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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로 날아오른 박지안 “2년 기다려..상상 속 훈련메이트=이강인” [IS인터뷰]

“2년을 기다렸죠.”배우 박지안은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세계관의 확장’(이하 ‘골때녀’)에 진심이다. 합류까지 2년을 기다린 것도, 멤버들 모두가 인정하는 엄청난 승부욕도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지니고 있던 그는 ‘골때녀’에서 핵심 멤버로 맹활약 중이다. 박지안은 최근 일간스포츠를 만나 “멤버들 모두가 정말 열심히, 치열히 연습한다. 예능이 아니라 다큐”라며 “이 진심이 잘 전달되는 것 같아서 기쁘고 항상 응원해주는 시청자들에게 언제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지안은 지난 5월 ‘골때녀’ 제2회 슈퍼컵 신입 선수로 합류했다. 본격적인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골때녀’가 처음인데, ‘골때녀’를 위해 풋살 동호회에 가입하여 2년의 시간을 기다린 박지안은 투입과 동시에 남다른 실력과 화려한 개인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위협적인 킥력과 뛰어난 볼 컨트롤 능력으로 곧바로 핵심 멤버로 등극했고, 이영표 감독은 “‘골때녀’의 수준을 올려줄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골때녀’는 방송 초기 우연히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처음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멤버들의 순수한 열정이 너무 좋았고, 여성들이 모여서 스포츠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선했어요. 저 또한 체육과 출신이다 보니까 ‘나도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곧바로 실행에 옮겼죠. 당시엔 소속사가 없었다 보니까 직접 SBS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제작진에 연락할 방법을 찾아봤는데 쉽지 않았어요. 그 이후에 소속사에 들어갔고, 처음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골때녀’라고 말할 정도로 꼭 출연하고 싶었죠.” 박지안은 어렸을 때부터 ‘골목대장’이라고 불리거나 학창 시절 회장을 도맡아 할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이었다. 이 같은 성격은 ‘골때녀’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필드를 뛰어다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너무 좋아했어요. 비슷한 나이대의 이강인 선수가 과거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을 당시 상상 속의 훈련 메이트였죠.(웃음) 운동하는 게 유일한 취미인데, 사실 승부욕이 너무 강하다 보니까 ‘골때녀’에서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니게 되더라고요. ‘골때녀’ 촬영을 즐겁게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이 악물고 출연하고 있다는 게 더 적확한 표현 같아요. 경기에서 패하기도 하지만, 제일 힘든 건 뭔가를 제대로 못하고 끝낸 것 같은 무력감을 느낄 때예요. 열심히 훈련한 게 필드에서 빛을 발했으면 하죠.” 박지안은 일주일의 3~4일, 하루 3시간씩 멤버들과 연습을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멤버들과 친분이 두터울 수밖에 없는데 자신의 넘치는 승부욕을 배우 정혜인이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제 담당 소방관이다. 수비를 하다가 상대 배우가 저를 제끼면 제 눈에서 불이 나는 걸 알아서 언니가 ‘괜찮아, 잘하고 있어’ 같은 말들을 해준다”며 웃었다. 그는 “워낙 오래된 팀이라서 기존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고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조심스러움이 있었는데 언니들이 모두 막내라고 예뻐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운동에 진심이지만, 박지안의 어렸을 때부터 꿈은 운동선수가 아닌 배우였다. 박지안은 지난 2018년 독립영화 ‘비잉미’로 데뷔한 후 독립영화 및 웹드라마에서 활동하다가 올해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에서 기자 역으로 출연하며 임팩트를 남겼다. 2021년에는 울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여고부 2위 한정민’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가치봄영화제 초정작으로 선정된 영화 ‘우리의 바다’에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그 외에도 영화 ‘동감’, ‘담쟁이’, ‘야구소녀’ 등의 작품에서 얼굴을 알렸다. “체육과에 진학했지만 어렸을 때 꿈에 너무 미련이 남더라고요. 나중에 도전조차 하지 않으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서 휴학을 했죠. 그때는 연기 학원도 다니지 않고 무작정 PPT에 저를 설명할 수 있는 내용들을 넣었어요. 프로필 사진도 없어서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도 넣었죠. 업계 관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웹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리면서 막무가내로 배우 일을 시작한 것 같아요. 