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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수많은 복덩이들과 함께 했던 마법사 듀오, LG서 "천·金 같은 기회" 잡는다 [IS 피플]

"트레이드는 기회다."지난 2021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KT 위즈로 이적해 온 오윤석은 당시의 트레이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엔 트레이드로 이적하는 게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구나' 식의 좋은 이미지로 바뀌었다. (트레이드 당시) 나도 마찬가지 생각이었다"라며 "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경우가 많고, 새로운 팀에 가면 내 자신을 또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확실히 된다"라며 원동력을 설명했다. KT엔 트레이드 복덩이 이적생들이 많다. 오윤석 역시 고령화 내야진의 선수층을 살찌운 '슈퍼 백업'으로서 2021년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 일원이 됐다. 비슷한 시기에 롯데에서 온 투수 박시영은 필승조, 내야수 신본기와 포수 김준태도 백업 멤버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LG 트윈스에서 온 장준원도 내야 준주전급으로 맹활약 중이고, 투수 이채호도 트레이드 이적 첫 해인 2022년 필승조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이적 후 85경기에 나와 타율 0.278(212타수 59안타) 3홈런 17타점 28득점으로 맹활약, 야수들 줄부상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가을야구(정규시즌 2위)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필승조 김민을 내주고 SSG로부터 받은 왼손 선발 오원석은 팀내 다승 1위(8승)로 맹활약하며 팀의 선발야구를 이끌고 있다.또 올해 박세진을 주고 타선 강화를 위해 받은 이정훈까지 17경기 타율 0.333(51타수 17안타)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이렇게 많은 복덩이 이적생들을 옆에서 지켜본 선수들이, 이젠 자신이 '복덩이'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KT에서 뛰었던 내야수 천성호와 포수 김준태가 지난 25일 LG 트윈스와의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임준형과 유니폼을 맞바꿨다. 김준태는 2021년 이후 두 번째, 천성호는 프로 첫 트레이드였다. 천성호는 올해 1군에서 31경기 81타석만 소화해 타율 0.209를 기록했고, 김준태는 올해 1군 기록이 아예 없다. 손가락 부상으로 즉시 전력 투입이 힘들다. 성적을 봤을 땐 즉시전력감이라고는 어려운 선수들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트레이드로 인한 '분위기 전환'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두 선수에겐 천금과 같은 기회다. KT에서 못 받았던 기회가 올 것이다"라며 "(지난해 트레이드로 이적한) 손호영의 경우도 롯데에 가서 완전 다른 타자가 됐고, 박병호(2011년 LG→넥센)도 마찬가지다"라면서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이적생들의 성공을 옆에서 지켜 본 이들이다. KT 복덩이들의 사례를 거울 삼아, 이젠 자신들이 '복덩이'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윤승재 기자 2025.06.26 14:31
프로야구

'좌완 없다면서' 왼손 내주고 왼손 받는 KT의 요상한 트레이드, 그런데 잘 나가네? [IS 포커스]

