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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어”…‘가성비 러버’ 넷플릭스, K콘텐츠 진짜 줄이나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K콘텐츠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K콘텐츠에 적극 투자하던 때처럼 ‘가성비’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다.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이미 촬영을 마쳤거나 크랭크업을 앞둔 올해 라인업이 아닌 내년에 공개될 작품이 줄어드는 셈이다.넷플릭스의 K콘텐츠 축소설은 꽤 오래전부터 업계에 돌았다. APAC 허브를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긴다는 계획은 물론, ‘전체 제작비를 줄이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거나 ‘남자 배우 5억원·여자 배우 2억 5000만원 이하로 출연료를 조정한다’, ‘증명된 작품의 시즌제에만 집중한다’ 등의 구체적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넷플릭스의 기조가 이렇게 바뀐 이유에는 K콘텐츠의 가성비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덧붙었다. 넷플릭스에 K콘텐츠는 적은 제작비로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는 효자 콘텐츠였다. 대표적인 작품이 ‘오징어 게임’ 시리즈다.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1 제작비는 회당 평균 240만달러(약 35억원)로 넷플릭스 대표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의 1200만달러(약 174억원)와 비교하면 20%에 불과하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K콘텐츠에 1조원을 훨씬 웃도는 돈을 태우며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문제는 점점 낮아지는 흥행 타율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야심 차게 선보인 시리즈물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결국 넷플릭스는 제작비가 저렴한 타 APAC 시장, 그중에서도 일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제작사가 만들지만 넷플릭스 일본 법인이 투자하고 현지 스태프들이 투입되는 작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APAC 내 K콘텐츠 ‘올인’을 외친 디즈니플러스와는 상반되는 행보다. 최근에는 내부 인력도 감소했다. 실제 지난 연말 넷플릭스 코리아는 본사 제작 파트 인원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제작 성과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지상파 방송사와 협업을 마냥 긍정 시그널로 볼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는 SB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막 및 더빙 제작, 현지 홍보·마케팅을 해주고 SBS의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제공받기로 했다. 내년 SBS 신작 일부 동시 공개도 약속받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 양적 팽창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달리 말하면 외부에서 수급 해오는 콘텐츠를 늘리겠다는 의미다.넷플릭스가 K콘텐츠를 줄인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여기저기 쓴소리도 나온다. 제작비를 천정부지로 올려 시장 물을 흐려 놓고 발을 뺀다는 지적이다. 실제 넷플릭스가 국내 제작 시장에 뛰어든 후 전반적인 콘텐츠 제작비는 급증했다. 특히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료가 회당 10억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간접 여파로 중소 제작사, 매니지먼트사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물론 예외적으로 투자금이 늘어난 K콘텐츠도 있다. 예능이다. 예능은 넷플릭스가 좋아하는 ‘가성비’템으로, 제작비 대비 화제성이 높다. 더욱이 지난해 백종원의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으로 큰 재미를 보면서 넷플릭스는 보다 적극적으로 예능 발굴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에는 추성훈과 토크쇼도 선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넷플릭스는 시리즈처럼 전 회차 촬영 후 공개하는 방식으로 예능을 만들어 왔지만, 이번에는 주 단위로 제작한다. 방송사와 동일한 방법이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징어 게임’ 시즌2(‘오징어 게임2’)로 분위기가 한 번 더 전환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공개 11일 만에 넷플릭스 역대 시리즈(비영어) 2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K콘텐츠 제작을 줄인다고 했다가 또 잠잠했다가 하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며 “그래도 ‘오징어 게임2’가 잘된 만큼 상황이 반전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넷플릭스는 언제나처럼 K콘텐츠 제작을 축소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 측은 “투자를 줄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2023년 당시 향후 4년 동안 25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후 현재까지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10 05:47
영화

‘흑백요리사’→‘오겜2’ 넷플릭스 vs 강풀 잡은 디즈니플러스, 글로벌 OTT 대전① [2024 연말결산]

