공시를 보면 아이스댄스 대표는 ‘0명’으로 표시돼 있다. 현재 빙상연맹이 피겨 국가대표로 등록한 선수는 남자 싱글 4명, 여자 싱글 8명 등 12명이 전부다. 이는 2022~23시즌 대표 선발 공시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해나-예콴의 한국 코치진 중 한명인 김완 코치는 지난 2일 훈련장에서 만나 “임해나-예콴이 국제대회에는 한국팀으로 나가지만, 공식적으로는 한국 대표가 아니다. 국가대표 자격증명서도 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빙상연맹은 이들의 모호한 상황에 대해 ‘국가대표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공지에 올라간 국가대표는 대한체육회의 승인과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강화훈련에 참여하는 선수들을 뜻한다. 임해나-예콴은 강화훈련을 하지 않을 뿐이다. 이미 빙상연맹에 선수등록이 되어 있고, 그동안 ISU(국제빙상연맹) 대회에는 (항공권 등) 연맹의 지원을 받아서 한국 대표로서 파견된 것”이라고 했다. 국제빙상연맹(ISU)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아이스댄스에 출전하는 팀은 선수 두 명 중 한 명의 국적으로 팀을 꾸릴 수 있다. 캐나다 교포 임해나가 한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자라서 한국팀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예콴은 중국계 캐나다인이다. 임해나와 예콴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이 목표다. ISU 대회와 달리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주관하는 올림픽은 아이스댄스팀의 두 선수가 국적이 같아야 한다. 예콴은 특별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스포츠에서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대표가 된 선수들은 대표팀 감독의 강력한 요청 혹은 해당 연맹(협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먼저 있었고, 그 뒤에 귀화 절차를 진행했다. 연맹의 추천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하는 과정으로 특별귀화가 진행된다. 임해나-예콴 측은 아직 빙상연맹을 통해 특별귀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지 못해 초조해한다. 예콴의 특별귀화에 관해 묻자 빙상연맹 실무자는 “예콴 선수가 직접 특별귀화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수 의사가 중요한데, 아직 의사를 100% 확인하지 못했다. 직접 만나 이야기한 적도 있다. 연맹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반면 임해나 측은 “빙상연맹과의 면담은 2021년에 우리가 먼저 요청해서 한 것이다. 그 이후로 어떤 구체적인 말도 들은 게 없다”며 “개인 자격으로 특별귀화를 신청하고 싶어서 알아보고 있다. 한국 대표로 국제대회 성적을 냈다는 걸 서류로 증명하고 싶은데, 국가대표 자격증명을 신청해도 대표 자격이 없다며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연맹에서는 임해나-예콴이 해외에 있기 때문에 강화훈련 대상자가 아니라서 국가대표 선발 공지 대상에서 빠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싱글 선수들도 일부 해외에서 훈련하는 선수가 있는데 우리가 안되는 이유는 뭔지 궁금하다. 체육회 규정상 대표가 되기 위해 한국 국적이 필요하다면 특별귀화 절차를 빨리 진행할 용의도 있다”고 항변했다. 빙상연맹이 피겨의 대표 선수 TO(편성 인원)를 작게 설정해 놓은 것도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한국 피겨는 김연아의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천천히 저변을 넓히고 발전해가고 있다. 남녀 싱글 외에도 페어, 아이스댄스, 단체전까지 전종목에 참가한다는 건 피겨 강국을 증명하는 것과 같은데도 굳이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대표 선수 0명’이라고 못 박아둔 건 스스로 발전을 막겠다는 뜻이다. 임해나-예콴 조의 호성적으로 다음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의 한국 아이스댄스 참가 티켓이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등 아이스댄스가 점차 가능성을 보이는데도 TO는 막혀 있다. 이에 대해 빙상연맹 실무자는 “싱글에서는 몇백 명의 선수가 경쟁해서 12명만 뽑히는데 저변이 얇은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한두 팀이 경쟁해서 대표를 선발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답했다. 또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팀이 깨지는 경우가 많아서 위험성도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충분히 납득하기는 어려운 설명이다. 그는 이어 “피겨 국가대표 TO를 (아이스댄스와 페어까지) 늘리는 부분은 결정권을 가진 분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 부분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빙상연맹은 과거 쇼트트랙에서 안현수, 임효준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외국으로 귀화해버리는 ‘인재 유출’을 경험했다. 그러나 반대로 빙상연맹의 투자가 전혀 없이 해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한국 대표가 되고 싶다’고 하는데, 빙상연맹은 시원한 해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은경 기자 2023.01.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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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의 '멋진 조연', 전설이 된 아리아나 폰타나