KT 위즈는 올해 트레이드를 두 번이나 단행했다. 지난 2일 왼손 투수 박세진을 롯데 자이언츠에 내주고 타자 이정훈을 품었고, 지난 25일엔 내야수 천성호와 포수 김준태를 LG 트윈스에 주고 왼손 투수 임준형을 받았다. 지난해 말 단행한 SSG 랜더스와의 트레이드까지 합하면 올 시즌만 벌써 세 번째다. 당시 KT는 오른손 필승조 김민을 SSG 랜더스에 내주고 왼손 선발 자원 오원석을 영입했다. 세 번의 트레이드 공통점은 바로 '왼손 투수'가 껴있다는 점이다. '왼손 투수'는 수년간 KT의 골머리를 앓게 한 고질병이었다. 2022년 중반부터 지난해까지 뛴 웨스 벤자민이 팀 내 유일한 왼손 투수였다. 2021년 통합 우승 당시 필승조였던 좌완 조현우도 2022년 이후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 은퇴했다. 이후 KT는 좌완 기근에 시달리며 이강철 KT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그렇기에 '왼손' 투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우완 일색이었던 선발진에 옵션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KT는 올해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고, 좌완 선발 오원석을 품었다. 하지만 왼손 불펜 보강은 없었다. 2023시즌 후 2차 드래프트나 2024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도 준척급 왼손 자원들이 나왔지만 KT는 움직이지 않았다. "육성에 올인하겠다"라며 기존 자원으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성을 외친 왼손 투수들은 대부분 팀을 떠났다. 트레이드로 떠나보낸 왼손 투수가 많다. 최근 3년 사이 정성곤(2022년 당시 SSG)과 심재민(2023년 롯데) 박세진(2025년 롯데)까지 세 명이나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떠나보냈다. 심재민이 2014시즌 우선 지명, 정성곤이 2015시즌 2차 2라운더, 박세진이 2016시즌 1라운더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던 상위 라운더를 줄줄이 보내며 트레이드를 진행해왔다. 그러면서 KT는 수년간 '좌완 기근'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즌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일 뿐, 세 트레이드 모두 KT로선 성공적이었다. 팀에 절실한 왼손 투수를 모두 내줬지만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선수층을 살찌웠다. 이들은 주전급 활약으로 팀의 가려운 데를 적절하게 긁어주기까지 했다. 정성곤을 내주고 받은 사이드암 투수 이채호는 2022년 38경기 5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2.95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허리를 책임졌다. 2023년 심재민의 트레이드 반대급부로 받은 이호연도 맹활약했다. 이적 후 85경기에 나와 타율 0.278(212타수 59안타) 3홈런 17타점 28득점으로 맹활약, 야수들 줄부상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가을야구(정규시즌 2위)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이강철 감독도 당시 "이호연의 영입으로 팀 분위기가 바뀌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박세진을 주고 타선 강화를 위해 받은 이정훈까지 17경기 타율 0.333(51타수 17안타)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세 선수 모두 올해에도 좋은 백업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과감한 트레이드였다. 수년간 고민에 빠뜨릴 정도로 중요한 선수들을, 원하는 포지션의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과감하게 내줬다. 이후 다른 포지션 선수의 적절한 트레이드 제안이 들어왔을 때, KT는 그동안 필요했던 왼손 카드를 요구하며 고민을 지웠다. 그렇게 트레이드 돼 온 오원석은 팀내 다승 1위(8승)로 맹활약하며 팀의 선발야구를 이끌고 있다. 올 시즌 5경기 ERA 1.93으로 활약한 임준형에 대한 기대도 크다. 팀에 절실한 왼손 투수를 주고 간절한 왼손 투수를 받는다. KT가 과감하고 적절한 트레이드를 통해 수년간 괴롭혔던 왼손 기근과 선수층 강화 고민을 조금씩 해결해 가고 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6.26 08:01
프로야구

