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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축구하는 신사들? 원더러스의 낭만 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13일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맞붙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주중에 열릴 유로파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결장했고, 울버햄튼의 황희찬은 후반 막판에 투입돼 7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비록 많은 한국 팬이 기대했던 ‘코리안 더비’는 무산됐지만, 필자는 이 기회를 맞아 ‘원더러스(Wanderers)’라는 감성이 가득한 이름을 소개하고자 한다.사실 국내 팬들에게 ‘원더러스’라는 이름은 꽤 친숙하다. 황희찬 이전에 설기현이 울버햄튼에서 뛰었고, 이청용이 한때는 볼턴 원더러스에서 맹활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더러스라는 이름을 가진 클럽은 현재 1~4부리그의 92개 클럽 중 단 3개에 불과하다.원더러스는 19세기 중·후반 잉글랜드에서 인기를 얻었던 클럽 이름이다. 그럼에도 ‘시티’, ‘타운’, ‘유나이티드’ 같이 축구 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이름은 아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자. 동사 ‘wander(돌아다니다, 거닐다)’에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er’이 합쳐진 ‘원더러(wanderer)’는 “목적 없이 여행하는 사람”이란 뜻이다.원더러스라는 이름을 처음 붙인 클럽은 18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 사립학교인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1859년 런던 동쪽의 레이톤스톤에 ‘Forest FC’를 설립한다. 하지만 이 클럽은 홈경기장이 없었다. 따라서 런던과 주변 지역의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경기를 치른다는 의미에서 1864년 원더러스로 명칭을 바꿨다. 이러한 이름에는 승리나 보상보다는 즐거움을 위해 축구를 하는 “여행하는 신사 그룹”이라는 낭만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클럽의 명칭에 담긴 낭만적인 정서. 그리고 사립학교 출신의 부유한 이들로 주축이 된 원더러스 FC에서 ‘한량(閑良)’들의 클럽 같은 느낌을 받은 독자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과는 달리, 원더러스는 초창기 잉글랜드 축구의 최강팀이었다. 원더러스는 1872년 제1회 FA컵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1876년부터 1878년까지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들의 주목할 만한 성공은 후에 다른 클럽에도 영감을 주게 된다.원더러스 FC에 이어 또 다른 원더러스가 등장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874년 맨체스터 인근 볼턴에 ‘그리스도 교회 FC(Christ Church FC)’가 설립됐으나, 클럽은 성공회 목사와의 분쟁으로 1877년 ‘볼턴 원더러스’로 이름을 변경한다. 원더러스라는 이름은 클럽이 창단 후 4년 동안 세 개의 경기장을 사용하면서 영구적인 홈경기장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선택되었다. 물론 이름 선정 과정에서 볼턴은 당시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이었던 원더러스 FC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사료된다.3번째 원더러스도 연이어 나타났다. 1877년 버밍엄 인근의 공업도시 울버햄튼에 있는 교회의 주도로 ‘세인트 루크스(St. Luke's)’라는 축구팀이 설립되었다. 2년 후 세인트 루크스는 근교의 크리켓 겸 축구 클럽이었던 ‘블레이큰홀 원더러스’와 합병하며,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탄생하게 된다. 보통 두 개의 클럽이 합쳐질 경우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을 쓴다. 하지만 울버햄튼 축구 클럽은 영구적인 홈구장이 없던 두 팀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원더러스라고 불리게 된다. 올드 축구팬이라면 1994~95시즌 EPL 우승 팀 ‘블랙번 로버스(Blackburn Rovers)’가 기억날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의 1~4부리그에는 블랙번을 포함해 4개의 클럽이 로버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로버(rover)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로버의 사전적 뜻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흥미롭게도 원더러스라는 클럽 이름이 유래한 것처럼, 마땅한 홈구장이 없어 떠돌아다니는 팀에게도 ‘로버스’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참고로 '로버'라는 용어는 거친 지형을 탐험하는 데 사용되는 차량을 지칭할 때도 있는데, 영국의 로버 자동차 회사가 만든 브랜드가 유명한 랜드로버다.블랙번은 1884년부터 1886년까지 FA컵을 3년 연속으로 제패했다. 이렇게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FA컵에서 3년 연속 우승한 팀은 블랙번 로버스와 원더러스 FC가 유이하다. 공교롭게도 홈구장이 마땅치 않아서 떠돌아다녔던 두 팀이 FA컵 대회에서는 괄목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원더러스, 로버스와 같은 의미를 가진 팀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레인저스(Rangers)다. 