운이 좋게도 독립영화 주연 제안이 왔고 ‘어떤 기회든 잡자’라는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그 마음은 여전히 같아요.” 박지안은 올해 이유미 주연의 독립영화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와 김고은과 노상현 주연의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이들 작품에서 주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배역은 아니지만, ‘골때녀’와는 다른 배우 박지안의 새 얼굴이 그려질 예정이다. 그는 “‘골때녀’에서도 그렇지만 항상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어떤 배역이든 기회가 온다면 ‘정말 후회 없이 준비하자’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8.05 06:05
연예일반

[줌인] 돌아온 강호동·이승기, 시작은 미비하지만 반등 기회 충분

방송인 강호동과 이승기가 8년 만에 예능으로 재회했다. SBS ‘강심장 리그’와 TV조선 ‘형제라면’을 통해서다. SBS ‘X맨’을 시작으로 KBS2 ‘1박 2일’, ‘강심장’, ‘신서유기’ 등을 통해 오랜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이 예능에서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 토크쇼 부활→쿡방 동반 출연지난 23일 ‘강심장 리그’가 많은 기대 속에 첫 방송됐다. ‘강심장 리그’는 국내 핫한 인물과 이야기를 소개하는 토크 대결 예능으로, 2006년 방영됐던 ‘강심장’에 이어 12년 만에 돌아온 후속 프로그램이다.1회에서는 반가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다. 강호동, 이승기 2MC를 필두로 개그우먼에서 기자로 돌아온 조정린, ‘슛돌이’ 지승준 등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강심장 리그’는 기존과는 다른 포맷으로 진행됐다. 레트로한 콘셉트는 유지하되 강호동 팀, 이승기 팀으로 각각 나뉘어 토크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두 사람은 첫 회부터 티키타카를 뽐내며 ‘최강 콤비’다운 활약을 펼쳤지만 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대가 다르긴 하지만 2009년 10월 방영됐던 ‘강심장’ 1회 16.6%와 비교하면 현저히 아쉬운 수치다. 22일에는 강호동, 이승기, 배인혁의 ‘형제라면’이 베일을 벗었다. 세 사람이 일본 유명 관광지에 라면 가게를 오픈해 라면에 익숙한 일본에 K라면의 맛을 알리는 리얼리티 예능이다. 1회는 2.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해외에서 식당을 여는 프로그램이 대세인 가운데, 강호동과 이승기 역시 ‘형제라면’을 통해 쿡방 예능에 도전하게 됐다.첫 방송에서는 일본에 라면 가게를 오픈한 세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육봉 선생’ 강호동은 아낌없이 라면을 끓였고, 이승기는 메뉴 선정은 물론 가격 협상까지 척척 해내며 활약했다. 막내 배인혁은 예능 새싹다운 면모를 드러내며 두 형과 환상의 시너지를 발산했다. 다음 회 예고편에서는 이어지는 손님 행렬에 만석이 예고된 상황. 과연 세 사람이 갑작스러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가 쏠린다. ◇ 2004년 시작된 인연, 8년만 예능서 재회강호동과 이승기의 인연은 2004년 ‘X맨’에서 시작됐다. 당시 진행자와 초대 손님으로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은 그 후 KBS 간판 예능 ‘1박 2일’(2007), ‘강심장’, ‘신서유기’(2015)를 통해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그중에서도 ‘강심장’은 두 사람에게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남았을 터다. 강호동, 이승기가 이끌어나가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시청률 20%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승기에게 ‘강심장’은 MC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2011년 강호동이 잠정 활동 중단을 한 뒤 이승기 단독 MC 체제로 변경됐기 때문. 이런 아쉬움 때문일까. 12년 만에 돌아온 ‘강심장 리그’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쏠린 건 당연한 일이다. ◇ 강호동·이승기 서로를 향한 믿음하지만 반등의 기회는 존재한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신서유기’를 통해서 이미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활동을 중단해왔던 강호동과 모범적인 이미지를 가진 이승기가 ‘신서유기’로 오랜만에 만났을 때 사람들은 우려 반 기대 반을 표했다. 강호동 외에도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은 이수근, 이혼 이슈가 있던 은지원이 출연했기 때문이다.그런 우려 때문인지 ‘신서유기’는 공중파나 종편 방송이 아닌 네이버TV를 통해 공개됐다. 그러나 영상이 네이버TV에 공개되자 예상외의 반응이 일어났다. 초창기 ‘1박 2일’ 감성을 그리워했던 시청자들부터 이들의 조합을 다시 한번 보고자 했던 시청자들이 하나, 둘 모여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것. 이후 ‘신서유기’는 인기에 힘입어 시즌제로 편성됐고, 시즌8까지 제작되며 tvN 대표 예능으로 자리잡게 됐다.