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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개소세 혜택 곧 끝나는데…신차 안 나오고, 가격 오르고

신차 구매 고객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출고 대기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만간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인하 혜택까지 종료되기 때문이다. 개소세 감면 혜택이 사라질 경우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약 15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계약하고도 차를 못 받은 이들이 수두룩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개소세 인하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현대차가 영업 일선에 공유한 고객 인도 일정에 따르면 이달 신차 계약 시 출고 대기 기간은 전달보다 평균 1~2개월 길어졌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HEV)’는 지난달 11개월에서 이달 12개월로, ‘그랜저 HEV’는 8개월에서 9개월로 대기 기간이 늘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포터 EV’는 1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G80 EV’와 ‘GV60’은 각각 6개월,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기차 ‘EV6’의 경우 출고 기간이 전달 16개월에서 18개월까지 늘었다. ‘쏘렌토 HEV’와 ‘스포티지 HEV’ 역시 모두 18개월가량을 대기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출고 대기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각종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하이가 봉쇄되며 ‘와이어링 하니스(전선 뭉치)’ 부품 수급까지 차질이 생겼다. 문제는 신차 출고 적체가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신차를 기다리는 기간에 연식 변경이 발생하면서 추가 부담금을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2일 'K8'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63만 원 이상 올렸다. 최하위 트림(세부 모델)을 제외한 모든 트림에 전동식 파워 트렁크(버튼 조작으로 트렁크를 여닫는 기능), 뒷좌석 소음 차단 유리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2022년형 모델을 계약한 고객이 2023년형 모델로 계약을 변경할 경우 추가 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기아는 생산 시점에 고객에게 2023년 모델로 계약을 변경할지, 취소할지를 물어본 뒤 생산을 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모델은 생산을 서서히 멈추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소세 3.5% 인하 조치가 오는 6월 말로 종료되는 점 역시 소비자들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개소세 감면은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꺼내 든 카드다. 2018년 하반기부터 인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2019년 말까지는 기존 5%에서 30% 낮춘 3.5%가 유지되다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정부가 인하 폭을 70%까지 늘려 1.5%까지 낮췄다. 그해 하반기에는 30%로 다시 되돌리면서 지금의 3.5% 혜택이 유지되고 있다. 개소세 인하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최대 143만 원을 덜 내게 된다. 하지만 이는 오는 6월 말까지의 얘기다. 2022년형 K8을 구매한 고객이 2023년형으로 계약을 변경하고 7월 이후에 신차를 인도받을 경우, 개소세(최대 143만 원)를 물어야 한다. 여기에 연식변경에 따른 추가 부담금(최소 63만 원)을 더할 경우, 이 고객은 최대 200만 원의 추가 부담금을 떠안아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출고 지연 상황을 고려해 개소세 혜택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생산 지연된 '출고 대란' 문제를 왜 소비자들이 감수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개소세 인하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개소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시적인 개소세 인하가 끝나더라도 또 인하될 수 있다는 사회인식이 형성된다면 정상적인 소비행위가 일어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자동차의 취득에 대해 부가가치세 10%에 개소세까지 이중 과세되고 있어 세금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5.04 07:00
산업

