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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배송 잡은 네이버, 이번엔 'AI 커머스'로 쿠팡 흔든다

네이버가 별도 커머스 앱을 전격 발표하며 '쿠팡 왕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빠른 배송을 안착시킨 데 이어 홀로 백화점을 거닐며 쇼핑하는 듯한 개인화 AI(인공지능) 커머스 시대를 선언했다. 최대 포털 입지를 커머스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다.네이버 앱 독립한 ‘쇼핑’네이버는 12일 자체 생성형 AI 기술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했다.김주관 네이버 쇼핑 프로덕트 부문장은 “앱 출시를 기점으로 쇼핑 플랫폼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상반기 중 퀵커머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으로 판매자와 사용자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은 이용자의 검색 피로도를 낮추고 알아서 상품을 제안하는 AI를 적극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AI 쇼핑 가이드’와 ‘발견’ 기능이 대표적이다.예를 들어 ‘노트북’을 검색하면 ‘AI 쇼핑 가이드’가 ‘디자인 작업하기 좋은’, ‘휴대성이 좋은’, ‘대학생이 쓰기 좋은’ 등 최적의 노트북을 보여준다. 해당 기능은 노트북, 휴대폰, 냉장고, 에어컨 등 전자제품군에 우선 적용되며, 이후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개인화 추천 기능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또 다른 신규 서비스 ‘발견’은 개인화된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 추천 서비스다. 최신 트렌드의 인기 상품을 30초 내외의 영상으로 소개한다. 네이버는 신규 앱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펼친다.먼저 앱에서 첫 구매를 하는 고객에게 2만원 이상 구매 시 10% 할인 쿠폰(최대 5000원)을 일괄 제공한다. 17일부터 30일까지 14일간은 6000여 개의 파트너사가 참여하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오픈 위크' 행사가 펼쳐진다.행사 기간 매일 오전 0시와 10시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내에서 2만원 이상 구매 시 10% 할인 쿠폰(최대 3000원), 5만원 이상 구매 시 15% 할인 쿠폰(최대 8000원)을 선착순으로 뿌린다.여기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이용하는 경우 멤버십 추가 적립 5%에 슈퍼적립 상품이라면 추가 10% 적립으로 최대 15%의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이와 함께 행사 기간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6시마다 선착순 반값 쿠폰으로 5개 상품을 특가에 구매할 수 있는 ‘앱 타임딜’ 행사와 매일 20여 개 상품을 하루 동안 특가로 제공하는 ‘원데이딜’, 마트 상품군을 최대 90% 이상 할인된 특가로 구매할 수 있는 ‘99딜’ 등 할인 행사가 잇따라 진행된다.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는 1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교환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이전까지는 반품안심케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의 상품에 한해 무료 반품과 교환이 가능했지만, 이제부터는 멤버십 회원 자격만 있으면 ‘네이버배송’으로 대부분의 상품을 무료 반품·교환할 수 있다.이처럼 네이버는 커머스에 AI와 숏폼을 접목해 지난해 국내 유통 기업 최초로 연매출 40조원 고지를 넘어선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쿠팡의 최대 무기인 빠른 배송은 이미 턱밑까지 추격했다.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에셋 헤비(Asset Heavy)’ 대신 파트너십을 십분 활용하는 ‘에셋 라이트(Asset Lignt)’ 전략을 취한 덕분이다.에셋 헤비 모델은 플랫폼이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는 만큼 효율성이 높지만, 이익 실현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대규모 공산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반면 에셋 라이트 모델은 파트너사의 역량에 서비스 품질이 달려있어 일부 제한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 맞는 배송 형태를 보장할 수 있다.네이버는 지난 2021년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를 출범한 이후 CJ대한통운을 비롯해 파스토, 아르고 등과 협업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상품 입고부터 창고 관리, 출고 등 배송 전 과정을 전문 업체가 대행하는 것을 뜻한다.쿠팡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자체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배송사, 물류 기술 회사와 손을 잡고 부담을 확 줄이면서 짧은 시간 안에 빠른 배송 서비스를 내재화했다.서비스 초기에는 빠른 배송을 전면에 내세운 쿠팡과 달리 원하는 시점에 물건을 받는 ‘도착보장’으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시했다. 그러다 지난달 네이버배송으로 명칭을 바꾸고 오늘배송, 내일배송, 일요배송, 희망일배송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오늘배송의 경우 당일 오전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오늘 도착을 보장해 쿠팡과 다를 바 없다. 서울과 수도권에 한정된 서비스 지역의 확대만 과제로 남았다.빠른 배송의 효과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삼정KPMG는 작년 상반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22%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쿠팡(20%)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추정했다. 최대 포털 입지 커머스로 확장다만 쿠팡의 시장 선점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네이버가 ‘온라인 장보기=쿠팡’ 공식을 깨기 위한 승부수로 AI를 띄운 이유다.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의 2025년 1월 설문 결과를 보면 최근 3개월간 식료품을 사기 위해 쿠팡을 이용한 사례는 73.7%에 달했다.네이버 쇼핑을 써봤다는 답변은 38.1%로 큰 격차를 보였다. 컬리(27.2%), 이마트몰(21.5%), G마켓(19.2%) 등이 뒤를 이었다.2023년과 비교해 대부분의 온라인 채널은 입지가 좁아졌는데 쿠팡은 13%포인트 이상 크게 늘었다. 식료품 구매 빈도와 금액에서도 쿠팡이 네이버를 앞질렀다. 월평균 구매 빈도는 쿠팡이 3.72회, 네이버 쇼핑 2.37회로 집계됐다. 1회 평균 구매 금액은 네이버 쇼핑이 4만200원으로 쿠팡(3만5400원)보다 높았는데, 월평균으로 따져보니 쿠팡이 13만1688원으로 네이버 쇼핑(9만5274원)보다 우위에 있었다.생필품과 신선식품 위주의 빠른 배송 전략과 직관적인 앱 UI·UX(이용자 인터페이스·경험)가 강점으로 꼽힌다.이에 네이버는 빠른 배송과 멤버십 혜택 등으로 쿠팡의 장점을 희석하면서 AI 기능으로 전에 없던 쇼핑 경험을 뒷받침해 확고한 1위 자리를 넘본다.네이버는 올해 상반기부터 AI를 서비스 전 영역에 점진적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커머스 사업이 AI 전환의 선봉에 선 셈이다. 그만큼 핵심 먹거리로 부상했다는 평가다.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14.8%) 증가한 2조923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의 주력인 서치플랫폼(3조9462억원) 다음으로 많다.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무난하게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때 한류를 타고 양대 축으로 꼽혔던 콘텐츠 사업이 주춤한 사이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0여 년간 구축해온 쇼핑 생태계는 더욱 확장되고 이용자들의 쇼핑 경험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이용자에게는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쇼핑의 즐거움을 주는 특별하고 소중한 탐험의 장소가 되고, 판매자에게는 AI라는 강력한 비즈니스 수단을 지원해 더 큰 성장의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13 07:00
금융·보험·재테크