당시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는 프로그램 탄생 배경에 대해 “아이디어를 낸 것은 이승기였다. ‘우리끼리 한 번 놀러 가자’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만 보기 아까우니까 찍어서 인터넷 방송용으로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과거 이승기가 강호동에게 손을 내밀었다면 현재는 반대의 상황이 됐다. 전 소속사와의 갈등, 결혼 문제 등으로 힘들어했던 이승기를 다시 방송으로 이끈 데는 강호동의 역할이 있었다. 이승기는 최근 ‘형제라면’ 일문일답을 통해 “호동이 형과 하면 뭐든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강심장 리그’도, ‘형제라면’도 고작 첫발을 뗐을 뿐 아직 아쉬워하긴 이르다. 예상외의 반응을 얻었던 ‘신서유기’처럼 두 프로그램이 반등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강호동, 이승기의 케미가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살릴 ‘키’(Key)가 될 수 있을까. 둘의 검증된 케미가 시청률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5.27 12:30
프로축구

[IS 피플] “흥민이 형에게 배워요”… ‘한국의 미래’ 이강인에 유독 값질 첫 월드컵

‘벤투호 막내’ 이강인(21·마요르카)에게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은 성장의 기회다. 이강인은 될성부른 떡잎이다. 유년 시절 TV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그는 10세에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에 입성했다. 차곡차곡 성장한 이강인은 18세 때 2019 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참가하며 국내 팬들에게 다시금 이름을 알렸다. 당시 그는 두 살 많은 형들 사이에서도 중심으로 활약, 팀의 준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 선수(골든볼)로 선정됐다. 세간의 기대는 컸다.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이강인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강인의 성인 대표팀 안착은 쉽지 않았다. 2019년 3월 18세 20일의 나이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벤투 감독의 축구와 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숱했다. 카타르로 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강인은 2021년 3월 이후 대표팀과 연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을 두 달 앞둔 지난 9월, 1년 반 만에 이강인을 불렀다. 그러나 벤투 감독이 두 차례 평가전에서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았다. 그가 월드컵에 가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벤투 감독은 스페인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이강인을 외면할 수 없었다. 월드컵을 ‘꿈’이라고 표현한 이강인은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3분 활약한 이강인은 가나와 2차전에서 더욱 번뜩였다. 그는 교체 투입되자마자 상대 선수의 공을 빼앗아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조규성의 헤더 골을 도왔다. 장점인 킥이 더 좋아졌고,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력이 개선된 것이 한 번에 드러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강인은 기량을 증명하는 동시에 값진 경험까지 쌓고 있다. 월드컵은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기량을 지닌 이들이 나라를 대표해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월드컵 참가만으로 선수에게는 성장의 밑거름이 되지만, 이강인은 직접 피치를 누비며 자기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배움의 자세로 임하며 경험 많은 대표팀 선배들과 생활하고 있다. 가나전을 마친 이강인은 스페인 매체 마르카를 통해 “손흥민은 역대 최고의 한국 축구선수 중 하나다. 훌륭한 선수이며 세계 최고의 피니셔 중 한 명”이라며 “나는 그에게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방식, 그라운드 밖에서의 행동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에 이어 한국 축구의 운명을 짊어질 대들보다. 그에게 이번 월드컵 경험은 다가올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나아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한국 축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둔 한국은 오는 3일 열리는 포르투갈전에서 반드시 승전고를 울려야 한다. 이강인은 “포르투갈은 챔피언이 될 후보 중 하나다.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우리는 지난 2경기에서 정말 잘 싸웠다. (포르투갈전에서) 4년 동안 준비한 대로 한다면 우리는 멋진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30 14:47
축구

유상철 감독님, 요코하마서 ‘슛돌이’ 지켜 보실 거죠?