계열분리 신고 LX 구본준, '반도체 갈증'도 해소할까

지난해 5월 닻을 올린 LX그룹 ‘구본준호’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홀로서기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LG그룹에서 온전한 계열분리를 위해 내부거래 비중은 줄이고, 신성장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격적 M&A, DDI 반도체 2위 기업 겨냥 LX그룹은 2일 본지와 통화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LG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1일 LG와의 인적 분할로 출범했던 LX그룹은 아직은 LG의 대기업집단 하에 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공정위에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일정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주관하는 것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출범 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구본준 회장은 삼성전자에 이어 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매그나칩은 DDI를 설계·생산하는 업체로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다. 본사와 생산시설은 국내에 있다. 매그나칩 인수전은 구 회장의 반도체 애정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1997~1998년 LG반도체 대표를 역임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 정부의 중재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반도체를 넘겨야 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집중을 위해 비메모리 부문인 매그나칩을 시장에 내놓았고, 현재 미국계 헤지펀드가 주인이다. 매그나칩 인수에 성공한다면 구본준 회장은 20여 년 만에 울며 겨자먹기로 넘겨야 했던 반도체 사업을 다시 품게 된다. LX그룹에서 LX세미콘이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구본준 회장은 반도체 설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X세미콘에 매주 1~2번씩 출근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또 LX세미콘의 매출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LX세미콘은 2021년 매출 1조8988억 원, 영업이익 36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 63%, 292%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품귀 현상에 힘입어 매출 5851억 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는 기술적인 진입이 어렵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LX그룹 내에서 LX세미콘의 성장성이 주목받으며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인수 금액이다. 미국 상장사의 경우 100% 지분 매입을 해야만 인수가 가능하다.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다면 1조 원 이상의 실탄이 필요하다. 지난해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14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에 인수를 시도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로 불발됐다. LX홀딩스 고위 관계자는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고 정치적 이유로 무산됐던 중국 사모펀드의 인수전과는 다른 상황이다. 100% 지분을 LX에서 다 매입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비중 낮추고 신성장 높이고…계열분리 ‘투 트랙’ 매그나칩의 경우 LX그룹이 그동안 추진했던 M&A 중 가장 큰 규모다. 1조 원 이상의 현금 확보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LX세미콘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그나칩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X판토스는 지난 3월 북미 지역 물류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이 아닌 트래픽스 지분 매입에 310억 원을 투자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포레스트 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를 통해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구본준 회장은 지난해 출범 이후 약 8000억 원을 투자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 한글라스(한국유리공업)를 5925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진출을 위해 포승그린파워도 950억 원에 매입했다. 지난 2월에는 에코앤로지스부산에 450억 원을 투자하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LX그룹의 공격적인 투자를 LG와의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내부거래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낮춰야 공정위로부터 계열분리를 최종 승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LX세미콘와 LX판토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70% 수준이다. LX홀딩스 관계자는 “신성장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투 트랙 전략으로 계열분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03 07:01
경제

우크라이나 사태에 한국차 ‘초비상’…수천억 피해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강력한 대러시아 경제 제재 방안을 내놓으면서 러시아 판매 위축은 물론, 생산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태 및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완성차, 원자재·부품 조달 등 악영향 불가피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기로 하는 등 대러 금융·무역제재 강화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자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자동차 관련 수출 비중이 40.6%에 달했기 때문이다. 당장 서방국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러시아 내 자동차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이후 서방 제재가 나온 당시에도 러시아 경제가 침체하면서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2년 293만대였던 러시아의 연간 자동차 판매는 크림반도 사태 이후 2016년 130만대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경우 러시아 현지의 내수 판매가 약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기아 20만5801대, 현대차 17만1811대를 판매해 현지 자동차 브랜드인 라다에 이어 2위, 3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3%와 11.2%다. 특히 현대차는 현지 공장(HMMR)에서 연간 25만대 가량을 생산한다. 제너럴모터스(GM)에서 인수한 연 10만대 수준의 공장도 올해 초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아의 리오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루블화 급락으로 인한 환 손실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현지 통화로 거래하기에 비교적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수출 품목의 경우 다른 기축 통화를 사용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더라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략물자 수출 통제에 따라 미국산 반도체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국산 자동차의 대러 수출 자체도 제한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손실이 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현지 부품 회사는 줄도산 우려 자동차 부품 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전체 수출액은 연간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로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큰 규모를 차지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부품 업체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장기화하면 최악의 경우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채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팔라듐, 백금 등 차량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원자재의 공급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부품 업체가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는데,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현지 공장 가동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물류난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생산 라인의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현대차는 현지 딜러들에게 차량 인도 역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협력업체를 통해 자동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쌍용차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사태와 반도체 등 원자재 공급난 때문에 생산 차질이 만성화된 상태”라며 "이번 사태가 이런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생산망을 구축해 놓은 국내 업체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과 우리 정부 지침에 맞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이어도 좌불안석 타이어 업계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당면한 과제는 산유국들의 전쟁으로 인한 중·장기 유가 상승이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3사에 따르면 이달부터 국내 타이어 공급 가격은 3~10% 인상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가격 조정이다. 타이어 제조 원가의 30%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가 차지한다.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최근 유가 급등으로 석유화학 공장에서 공급되는 합성고무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경제연구원, JP모건 등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사 충돌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면서 원자재 가격 반영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천연고무, 합성고무 가격이 인상되면서 타이어 3사의 제조원가 부담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며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더해 운송비도 오르면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데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교전 닷새 만에 협상에 나섰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는 데는 실패했다. 양측은 일단 다음 회담에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지만, 대규모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를 향하고 민간인 거주지역에도 포격이 이뤄지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는 강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정부에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대러시아 수출 제재로 피해를 보는 기업에 대해서는 유동성 지원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금 결제를 못 받을 경우 등에 대비해 수출 금융 지원이나 대출 상환 유예, 금리 인하 등 지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3.03 07:00
경제