“혁신보다 수익”… 토스가 변했다

‘혁신’으로 금융권 메기라 불리던 토스가 달라졌다. 소비자 경험을 위해 달리던 토스는 이제 온데간데 없고, 수익성에 목매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혁신 뒤로하고 수익성 집중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이달 말 흑자를 확정하면 2013년 회사 창립 이후 10년 만의 기록이다.토스에 재직 중인 A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지난해 실적이 잘 나왔는지 직원들과 성과급을 나눴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A씨는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혁신이다, 사용자 경험을 올리는 것이라면 뭐든 다해도 괜찮은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아닌듯 하다”며 “직원들끼리도 회사가 매출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한다. 회사 분위기가 변했다”는 전언이다.토스는 과거에도 토스뱅크 출범 당시 ‘혁신준비법인’ 대표이사로 활약한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의 임기 2년이 끝난 직후 연임 대신 대구은행(현 iM뱅크) 출신의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를 데려오면서 혁신을 미루고 안정을 택했다는 업계 내 목소리가 있었다. 이를 고스란히 토스 내 직원들도 체감하고 있는 모습이다.수익성에 집중하는 분위기는 토스 이용자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만보기를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는 한 사용자는 “토스 만보기로 조금씩 모아 포인트를 꽤 많이 모아왔는데 얼마 전에 포인트 지급 방식이 바뀌었다”며 “이제는 행운 복권을 긁어야 포인트를 주고, 많이 걸을수록 포인트를 주던 것이 랜덤으로 바뀌면서 포인트가 덜 모인다”고 말했다. 토스 만보기에서 얻을 수 있는 행운복권을 긁으면 1등에게 최대 100만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확률상 높지 않고, 걸음으로 행운복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3번 뿐이어서 사용자들은 하루에 모으는 금액이 줄어들었다고 체감하는 듯 보였다. B씨는 “광고를 보면 행운복권을 주도록 해서 계속 광고 시청을 유도하게 바뀌었다”고도 덧붙였다.토스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바탕으로 광고 서비스 분야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MAU는 1900만명에 달하며, 토스가 본격적으로 광고 사업을 전개한 지 1년 2개월인 지난해 1월 기준 광고 수익은 월 100억원을 넘어섰다.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토스 내 광고 사업은 큰 수익 원천일 것”이라며 “잘 되는 서비스에 광고를 붙이는 일은 예상된 수순이고 이를 더 키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토스가 이뤄낸 ‘첫 흑자’토스는 2016년 연 매출 35억원에서 2019년 1187억원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서비스 영역을 넓혀오면서 2022년에는 연간 매출 1조1033억원을, 2023년에는 1조3707억원을 달성했다.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1분기 순손실 금액을 183억원에서 2분기 19억까지 줄인 뒤, 지난해 3분기에 39억원의 첫 분기 흑자와 4분기 흑자를 내고 연간 기준 흑자까지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토스의 호실적은 토스 커머스 서비스와 광고수익, 토스증권의 성장세 덕이다. 토스가 힘주고 있는 커머스 서비스는 앱 내에서 라이브 쇼핑이나 공동구매 등의 기능이다. 토스는 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커머스 사업은 ‘토스페이’의 이용률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게 강화의 이유다. 네이버페이가 네이버쇼핑을 기반으로 성장했듯, 토스도 자체 커머스 플랫폼을 키워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출범 2년도 안 된 토스쇼핑에는 벌써 3만5238개 판매자가 입점한 상태다. 광고 사업 인력도 채워나가고 있다. 최근 토스의 광고 사업부인 ‘토스 애즈(Toss Ads)’가 영업 부문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채용 공고에 ‘대규모 채용’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두 자릿수 인원을 진행 중이다.토스 애즈의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누적 광고 수는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 11월 기준 광고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효자 계열사인 토스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315억원을 거뒀다. 2023년 1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신규 고객 100만명을 유치해 가입자 660만명을 확보했으며 MAU는 39% 증가한 384만명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수익을 키우면 토스의 흑자 규모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5.03.07 07:00
IT