최민정(24·성남시청)의 금메달이 더 빛난 건 아리아나 폰타나(32·이탈리아)라는 '멋진 조연' 덕분이었다. 폰타나는 16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86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장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2분17초789)을 마지막까지 추격,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지난 5일 혼성 계주 은메달, 7일 5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세 번째 메달을 따내며 베이징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폰타나는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을 11개(금 2개, 은 4개, 동 5개)까지 늘려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빅토르 안(러시아·이상 8개)을 제치고 쇼트트랙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폰타나는 이탈리아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역사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 이어 베이징까지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 매 대회 하나 이상의 메달을 획득했다. 15세 10개월의 나이로 출전한 토리노 대회에서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이탈리아 동계올림픽 최연소 메달 획득 기록을 갈아치웠다. 밴쿠버 대회에서는 이탈리아 선수로는 사상 첫 쇼트트랙 개인전(500m) 메달을 따냈고, 평창 대회에서는 개인 첫 올림픽 금메달(500m)로 '2인자 징크스'를 털어냈다.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선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 최민정처럼 열 살 가까이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500m에서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앞세워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1500m에서는 노련한 뒤집기로 메달 색을 바꿨다. 5위권에서 레이스하다 세 바퀴를 남겨 놓은 시점부터 치고 나가 최민정과 우승을 경쟁했다. 탁월한 기술에 풍부한 경험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이탈리아 개인 최다 메달리스트는 13개를 획득한 에도아르도 만자로티(펜싱)다. 폰타나가 2026년 자국에서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대회에서 메달 3개를 추가한다면, 이탈리아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 워낙 개인관리가 철저한 선수인 만큼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관건은 이탈리아 빙상연맹과의 해묵은 갈등이다. 평창 대회부터 이탈리아 빙상연맹은 폰타나가 미국인 남편 앤서니 로벨로 주니어를 코치로 선임한 것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혀왔다. 폰타나는 베이징 대회를 이탈리아가 아닌 헝가리에서 따로 준비했다. 500m 2연패를 달성한 뒤에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내가 남편을 코치로 두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오늘 그가 최고의 코치임을 증명 했다"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폰타나는 "500m 종목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노리나"라는 질문에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다시는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평창 대회 이후 빙판 위에서 자신을 의도적으로 공격한 남자 선수들이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갈등이 지속하면) 이탈리아가 홈에서 열리는 2026년 올림픽을 폰타나 없이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17 14:56
스포츠일반

'동병상련' 한국-헝가리 손잡았다…"남은 기간 상호 협력"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손해를 본 한국과 헝가리가 이번 대회 남은 기간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대한체육회는 11일 "헝가리 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지난 9일 쇼트트랙 경기장 한국 선수단석으로 찾아와 이기흥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불공정한 판정 등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며 "앞으로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한국의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는 지난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나란히 실격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그 결과 두 번 모두 개최국 중국 선수들이 어드밴티지를 얻어 결승에 올랐다.헝가리의 사오린 샨도르 류도 결승에서 1위로 들어왔지만, 역시 레이스 도중 진로 방해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 당했다. 결국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져갔다.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윤홍근 한국 선수단장은 9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과 화상 회의를 통해 "명백한 편파 판정이다. 남은 경기 결과를 예의 주시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헝가리 빙상연맹과 헝가리 올림픽위원회도 같은 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남자 1000m 결승 경기에 대한 재검토와 해당 경기 주심에 대한 윤리 조사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2.02.11 12:48
스포츠일반