현대차, 작년 매출 117조…'사상 최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도 선방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작년 연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 기준 매출액은 117조6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3.1% 늘어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액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의 105조7464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현대차의 매출액은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순이익도 5조6931억원으로 전년보다 195.8%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6조6789억원으로 전년보다 178.9%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2.3%)보다 2.4%포인트(p) 올랐다. 완성차 판매는 389만726대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다만 이는 지난해 초 밝힌 416만대 판매 목표와 지난해 3분기 이후 수정한 400만대 목표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 상황의 점진적인 개선과 반도체 부족 사태의 안정화가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약화, 업체 간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어려운 대외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주요 국가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 출시 등을 통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목표를 국내 73만2000대, 해외 359만1000대 등 총 432만3000대로 수립했다. 특히 친환경차의 경우 전년 목표 대비 32.8% 증가한 56만4000대, 전기차는 56.3% 증가한 22만대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통해 매출을 13~14% 늘리고 영업이익률도 5.5~6.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에 5조원을, 연구개발(R&D) 투자 3조6000억원, 전략투자 6000억원 등 최대 9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투자를 올해 확대할 계획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1.25 15:54
경제

반도체 부족 나비효과...수입차 연말 할인 사라져

평택항 수입차 야적장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품귀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수입차 브랜드의 연말 할인도 박해지고 있다. 통상 업계는 매년 연말 재고 소진을 위해 파격 할인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부족 여파로 재고 물량이 부족해 할인은커녕 '출고적체'에 해소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1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입차 인기 모델인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더는 구매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 모든 재고가 팔렸기 때문이다. 지금 계약할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 때문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생산량이 줄면서, 판매 재고가 평소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입차 업체들은 연말 할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재고가 없을뿐더러 할인 없이도 잘 팔리고 있어서다. 더욱이 재고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이달 프로모션을 기준으로 신차를 계약한 고객들이 6~12개월 후 신차를 받는 상황"이라며 "대기기간 중 프로모션 할인율이 축소될 경우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신뢰도 잃을 수 있다. 결국 연말 프로모션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수입차 업계의 할인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히려 차량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또 다른 수입차 딜러사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반도체 공급의 불확실성에 제조 원가마저 상승하고 있다"며 "생산 부족에 따른 할인 감소는 물론 차량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2.12 09:00
경제

"저무는 디젤차 시대"…신차도, 중고차도 거래 '뚝'