네이버 '최수연 2기' 체제, 이해진 복귀로 힘 실린다

격변의 시기를 맞은 네이버가 이해진 창업자 복귀와 최수연 대표의 연임으로 탄탄한 투톱 체제를 구축한다. 불붙은 글로벌 AI(인공지능) 패권 경쟁 속에서 일단 내부 기강부터 잡는 모습이다.연차 낮아도 성과 높으면 직급↑네이버는 5일 오후 사내 설명회를 열고 레벨 기반 성장 체계(레벨제) 도입의 구체적인 내용과 향후 계획을 직원들에게 공유했다.네이버의 경우 직원들이 S·A·B·C처럼 등급별로 평가를 받는 것은 다른 회사와 비슷하지만, 직급이 따로 없어 수평적인 업무 환경을 유지해왔다.레벨제가 시행되면 명칭은 다르지만 부장, 차장, 과장의 개념으로 직급이 생긴다. 근속 연수와 관계없이 성과와 역량으로 직급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기여도를 인정받으면 먼저 입사한 직원보다 높은 직급을 달 수 있는 셈이다.이번 인사 시스템 개편은 지난 2017년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오며 글로벌 사업에만 집중했던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복귀 시점과 맞물리며 특히 관심을 끌었다.네이버는 오는 26일 경기도 성남 사옥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 GIO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한다. 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도 올린다.직원들의 반발에 2020년 한차례 도입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레벨제의 부활에 이 GIO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카카오는 지난해 취임한 정신아 대표 체제 아래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자율’보다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이 GIO 역시 ‘꿈의 직장’이었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글로벌 빅테크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네이버는 이 GIO의 입김이 레벨제 도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는 CEO(최고경영자)에게 경영 권한을 위임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며 “인사와 관련한 것들은 당연히 최수연 CEO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AI 경쟁력·모바일 입지 회복 과제그렇다 해도 업계는 이해진 GIO가 치열한 경쟁 상황에 직면한 네이버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 국내외 경쟁자들에 밀린 AI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모바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의 지난 1월 생성형 AI 앱 국내 이용자 조사에서 오픈AI의 ‘챗GPT’는 493만 명의 압도적인 입지를 자랑하며 1위에 올랐다.정부의 차단 조치에 지금은 상승세가 꺾인 중국 ‘딥시크’가 121만 명으로 2위를 기록했고, 국산 서비스인 ‘뤼튼’과 SK텔레콤의 ‘에이닷’이 뒤를 이었다. 카카오가 조만간 내놓을 대화형 AI ‘카나나’도 라이벌이다.이에 네이버는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자체 개발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과 커머스, 콘텐츠 등 주력 서비스 전반에 녹일 계획이다.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다. 최대 플랫폼 입지를 지키기 위한 ‘키’(Key)인 AI에 힘을 쏟는 사이 외산 서비스들이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지난해 11월 한국 모바일 이용자들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을 살펴봤더니, 네이버는 192억분으로 카카오톡(322억분)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인스타그램(225억분)에도 밀리는 처지가 됐다. 1위 유튜브(1063억분)와는 10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이처럼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플랫폼 최초 연간 매출 10조원 돌파 기록에도 마음 편히 웃지 못하고 있어 이 GIO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회사는 젊은 경영진의 과감한 시도 속에서 이 GIO가 무게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의 오랜 파트너십도 빛을 발할지 이목이 쏠린다. 손 회장은 지난달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AI 3국 동맹’을 논의한 바 있다. 이와 연계하면 네이버도 연합 전선의 한 축이 될 수 있다.이 GIO를 사내이사로 추천한 것에 대해 네이버 측은 “AI 시대로의 진입이 가속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변화를 이끌었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제시하며 의사결정에 힘을 싣고 경영 전반에 안정성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06 07:00
금융·보험·재테크

10돌' 토스 이승건 "5년 후 외국인 이용자 절반 넘길 것"