축구대표팀 이강인(20·발렌시아)에게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3차전은 특별하다. 28일 오후 5시 30분 온두라스와 맞붙는 장소가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고(故)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이 1999~2000년, 2003~04년 뛰었던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홈구장이다. 유 전 감독은 지난달 7일 세상을 떠났다. 2007년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이강인의 첫 스승이 유 전 감독이었다. 이강인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스승 얘기가 나오자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이강인은 뉴질랜드와 1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루마니아와 2차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15분만 뛰고도 두 골을 몰아쳤다. 후반 38분 페널티킥이 주어지자 “형들 제가 찰게요”라며 손을 드는 적극성도 보였다. 경기 후 방송 카메라가 켜진 줄도 모르고 “내가 인터뷰할 게(수훈 선수가) 아닌데…”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유 전 감독은 생전에 기자에게 “강인이가 악성 댓글에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잘하면 높은 곳에 올렸다가, 못하면 밑바닥까지 내려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한 적이 있다. 지난 2년 동안 요코하마 팬들은 유 전 감독의 췌장암 투병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장에 ‘할 수 있다. 유상철 형’이라고 적힌 걸개를 여러 번 내걸었다. 유 전 감독은 지난해 2월 요코하마를 찾아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 ‘상철이 형’이 뛴 곳에서 ‘막내형’이 뛴다. 재일동포 스포츠 칼럼니스트 신무광씨는 “유상철은 요코하마의 첫 한국 선수이자, 팀 역사상 최초의 J리그 2연패(2003, 2004) 당시 주축 선수였다. 요코하마에 한국축구의 투혼을 심어준 선수였다. 서포터들이 현수막을 건 것도 그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였다”며 “요코하마 사람들은 이강인이 유상철 제자라는 사실을 잘 모를 거다. 이강인이 활약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요코하마 팬들도 감동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1월 유튜브 ‘유비컨티뉴’에 출연한 유 전 감독은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강인이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말하자, 이강인은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대답했다. 스승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강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어릴 적 유 감독과 공을 차는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습니다.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게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 도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28 08:47
축구

한·일 축구의 미래 이강인 VS 구보, 도쿄에선 어떨까

아시아 축구의 미래가 올림픽을 빛낼 준비를 마쳤다. 이강인(20·발렌시아)과 구보 다케후사(20·레알 마드리드)가 나란히 금빛 꿈을 키운다. 이강인은 6살 때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다. 10세였던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2018년 스페인 국왕컵에 출전하며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019년 1월에는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밟으면서 이른바 유럽 5대 빅리그 최연소(17세 327일) 출전선수 기록도 세웠다. 이강인은 2019~20시즌 컵대회 포함 24경기에 나서 2골을 넣었다. 20~21시즌은 27경기 1골 4도움. 발렌시아 감독들이 이강인을 중용하지 않았지만 꾸준히 빅클럽들로의 이적설이 날 정도로 주목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강인의 활약은 대표팀에서도 빛났다. 201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자신보다 한두살 많은 형들과 함께 뛰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2골 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다. 한국 선수 최초 FIFA 주관 대회 골든볼 수상이었다. 2019년 처음 벤투호에 승선한 이후 A매치 6경기에 출전했다.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을 좀처럼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처음으로 김학범호에 소집된 이강인은 가나와 평가전을 치르면서 김학범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학범 감독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에 이강인이 있다면, 개최국 일본엔 구보가 있다. 구보 역시 스페인 유학파다. 2011년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빠르게 성장한 구보는 2014년 인판틸A(13~14세) 팀으로 '월반'했다. 하지만 2015년 18세 미만 선수 해외 이적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때문에 일본으로 돌아왔다. FC 도쿄 U-15 팀에 입단한 구보는 J3리그(3부)에서 최연소 출전, 득점 기록을 세웠다. 2017년엔 한국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다. 2018년엔 1부 요코하마 F마리노스로 이적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만 17세 2개월)에 골을 넣었다. 