'지는 법을 몰라' 20년 만의 9연승, 문동주 믿은 '뚝심'이 경기를 가져왔다

도대체 지는 법을 모른다. 한화 이글스가 기어이 9연승을 채우며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따놓은' 승리가 아니었다. 승부처에서 한화 벤치의 승부수가 신들린 것처럼 통한 덕분이었다.한화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10-6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서 한화는 지난달 26일 KT 위즈전부터 9연승을 거뒀다. 2005년 6월 4일부터 14일까지 기록했던 뒤 20년 만의 일이다.지난 주말 공동 1위에 올랐던 한화는 이로서 같은 날 패한 LG 트윈스마저 제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한화가 정규시즌 30경기 이상 치란 시점에서 단독 1위에 오른 건 2007년 6월 2일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기록지만 보면 한화의 '낙승'처럼 보인다. 한화는 타선이 10득점을 뽑았고, 선발 투수 문동주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불펜진에선 2년 차 김승일이 아웃 카운트 없이 4실점하긴 했으나 나머지 네 투수는 무실점 호투했다.하지만 승리는 순간 순간 한화 벤치의 결단이 쌓인 결과였다. 선발 문동주는 시작부터 흔들렸다. 앞선 KIA 타이거즈전에서 우천 순연으로 등판이 취소된 문동주는 이날 열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긴 휴식일에 밸런스가 다소 흐트러졌다. 1회부터 3연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고, 투구 수도 21구에 달했다. 2회 역시 3연속 출루를 내줘 1사 만루를 맞고 결국 희생 플라이로 실점했다. 2회까지 투구 수는 52구. 도저히 긴 이닝 투구가 불가능해보였다.타선이 점수를 내준 후에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4회 초엔 안타와 볼넷을 내줬다. 5회까지 88구. 2점 차 리드를 점했던 상황에서 필승조를 가동할 법했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 코치의 결론은 문동주였다. 6회에도 문동주를 올렸는데, 그가 시작부터 흔들렸다. 선두 타자 김재성에게 사구를 내줬고, 이재현에겐 볼넷을 허용했다. 주자가 쌓이고, 안주형에게도 초구 볼을 던졌다. 양상문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으나 교체는 없었다. 이후 문동주는 3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직구 구속은 144㎞/h까지 떨어졌다.김 감독과 양 코치는 더그아웃에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지만, 6회가 끝날 때까지 교체는 없었다. 그리고 문동주가 이겨냈다. 그는 101구째 바깥쪽 낮은 직구로 안주형에게 헛스윙 삼진을 뺏었고, 최재훈의 도루 저지로 아웃 카운트 하나를 벌었다. 이어 김태근에게도 헛스윙 삼진으로 결국 6이닝을 자력으로 채웠다. 문동주가 6이닝을 소화한 의미는 작지 않았다. 한화는 최근 23경기에서 20승 3패를 거두면서 선발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유일한 2점대 팀이다. 문제는 불펜진이다. 마무리 김서현, 셋업맨 한승혁과 박상원이 호투 중이지만 이들을 도와 한 이닝을 온전히 책임질 투수가 적다. 신인 정우주가 좋은 구위로 힘을 보태지만 아직 기복이 크고 직구 의존도가 높다. 연승이 길어지면 필승조가 자주 나와야 하니 부담이 커진다.타선이 득점 지원을 더해야만 쉴 수 있는데, 한화 타선은 득점이 많지 않았다. 23경기 기준으로는 121득점으로 1위였으나 9연승 기간으로 한정하면 36득점으로 공동 9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조차 7일 경기 10득점 덕분에 '부풀려진' 숫자였다. 문동주가 이닝을 먹으면서 필승조 부담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한화 벤치는 이후에도 필승조 기용을 최소화했다. 필승조 외 투수들을 나눠 쓰면서 이닝을 막았다. 조동욱을 먼저 올린 후 흔들리자 곧바로 김종수를 썼고, 김범수가 좋은 페이스를 보이자 1과 3분의 2이닝으로 길게 기용했다. 도중에 점수 차가 커지면서 김승일을 올렸다가 실패(4실점)해 마무리 김서현을 소진했지만, 중간 필승조 2명에겐 완전 휴식을 안기는 데 성공했다.김경문 감독은 시즌 초부터 '장기 레이스'를 강조했다. "치고 나갈 때가 올 것"이라며 연패를 끊겠다는 이유로 접전에서 필승조 남용을 경계했다. 7일 경기에서 보여준 뚝심도 결국 그 연장선상이다.7일 경기를 승부수로 버텨냈지만 여전히 한화 불펜진은 위태롭다. 8일 기준 등판 경기 수에서 김서현과 한승혁이 21경기(공동 3위), 박상원이 19경기(공동 11위)를 기록 중이다. 자주 이기는 만큼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 불펜 뎁스를 늘리거나 연승을 끝내지 않고서는 관리가 어려운데, 김경문 감독은 뚝심의 '선발야구'로 버티기를 시도 중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08 09:32
메이저리그