박지성이 선수 생활 말년을 보낸 QPR(Queens Park Rangers, 퀸즈 파크 레인저스)은 현재 홈구장인 로프터스 로드에 정착하기 전까지 15개의 다른 축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렀다.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드 펌’ 더비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레인저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텍사스 레인저스도 QPR과 같은 이유로 레인저스로 불리게 되었을까?정답은 아니다. 글래스고 레인저스라는 이름은 잉글랜드의 럭비 클럽인 ‘스윈던 레인저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한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팀의 전신은 ‘워싱턴 세네터스’였으나 1972년 텍사스주 알링턴으로 연고지를 옮긴 후 텍사스 레인저스가 되었다. 레인저스라는 명칭은 주 전역의 법 집행 기관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2025.04.19 11:11
스포츠일반

올해 크리스마스도 함께 하는 ‘S-더비’, 어느 팀이 웃을까

프로농구 서울 SK와 서울 삼성이 성탄절에 맞붙는 ‘크리스마스 S-더비(Derby)’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팀, 과연 어느 팀이 승리를 거머쥘까. ‘잠실 라이벌’ SK와 삼성이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1~22시즌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다. SK가 잠실학생체육관을, 삼성이 잠실실내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두 팀의 맞대결은 ‘잠실 더비’로 불렸다. 2017년 11월부터는 두 팀 모두 연고지가 서울인데다 모기업 앞글자도 알파벳 ‘S’로 시작해 S-더비 명칭이 붙여졌다. 라이벌인 만큼 서로 자존심 대결도 치열하다. 두 팀이 맞붙으면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다. S-더비로 명칭이 바뀐 이후 통산 맞대결 성적은 SK가 13승 12패로 앞서있다. 하지만 리그 순위와 팀 전력을 막론하고 팽팽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에는 두 번 맞붙어 사이좋게 1승씩 나눠 가졌다. 지난달 11일 2라운드 경기에서는 삼성이 75-74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다만 크리스마스 S-더비에서는 말이 달라진다. S-더비는 2017~18시즌부터 연례행사로 크리스마스에 개최되고 있다. 삼성은 크리스마스 때 SK와 지금까지 네 번 격돌해 모두 이겼다. 해마다 삼성을 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됐다. 반면 SK에 크리스마스는 악몽이었다. SK는 삼성과 크리스마스 S-더비 패배 이후 항상 연패에 빠졌다. 2018~19시즌에는 5연패, 지난 시즌에는 3연패를 당했다. 만나기만 하면 접전을 펼치는 두 팀의 올 시즌 분위기는 다소 상반된다. SK는 시즌 성적 17승 7패로 ‘통신 라이벌’ 수원 KT에 이어 리그 2위다. 특히 SK는 공격 농구가 장점이다. 경기당 팀 평균 득점 86.4점으로 리그 상위권이다. SK 공격 중심에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27)와 최준용(27)이 있다. 워니는 평균 23점·12.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최준용도 평균 15.3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 22일 원주 DB와 경기에서도 각각 21점과 19점을 터트렸다. 반면 삼성은 시즌 성적 6승 18패로 리그 최하위다. 현재 6연패에 빠져 창원 LG에 9위 자리를 내줬다. 부상 선수가 많은 탓이다. 이동엽, 천기범, 임동섭, 이원석 등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빠지거나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1옵션 아이제아 힉스마저 발목 부상으로 짐을 쌌다. 대체 외국인 선수 토마스 로빈슨(30)은 지난 20일 LG와 경기에서 9득점으로 부진했다. 로빈슨의 맹활약이 필요한 삼성이다.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가득한 크리스마스 S-더비는 프로농구 대표 흥행 보증수표다. 2017년부터 6810명, 6884명, 7634명이 두 팀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 크리스마스에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경기가 열렸다. 올해도 방역 수칙으로 약간의 제약이 따르지만, 경품 추첨과 이벤트를 통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2.23 10:06
스포츠일반

올 시즌도 크리스마스는 S-더비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연말에도 '크리스마스 S-더비'는 변함없이 찾아온다. 오는 25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21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 서울 삼성의 맞대결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열린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크리스마스 S-더비'의 장외 열기는 그래도 뜨겁다. 같은 서울을 연고지로 삼은 두 팀의 대결은 원래 '잠실 더비'라고 불렸다. SK가 잠실학생체육관을, 삼성이 잠실실내체육관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맞대결 명칭이 S-더비로 바뀐 건 2017년 11월이다. 