이승건 토스 대표가 토스를 오프라인으로, 글로벌로 확대하기 위한 고민에 빠져있다. 이미 오프라인 결제인 ‘토스 페이스페이’를 시작했고, 5년 후에는 앱 이용자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토스는 26일 ‘토스 10주년, 새로운 출발선’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0년간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의 비전과 방향성을 공유했다.이승건 대표는 이날 키노트 발표에서 “혁신의 완성은 발명이 아닌 확산”이라며 “토스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의 가치를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간편송금’이 시작한 토스가 지난해까지 1200만명이 사용하고, 180조원의 송금액이 발생한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토스의 본질을 짚고 넘어간 것이다.이로써 토스의 ‘간편송금’ 서비스는 다른 금융 플랫폼들의 기준이 됐다. 이 대표가 보여준 타행 7곳의 송금 화면은 현재 토스의 ‘계좌 입력 후 금액을 적고 본인 인증 송금되는’ 4단계와 다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선으로 발명하고 성장을 통해 확산시키고, 모든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 전체의 변화로 번지는 여정이 토스가 되풀이했던 과정”이라고 지난 10년을 돌아봤다.토스의 혁신으로 확산된 서비스가 또 있다. 이날 이 대표가 처음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공개한 것이 ‘1원 인증’이었다. 이 대표는 “계좌 개설이나 대출을 받을 때 비대면 인증으로 이용하는 ‘1원 인증’에 대해 토스가 특허를 갖고 있다”며 “토스가 간편 송금을 냈을 때 1원 인증을 기반으로 하도록 특허를 냈었는데, 지금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1원 인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특허를 갖고 있음에도 타 기관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이 밖에도 신용점수 조회 서비스 역시 토스가 최초다. 신용점수 올리기나 ATM 무료출금, 24시간 고객센터, 매일 이자 받기 등도 토스가 금융산업의 방향을 바꾼 요소들 중 하나다.토스의 혁신으로 산업에 변화를 이끌어온 토스를 이 대표는 100년 더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 첫번째가 토스를 금융 슈퍼앱이 아닌 ‘일상 슈퍼앱’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사용자 규모나 충성도 면에서는 금융앱을 뛰어 넘는 수준에 도달했다.이 대표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에서도 이미 토스는 대한민국 상위 10위 안에 포함돼 있다”며 “금융앱 가운데 유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토스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파트너사, 스타트업과 연결해 일상 수퍼앱으로 진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토스의 서비스부터 개방한다. 토스의 분산화된 서비스 개발 인프라부터 자체 개발한 디자인 시스템 ‘DEUS’, 토스의 실험 분석 플랫폼 ‘TUBA’, 생성형 AI 기반 그래픽 디자인 소프트웨어 ‘TOSST’ 등을 원하는 기업에게 오픈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와 더불어 스타트업에 향후 5년 간 1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더불어 오프라인으로 토스페이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미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에서 오프라인 결제를 내놓고 있지만, 이용자 확대는 좀처럼 상승곡선을 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이 대표는 “토스는 오프라인 사용자들의 결제 행위가 실제로 바뀌는 것이 목표”라며 “가맹점수 늘리기에 집중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점주가,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변화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개인정보 보안’에 대해서는 “토스의 서비스가 커짐에 따라 정보보호에 대한 투자를 12배 넘게 늘려왔다”며 “토스안심보장제도 오프라인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안심보장제는 정보보안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토스의 잘잘못과 관계없이 우선 보상부터 해주는 제도다.더불어 이 대표는 토스가 다져 놓은 서비스를 글로벌로 확대한다. 5년 후에는 토스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다.이 대표는 “전 세계에 토스 같은 슈퍼앱이 별로 없다. 글로벌 핀테크와 비교해도 매월 이용자가 뒤쳐지지 않는다”며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앱이 되기 위해 진출하려 한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2.27 07:01
e스포츠(게임)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 시작부터 서버 포화…흥행 분위기 '솔솔'