"레그 킥마다 달려들었다" 1961년 이후 MLB 첫 한 이닝 6도루 나왔다

밀워키 브루어스가 '발야구'로 애슬레틱스를 무너트렸다. 밀워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서 한 이닝 6도루 포함, 총 9개의 도루에 성공하며 14-1 대승을 거뒀다.1회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밀워키는 선두타자 우전 안타로 출루한 브라이스 투랑이 1회에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는 등 도루 2개, 여기에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윌리엄 콘트레라스·리스 호스킨스·살 프렐릭도 각각 도루 1개씩을 추가하며 애슬레틱스 배터리의 혼을 뺐다. 상대 실책과 호스킨스의 적시타 등을 묶은 밀워키는 1회 4점을 뽑았다. 밀워키의 '발야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회 투랑·3회 프렐릭·4회 케일럽 더빈이 도루에 성공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밀워키가 9개를 도루로 33년 동안 이어 온 팀 한 경기 최다 도루 기록을 경신했다'며 '1961년 메이저리그(MLB) 확장 시대 이후 한 팀이 한 이닝(종전 최다 5개)에 그렇게 많은 베이스를 훔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조명했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인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1961년 이후 한 이닝에 5개의 도루를 기록한 건 총 13번. 2016년 4월 20일 신시내티 레즈가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달성(2회 말)한 게 가장 최근. 밀워키 구단 기록은 1992년 8월 3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해낸 8개가 최다였다.마크 캇세이 애슬레틱스 감독은 "밀워키 타자들이 (선발 투수인) 스프링스의 레그 킥을 정말 잘 읽었다. 높은 레그 킥할 때마다 달려들었다"라고 말했다. 투구 동작이 큰 스프링스의 스타일을 간파한 밀워키 타자들이 작정한 듯 도루를 시도한 것. 상대 발야구에 당황한 것일까. 애슬레틱스 선수들은 실책 4개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모든 팀이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도루를 시도하면) 우리도 흔들릴 수 있다. 다른 팀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했다면 우리도 똑같이 느꼈을 거"라고 말했다. 한편 밀워키는 21일 기준으로 MLB 전체 1위인 33개의 팀 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223개)에 이은 전체 2위(217개)로 두각을 나타냈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달린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21 09:18
프로야구

"포수 신경 안 썼다" 양의지 흔든 도루x5...'4안타 2도루' 문현빈 "연승 보탬 돼 기뻐" [IS 스타]

"포수는 신경 쓰지 않았다. 투수 습관을 열심히 분석했다. 팀 연승으로 이어가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문현빈(21·한화 이글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문현빈이 살아난 타격감, 적극적 주루, 전력 질주하는 투지로 한화의 연승을 책임졌다.문현빈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 2도루를 기록해 팀의 7-2 대승을 이끌었다.무엇보다도 승부처인 6회 빅 이닝을 끄는 주인공이 됐다. 한화 타선은 5회까지 두산 선발 잭 로그에게 꽁꽁 묶였다. 까다로운 투구 폼의 로그는 좌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투심과 달아나는 스위퍼, 횡변화하는 두 구종을 바탕으로 한화 타자들을 잡아냈다.까다로운 상대였지만 한화 좌타자들이 6회 그를 무너뜨렸다. 1사 후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안타를 쳤고, 이어 문현빈이 연속 안타로 1·3루 밥상을 차렸다. 1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한화와 두산 경기. 한화 문현빈이 6회 1사 1,3루 노시환 타석때 더블 스틸 시도 2루 도루 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이때부터 한화의 발야구가 시작됐다. 두 주자는 노시환의 적시타를 기다리지 않았다. 문현빈이 2루로 내달리자 포수 양의지가 저격을 시도했다. 함정이었다. 문현빈이 산 건 물론 3루 주자였던 플로리얼까지 안전하게 홈으로 쇄도했다. 베테랑 양의지답지 않은 판단이었다.예상 밖 일격을 당하자 두산 배터리가 흔들렸다. 로그는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줬고, 문현빈은 후속 채은성 타석 때 3루 도루까지 연달아 성공했다. 2루가 비자 이번엔 1루 주자 노시환까지 베이스를 훔쳤다. 말 그대로 '멘털붕괴'가 일어날 상황. 한화는 김태연이 당황한 로그에게 적시타를 쳐 2타점을 더했다. 장타가 아닌 단타와 볼넷, 발로 만든 3점이었다.한화는 이후 2사 1·3루 상황 때 대주자 이원석까지 2루를 훔쳤고, 이는 다시 단타로 2타점을 수확하는 시발점이 됐다. 한 이닝 5도루. 1990년 6월 6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LG 트윈스가 해태(KIA의 전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달성한 이후 35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빅 이닝을 만든 건 단연 안타와 2도루를 기록한 문현빈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더블 스틸 상황에 대해 "사인이 나긴 했다. 별개로 김재걸 코치님께서 상황만 맞다면 도루해도 좋다고 준비하라 하셔서 대비하고 있었는데 사인이 나 바로 뛰었다"고 했다. 베테랑 포수 양의지가 있어도 주눅들지 않았다. 문현빈은 "포수는 신경 쓰지 않았고, 계속 투수의 습관, 타이밍을 분석해왔다. 분석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고 했다. 주루뿐 아니라 방망이도 화끈했다. 문현빈은 첫 타석에서도 까다로운 로그의 바깥쪽 커터를 공략해 팀의 첫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7회 때는 2루수 앞 타구를 친 후 전력으로 뛰어 내야 안타를 얻어냈다. 후속 타자 노시환이 짧은 안타를 쳤을 때는 또 전력으로 달려 3루 진루를 해냈다. 그가 얻은 한 베이스는 폭투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어 9회 마지막 타석 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로 장타력까지 증명했다.문현빈은 오직 팀 연승으로 이어졌다는 데 만족감을 전했다. 그는 "계속 팀 연승을 목표로 삼고 뛰었다"며 "팀 연승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고, 거기에 내가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그는 중심 타순 출전에 대해서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타선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 계속해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11 01:11
프로야구