OTT가 핵심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도 회사 간 경쟁이 치열했다. 글로벌 OTT 양대 산맥인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각축전이 이어진 가운데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들이 다양한 형태로 반격에 나섰다. 살아남기 위해 어느 때보다 맹렬한 경쟁을 벌였던 2024년 OTT계를 돌아봤다. <편집자 주>지난해 ‘더 글로리’ 시즌2와 ‘무빙’의 히트로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는 상반기 내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수백억원 대작마저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내외적으로 타격이 적잖았다. 하지만 4분기에 접어들면서 드라마틱한 반전이 시작됐다. 넷플릭스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으로 대박을 터트린 데 이어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를 내놓으며 다시 한번 상승세를 꾀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무빙’의 일등 공신인 강풀 작가와 본격적으로 손을 잡으며 거대한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렸다.◇‘예능 주력’ 넷플 vs ‘장르물 뚝심’ 디플 넷플릭스는 올해 여느 때보다 예능에 주력했다. 한 해 동안 선보인 오리지널 예능은 총 10편. 2016년 국내 상륙 후 가장 많은 수다. 제작비 상승 등 현실의 벽 앞에서 임시방편으로 선택한 ‘가성비템’이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흑백요리사’의 화력이 어마어마했다. ‘흑백요리사’는 공개 일주일 만에 380만 시청수를 기록하고 3주 연속 글로벌 톱10 TV 부문(비영어권) 1위를 달성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올 10월 ‘흑백요리사’ 시즌2 제작 확정을 공식화했다.지난해 ‘무빙’과 ‘카지노2’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장르물 외길을 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2024년 오리지널 콘텐츠 11편을 공개했는데, 예능을 제외하고 80% 이상이 장르물에 속했다. 성과를 낸 부문도 장르물이었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아태지역 최고 시청작, ‘강남 비-사이드’는 TV쇼 부문 글로벌 정상에 올랐다. 다만 ‘무빙’만큼 폭발력을 가진 작품이 부재하면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상승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연말 히든카드 ‘오겜2’ vs ‘조명가게’예능을 차치하면 넷플릭스에게 올 한 해는 뼈아픈 시간이었다. 제2의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를 노리고 선보인 작품들이 족족 흥행에 실패한 탓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경성크리처2’ 등 15편의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중 흥행한 작품은 단 1편, ‘오징어 게임2’뿐이다. ‘오징어 게임2’는 넷플릭스의 엄청난 물량 공세와 전편의 후광에 힘입어 공개 하루 만에 92개국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등극했다.넷플릭스에 ‘오징어 게임2’가 있다면 디즈니플러스에는 ‘조명가게’가 있었다. 겨울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조명가게’는 제목처럼 디즈니플러스 앞날에 불을 밝혔다. ‘조명가게’는 이달 4일 공개 후 단숨에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까지 뛰어 올랐다. 특히 ‘조명가게’는 극 말미 ‘무빙’의 세계관과 연결되며 ‘강풀 유니버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디즈니플러스를 대표할 대형 IP(지식재산권) 탄생의 순간이었다. ◇넷플+SBS vs 디플+MBC양사는 올해 나란히 방송사와도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는 이달 SB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넷플릭스는 해당 파트너십을 통해 SBS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제공받기로 했다. 또 내년 SBS 신작 일부를 동시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넷플릭스가 SBS에 제공하는 건 해당 작품들에 대한 자막 및 더빙 제작, 현지 홍보·마케팅이다. 넷플릭스는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의 양적 팽창을 할 수 있고, SBS는 자사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디즈니플러스는 MBC와 뜻을 모았다. 다만 넷플릭스처럼 별도의 협약을 맺지는 않았다.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MBC 작품을 가져오는 게 아닌, 디즈니플러스 작품을 MBC에서 방영하는 구조다. 스타트를 끊은 건 ‘무빙’이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24일부터 ‘무빙’ 전편을 MBC를 통해 순차 송출하고 있다. 협업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말을 아끼고 있지만 ‘무빙’이 성공적인 선례로 남는다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 협업으로 이어질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31 05:50
영화