디젤차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 2015년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 사태 이후 줄어들던 디젤차 수요가 최근 요소수 사태로 더욱 쪼그라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앞다퉈 디젤차 단종과 함께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출시를 서두르면서 디젤차의 점유율 감소는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중고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디젤차를 찾는 이들이 줄면서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내려가는 모양새다. 안팔리는 디젤차 24일 자동차 조사기관인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1~10월) 국내 시장에 판매된 디젤차는 36만8593대로 전년 동기(49만7314대) 대비 25.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5만2326대로 전년보다 32.8% 늘었고, 전기차는 7만9883대로 101.7%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디젤차 판매량은 2만2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4853대)보다는 63.1%나 감소했다. 하이브리드(1만9182대)와 전기차(1만860대) 판매량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도 전년 대비 각각 43.3%, 169.3%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하면 디젤차 판매 감소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디젤차는 2010년 이후 ‘클린 디젤’이라는 구호 아래 수입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대폭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지난 2010년 2만3006대(25.40%)에 불과했던 디젤차 판매량은 2011년 3만6931대(35.16%)로 뛰며 처음 3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2012년에는 점유율 50.95%로 가솔린을 넘어선 후 2015년에는 68.85%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지난 2015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 이후 디젤차 판매는 꾸준히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배출가스 규제로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데다요소수 품귀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디젤차 종말은 정해진 수순이며, 요소수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 퇴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에 '재고떨이 식'으로 디젤차를 들여오고 있었는데 이번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며 "요소수 품귀 사태로 디젤차가 줄어드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찻값도 하락세 디젤차의 수난은 중고차 시장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거래가 크게 줄고 있다. AJ셀카가 이달 중고차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월 대비 중고 디젤차 전체 거래량은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찻값 역시 빠르게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달 중고차 시장의 대표 세단인 '그랜저 IG'와 '아반떼 AD' 디젤 모델은 전월 대비 시세가 각각 8%, 2% 감소했다.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디젤 모델 중 '더 뉴 쏘렌토' 11%, '싼타페 TM' 8%, '올 뉴 투싼' 10%로 하락세를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전기차 신차 누적 판매량은 7만10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는데, 이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서도 디젤 차량보다는 친환경 차량에 대한 거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전월 대비 전체 전기차 평균 시세는 14% 상승했고 거래량도 150% 늘어났다. 특히 국산 대표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7% 상승하며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친환경차 보급이 본격화된 가운데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 중심으로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개선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선호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중고 'LF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니로 하이브리드'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시세가 전월 대비 각각 0.49%, 4%, 13% 상승했다. 그랜저IG는 디젤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세 증감률이 대조를 이룬 것이 눈에 띈다. AJ셀카 관계자는 "국내 산업계가 요소수 대란과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까지 겪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도 디젤차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중단 잇달아…빈자리는 전기차 몫 각 제조업체에서도 디젤차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빈자리는 전기차가 채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GM은 2025년까지 전 세계에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향후 5년간 연구·개발에 270억 달러(약 31조9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30년부터 전 차종을 전기차로 출시하기로 했으며, 배터리 전기차 부문에만 400억 유로(약 54조7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신차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며, 2035년에는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볼보는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제네시스가 전동화의 선봉에 나선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 내놓을 계획이며, 2030년에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수소차만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현대차도 올해 초 디젤 엔진 신규 개발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으며, 디젤 엔진 생산도 점진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전동화 비중을 오는 2030년 30%, 2040년 80%까지 높일 계획이다. 유럽에선 2035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하고, 2040년에는 미국과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모든 차량의 전동화를 완료할 방침이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전기차 구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긴 주행거리와 첨단 기술을 탑재한 전기차가 계속 나오고 있고, 올해는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 국산 전기차가 연이어 출시되며 전기차에 대한 여론이 반전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환경오염 이슈로 디젤 엔진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요소수 대란으로 요소수 보충에 대한 번거로움까지 부각되면서 디젤 엔진 퇴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디젤차가 떠난 자리는 친환경차로 꼽히는 전기차의 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1.25 07:00
경제