오서 코치가 베이징서 12년전 '피겨 여왕' 김연아 떠올린 이유

2010 밴쿠버 올림픽으로부터 무려 12년.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서 차준환(21·고려대)과 함께 하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61·캐나다) 코치는 '피겨 여왕' 김연아(32)를 떠올렸다. 어떤 이유였을까.4일 베이징 수도 체육관 스케이팅 훈련장에선 차준환과 이시형(20·고려대)이 첫 훈련을 했다. 차준환의 코치인 오서도 지켜봤다. 오서 코치는 6년 전부터 차준환을 지도하면서 세계적인 스케이터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차준환의 연습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을 통과한 오서 코치는 한국 취재진에게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그는 "늘 첫번째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점점 익숙해지고 감각을 찾아야 한다. (프리 스케이팅 경기까지)6일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순간 링크에선 낯익은 음악이 들렸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으로 사용했던 영화 007의 OST였다. 오서 코치는 잠시 멈춘 뒤 "이건 연아의 음악(This is Yuna's music)"이라며 빙긋이 미소지었다.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에게 007 메들리를 추천했고, 마지막엔 총을 쏘는 등작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줬다.오서 코치는 12년 전의 기억을 떠올린 뒤, 새로운 제자 차준환의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선 차준환의 스피드와 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환이 14살일 때부터 지도한 오서 코치는 "차준환은 굉장히 어렸다. 모든 걸 배우고, 성장하고 더 나아졌다. 진실되고 충실하게 스케이트를 탔다"고 말했다. 차준환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스케이트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지난 2년간 차준환은 코로나19로 오서 코치가 머무는 미국에서 함께 훈련하지 못했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나 1년에 서너번 만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오서 코치는 "6년간 함께 했기 때문에 떨어진 시간이 힘들었다. 가끔 통화를 했고,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익힌 걸 확인했다. 스스로 필요한 걸 해냈다"며 "많은 게 성장했지만 스케이팅 기술이 강해지고 단단해진 게 좋다"고 말했다.오서 코치는 "4대륙선수권에서 개인 최고점인 273.22점을 받아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남자 싱글 30명 중 올 시즌 개인 최고 점수 7위다. 오서 코치는 "4대륙선수권 후 차준환을 보는 주변의 시선이 달라졌다. 하뉴 유즈루(일본), 네이선 첸(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지금은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연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냉정하게 차준환의 순위는 탑 10 정도다. 하지만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시키고, 다른 선수들의 실수가 나온다면 메달권 가까이도 갈 수 있다. 오서 코치는 "메달 획득도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현실적으로 바라봤을 때는 6위권 정도의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했다.한편 오서 코치는 이번 대회에서 하뉴도 지도하지만 일본이 아닌 한국 지도자로 등록했다. 그는 "하뉴에겐 많은 지도자가 있다". 대한빙상연맹과는 지난 6년 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김연아, 차준환 등 계속 좋은 선수들과 인연을 맺어왔고 내게는 가족 같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2.05 08:46
스포츠일반

작년 김연경 받던 그 상, 올핸 심석희? 문체부 "시상 보류"

평창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대표팀 동료를 비하하고 고의 충돌 의혹에 휩싸인 심석희(24·서울시청)의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이 보류됐다.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12일 “심석희의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시상을 보류했다. 일단 시상식에서 지도자 등 다른 상들만 시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1963년 제정된 대한민국체육상은 매년 우수 선수, 지도자, 체육진흥 및 연구 등 9개 분야에서 공적이 있는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선수 최고의 영예인 경기상을 작년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받았다.문체부는 15일 5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서 경기상을 심석희에게 수여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중순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황선우(수영), 최인정(펜싱), 이종경(장애인아이스하키) 등을 제치고 심석희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심석희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씩 따는 등 국제대회 성적이 좋고, 성폭행 폭로 등 체육계 어두운 면을 밝힌 노력을 인정했다.당시만 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었지만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 8일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심석희가 대표팀 동료를 비하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도하면서다. 최민정을 브래드버리로 만들겠다는 내용도 공개해 고의 충돌 의혹도 불거졌다.문체부 관계자는 “당장 기사 만으로는 (취소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대한빙상연맹 조사위원회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 ‘최소’란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취소 가능성이 있다.대한민국체육상 심사위원회 규정 결격사유에는 ‘기타, 각종 비위, 부조리 및 도덕성에 흠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행위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정부포상이 합당치 않다고 판단되는 자’란 내용이 있다. ‘부조리 및 도덕성에 흠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행위’ 부분은 심석희에게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빙상연맹 조사 결과에 따라 심석희의 수상 취소가 최종 확정될 수 있다. 심석희가 명명백백 의혹을 해소한다면 나중에 별도로 상을 주는 방안이 있지만,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빙상결과에 따라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최종결정권을 지닌 문체부 장관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취소 결정을 내리고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의원에게 심석희 관련 질문을 받았다. 이 회장은 고의성 여부에 대해 “고의성을 가지고 선수들이 하지 않았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에 대해 “빙상연맹과 체육회가 조사하기 위한 팀을 구성했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심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연금 수여에 대해 “모든 문제들의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고, 국가대표 자격 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한편 나이키 공식 인스타그램은 4일 전 심석희 영상을 게재하며 “쇼트트랙 여왕이자 학대에서 생종한 용감한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게시물은 아직 그대로다. 심석희는 디스패치 보도 후 논란을 의식했는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나이키 홍보 게시물을 내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0.13 13:07
경제