국가애도기간에 홍보 일정 ‘스톱’…연말연시 영화계, 다시 찬바람부나 [종합]

영화계가 다시 근심에 빠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가 채 가기도 전에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린 대형 참사가 벌어지면서 각종 홍보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관련 행사가 속속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가 또 한 번 침체기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30일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전 예정돼 있었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제작보고회를 전면 취소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여파다. 앞서 29일 오전 9시 5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총탑승자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사고 당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최근 개봉한 ‘하얼빈’과 31일 개봉을 앞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 등 신작들의 홍보도 일시 중단됐다. 당초 ‘하얼빈’ 우민호 감독과 현빈은 29일 방송 예정인 JTBC ‘뉴스룸’에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참사 여파 및 뉴스 특보 편성으로 방송 송출이 미뤄졌다. ‘보고타’ 송중기, 이희준이 출연하는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도 당일 결방을 결정했다.주중 예정된 무대인사도 모두 취소했다. 다만 1월 4월과 5일 진행되는 주말 무대인사는 예정대로 이어간다. ‘하얼빈’ 측은 “사전 공지된 행사로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애도의 의미를 잊지 않고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보고타’ 역시 1월 1일 계획된 개봉 첫 무대 인사를 취소했다. 이외 1월8일 개봉하는 19금 로맨틱코미디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등도 일정 변동을 안건으로 한 긴급 회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예상치 못한 참사에 극장 산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극장가는 12.3 계엄 사태로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 어수선한 국내 정세로 홍보, 개봉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관객수까지 급감했다. 실제 계엄 선포 다음 날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전주 같은 날 대비 무려 25.6%나 감소했다.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신작조차 힘이 없었다.다행히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려 개봉한 ‘하얼빈’이 선전하면서 극장가에는 다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하얼빈’은 개봉 5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모았다. 주연 배우들 역시 무대인사 등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일각에서는 모처럼 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감돌았다.하지만 이번 참사로 국민 모두가 실의에 빠지면서 극장가 분위기도 다시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객수 급감은 당연한 수순이다. 극장은 사회 분위기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산업 중 하나로, 앞서 2014년 세월호 참사,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관객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영화 개봉을 앞둔 복수의 홍보 관계자들은 “사전에 잡아 놓은 일정이지만, 국가애도기간에 공식 행사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개봉을 연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극장 측은 “(12.3사태로) 이미 관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연이어 비보가 전해져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제작, 배급사 측도 연이어 행사를 연기, 취소하며 국가애도기간에 동참하고 있다. 국민들 또한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연말연시 관객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30 14:13
영화