만 18세가 된 2019년 6월, 구보는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일본 축구 팬들은 만화 '캡틴 츠바사'의 주인공 아오조라 츠바사처럼 스페인에서 활약하는구보의 모습에 열광했다. 레알 마요르카로 임대된 구보는 36경기에서 4골, 4도움을 올리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엔 비야레알과 헤타페에서 뛰었다. 일본 성인 국가대표로는 11경기에 출전했다. 구보 역시 일본 올림픽 대표팀에서 막내다. 중앙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뛰어난 킥과 기술이 강점이다. U-20 월드컵에서도 왼발 프리킥을 전담했고, 올림픽에서도 중요한 전술 옵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오른쪽 윙어가 주포지션인 구보는 빠른 드리블이 장점이다. 구보는 왼발이 주발이지만 양발을 모두 잘 쓰고, 이강인보다는 직접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두 선수 모두 크지 않은 체격(키 173㎝)에서 비롯되는 몸싸움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동갑내기인 둘은 성장 과정도 비슷해 자주 비교됐다. 클럽팀과 국가대표팀에서 상대팀으로 나란히 출전한 적도 여러 번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다. 나란히 U-21 발롱도로르 불리는 '골든보이 어워드' 100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일본은 조별리그 B조와 A조에 배정됐다. 한 나라가 1위, 다른 나라가 2위에 오르면 8강에서 만난다. 그렇지 않다면 결승 또는 동메달결정전에서 맞붙는다. 이강인은 "올림픽은 모든 선수가 꿈꾸는, 꼭 가고 싶어하는 무대다.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달 평가전에서 연속 골을 터트린 구보는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선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은 뉴질랜드에 0-1 패배를 당했다. 이강인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후반 중반 교체됐다. 반면 구보는 남아공전에서 후반전 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인 VS 구보 이강인 구보 다케후사 20 나이 20 대한민국(발렌시아) 국가(팀) 일본(레알 마드리드) 173㎝, 63㎏ 신체조건 173㎝, 67㎏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136억원(트랜스퍼마켓) 이적료 204억원 패스, 킥 강점 돌파, 킥 2019 U-20 월드컵 골든볼 경력 19-20시즌 마르카 선정 라리가 베스트11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7.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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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 ‘막내형’ 이강인 “마지막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목표는 우승입니다.” 도쿄올림픽을 앞둔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20·발렌시아)의 목표는 이번에도 원대했다. 그는 2년 전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앞두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당차게 밝혔다. 그리고 목표에 한뼘 모자란 준우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6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앞두고 “저뿐 아니라 올림픽이란 큰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강인은 다음 올림픽인 2024년 파리 대회에도 만 23세가 되지 않아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도쿄만 생각하고 있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 당시 대표팀 막내였다. 그런데도 형들을 잘 이끌어 ‘막내형’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2001년생인 이강인은 네 살을 ‘월반’해 올림픽팀에 뽑혔다. 아홉 살 많은 황의조(29·보르도) 등 형들에게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친다. 이강인은 열 살이던 2011년 스페인 축구 유학을 떠났다. 한국인이 많지 않은 발렌시아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한국에서 형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워한다. ‘막내형’ 별명에 대해 그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형들을 좋아한다. 같이 운동하고 밥 먹을 수 있는 게 행복하고 재미있다. 어쩌면 형들이 절 귀찮아할 수도 있다”며 웃었다. ‘막내형’답게 이강인은 의젓한 답변을 이어갔다. ‘토너먼트에서 일본 또는 스페인을 만날 수도 있다’고 하자 “따로 붙고 싶은 팀은 없다. 조별리그 3경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왼발잡이 3인방(이강인, 권창훈, 이동경)에 기대되는 세트피스에 대해 “어디, 어떤 상황에서 뛰든 제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다른 팀 이적을 위한 쇼케이스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이적은 상관없다.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차출 과정에서 발렌시아에 어떻게 어필했느냐’는 질문에는 “소속팀이 군 면제(올림픽 동메달 이상 획득하면 병역 특례)를 알고 있어 편하게 해준 것 같다. 구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술술 대답을 이어가던 이강인의 인터뷰가 약 30초 동안 멈췄다. 할머니와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였다. 이강인은 지난달 6일 할머니, 7일에는 유상철 감독을 하늘로 떠나보냈다. 2007년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이강인의 첫 스승이 유상철 감독이었다. 