“이승훈 금메달 박탈” 청와대 국민청원 게재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 박탈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ㆍ제안 홈페이지에는 ‘빙상연맹 수사 촉구, 전명규, 백철기 수사 촉구’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등장했다. 청원자는 이 글에서 “국가대표 노진규 선수 치료 연기시킨 당사자, 국가대표 노선영 선수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지침, 허위사실 유포, 이승훈 선수 금메달 따게 도와준 권력남용, 이승훈 선수 금메달 박탈, 전명규 권력남용 처벌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원자는 “실력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이 아닌 한 선수를 위해 밀어주는 식, 또한 세계대회에 나가서 한 선수를 위해 페이스 메이커 하는 식, 이게 과연 정당함일까?”라며 “이승훈 선수는 과연 정정당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ㆍ제안 홈페이지에는 이 밖에 ‘전명규 비리, 이승훈 금메달 박탈’, ‘빙상연맹 전명규 라인, 이승훈 김보름 등 스포츠 정신 어긋나는 사람 제대로 정리해주세요’, ‘빙상연맹과 전명규 감독 외, 수혜자 이승훈에 대한 적폐를 조사해주십시오’ 등 관련 청원이 줄지어 올라왔다. 앞서 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은 전명규 교수를 둘러싼 빙상연맹의 문제를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빙상연맹의 전명규(한국체대) 교수가 선수들에게 특혜를 줄 수도, 불이익을 줄 수도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로 소개됐다. 전현직 빙상 선수들은 전 교수에게 잘 못 보일시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전 교수 체제에서 가장 특혜를 본 사람 중 하나로 이승훈 선수가 꼽혀 눈길을 끌었다. 이승훈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에 또 하나의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정재원 선수가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 뒤 이승훈 선수가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따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의 이면에는 전 교수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4.09 20:05
스포츠일반