연고지 더비인 만큼 두 팀의 맞대결은 언제나 치열했는데, 지금까지 상대 전적은 11승8패로 SK가 앞서 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다르다. '크리스마스 S-더비'만큼은 일방적인 삼성의 우위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2017년 첫 번째 크리스마스 S-더비에서 82-74 승리를 거둔 후 지난해까지 총 세 번의 크리스마스 S-더비에서 3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크리스마스에 좋은 기억을 가진 삼성의 자신감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앞서 치른 세 번의 경기를 삼성이 모두 승리했지만, 올 시즌은 만만치 않은 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이 11승11패(공동 4위), SK가 11승12패(8위)로 두 팀의 승차가 반 경기에 불과한 데다, 2라운드까지 두 번의 S-더비에서도 1승씩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변수라면 체력. SK가 주말 2연전을 마치고 군산 원정을 다녀온 뒤 크리스마스 S-더비를 치르는 것에 비해, 삼성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주중 내내 경기가 없어 체력적인 부담이 덜하다. '크리스마스 S-더비'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지금 프로농구는 중위권 싸움이 한창이다. 공동 4위에 3~4개 팀이 몰려있을 정도로 순위 경쟁이 혼전 양상이다. 1위 전주 KCC(15승8패)와 8위 SK의 승차도 불과 4경기다. 남은 경기를 생각하면 그 어느 팀도 '절대 1강'을 장담할 수 없다. 1승이 간절한 만큼, '크리스마스 S-더비' 승리에 대한 두 팀의 의욕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요소가 가득한 '크리스마스 S-더비'는 매년 관중석을 가득 채우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2017년 6810명, 2018년 6884명, 2019년 7634명이 크리스마스 S-더비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크리스마스 S-더비의 묘미였던 선수들의 합동 공연과 같은 이벤트 역시 대폭 제한되지만, 두 팀은 화끈한 경기력으로 재미를 주겠다는 각오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2.24 06:01
생활/문화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터치스타맨 KRA컵 이어 코리안더비도 접수할까

내달 2일 오후 5시 서울 경마공원에서 3세 국산 최강마를 가리는 최고의 경주 ‘코리안더비’가 열린다. 1998년 탄생한 코리안더비는 국산 3세 우수마 발굴체계인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의 두 번째 관문으로 명실상부 최고의 위상과 상금을 자랑하는 경주다. 1997년까지 상반기 최고의 경주로 시행됐던 ‘무궁화배’의 경주 조건을 바꿔 국내산 3세 암·수말이 출주하는 1400m 국내산마 최고경주로 전환해 시행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1995년에 제주 육성목장 개장을 계기로 국내산마 생산 및 육성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하며 국내산마 생산에 대한 경마팬들의 관심도 높아지자 우수마 생산에 대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3세마 더비경주 창설을 고려하게 됐다. 당초 경주를 기획하며 명칭으로 ‘서울더비’, ‘무궁화더비’ 등이 거론됐으나 우리나라를 직접적으로 상징할 수 있고 경마 대중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코리안더비로 결정됐다. 코리안더비는 초기 단거리 경주로 운영되다가 2001년부터는 1800m로 경주거리를 늘렸다. 2008년부터는 서울·부산경남 오픈 경주로 확대 시행됐다. 더비(Derby)라는 용어는 태초 경마에서 유래된 용어다. 1779년 영국 경마 지도자 더비 백작과 찰스 버버리 경은 최고의 3세마를 가리는 경주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동전 던지기를 통해 이긴 더비 백작의 이름을 따 더비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코리안더비를 거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말은 지금까지 2007년 제이에스홀드, 2016년 파워블레이드 2두에 불과할 정도로 최고 수준의 타이틀 난이도를 자랑한다.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하면 1억원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지난 5일 KRA컵 마일에서 역전 우승을 달성한 터치스타맨이 과연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2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롤러블레이드(수, 3세, 한국, 레이팅 70, 김형란 마주, 강환민 조교사, 승률 83.3%, 복승률 100%)는 지난해 브리더스컵에서 여유 있는 걸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2세마 원톱의 자리를 굳혔다. 고질적인 구절염으로 올해 한 번도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주행심사에서 여전히 좋은 기록을 보여주며 3세마 원톱 자리를 노리고 있다. 최근 3회 수득상금 5억7000만원으로 출전마들 중 가장 높다. 세이브더월드(수, 3세, 한국, 레이팅 75, 신우철 마주, 김영민 조교사, 승률 71.4%, 복승률 71.4%)는 부경의 챔프다. 최근 KRA컵 마일에서는 늦은 출발로 경주 초반 제일 뒤에서 달렸지만, 직선주로에서 무섭게 추격하며 4위를 기록했다. 터치스타맨(수, 3세, 한국, 레이팅 70, 우만식 마주, 김영관 조교사, 승률 57.1%, 복승률 71.4%)은 올해 KRA컵 마일에서 역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트리플크라운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다. 1600m 기록은 1분 39초 3. 외할아버지인 메니피와 엄마인 우승터치의 뒤를 이어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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