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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한국경마 100년 새 역사 쓴 여성기수 김혜선

경마는 여성의 진출이 쉽지 않은 영역이다. 경마가 태동한 서구에서도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로 인해 여성 기수나 조교사 등이 나오기 어려웠다. 게다가 경마 기수의 경우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조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하기 때문에 체력이나 근력이 더 강한 남성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한국의 경우 1975년 3월에 기수 면허를 받은 이옥례 기수가 최초의 여성 기수로 알려졌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부상으로 은퇴하면서 본격적인 여성기수의 진출은 2000년대에 와서야 시작됐다. 2001년 데뷔하며 사실상 최초의 한국 여성기수라고 일컬어지는 이금주 기수와 이신영 기수는 여성이 전무한 환경 속에서 남성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경마의 여성시대를 열었다. 이금주 기수는 은퇴 후 대학교수로, 이신영 기수는 2011년부터 여성 1호 조교사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맏언니’들이 활로를 터준 덕분에 20년이 지난 현재 서울·부경·제주 경마장에는 10명 내외의 여성 기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 중 부산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혜선 기수가 한국경마 100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9년 데뷔한 김혜선 기수는 남다른 승부욕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는 2013년 여성 기수 최초 프리 선언, 2017년 여성 최초 대상경주 우승, 2021년 300승 달성, 2022년 하루 3개 국제교류경주 석권 등 어딜 가나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닌다. ‘여자 경마 대통령’, ‘경마의 여왕’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여성 기수에 대한 편견도 함께 깨지고 있다.특히 그는 2017년 코리안 오크스 대상경주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최초로 우승하는 영광을 안았다. 해당 경주에서 단승식 56배, 복승식 475배, 삼복승식 1만7274배의 고액 배당을 터트리며 얼마나 어려운 경주를 승리했는지를 엿 볼 수 있다. 김혜선 기수는 “내가 여성이라는 게 부각되기보다는 그저 기수로 불리며 차별 없는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혜선 기수는 부산경마 1호 기수부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 6년 후배이자 8살 연하 박재이 기수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품절녀’가 된 김혜선 기수는 결혼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3월 3주 현재 최근 1년간 성적을 보면 부경기수 중 다승 7위(40승) 및 승률 7위(11.4%)에 랭크됐다. 올해 출전내역만 놓고 보면 승률이 무려 16.1%(부경 3위)다.김혜선 기수는 “저의 행동이 팬들이나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경마에 대한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행동도 조심하게 되고 타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17 05:04
스포츠일반

조교사 아빠-기수 아들 호흡…부부 기수 승수 경쟁 흥미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경마공원에서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커플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용철과 김동철의 스승과 제자 관계 이상의 특별한 인연은 21년 전 5월에 처음으로 시작됐다. 2000년 당시 기수로 활약했던 김동철 조교사는 성적이 두드러지지 않아 기승도 많이 못 하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그렇게 힘들고 괴롭던 시절 그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줬던 사람이 바로 지용철 조교사였다. 김동철 기수의 경주 결과가 좋지 않았음에도 지용철 조교사는 그를 신뢰했다. 좋은 말을 탈 기회는 계속 주어졌다. 김동철 기수는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성적이 나오질 않아 불안감도 그만큼 컸다. 이제는 더는 타기 힘들겠구나 하던 시점에 지용철 조교사가 김동철 기수를 호출했다. 마음의 정리를 하고 간 자리에서 돌아온 대답은 실력이 쌓일 때까지 우리 마방에서 열심히 해보라는 제안이었다. 지용철 조교사는 “성실한 게 제일 눈에 띄었다. 성실성은 시간이 흘러가면 주변에서 다 보는 눈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나타나게끔 돼있다”고 김동철 기수를 평가했다. 김동철 기수는 “인품이나 사람을 대할 때 조교사님처럼 되어야겠다는 목표의식을 가졌다. 조교사로 데뷔를 하고난 지금까지도 항상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김동철 조교사에게 지 조교사는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 그 이상이다. 김 조교수는 “내년에는 은퇴를 앞두고 계시는데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1년 8개월의 기다림 끝에 ‘슈퍼땅콩’ 김혜선 기수가 드디어 복귀했다. 2019년 동료 기수 박재이 기수와의 결혼에 이은 출산이라는 겹경사의 기쁨을 가득 안고 경주로로 돌아왔다. 그는 “남편과 함께하며 힘들 수 있는 일에 재미를 찾으니까 일 자체가 더 재미있어졌다. 같은 직업이니까 서로 이해하고 운동도 같이하며 선의의 경쟁이라는 시너지도 생긴다”고 웃었다. 부부의 요즘 관심은 둘 중 누가 먼저 승수를 채우는지에 쏠렸다. 김혜선 기수의 300승(현재 286승)과 박재이 기수의 100승(현재 86승)으로 둘은 목표 승수에 똑같이 14승을 남겨두고 있다. 대를 이은 경마 부자의 애틋한 마음도 주목받고 있다. 이희영 조교수와 그의 아들 이혁 기수는 2014년 10월 11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과천시장배를 우승했다. 이희영 조교사는 “순발력도 좋고 스타트나 이런 것도 남다른 게 있어요”라고 아들을 칭찬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기수를 잘 시켰다고 생각한다. 체중 조절 등을 잘하고 본인도 만족한다. 지금도 말 타다가 다치거나 부상을 입으면 마음이 속상하다. 그래도 감내하고 견뎌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은 이혁 기수는 아버지가 없었다면 기수를 꿈꾸지도 못했다. ‘선한 영향력’을 전해준 아버지 덕분에 기수 생활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경마 부정 조심해라, 사람 만나는 거 조심해라 등 이런 부분에 대해 항상 강조하신다. 아버지가 경주 때마다 기도를 하신다고 한다. 이제 제 걱정은 마시고 아버지 먼저 건강도 챙기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셨으면 좋겠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5.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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