달감독 1번 고민, 김태연이 푸나 "20도루도 마음만 먹으면 돼" [IS 피플]

1번 타자를 고민하던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 막판 유력 후보를 찾았다. 공격력을 갖춘 김태연(28)이다.김태연은 지난 16일과 17일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득점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17일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선 공식전 첫 홈런도 쏘아 올렸다.최근 페이스만 보면 김태연이 개막전 1번 타자로 나설 유력 후보다. 1번은 김경문 한화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한화는 지난해 1번 타자 OPS(출루율+장타율)가 0.734에 그쳤다.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 기록이 155타석(최인호)일 정도로 확실한 리드오프를 찾지 못했다.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심우준을 1번 타자로 기용할 뜻을 드러냈다. 심우준은 통산 156도루를 기록할 만큼 발이 빠르지만, 지난해 OPS가 0.680에 불과했다. 결국 김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이진영을 1번 타자로 자주 내보냈지만, 타율이 0.158에 그쳤다. 김태연은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타수 3안타 2볼넷을 기록하는 등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0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도 타율 0.291 12홈런 OPS 0.799로 활약했다. 게다가 특히 지난해 1번 타자로 83타석에 나서 타율 0.338 5홈런 OPS 0.987을 기록할 만큼 장타력도 갖췄다.김태연은 "1번 타자라고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담되는 것도 없다. 그냥 '1번'인 타자"라며 "경기에 나갈 기회이니 꼭 잡고 싶다. 다른 선수들과 주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1번 타자를) 정해놓진 않겠다. 시즌 초반은 컨디션 좋은 선수, 상대 팀 투수에게 강한 선수가 먼저 나간다"고 했다. '1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김태연이 개선해야 하는 부문이 도루다. 김태연은 통산 도루 수가 18개(실패 9개)에 불과하다.하지만 김태연은 '발야구'도 자신했다. 김태연은 "20도루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받자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올해) 그 마음을 먹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그는 "16일 NC전에서는 (사인 없이) 도루해서 성공했다. 김재걸 주루 코치님이 투수의 습관을 알려주시고, 도루를 시도해 보라고 하셨다. 그 (투구) 습관이 보여 과감히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목표를 결과(성적)로 잡고 있진 않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하루하루 이기고자 한다면 좋은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2025.03.20 07:28
프로야구

'문동주 빈자리'→이상규로 푼다, 달감독 '1번 심우준' 믿음 그대로? "내가 생각한 선수, 잘 해내겠죠"