[고환율시대 엔터]③ 韓영화 해외 촬영 차질 없나…외화 수입사 ‘울상’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11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지만 계속되는 정국 불안에 원-달러 환율이 1476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가치가 한 달 새 5% 추락한 가운데 1500원 돌파 가능성 등 부정적 전망이 이어짐에 따라 엔터업계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가 영화, 방송, 가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간스포츠가 짚어봤다. <편집자 주>고환율 시대를 맞으며 영화 시장이 근심에 빠졌다. 해외에서 작품을 촬영 중인 한국영화 투자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고, 계약금 지불을 앞둔 외화 수입사들은 진퇴양난에 처했다.당장에 가장 큰 걱정을 사는 건 해외 로케이션 촬영 작품이다. 언젠가부터 일정 금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다수의 한국영화는 예외 없이 해외 풍광을 담아왔다. 현재도 라트비아에서 촬영 중인 ‘휴민트’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이 해외에서 촬영하거나 촬영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해외 촬영은 체류비, 현지 스태프 운용 등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로,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즉각 반영된다는 데 있다.‘휴민트’를 투자·배급하는 NEW의 김민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다행히 현재까지는 크게 문제 되는 상황이나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며 “보통 예산 책정 시 날씨와 같은 천재지변, 재촬영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하고 총액을 넘지 않게 핸들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예상 범위에 있는 상황이지만,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 민감하게 원·달러 환율 변화를 체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외화 수입사는 말 그대로 직격타를 맞았다. 이미 작품 개봉 준비를 마무리한 1분기는 영향권에 들어가지 않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작품별 차이는 있으나 통상 외화 수입은 계약 체결 후 계약금 20~30%를 지급하고, 작품 딜리버리가 가능한 시점에 잔금을 지불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 과정에 있는 작품들에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영화 수입·배급사 찬란 이지혜 대표는 “해외에 (잔금을) 지급해야 하는 시점이 돌아오는 작품이 있는데 일단 홀딩한 상태다. 개봉에 차질이 올 수도 있다”며 “시장이 언제 안정될지 모르기 때문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내년 개봉 영화 준비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영화 수입 자체에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비싼 값에 작품을 살수록 영화의 손익분기점(BEP)이 높아지기 때문에 관객 유치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 대표는 “보통 영화 개봉에 3~4개월이 소요되는데 현재로서는 이후 작품에 대한 (수입) 확정을 빨리할 수 없다. BEP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개봉은 이어가야 하니 불안하다”고 털어놨다.환율 상승이 ‘득’인 곳도 있다. 역으로 영화를 수출하는 경우다. 해외에서 신작 개봉, 구작 재개봉 등을 앞둔 배급사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오히려 호재다. 기개봉작들도 마찬가지다. 대개 해외 개봉은 미니멈 개런티(MG) 계약으로 이뤄진다. MG 계약은 최소금액 정산 후 오버리지 매출이 발생하면 이를 판권사가 추가로 가져가는 형태로, 전액 달러로 정산된다.한 영화 관계자는 “수입사 입장에서는 곡소리가 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환율이 높을 때 해외 배급사끼리 비딩(입찰)이 이뤄지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지금 작품 판매가 이뤄지는 게 호조”라고 말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30 05:50
영화

봉준호 감독, ‘미키 17’ 한 달 앞당겨 내년 3월 개봉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한 달 앞당겨져 내년 3월 개봉한다.28일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는 ‘미키 17’이 내년 3월 7일 북미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당초 ‘미키 17’은 내년 4월 18일에 북미에서 개봉하기로 했었으나 약 한 달 앞당겨졌다. 배급사 측은 ‘미키 17’이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 상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북미의 봄 방학이 시작되는 3월로 개봉 시기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국내에서도 내년 3월 ‘미키 17’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북미 개봉보다 앞선 시기에 선보여질 가능성이 높다.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에,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28 10:59
영화

‘하얼빈’ 우민호 감독 “참담한 현실, 위로가 되는 영화이길” [IS인터뷰]