반도체 품귀 장기화…자동차 업계 발 동동

국내 완성차 업계가 추석 전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며 실적 반등에 나섰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델타 변이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다시 심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오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 아산공장 또 가동중단…반도체 공급난 여파 1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의 영향으로 아산공장이 이날부터 17일까지 생산을 중단한다. 가동 재개 예상 시점은 추석 연휴 이후다. 현대차는 지난 9, 10일에도 아산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14일 반도체 부품이 재공급에 따라 생산을 재개했지만, 정상 가동 이틀 만에 다시 문을 닫게 됐다. 당시 발생한 생산 차질은 2000여 대로 추산된다. 현대차 공장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이유는 엔진 전자제어장치(ECU)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공급하는 말레이시아 기반 협력사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휴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당초 3분기 이후 반도체 공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공급난 장기화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 공장이 몰려 있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예상이 빗나갔다. 말레이시아에는 독일 인피니온, 스위스 ST마이크로 등 글로벌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공장이 모여 있다. 25개의 반도체 공급 업체가 있는 동남아 최대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지다. 다른 업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지난 7일 미국 조지아 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국내에서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의 월 생산량을 5000대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대부분의 차종에서 부품공급 차질이 발생하자 라인업을 유지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생산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쏘렌토의 미출고 물량은 4만여 대에 달한다. 중대형 SUV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부족이 겹치며 주문이 쌓이고 있다. 4만대의 출고 대기물량 중 3만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내연기관·가솔린 모델을 계약할 경우 출고까지 4개월 정도를 기다리지만,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한 소비자는 6개월을 대기해야 한다. 한국GM은 주력 차량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의 가동을 이달 들어 50%로 줄였다.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부평 2공장 역시 50%만 가동 중이다. 특히 한국GM의 경우 이미 상반기에만 반도체 품귀 문제로 8만대 이상의 생산 차질을 빚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영난을 겪는 쌍용차 역시 반도체 등의 부품 수급 제약으로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XM3의 유럽 수출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건 르노삼성차 역시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 반도체 부족으로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감산 릴레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자동차 토요타는 이달 일본 내 주요 공장의 가동을 2주 동안 중단했다. 닛산은 이미 25만 대 감산 계획을 발표했고, 혼다는 생산량 감축으로 판매량이 15만 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그동안 수익성이 높은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가까스로 생산을 이어갔지만, 최근 반도체 부족에 트럭과 SUV까지 감산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일에서 3분기 인도 물량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생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머스크 CEO는 "3분기 초 극심한 부품 수급 차질에 시달렸다. 이에 따라 분기 말 이례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역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우선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 차량을 제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달 전자제어 유닛(ECU)용 반도체 부족으로 나흘간 중국 상하이 공장 일부 라인 가동을 멈췄다.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 2세대 양산형 모델 출시는 오는 2023년으로 미뤘다. 반도체 품귀 장기화 우려 문제는 빠른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비대면 경제까지 확산하며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공급난이 중·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삼성전자·TSMC·인텔·U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앞다퉈 파운드리 증설에 나섰지만, 투자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병목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맞물려 최근 독일 뮌헨에서 'IAA 모빌리티 2021'에서 폭스바겐·다임러·BMW·포드의 경영진은 이구동성으로 ‘칩 부족 문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회장은 “중국 시장에서 칩 부족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시장점유율을 크게 잃었다”며 “칩 부족은 정말 큰 문제이며 중국 동료들이 반도체를 구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 회장은 “코로나가 진정된다고 해도 전반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군나르 헤르만 포드 유럽 총괄은 “칩 부족이 2024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언제 끝날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상황이 더 악화했다”며 “예컨대 내연기관차인 포드 포커스에는 약 300개의 칩이 들어가지만, 포드의 새 전기차는 최대 3000개의 칩을 쓴다”고 말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회장은 “이번 3분기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분기 바닥을 치고 4분기에 회복되길 바라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도 “최소 내년까지 반도체 공급이 빡빡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포드, 토요타 등 외국 완성차 업체들은 당초 계획보다 생산량을 대폭 줄이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을 낮춰잡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올해 약 850만대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자동차를 생산하는 선진국이 다시 자국 내 생산을 늘리는 등 앞다퉈 반도체 공급망을 점검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도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9.16 07:00
경제

최악 1분기 외국계 완성차 3사…2분기도 힘겨운 '보릿고개'