"내가 생각한 선수가 잘 해낼 거라고 본다. 믿고 한 번 맡겨보려 한다."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뚝심이 다시 한 번 발동됐다. 자리는 1번 타자. 대상은 심우준(30)이다.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선수단은 지난 4일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시즌 중 부임한 김 감독에게는 한화에서 첫 캠프고, 올해는 처음 치르는 풀시즌이다.지난해 8위로 마친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 숙제와 마주했다. 이를 풀기 위해 자유계약선수(FA)로 엄상백과 심우준을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코디 폰세를 영입했다. 이후 스프링캠프 동안 선수들을 담금질하며 옥석을 가렸다. 푼 숙제도 있지만, 남은 숙제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4일 귀국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시점에서 감독들이 다 조그마한 고민들은 다 있을 것이다. 우선 5선발 자리는 문동주가 돌아올 때까지 이상규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2023년 신인왕을 수상했던 문동주는 지난해 9월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끼고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겨울 내내 재활에 매진했고, 회복은 마쳤으나 몸을 만드는 페이스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늦다. 이제 막 불펜에서 훈련 투구를 한 차례(25구)를 소화했을 뿐이다. 한화는 문동주의 선발 복귀를 조금 늦추고, 그자리를 오른손 투수 이상규로 단기 대체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문동주를 불펜으로 쓰기로 결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잠시 논란도 빚었다.이에 김경문 감독은 귀국하자마자 "문동주는 선발"로 단언했다. 김 감독은 4월 중 복귀가 가능할 수도 있다며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정도 훈련 투구를 마치면 그를 1이닝부터 시작해 이닝을 늘려가면서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다. 남은 숙제가 또 하나 있다. 1번 타자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1번 타자 후보로 심우준을 낙점했다.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KBO리그에 발야구 트렌드를 도입했던 김 감독은 여전히 빠른 타자들의 장점을 선호한다. 심우준은 2020년 35도루도 기록해 본 준족이다.문제는 공격력이다. 심우준은 통산 타율이 0.254, 출루율(0.303)과 장타율(0.336) 모두 빼어나지 않은 타자다. 1번 타자로서 공격력이 부족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크게 눈에 띄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원석, 이진영, 안치홍 등도 1번 타자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심우준에게 믿음을 주고 시범경기에 돌입해보려는 모양새다. 김 감독은 "5선발 외엔 큰 고민은 없다. 1번 타자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선수가 잘 해낼 것이다. 믿고 한 번 맡겨보려 한다"고 격려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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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야구 원조' 이종욱 코치, 삼성에 새 둥지 "베이스러닝, 외야 타구 판단 능력 향상 위해" [공식발표]

삼성 라이온즈가 이종욱 전 NC 다이노스 주루 코치를 영입했다. 삼성은 5일 오후 "이종욱 코치를 2025시즌 1군 작전·외야 코치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계약기간 1년에 연봉 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삼성 구단은 "이번 계약을 통해 선수단의 공격적인 베이스러닝 및 외야수의 타구 판단 능력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종욱 코치는 선수 시절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능력, 탄탄한 중견수 수비로 이름을 알렸다. 2000년대 후반 두산 베어스의 '발야구' 선봉장으로 활약했던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국가대표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2014년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 2018년 은퇴할 때까지 주전 외야수로 맹활약했다. 은퇴 뒤엔 NC 다이노스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19년부터는 1군에서 주루코치로 활약하며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종욱 코치는 2024시즌 종료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팀에서 나온 뒤 삼성의 부름을 받고 대구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한편, 이종욱 코치는 6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마무리 캠프에 합류,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4.11.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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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없어서 어떡해' 레예스가 걱정 지웠다, 6⅔이닝 1자책 LG 타선 '압도' [PO1]