위메이드의 대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출시와 동시에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위메이드는 20일 국내 게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PC와 모바일 환경을 지원한다.오픈과 동시에 이용자가 몰리며 모든 서버가 '혼잡' 상태를 보이고 있다. 상위 서버 3곳은 이미 '포화' 상태다.'티르' 서버의 경우 이날 정오 서비스 개시 후 4시간이 지났는데도 대기자가 100명 이상이다. 네이버 치지직에서만 30개 이상의 라이브 방송이 송출되고 있다.'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북유럽 신화 세계관 속에서 9000년마다 반복되는 세상의 종말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전투 스타일과 무기에 따른 클래스 4종, 타격감과 과정에 중점을 둔 전투 시스템, 자동·수동 플레이 등을 뒷받침한다.이용자는 게임 초반 라그나로크의 전조를 막기 위해 곧장 전투에 나서는데, 익숙한 UI(이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번거로운 튜토리얼 과정 없이 곧장 적응할 수 있다.단순히 무기로 적을 내리치는 데 그치지 않고 발차기와 던지기 등 모션으로 액션의 현실감을 더했다. 북유럽 신화 특유의 거친 감성을 표현한 아트 그래픽은 콘솔 못지 않은 수준이다. 최신 엔진으로 구동되는 탓에 2022년 출시한 '갤럭시Z 플립4' 기준으로 약간의 끊김이 느껴진다.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문법과 기술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아이템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장비 생산과 강화 등에 필요한 주화의 총량을 한정했다.또 최상위 등급 아이템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NFI(대체불가아이템)로 제작하고 고유 번호를 부여해 역대 소유주 아이디, 생성 날짜 등 아이템 정보를 모든 이용자에게 공개한다.'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출시를 기념해 오는 3월 20일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20 16:33
IT