이강인은 “음. 음. 제가 답하기 곤란한데요”라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더니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지금은 괜찮고. 올림픽이란 대회가 있기 때문에 따로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전 항상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할 거다. 그러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28일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이곳은 유상철이 1999~2000, 2003~2004년에 뛰었던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홈구장이다. 파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7.0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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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 질문에…인터뷰 중 목이 멘 이강인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의 ‘막내 형’ 이강인(20, 발렌시아)이 인터뷰 도중 약 30초 동안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하늘 나라로 떠난 할머니와 유상철 전 인천 감독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이었다. 이강인은 6일 경기도 파주NFC에서 올림픽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섰다. 올림픽팀 합류 후 한 번도 공식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던 이강인이기에 이날 파주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이강인은 ‘막내 형’이란 별명 답게 노련하게 인터뷰했다. 그는 2020~21시즌 직후 발렌시아를 떠날 것이라는 이적설에 휩싸였다. ‘올림픽을 이적 쇼케이스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이적은 상관없고 포커스는 올림픽”이라고 했다. ‘발렌시아가 차출 과정에서 반대는 없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소속팀이 군 면제(동메달 이상이면 병역혜택)를 알고 있어 편하게 해준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이 준우승하고 이강인이 골든볼을 수상했던 2019년 U-20 월드컵에 대해서는 “좋은 추억이지만 다 지나간 일”이라고 했다. 이런 이강인도 눈물을 참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 이강인은 지난달 할머니와 유상철 전 감독을 연달아 떠나보냈다. 유 전 감독은 이강인이 어린 시절 출연했던 ‘날아라 슛돌이’ 프로그램에서 만난 축구 인생 첫 스승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한 후 치르는 올림픽이 특별할 수 있겠다는 말에 이강인은 “음… 제가 답하기 곤란한데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지난 일이다. 지금은 괜찮고. 올림픽이란 대회가 있기 때문에 따로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전 항상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2021.07.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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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슛돌이' 8번째 멤버 등장, 이영표 감독과 입단식

'날아라 슛돌이'에 새로운 멤버가 입단한다. 12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되는 KBS 2TV '날아라 슛돌이-뉴 비기닝'(이하 '날아라 슛돌이')에서는 이영표가 감탄했던 '연습벌레'이자 새로운 슛돌이의 멤버인 성현석이 등장한다.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잠시 휴방기를 가진 FC슛돌이에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페셜 감독 체제로 운영됐던 FC슛돌이에 이영표가 전담 감독으로 전격 영입됐고 공개 모집으로 선발한 8번째 멤버가 합류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이영표 김종국 양세찬과 함께 입단식 사진을 찍는 성현석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영표는 축구 클럽에서 입단식을 할 때 이렇게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며 즉석에서 사진 촬영을 제안했다고. 그 결과 탄생한 깜찍한 입단식 사진이 보는 이들의 미소를 머금게 한다. 올해 7살이 된 성현석은 FC슛돌이의 상큼한 막내로 활약할 예정이다. 작은 체구지만 열정만큼은 슛돌이 형·누나에게 지지 않는 '축구 덕후'로 첫 만남부터 파이팅 넘치는 축구 열정을 보여주며 이영표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후문. 특히 이영표는 그동안 나 홀로 연습을 펼쳐왔던 '연습벌레' 성현석의 준비 자세에 칭찬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러한 성현석은 등번호 34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를 밝히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고. 또 공개 모집 당시 '동해 메시' 김지원과의 눈물의 에피소드를 전해 막내 슛돌이의 합류 비하인드 스토리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김지현 기자 kim.jihyun3@jtbc.co.kr 2020.05.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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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1면 at IS]③이강인, 한국 역대 최고의 '왼발' 등장