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했다. 앞으로도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생산 차질이 장기화 조짐을 보여서다. 업계는 2분기에도 중견 3사의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분기 판매 외환위기 이후 '최소'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109대로 작년 같은 기간(5만6550대)보다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 만에 최소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1분기(4만7045대)보다도 적다. 외국계 3사는 올해 들어 신모델 출시 소식이 없고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까지 작용해 연초부터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262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7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는 한국GM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만7353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1만9044대)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분기 1만3129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1만9988대)에 비해 34.3% 감소했다. 외국계 3사가 주춤한 사이 현대차·기아는 국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18만5413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 증가했다. 기아 역시 1분기 13만75대의 판매고를 기록, 11.4%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 안팎인 현대차와 기아는 미래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업체들과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섰지만,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유동성 위기 등이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신차에 반도체 부족 기름 부어 문제는 2분기 전망도 어둡다는 데 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생산 차질까지 겪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미 한국GM은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부평 1, 2공장 등 전 라인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한국GM은 제네럴모터스(GM) 결정에 따라 지난 2월부터 부평 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며 반도체 부족 상황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부품 수급 상황이 악화하며 GM 방침에 따라 1, 2공장 전체를 일주일간 멈춰 세우기로 결정했다. 부평 1공장에서는 쉐보레 인기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2공장에는 '말리부'와 '트랙스'가 생산되고 있다. 오는 26일 생산이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확보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 주 중 운영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쌍용차 역시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반도체 소자 부품수급 차질로 지난 8~16일 멈춰선 데 이어 오는 23일까지 다시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법정관리 개시에 따른 협력업체 부품 공급 중단이 가동중단의 배경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인한 협력업체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일주일간 휴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생산 재개 예정일은 오는 26일이지만 부품 수급 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반도체 품귀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하면서 부품 수급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수출 부진과 판매 부진으로 생산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하는 XM3의 유럽 출시가 본격화되면 르노삼성차도 반도체 품귀 영향을 피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마땅한 전기차 모델이 없는 점도 문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글로벌 본사의 전기차를 수입·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첫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회생절차 개시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타보면 다르다"…고객 체험 늘려 후발주자 3사는 내수 확대를 위해 부랴부랴 '고객 체험 이벤트'를 강화하고 나섰다. 쌍용차는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의 시승 행사를 진행한다. 시승 행사는 쌍용차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하면 된다. 쌍용차는 오는 30일까지 응모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7개 팀을 모집한다. 매주 9팀을 3차에 걸쳐 선정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3박 4일 시승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시승고객 전원에게는 주유권(3만원)도 제공한다. 이후 시승 후기를 작성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고객 중 우수 시승 후기를 선정해 경품을 증정한다. 르노삼성차는 전국 영업점에서 오는 26일까지 뉴 QM6 시승 이벤트를 진행한다. 시승 이벤트 참가 고객 중 총 200명의 시승 고객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캠핑 패키지 또는 소노벨 호텔&리조트 스위트 1박 숙박권이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이벤트 참가 후 뉴 QM6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별도의 추첨을 통해 12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텐트(2명) 및 4인 가족 기준 디너 바우처가 포함된 시그니엘 서울(한강뷰) 1박 숙박권(2명)을 선물한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옷도 직접 입어 보아야 나에게 잘 어울리는지를 알 수 있듯, 차량도 마찬가지"라며 "차량에 대한 체험 고객과 미체험 고객 간 호감도 간극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객 체험 이벤트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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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현대차 아산공장도 휴업 검토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 울산1공장이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조만간 휴업하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휴업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아산공장이 멈추면 그랜저 등의 인도 시점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차종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의 휴업을 결정한 바 있다. 나머지 공장의 특근도 중단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에 일부 차종의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고 반도체 기업의 공급능력이 자동차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 여파로 현대차의 '4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조짐"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4.06 14:35
경제

하루 만에 테슬라 1년 치…아이오닉5·EV6 사전계약 '돌풍'