대한민국은 왜 김보름에게 분노하는가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에 출전한 김보름·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해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는 정부가 답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청원은 23일 현재 58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현재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9월 제기된 아동성폭행범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이다. 3개월에 걸쳐 61만명 5354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빙상연맹과 선수들에 대한 청원이 19일 저녁부터 시작됐고 마감까지 아직 3주 이상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 규모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국민 청원이 민심을 가늠하는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 사태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 만은 분명하다. 정준영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는 "조두순의 석방을 반대하는 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 배경이다. 이번 사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로 여기고 공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고강석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폭발적인 국민 청원은 '정치적 효능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본인들이 목격한 불의에 대해 온라인으로 모이다가 오프라인에서 응축돼 폭발했다. 본인들의 행동을 통해서 설정해둔 목적을 달성한 것을 지난해 '촛불시위'를 통해 느끼게 됐다"며 "'내가 뭔가를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이전에 비해 강해진 것이다. 또 공정과 정의에 대한 기준이 더욱 더 까다로워졌다. 최근의 '미투(me too) 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적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차별·불공정·부정부패...응축된 사회문제 폭발 김보름(25·강원도청)-박지우(20·한국체대)-노선영(29·콜핑)이 호흡을 맞춘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에서 7위에 그쳤다. 레이스 막판 노선영이 김보름·박지우와 간격이 크게 벌어진 채로 골인했다. 팀 추월에서는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팀 기록이 되는데, 앞선 두 선수가 노선영을 뒤에 두고 먼저 들어온 것이다. 급기야 ‘왕따 논란’으로 번졌다. 레이스를 마친 뒤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 태도도 논란이 됐다. 준결승 진출 실패를 노선영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번 사건을 스포츠에서 흔히 일어날 수도 있는 일로 치부하긴 어렵다. 우리 사회에 쌓인 차별·불공정·부정부패·갑질 등에 대한 분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 분노의 역린을 건드렸고, 겉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에서 일어난 일이라 확산 속도도 빨랐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사회적으로 볼 때도 낙오자, 즉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사실에 국민들이 화가 난 것 같다"며 "마치 노선영을 따돌리는 듯한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가 분노를 촉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선수가 힘을 합쳐 한 선수를 따돌린 것에 국민들이 분노를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왕따(bullying) 스캔들이 평창올림픽을 강타했다"고 평했고, 캐나다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정희준 교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행사에서 선수들이 나라망신을 시켰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18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이상화와 고다리아가 멋진 레이스를 펼친 뒤 서로를 위로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봤다. 다음날 이 선수들이 멋진 올림픽을 망쳐 놓은 것에 대한 괘씸함이 분노로 표출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노선영은 평창올림픽을 코 앞에 두고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노선영은 선수촌에서 퇴촌당한 뒤 "다시는 국가대표가 되지 않겠다. 빙상연맹이 날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훈련장이 달라 팀 추월 훈련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노선영은 출전 선수 가운데 2명이 불참하면서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 멋진 올림픽 망친 것에 대한 분노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에이스로 키우려고 하는 선수와 에이스를 보필하는 선수 사이에서 오는 균열에 대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며 "스타를 만들고 성적을 내서 메달을 따야 하는데, 그러려면 희생하는 선수가 나올 수밖에 없은 구조다. 이번 사건은 그것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교수는 "좁게 보면 빙상연맹이 과거부터 아마추어적인 모습들을 보였고, 그게 곪아 터져나왔다"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와도 연관이 된다. 공정성의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다. 부당하게 배제되고, 정당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는 점이 분노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보름과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레이스 막판 노선영이 뒤로 빠진 건 사전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선영은 인터뷰를 통해 "뒤로 처지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냐"고 재반박했다. 그의 말대로 노선영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 '버릇없는 여성' 선입견은 부당 정준영 교수는 "진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마녀사냥이 될 수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안은 빙상연맹에 뿌리깊은 불신이 배경이다.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택광 교수는 "협회나 체육행정에 대한 문제제기,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로 가야하는데 그저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몰고 가고 있다. 그저 인터뷰에서 보인 버릇없는 말투나 표정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선수 개인에 대해 분노가 쏠리는 것이 심히 부당하다. 김보름, 박지우가 남성이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버릇없는 여성'이라는 캐릭터의 선입견에 부합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서희진 건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시대가 바뀌었고, 1020 선수들의 인식도 과거하고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에게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심기에는 개인주의가 심화됐다"며 "다만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대표로서의 책임감은 확실히 있어야 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대회에 출전시키는 대한체육회에서 새로운 세대에 맞는 의식, 행동 양식을 가르치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금 많이 느슨한데, 촘촘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준 교수는 "평소 문제가 제기됐을 때 여론이 관심을 갖고 뒷받침해줬다면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2.24 09:48
스포츠일반

[평창]女 팀추월 7·8위전, '노선영 포함' 멤버 그대로 출격

'파문'의 중심이 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이 멤버 교체 없이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대한빙상연맹은 21일 순위결정전 시작 기간은 2시간 여 앞둔 시점에서 "팀추월 7·8위전에 준준결승에 나섰던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한다"고 했다. 김보름과 박지우 노선영이 대기한다. 경기가 끝난지 사흘째에도 논란은 뜨겁다. 대회 전부터 불거진 불화설이 심화된 형태로 경기력에 드러났다. 19일 열린 준준결승 얘기다. 대결승전까지 두 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노선영이 세 번째 자리로 이동하자 다른 두 선수는 스퍼트를 올렸다. 팀추월은 마지막으로 골인한 선수의 기록을 순위를 정한다. 앞서 가는 선수가 저항을 막아주는 동안 체력을 비축하고 그 역할을 바꿔가며 레이스를 펼치는 '팀' 겨기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은 팀워크가 보이지 않았다. 격차가 벌어졌고 결승선을 통과할 땐 노선영과 나머지 두 선수의 기록이 4초나 차이가 났다. 경기 뒤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 김보름은 조소 섞인 표정으로 "뒤에서 격차가 벌어지면서 아쉬운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선배이자 연장자를 지시대명사로 표현했다. 노선영은 눈물을 감추지 못한 채 처량한 모습을 보였다. 여론은 들끓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올림픽 정신'이 결여된 김보름과 박지우의 대표 선수 자격을 박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동의하는 이들이 50만 명이 넘는다. 이런 와중에 새로운 논란도 생겼다.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노선영의 기량을 탓하는 듯한 뉘앙스만 풍겼다. 백 감독의 주장을 노선영이 부인하고, 또 그 주장을 재차 부인하는 폭로전까지 나왔다.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일단 노선영은 경기 시작 시간 2시간 전부터 몸을 풀었다. 예비 선수인 박승희가 출전해도 규정 문제는 없지만 빙상연맹과 대표팀은 마지막 레이스에 같은 멤버를 내세우기로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8.02.21 19:33
스포츠일반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강릉에서 개최…'얼어붙은' 빙상계 녹일까