네이버, 중·장년 IT 인력 재취업 돕는다…고용노동부 맞손

네이버는 고용노동부와 손잡고 중·장년 IT 인력의 재취업을 돕는다고 18일 밝혔다.네이버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경기도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IT 업계 맞춤형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에 따라 네이버는 IT 업계의 숙련된 인력이 퇴직 후에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네이버는 자체 온·오프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목표별 교육 과정을 설계할 예정이다.민관 협력으로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 선순환을 창출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와 고용노동부는 협업 모델이 인터넷 플랫폼 업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방침이다.공기중 네이버 교육센터장은 "네이버는 SME(중소상공인) 및 창작자의 스케일업, 미래 세대 AI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여러 세대의 이용자들과 동반 성장을 이어왔다"며 "이번 협약으로 인터넷 플랫폼 산업에 특화된 지원책을 마련해 업계의 안정적인 고용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높은 수준의 체력·경력·학력을 갖춘 중·장년들에게 더 오래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의 삶의 질과 국가 경제 활력을 함께 높이는 길"이라며 "IT 산업 근로자들에게 효과적인 재취업 지원을 제공하고 다른 산업으로도 확산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8 16:48
IT

개인정보위, 메타 등 소셜 로그인 개인정보 파기 절차 개선 권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등 일부 플랫폼의 간편 로그인에서 취약점을 발견해 개선을 요구했다고 13일 밝혔다.개인정보위는 소셜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애플에 대한 사전 실태점검 결과를 13일 발표했다.소셜 로그인은 포털이나 SNS 계정(이하 소셜 계정)의 회원정보를 다른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 연동해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쉽게 로그인하는 방식이다. 국내 사이트 50만여 곳이 활용 중이다.개인정보위는 소셜 계정을 탈퇴한 이용자의 개인정보 파기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모든 소셜 로그인 사업자는 이용자가 소셜 계정 설정화면에서 가입 중인 이용 사이트 목록을 조회하고, 탈퇴를 원하는 사이트는 연동을 해지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 구글, 애플, 메타의 경우 이용률이 낮아 이를 높일 대안을 주문했다.또 이용자가 소셜 계정 자체를 탈퇴하면 소셜 로그인 사업자는 연동된 모든 이용 사이트에 이 사실을 통보해 일괄 탈퇴 처리가 이뤄지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메타는 이런 일괄 통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여기에 소셜 로그인 이용자 정보를 웹사이트 등에 제공하기 위한 인증 정보인 토큰의 폐기와 관련된 안내는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했다.소셜 로그인 사용을 위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웹사이트 성격에 따라 적정성을 검수해 요청을 수락하는 절차를 운영하고 있었다. 웹사이트에 가입하는 시점에는 제3자 제공 동의를 받아 처리하고 있었다.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소셜 로그인 사업자들과 함께 개선 권고 사항을 실효성 있게 이행할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이용자가 안심하고 소셜 로그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3 15:50
IT

네이버 최수연, 프랑스 AI 정상회의 참석…"이용자 섬세하게 연결하는 도구"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에 참석해 AI 비전을 소개했다고 11일 밝혔다.최수연 대표는 이날 '지속 가능한 AI의 미래'를 주제로 한 전체 총회 두 번째 세션에 패널로 연단에 섰다.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단, 학계, AI 업계 리더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션 패널로 초청받은 기업인은 최 대표와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두 명 뿐이다.최 대표는 "네이버는 핵심 AI 원천 기술과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대규모 서비스를 동시에 보유해 디지털 생태계에 더 큰 기회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커뮤니티와 함께 AI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또 최 대표는 "네이버는 수많은 정보에 대한 이용자들의 질문과 답변, 생활의 지혜가 담긴 글 등을 바탕으로 축적된 콘텐츠를 다시 사람을 위한 일상의 도구인 AI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며 "네이버가 만들고 있는 AI는 이용자와 창작자, 판매자를 더 섬세하게 연결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내용, 구성, 제작이 이뤄지는 온라인 만화 플랫폼 네이버웹툰에서는 'AI 큐레이터'가 활약하며 더욱 더 다양한 장르와 스토리의 웹툰이 이용자들에게 추천되고 있고 창작자들에게는 'AI 채색 도구'를 제공해 보다 섬세한 스케치 작업에 집중하도록 돕고 있다"며 구체적인 AI 활용 사례를 제시했다.AI 정상회의는 AI 기술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안전한 사용을 도모하기 위한 글로벌 회의로 2023년 런던, 지난해 서울 회의에 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네이버는 올해까지 세 차례 정상회의에 모두 초대받았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1 20:00
IT