'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편집자 주〉 2019년 여름. 한국 축구는 너무나 뜨거웠다. 혹자는 2002년 같다며 흥분했다. 한국 축구, 아니 한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분위기라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금껏 한국 축구 역사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20세 소년들이 해냈다.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결승에 올랐다. 한국 남자 축구에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최초의 순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그들이 전한 환희와 감동은 한국 축구를 뒤흔들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이가 이강인(발렌시아)이었다.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귀여움을 널리 알린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명가 중 하나인 발렌시아에 입단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정주행했다. 발렌시아 1군에 입성했고,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도 밟았다. 모든 것이 한국 선수 최연소 나이로 일궈낸 일이다. 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U-20 대표팀 연령대보다 2세 어린 18세 막내였던 그는 2골4도움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결정적 장면은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FIFA 골든볼을 수상한 것. 그러자 한국 축구는 귀여운 이강인이 아닌 카리스마 이강인으로 뜨거워졌다. 한국 축구 역대급 재능 탄생에 열광했고, 기대감은 폭발했다. 뜨거웠던 2019년 6월 19일. 이강인은 자연스럽게 일간스포츠 1면을 장식했다. 이강인의 재능과 미래를 다룬 기사는 많았지만 1면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기사에서는 이강인의 '왼발'에 주목했다. 한국 축구 '왼발의 달인' 1세대로 통하는 하석주 아주대 감독의 평가가 주를 이뤘다. 놀라움과 찬사의 연속이었다. 하 감독은 "전진 패스를 그렇게 정확히 찔러줄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슈팅 타이밍, 임팩트, 자세도 안정적"이라며 "특히 세네갈전에서 조영욱에게 찔러 준 패스는 정말 고난도 패스다. 상대 뒷공간으로 정확하게 들어갔고, 조영욱이 슈팅할 수 있는 타이밍도 정확히 맞췄다.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왼발로 자신과 비교한다면. 하 감독은 "내가 볼 때 왼발로는 한국 최고다. 어떻게 나와 이강인을 비교하나. 이강인은 FIFA 골든볼을 받은 선수다. 세계가 인정한 선수다. 당연히 나보다 훨씬 낫다. 왼발로 따지면 나보다 세 수 위"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에 등장한 역대급 재능. 하 감독은 이런 재능을 더 키워주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강인을 A대표팀으로 불러 꾸준히 성장시켜야 한다. A대표팀에 녹아들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골든볼은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이런 선수가 더 성장할 수 있게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선수 시절 '천재'로 불렸던 이천수 인천 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의 평가도 실렸다. 이 실장 역시 "청소년 선수 딱지를 떼고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성인 선수로 변모했다.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강인의 위상이 대회 전과 180도 달라졌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또 이 실장 역시 A대표팀에서 이강인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과감하게 A대표팀에 발탁할 수 있게 됐다. 200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이강인이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상상하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손흥민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U-20 월드컵 이후 이강인의 위상과 존재감은 달라졌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이 열리기 전인 2019년 3월 볼리비아와 콜롬비아와 A매치 2연전을 앞둔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U-20 월드컵이 끝난 뒤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강인은 자연스럽게 A대표팀에 녹아들었다. 2019년 9월 5일 조지아와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10월 10일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에 출전해 환상적인 몸놀림을 보이며 8-0 대승에 일조했다. 11월 14일 레바논과 4차전에서도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제 A대표팀에서 이강인이 발탁되고 경기에 나서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시기로 접어들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관련기사 ①손흥민, '함부르크의 신'이라 불린 사나이 ②이승우, 최연소 A매치 데뷔 기록은 못 깼지만… 2020.03.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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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 축구의 축복, 2001년생 이강인