“담담하지만 힘 있고 숭고한 영화로 풀어지길 바랐습니다.”영화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신작 ‘하얼빈’으로 겨울 극장가 대전에 합류했다. 지난 24일 개봉한 ‘하얼빈’은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이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기까지, 독립투사들의 긴 분투를 그린 작품이다.우 감독은 영화 개봉에 맞춰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작사(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먼저 ‘하얼빈’ 연출 제안을 했는데 그때는 거절했다. 전작들에서 부정적인 사람들을 많이 다뤄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을 다룰 용기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그러고 있다가 우연히 안중근 장군 자서전을 읽게 됐는데 제가 몰랐던 지점이 꽤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그가 어떤 심정으로 엄청난 거사를 치렀는지 호기심이 생겼죠. 동시에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씀에 큰 울림이 왔어요. 이건 현재 우리에게도 힘과 위로를 줄 수 있겠다 싶어서 제작사에 다시 연락을 했죠.”우 감독은 연출을 결심한 후 곧바로 각색 작업에 돌입했다. 기존에 제안받은 작품은 순수 오락영화에 가까웠던 터라 전면 수정이 필요했다. 우 감독은 오락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가장 클래식하고 묵직하게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액션도 최소화했다.우 감독은 “저도 오락영화를 좋아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진심을 다해 찍으면 관객도 알아줄 거로 생각했다”며 “신안사 전투는 무술감독이 쾌감 넘치는 액션을 짜와서 많이 덜어냈다. 우리의 아름다운 국토가 일제에 유린되는 걸 통쾌한 액션으로 찍을 수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영화의 핵심 인물인 안중근은 처음부터 현빈이어야만 했다. 현빈의 눈빛에서 당시 안중근이 가졌을 양가적인 감정을 모두 읽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현빈이었다. 현빈은 우 감독의 출연 제안을 무려 세 차례나 거절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우 감독은 대뜸 영화 속 대사 하나를 언급했다. “우리 앞에 어떠한 역경이 닥치더라도 절대 멈춰서는 아니 된다. 금년에 못 이루면 다시 내년에 도모하고”라는.“말 그대로 될 때까지 했어요.(웃음) 삼고초려 끝에 출연을 결정했는데 만약 또 거절했으면 10번까지 제안했을 거예요. 끝까지 거절했으면 이 작품을 안 했을 수도 있고요. 전 이 영화로 우리가 아는 영웅 안중근의 이면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 눈빛이 현빈에게 있었죠. 강인함 속에 부드럽고 처연하고 또 쓸쓸한 눈빛이요.”영화가 공개된 후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절제된 신파를 놓고는 의도한 것이라고 짚었다. ‘하얼빈’은 여느 역사 영화들이 그러했듯 얼마든지 관객을 울릴 수 있는, 이른바 ‘국뽕 마취’가 가능한 작품이지만, 우 감독은 그 길을 일부러 피해 갔다. “일단 제가 신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독립운동가의 마음을 신파로 풀고 싶지 않았죠. 신파는 뭔가 쉽게 휘발되는 기분이에요. 사실 우리가 정말 마음이 깊으면 눈물이 안 나거든요. 그래서 배우들에게도 ‘들리지 않지만 보이는 통곡으로 연기해 달라’고 했죠.”현재 ‘하얼빈’은 시국 맞춤형 영화로도 주목받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을 겪고 있는 현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대사가 다수 등장하는 까닭이다. 우 감독은 “저 역시 비상계엄 선언을 듣고 믿기지 않았다. 참담했다. 견고하다고 생각한 자유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순간이었다”고 개탄하면서도 “그걸 막아내는 시민들에게서 희망도 봤다”고 말했다.“이것이 우리가 역사를 되짚어 보는, 시대극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해요. ‘하얼빈’ 찍을 때도 스태프들끼리 ‘흥행과 상관없이 삼일절, 광복절에 TV에서 계속 틀 영화니 정말 잘 찍자’고 하면서 최선을 다해 만들었어요.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모든 독립군에게 누가 되지 않길, 대중에게 힘과 위로가 되는 영화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27 06:04
영화