IT 업계 '딥시크 금지령' 확산…"정보 유출 우려"라지만 속내는

우리 정부와 IT, 금융 업계에 중국 생성형 AI(인공지능) '딥시크' 금지령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저비용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챗GPT의 오픈AI까지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아직 정보 유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국, 미국, 일본의 AI 연합전선 구축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딥시크 차단에 엇갈린 의견6일 한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IT 기업들이 사내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 것을 두고 "조치를 취한 곳들이 대부분 오픈AI의 파트너사"라며 "그들이 앞서 발표한 협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챗GPT가 돌풍을 일으킬 당시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특정 서비스를 콕 집어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그렇다고 확답하기는 어렵다"며 "보안 이슈라 별개로 봐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기업 보안 담당자들은 국가정보원이나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와 긴밀히 소통하는데, 확실히 드러난 보안 취약점이 발견돼 간접적인 지침을 받지 않았겠나"라는 추측도 있었다.딥시크는 지난달 20일 출시 후 미국 빅테크 모델의 10분의 1 가성비로 수준급 답변을 내놓는다는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들을 빨아들였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지난 1월 4주 차 국내 생성형 AI 앱 이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딥시크가 121만명을 기록하며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서비스를 단숨에 제치고 1위 챗GPT(493만명)를 추격했다.다만 보안 안전성에 '물음표'가 붙자 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의 구글 플레이 무료 앱 순위는 지난 3일 1위에서 이날 6위로 크게 떨어졌다. 혜성처럼 등장해 잘나가던 딥시크는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목이 잡혔다.미국 텍사스의 경우 주정부가 지급한 기기에 딥시크 설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으며, 호주도 정부 시스템 내 딥시크 이용을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일본은 공무원들에게 딥시크 다운로드를 삼가할 것을 공지했고, 대만은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딥시크 사용 금지 조치를 내렸다.한국도 지난 4일을 기해 국방부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등 주요 부처는 물론 행정안전부(행안부)의 AI 관련 보안 가이드 공문을 받은 17개 지방자치단체의 딥시크 차단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행안부가 발송한 공문에는 생성형 AI에 개인정보 입력을 자제하고, 공직 내부 정보를 AI에 올리는 행동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현재 딥시크는 개인정보 보호정책에 '이용자로부터 수집한 개인정보는 거주하는 국가 외부에 있는 서버에 저장될 수 있다. 수집한 정보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안전한 서버에 저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수집하는 정보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텍스트·오디오 입력, 채팅 기록 등이다. 딥시크는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 패턴까지 수집하는 등 학습 과정에서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기업들 "우리 AI 씁시다"딥시크의 보안 안전성에 수상한 기운이 감지되자 기업들도 속속 문을 걸어 잠그고 나섰다.카카오는 임직원들에게 딥시크 이용을 지양할 것을 권고했고, LG유플러스는 딥시크 주소 접근을 차단했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가우스'와 '엑사원'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은 외부 서버로 회사 데이터가 넘어갈 수 있는 AI의 이용을 막고 있다.KT는 빅데이터·AI 파트너십을 체결한 MS의 '코파일럿'만 접속을 허용하고 있다.카카오 관계자는 "AI 사내 활용 정책에 따라 정보 보안과 윤리 등 AI 안전성에 대한 완전한 검증이 되지 않아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는 판단 아래 업무 목적 사용을 지양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단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오픈AI와 MS 등 빅테크와 손잡고 미국과 혈맹을 본격적으로 맺고 있어, 중국산 AI를 사전에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이번 주 카카오가 AI 에이전트 '카나나'의 연내 론칭을 앞두고, 오픈AI와 공동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발표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1박2일 내한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한·미·일 AI 삼각 동맹'의 기반을 다졌다.이런 상황에서 카카오 관계자는 "외부의 좋은 모델을 조화롭게 녹이는 AI 오케스트레이션이 핵심 전략이라 중국산 AI 견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금융권도 딥시크 접속 제한에 동참하는 기류다. 4대 금융사 모두 딥시크 접속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안전성 검증을 이유로 내부 망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챗GPT 등 다른 생성형 AI는 사용할 수 있지만, 딥시크의 앱 다운로드나 사이트 접속은 막은 상태다.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지난 4일부터 각 사내 외부망이나 고객용 PC 등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신한은행도 딥시크 접속을 금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내부 망에서 딥시크뿐만 아니라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이트들은 원칙적으로 허용이 되지 않고 있다"며 "신한은행은 딥시크를 차단했다기보다 원래부터 접속이 되지 않았다가 맞다"고 말했다.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보안성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딥시크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07 07:00
IT