2019년 이강인(발렌시아)의 등장. 한국 축구의 '축복'이다. 한국 축구 역사상 18세 소년에게 이토록 열광한 적은 없었다. '날아라 슛돌이'를 통해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그가 어느새 성장해 축구의 대륙 유럽에 정착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명문 중 하나로 꼽히는 발렌시아. 한국 축구의 보물이 자라나는 곳이다. 이강인은 2019년 본격적으로 발렌시아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17세의 나이로 발렌시아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32강전에 출전했다. 2019년에는 더 중요한 무대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무대도 밟았다. 그리고 라리가 데뷔골을 쏘아올렸으며, UEL을 넘여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도 초대를 받았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외국인 최연소 나이로 데뷔골을 기록하는 등 최연소 기록을 많이 갈아치웠다. 이런 그를 한국 축구대표팀이 가만 둘 리 없었다. 2019년 3월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볼리비아, 콜롬비아로 이어지는 2연전을 준비하면서 이강인을 전격 발탁했다. 당시 이강인 나이는 정확히 18세20일. 한국 대표팀 역대 일곱 번째로 어린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강인을 원하는 건 벤투 감독만이 아니었다. 당시 2020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U-20 월드컵을 앞둔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 등 연령대 대표팀 감독들 모두가 한 선수를 원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그만큼 이강인은 어린나이에도 무궁무진한 폭발력을 지녔다. 때문에 한국의 연령별 대표팀은 서로 모셔가기 위해 노력을 했다. 정정용 감독이 먼저 웃었다. 5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정정용호는 역사를 일궈냈다.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FIFA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이다. 그 중심에는 U-20 대표팀 연령대 보다 2살 어린 '막내형' 이강인이 있었다. 그는 대회가 시작되기 전 "모든 팀들이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나선다. 한국에도 우승할 수 있는 선수와 멤버들이 있다. 최대한 오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목표를 밝혔다. 근자감이 아니었다. 실제로 가장 오래 남았다. 팀은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이강인은 최고의 선수가 됐다. 2골4도움을 기록한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골든볼(MVP)을 품었다. 한국 축구는 역대급 재능이 탄생했다고 열광했다. 차범근-박지성-손흥민을 이을 한국 축구 미래 10년을 책임질 선수라 확신했다. 그의 왼발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일부 외신은 '리오넬 메시급 왼발'이라고 극찬했다. 한국 축구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내가 볼 때 왼발로는 한국 최고다. 나보다 세 수 위"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다음 차례는 벤투 감독이었다. 9월 조지아와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은 10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스리랑카전에서 두 번째 A매치를 나섰다. 스리랑카가 약체이기는 하지만 월드컵 예선, 결과를 내야하는 경기에 이강인이 투입된 것이다. 이 경기에서 이강인은 감탄사가 나올 정도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패스와 드리블 그리고 배짱까지, 18세 소년의 움직임에 모두가 전율했다. 이 경기로 인해 이강인을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이들도 18세에, 그것도 A대표팀에서 이렇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차범근과 박지성은 19세에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손흥민은 18세에 첫 발탁됐지만 1경기 출전에 그쳤고, 19세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런 이강인의 몸값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최근 독일의 통계 전문 매체인 '트랜스퍼마크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강인의 몸값은 2000만 유로(약 257억원)다. 이강인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는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으로 8000만 유로(약 1030억)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렇게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강인이 2001년생이라는 것이다. 이제 겨우 18세. 내년에도 19세다. 20세가 안 되는 어린 나이다. 그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내년과 또 내후년이 더욱 기대가 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이번에는 김학범 감독 차례다. 2020년에는 도쿄올림픽이 있다. 1월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열린다.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 본선에 간다면 U-20 월드컵에 이어 이강인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가 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강인의 2020년을 뜨겁게 기다린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1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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