삼성 라이온즈 선발 데니 레예스가 LG 트윈스 타선을 압도했다. 레예스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2볼넷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 삼성은 LG의 '작전 야구'와 '발야구'를 경계했다. 출루만 하면 주루 플레이로 배터리를 흔드는 LG 타자들을 경계했다. 하지만 레예스의 호투 덕분에 삼성은 5회까지 LG의 작전 야구를 걱정할 일이 전혀 없었다. 레예스는 1회 다소 고전했다. 2아웃까지 잘 만들어냈으나 오스틴 딘, 김현수에게 볼넷 2개를 연달아 내주며 주자를 쌓았다. 하지만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숨을 골랐다. 1득점 타선의 지원을 받은 레예스는 2회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박동원과 9구, 박해민과 8구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고전했지만 출루는 없었다. 안정을 찾은 레예스는 3회도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4회 말은 다소 편한 상태서 마운드에 올랐다. 구자욱의 3점 홈런으로 4점 차 리드를 안고 투구에 나섰다. 레예스는 오스틴과 김현수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호투했다. 특히 오스틴의 강한 타구를 유격수 이재현이 호수비로 낚아 채면서 레예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하지만 오지환에게 던진 실투 하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슬라이더가 다소 가운데로 몰렸고, 우월 홈런으로 이어지면서 실점했다. 레예스는 문보경을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했다. 이후 김영웅이 4회 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주면서 다시 점수 차는 4점으로 늘어났다. 5회 마운드에 오른 레예스는 박동원과 박해민, 문성주 하위 타자 3명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선발 역할을 다 했다. 6회 1사 후 신민재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레예스는 1사 후 문보경에게 빗맞은 안타를 내준 뒤, 2사 후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으며 1, 3루 위기를 맞았다. 레예스는 여기까지였다. 송은범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송은범이 투수 강습 내야 안타를 내주고 강판된 뒤, 좌완 이승현이 1루수 앞 땅볼을 잘 유도하며 이닝이 끝나는 듯 했지만 1루수 디아즈가 공을 흘리면서 2명의 주자를 불러 들였다. 레예스의 자책점은 없었지만 실점이 3점으로 늘어났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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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외야수 완벽 전향에 경험도 쌓였다, 김지찬 "3년 전과는 다를 겁니다" [PO1]

"3년 전과는 다를 겁니다."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지찬은 팀의 젊은 선수들 중 몇 안 되는 '가을야구 경험자'다. 2021년 플레이오프 무대를 누볐다. 하지만 기간은 짧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리즈 자체가 짧았던 데다(3전2선승제), 2연패를 당하며 두산 베어스에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3년 뒤, 김지찬은 다시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도 PO에 직행했다. 하지만 3년 전과는 팀원도 자신의 상황도 다르다. 3년 전엔 아무것도 몰랐던 '가을야구 초년병'이었지만, 이번엔 다양한 경기 경험과 국제무대(아시안게임)까지 누빈 경험 많은 선수로 성장해 두 번째 가을야구에 임한다. 포지션도 달라졌다. 2021년엔 내야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꿔 그라운드를 누볐다. 포지션 전향 1년 차지만 김지찬의 수비 감각은 남달랐다. 빠른 발을 앞세워 어려운 타구를 여러 차례 포구하면서 이제는 어엿한 삼성의 핵심 외야수로 성장했다. 타격에서도 눈을 떴다. 올 시즌 김지찬은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 36타점, 102득점, 42도루, 출루율 0.405로 맹활약했다. 타율 3할·출루율 4할, 30도루를 모두 달성한 선수는 라이온즈 43년 역사상 장태수(1982년 타율 0.336, 출루율 0.454, 34도루)가 유일했는데, 김지찬이 이 어려운 걸 해냈다. 3년 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 김지찬은 가을야구 결과도 바꾸려 하고 있다. 13일 LG 트윈스와의 PO 1차전을 앞두고 김지찬은 "3년 전을 돌아보면 그땐 더 어리고 아무 것도 몰랐다. 지금은 경험이 많이 쌓였다고 생각한다"며 "긴장은 안 된다. 그저 공격이든 수비든, 주루든 정규시즌에 하던 대로 하자는 생각이다"라며 덤덤해 했다. 상대 LG는 '발야구'와 '작전 야구'의 팀이다. 하지만 김지찬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을 가지고 있다. 김지찬은 "LG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서 역시 가을야구는 변수가 많은 시리즈구나라는 걸 느꼈다"면서 "LG가 수비하기 정말 까다로운 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준비를 많이 잘했고, 나도 좀 더 집중해서 팀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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