챗GPT 아버지 손잡은 카카오 정신아, 제2 국민 앱 예고

국민 메신저를 앞세운 카카오가 생성형 AI(인공지능) 선구자 오픈AI와의 동맹을 전격 발표했다. 이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 스며드는 AI를 목표로 연내 B2C(기업-소비자 거래)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국경을 초월한 AI 리더와의 파트너십으로 성장이 지체됐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제2 국민 앱을 탄생을 예고했다.올트먼 "카카오와 AI 비전 공유"정신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데이에서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카카오는 급변하는 AI 생태계에 발맞춰 직접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대신 글로벌 리더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정 대표는 "자본이 곧 경쟁력인 환경에서 남들이 AI 모델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카카오는 어떻게 하면 최고의 AI 모델을 가장 빠르게 확보해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카카오의 5000만 이용자를 위한 공동 프로덕트(상품·서비스)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고의 AI 기술을 가진 오픈AI와의 협업은 카카오가 국내에서 가장 앞선 AI 기술을 확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챗GPT의 아버지로 이름을 알린 샘 올트먼 CEO도 카카오의 기대에 화답했다. 이날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과정에서는 정 대표와 악수하고 포옹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올트먼 CEO는 "에너지, 인터넷, 반도체 환경을 보면 한국은 AI에 굉장히 적합한 국가"라며 "카카오는 AI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항상 좋아했다. 특히 탐구할 부분이 풍부한 메시징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협업 논의를 이어왔다. 지금은 메신저를 비롯해 쇼핑,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AI를 접목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단계로, 아직 청사진을 구체화하지는 않았다.정 대표는 "카카오톡과 챗GPT가 상호작용하는 등의 형상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올트먼 CEO는 지난 3일 깜짝 발표한 신규 툴 '딥 리서치'의 접목 가능성이 제기되자 "챗GPT는 대화는 하지만 대신 일을 하지는 못했다"며 "딥 리서치는 심도 몇시간 또는 며칠이 걸리는 작업을 몇 분안에 대신 처리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개발했고 올해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답했다.딥 리서치는 데이터 분석과 웹 브라우징에 특화해 리서치 애널리스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툴로, 오픈AI의 추론모델인 'o3'로 구동된다.오픈AI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광범위한 주제 안에서 3000개 이상의 객관식·단답식 문제를 내는 정확도 테스트에서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딥시크의 'R1'은 9.4%에 그쳤지만 딥 리서치는 26.6%를 달성했다.이날 카카오의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도 베일을 벗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카카오가 작년 10월 선보인 카나나는 대화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딱 맞는 답변을 제시한다.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나뉘는데, 그룹 대화에서 나눈 일정과 준비물 등을 잊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거나 스터디 모임에서 함께 읽은 논문에서 추출한 퀴지를 내고 채점을 하는 등 개인 맞춤형 기능을 뒷받침한다.카나나 출시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카카오의 생각이다.정 대표는 "지난해 연말 비공개 테스트를 하면서 바꿀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상반기 공개를 시도하겠지만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면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나나 출시·AI 전환 시기는별개 앱으로 출시를 계획 중인 카나나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으로 카톡과의 캐니벌라이제이션(자기 잠식) 우려를 일부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카톡이 아닌 한국 문화와 언어를 고려하지 않은 해외 AI 에이전트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와 명확히 역할을 나눈 카나나 덕에 카카오는 추가적인 광고 지면 효과도 노릴 수 있다.일단 카카오는 오픈AI와 재무적 관점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공동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오픈AI는 네이버 등 다른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놨다.연내 등판할 카나나와 카카오 서비스의 AI 전환 속도에 실적 반등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카카오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지난해 1분기 2배에 달했지만 3분기 한 자릿수(5.0%)로 뚝 떨어졌고, 4분기에는 35%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국내 광고·커머스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게임 등 콘텐츠 자회사들은 신작 부재 등으로 침체에 빠졌다.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톡 개편과 AI 사업 전략에 주목한다"며 "B2C AU 서비스를 전개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AI의 성능이 낮고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아 대중화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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