돌아보는 2024 영화계: 절망편 [2024 연말결산]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시작된 극장 산업 침체기가 여전히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 한 해도 극장가에는 다양한 변화가 시도됐다. 비수기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고, 틈새시장을 노린 얼터너티브 콘텐츠의 강세가 도드라졌다. 반면 충무로를 대표하던 스타들이 연이은 구설에 올랐고 소중한 배우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던 2024년 영화계를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2024년 영화계는 유독 사람으로 인한 실(失)이 많았다. ‘서울의 봄’으로 N번째 전성기를 맞은 정우성은 난데없는 혼외자 논란으로 이미지에 직격타를 맞았고, 유아인은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으며 차기작 공개에 제동을 걸었다. 이 외에도 김수미, 송재림이 마지막 영화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등 다수의 비극이 영화계를 덮쳤다. ◇정우성, 결혼 건너뛰고 아빠 됐다올해 영화계를 가장 들썩인 이슈는 ‘정우성 혼외자 논란’이었다. 정우성은 지난 11월 모델 문가비 사이에 아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를 기점으로 정우성의 여자 문제가 봇물 터지듯 나오기 시작했다. 비연예인 여자친구와 열애설이 불거지는가 하면, 또 다른 여성들과 찍은 사진, 동영상, SNS 메시지 등이 유출됐다. 정우성은 쏟아지는 비난 여론 속 한 시상식에 올라 “사랑과 기대를 보내준 모든 분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들에게도 생물학적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문가비와의 관계나 향후 결혼 계획, 기타 여자 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마약 혐의’ 유아인, 1심서 징역형 유아인의 마약 논란도 이어졌다. 유아인은 앞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 지인과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한 혐의 등도 받는다. 올해 9월 1심 재판부는 유아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의료용 마약류 상습 투약과 타인 명의 상습 수면제 매수 등은 유죄로, 대마 흡연 교사 및 증거인멸 교사는 증거 부족에 따른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변론 절차는 앞선 24일 종결됐으며, 2심 선고는 이르면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이미 촬영을 마친 유아인 주연의 영화 ‘하이파이브’, ‘승부’는 여전히 공개일을 잡지 못한 상태다. ◇김수미·송재림 유작 남기고 떠났다소중한 두 배우를 잃는 아픔도 겪었다.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향년 75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사인은 당뇨 등 지병에 따른 고혈당 쇼크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한 달 후에는 송재림이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전했다. 송재림은 11월 12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두 사람은 유작으로 영화를 한 편씩 남겼다. 김수미의 마지막 작품은 절친한 후배 신현준과 함께한 코미디 영화 ‘귀신경찰’, 송재림의 마지막 작품은 가상화폐 폭락 사건을 모티브로 한 ‘폭락’으로, 나란히 1월 극장가에 걸릴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배신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화제성, 대중성만 좇는 행보로 빈축을 샀다. 조금씩 OTT 시장에 품을 내주던 BIFF는 급기야 올해 개막작으로 넷플릭스 영화를 선보이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문제는 ‘전,란’의 공개일이었다. ‘전,란’은 BIFF 폐막일 넷플릭스를 통해 정식 오픈됐고, BIFF는 넷플릭스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BIFF의 이번 행보가 독립·예술영화 및 극장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자 홀드백 준수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 온 영화인들의 의견에 반하는 것이란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BIFF 측은 “대중성 확보”라는 자화자찬 속 막을 내렸다. ◇아닌 밤중에 계엄령 ‘등골 오싹’올해 영화계는 12.3 계엄 사태로 혼란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및 해제로 국내 정세가 어수선해지면서 영화 산업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단순 홍보, 개봉 일정 변동 수준이 아니었다. 계엄 선포 다음 날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신작이 대거 걸렸지만, 전주 같은 날 대비 관객수가 무려 25.6%나 감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겨울 성수기를 앞두고 기대감이 컸던 영화계는 또 한 번 살 궁리 모색에 나서야 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27 05:50
영화

‘하얼빈’ 박정민 “활동 중단이라고 한 적 없어…자연스럽게 철회될 것” [인터뷰④]

배우 박정민이 활동 중단 선언에 대해 언급했다.박정민은 26일 오후 영화 ‘하얼빈’ 프로모션 차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이날 박정민은 “저는 중단이란 단어를 쓴 적이 없는데 갑자기 활동 중단이 됐다. 조금 쉰다고 했을 뿐”이라며 “조금 창피하다. 2월이 되면 신작이 또 나올 거 같다. 그때 되면 또 관객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민은 “찍어 놓은 게 좀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제가 거짓말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죄송하다”면서도 “어쨌든 내년에는 조금 쉬고 싶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쉬는) 텀이 오래 느껴지지 않게 저를 선택해 주시는 분을 찾아서 또 일할 것”이라며 “사실상 활동 중단 선언을 자연스럽게 철회하게 되는 순간이 올 거 같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26 14:13
e스포츠(게임)