현대차·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가 잇달아 사전 계약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두 차종 모두 전기차 시장의 경쟁자로 꼽히는 테슬라의 1년 치 판매량을 사전 계약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차 생산이 초기 단계로 생산 공정이 안정화되지 않은 데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2분기까지 극심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전기차 보조금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아이오닉5와 EV6 흥행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형제 테슬라 넘고 흥행 '쌍끌이'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인 EV6는 지난달 31일 온·오프라인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결과, 첫날 예약 대수가 2만1016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국내 시장 판매 목표(1만3000대)를 162% 초과한 기록이다.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승용 모델의 역대 최다 사전 계약 대수 기록을 넘어선 수치기도 하다. 직전 최고 기록은 SUV는 4세대 쏘렌토(1만8941대)와 승용 모델은 K8(1만8015대)였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시장의 최대 경쟁자인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량(1만1844대)도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EV6 모델별 사전 계약 비율은 스탠다드 10.3%, 롱 레인지 64.5%, GT-라인 20.6%, GT 4.6%로 롱 레인지와 GT-라인이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EV6 롱 레인지 모델은 77.4kWh 배터리가 장착, 1회 충전 시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방식으로 최대 450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델별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4000만원대 후반, 롱 레인지 5000만원대 중반, GT-Line 5000만원대 후반, GT 7000만원대 초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개별소비세 혜택(최대 300만원)과 구매보조금(1200만원, 서울시 기준)을 반영할 경우, 스탠다드는 3000만원대 중반, 롱 레인지는 3000만원대 후반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주일가량 앞서 사전 계약에 나선 현대차 아이오닉5의 기세도 무섭다.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영업점에서 진행한 사전계약 첫날 무려 2만3760대의 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준대형 세단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이 보유한 현대차 역대 최다 첫날 사전 계약 대수 1만7294대를 6466대 초과 달성한 수치로 국내 내연기관 및 전기차 모델을 통틀어 최다 기록이다. 이날 기준 누적 사전 계약 대수는 4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전 계약 대상인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의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5200만~5750만원이다.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모델 가격에 최대 300만원의 개소세 감면 혜택, 12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서울시 기준)을 반영할 경우 최저 37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대박 행진에도 못 웃는 현대차·기아 차세대 전기차의 흥행 돌풍에도 현대차그룹은 맘 편히 웃지 못하고 있다. 변수가 수두룩해서다. 먼저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텍사스 공장이 한파로 가동이 중단됐고 여기에 일본 현지 생산 공장에서도 불이 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절벽에 처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현대차그룹에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1공장을 오는 7일부터 일주일간 휴업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코나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한다. 이번 휴업 일주일 동안에만 약 1만2500대의 휴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이오닉5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더해 모터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전 계약 물량을 연내에 모두 공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EV6도 원활한 양산과 판매를 위해서는 반도체 재고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아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재고 상황을 협력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점검하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품 조달 차질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의 문제로 불거졌다"며 "코로나19 사태 속 차량용 반도체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전기차 보조금 역시 아이오닉5와 EV6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이오닉5와 EV6의 사전 계약 대수는 현재까지 약 6만대가 넘는다. 이는 올해 정부의 전기차 국고보조금 수혜 예상 대수인 7만5000여 대(5250억원)의 약 80%에 해당한다. 하지만 전년보다 빠른 전기차 보조금 소진이 예상되면서 전기차 구매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이 조급해하고 있다. 지난해 경우 9월쯤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된 바 있다. 국비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1000만원 이상 할인받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아직 보조금은 전기차 구매의 절대적 기준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일반인 대상 잔여 대수는 서울 1804대(71%), 부산 476대(70%)이다. 현대차·기아가 변수에 휩싸인 사이 테슬라는 빠르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올 1분기 보급형 전기차 '모델3'로만 3200대를 팔았다. 특히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확정된 지난달에만 3186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출시되지 않은 아이오닉5와 EV6를 제외하더라도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지난해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 아이오닉5와 EV6를 신청했더라도 순서가 늦다면 보조금 우려에 테슬라로 갈아타는 소비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을 둘러싼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민구 기자 an.minug@joongang.co.kr 2021.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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