평창동계올림픽 경기가 개최될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오는 16~18일 2016 KB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가 열린다.평창올림픽 경기장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이번 대회에는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출전선수 숫자도 지난 2014년 12월 목동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4차 월드컵 때의 151명보다 50명 가량이 늘어난 200여명이 출전할 예정이다.전 세계에서 모여든 톱클래스 선수들이 1년 뒤 평창올림픽 경기가 진행될 경기장에서 펼칠 박진감 넘치는 경기만으로도 빙상 팬들에게는 이번 대회는 이번 겨울 놓치기 어려운 최고의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하지만 이번 대회가 기대되는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해 2월 태릉과 3월 목동에서 개최했던 2016 ISU 스피드 스프린트 선수권과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 다채로운 이벤트와 먹거리를 준비해 주말을 맞아 경기장을 방문한 빙상 팬들에게 경기관람의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다.이번 월드컵을 공동 주관하는 빙상연맹과 평창 조직위는 이번 대회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우선 대회 2일차인 17일 본선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개막식의 식전 행사로 인기 아이돌 그룹 ‘I.O.I’가 출연해 흥을 돋운다.2시간마다 진행되는 정빙시간에도 대회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전문 이벤트 MC가 전광판 댓글 이벤트, 퀴즈 이벤트, 좌석번호 경품추첨 등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아울러 경기장 내외부에서는 관람객들이 허기를 채울 수 있는 푸드트럭 등이 운영된다.서지영 기자 2016.12.10 11:40
스포츠일반

은퇴 이규혁의 쓴소리 “줄서기 잘못하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이규혁(37)이 공식 은퇴했다. 그의 퇴장이 더욱 돋보이는 건 한국 빙상에 대한 쓴소리를 남겼기 때문이다.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른 이규혁은 이날 자신의 자서전 '나는 아직도 금메달을 꿈꾼다(토트)'을 출간했다.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담과 지금의 그가 만들어진 과정 등을 자서전을 통해 솔직하게 털어놨다.이 책에서 이규혁은 빙상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빙상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아쉬워했다.이규혁은 “빙상연맹과 내가 마찰을 빚으면서 부모님도 수모를 겪었다. 지금 연맹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부모님에게는 까마득한 후배들이다. 내가 운동을 안 했다면 얼굴도 못 쳐다볼 만큼 대선배들인데, 나랑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우리 부모님을 너무 막 대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죄송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줄 서기 잘못하면 언제든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표본을 보여준 것 같아 후배들 볼 면목도 없다. 나랑 같은 대학을 나와야 내 후배고, 내가 교수로 있는 대학을 나와야 내 제자라는 식의 이상한 파벌을 나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규혁은 잘못된 편 가르기가 이제는 더이상 발목을 잡아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얇은 선수층에서 어떻게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식으로 편 가르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출신학교 따져서 유리한 조건을 주고 왜곡된 평가기준을 갖다 댈 만큼 느긋하지가 않다. 모든 선수에게 고르게 기회를 줘서 서로 정당하게 경쟁을 하게 해야 한다. 이 와중에 한두 명이 잘못된 생각으로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정말이지 자기 밥그릇 자기가 엎는 꼴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해 소치겨울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에 오른 안현수(빅토르 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선수로 올림픽에 못 나간 건 선발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할 말이 없지만, 2006년 토리노올림픽 이후 현수는 지원을 못 받았다. 지원을 해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를 내쫓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이규혁은 은퇴식에서 "올림픽 금메달이 전부인 줄 알고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오히려 올림픽 메달 없이 은퇴해서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메달을 가졌으면 지금의 감사함을 몰랐을 것이다"면서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노력하면서 살 것이다. 그동안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지면 빠른 시일 내에 대표팀 지도자를 맡고 싶다"면서 "국가대표를 오래 했기 때문에 지금 이 느낌이 살아있을 때 후배들에게 가능한 많은 걸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들이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4.04.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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