넥슨·넷마블도 신작 '돌격 앞으로'…콧대 높은 해외 노린다

국내 게임사를 대표하는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이 내년 신작을 쏟아낸다. 흥행이 보증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히트작을 내겠다는 목표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내년 3월 28일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을 글로벌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카잔은 넥슨의 인기 IP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다. 강렬한 액션의 하드코어를 지향하며 스토리텔링에 힘을 준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세계관 중심의 서사 구조를 플레이로 체험하게 된다. 게임은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5 등 PC·콘솔로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전사적으로 카잔을 밀고 있다고 본다. 향후 해외 시장 진출과 플랫폼 확장의 주요 기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오픈월드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기존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을 3D 오픈월드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넥슨은 이 게임을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넥슨 관계자는 “중국에서 흥행한 던파 모바일 비롯해 ‘FC’ 시리즈, ‘메이플스토리’ 등 3대 핵심 IP로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면서 던파 세계관 확장 속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IP를 활용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새해에 선보인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이 게임은 오픈월드 RPG 장르로, 드라마의 기존 팬층을 비롯한 글로벌 팬들의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는 기사, 용병, 암살자 등의 클래스를 선택해 100% 수동 전투 기반의 스킬 콤보와 분노 게이지 활용 등을 통해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넷마블 관계자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원작의 세계관과 캐릭터 등을 고퀄리티로 구현해 극대화된 몰입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와 함께 넷마블은 자체 개발한 신작 ‘몬길: 스타 다이브’도 준비 중이다.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 플레이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엔씨소프트도 내년 신작을 잇따라 출시, 실적 반등에 나선다.내년 상반기엔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 하반기엔 ‘아이온2’와 ‘프로젝트 LLL’이 각각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370억원을 투자해 판권을 획득한 빅게임스튜디오의 서브컬처 수집형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출시도 예정돼 있다. 한편 3N에 맞서 크래프톤은 내년 3월 28일 라이프 시뮬레이션 장르의 ‘인조이’를 선보인다. 이 게임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깊이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구현할 수 있다. 소형 언어 모델(SLM)을 활용한 챗봇 기능과 3D 프린터 기술 등 크래프톤의 AI 기술을 집약해 새로운 게임 경험도 선보인다.크래프톤은 인조이를 시작으로 내년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 2’ 등의 신작도 출시할 계획이다.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내년 흥행이 보증된 IP를 활용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며 “콧대 높은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2.26 07:00
e스포츠(게임)

엔씨가 쓰는 '역주행=성공' 방정식…맏형의 자신감

엔씨소프트가 올해의 부진을 털기 위한 예열 작업에 한창이다. 심혈을 기울인 기대작들이 출시 초기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곧장 역주행하며 업계 맏형다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엔씨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지만,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대적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방치형 게임서도 빛난 리니지 IP엔씨가 지난 4일 241개 국가에 동시 출시한 방치형 MMORPG '저니 오브 모나크'는 25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12위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리니지M'과 '리니지W'가 각각 1위, 4위를 차지한 대만 시장에서는 26위에 오르며 나름 선전하고 있다.엔씨는 할리우드 대세 미남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메인 광고 모델로 전격 발탁하는 등 '저니 오브 모나크'의 흥행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지난 8월 내놓은 스위칭 RPG '호연'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회사의 주력 IP인 '리니지'에 방치형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기대작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그런데 '저니 오브 모나크'를 론칭한 직후인 지난 5일 엔씨의 주가는 전일보다 14.35% 폭락했다.당시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버섯커 키우기', '소울 스트라이크' 등 방치형 RPG의 시스템을 특별한 변경 없이 그대로 차용했으며, '리니지W' 스타일의 3D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는 퀄리티가 낮았고 가시성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이런 암울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저니 오브 모나크'는 출시 5일 만에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5에 진입했고 4위까지 찍었다. 평점도 2점대인 '리니지M'과 달리 4점대를 유지하며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현재는 10위권을 오가고 있지만 신작 효과가 지난 뒤의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상태로, 유료 아이템이 주된 수익원인 MMORPG 사이에서 방치형 게임이 이 정도 성과를 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저니 오브 모나크'는 주사위로 아이템을 획득하는 독특한 재미에 결제 대신 광고를 보면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과금 부담을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광고 없이 게임을 즐기는 구독 이용자 유입을 노린다.엔씨 관계자는 "캐릭터를 계속 수집해 덱을 꾸리는 게임이라 새로운 캐릭터들을 업데이트하는 시점에 따라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특징이 있다"며 "지금은 핵심 캐릭터인 '데스 나이트'와 '커츠'의 픽업 소환이 끝나 매출이 조금 내려간 구간"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또 "광고 제거권이 이용자들이 기본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될 것이고 빠른 성장을 원하는 경우 더 많은 캐릭터 뽑기권을 사는 형태의 무겁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이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저니 오브 모나크'의 초기 성적은 내년 초에 있을 2024년 연간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서 대박 난 TL엔씨의 또 다른 역주행 게임은 대작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다. 6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거쳐 작년 12월 국내에 먼저 선보였는데, 결과가 처참했다.게임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의 국내 PC방 순위에서 출시 첫 달 10위 안에 들어가려는 듯하다가 두 달 만에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는 전체 순위 54위, 장르별 순위 25위에 머물러 있다.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MMORPG 트렌드와 과금으로 우위에 서는 경쟁 환경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이에 굴하지 않고 엔씨는 인게임 재화의 활용 범위를 넓혀 과금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사용성을 개선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이런 노력 덕분에 올해 10월 글로벌 출시 때는 전과 다른 호응을 얻었다. 한 달 만에 누적 이용자 425만 명을 돌파했고,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글로벌 인기 게임 1위에 등극했다.현재 일 최다 동시 접속자 수 4만~5만 명대를 지키고 있는데, 이는 스마일게이트의 대표 MMORPG '로스트아크'(2만명대)보다 높은 수준이다.이런 'TL'의 성공은 한국과 달리 통신 인프라가 좋지 않아 PC와 콘솔의 인기가 여전한 해외 게임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엔씨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TL'을 장기 수익 창출원으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엔씨 관계자는 "무기와 같은 신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고, 신규 유저들을 위한 고속 성장 서버 등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증권가는 엔씨의 올해 적자 규모가 3분기 약 143억원에서 4분기 400억~500억원대로 불어나지만 내년 초에 다시 흑자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M', '리니지W' 등의 쿠폰을 제공하는 협업으로 유저 유입과 매출 발생을 이끌고 있다"며 "대박은 아니어도 안정적인 매출 기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제는이처럼 12년 만에 적자 전환하며 우려를 샀지만 어쨌거나 엔씨는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A 게임사 관계자는 "탄탄한 현금 보유고만 봐도 엔씨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엔씨의 현금성 자산은 9500억원에 달한다.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과금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축적한 부정적 이미지는 언젠가는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B 게임사 관계자는 "수천만 원을 써도 순위에 들지 못하는 한국과 달리 서구권 게이머들은 패키지 구매에 수만 원 정도를 쓰는 것을 정상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그러면서 "한국식 비즈니스 모델을 향한 해외 유저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는데, 단기간 내 이뤄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엔씨가 대대적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정말 가능성 있는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한 이유"라고 설명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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