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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안보현, 댕댕美 제대로 터졌다…인생캐 등극 ‘악마가 이사왔다’

배우 안보현의 선함이 통했다.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길구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을 한 안보현을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개봉한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다.안보현은 길구로 변신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주의 탄생을 알리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안보현은 까치집 머리에 후줄근한 티셔츠로 외적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투명하게 드러내 보일 정도로 순수한 길구 그 자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안보현은 길구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들며 흡입력을 높였다. 극 초반 안보현은 첫 눈에 반하는 모습,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 함께 일하는 빵집에서 슬쩍 쳐다보는 모습, 함께 영화관에 가서 손잡을 때의 모습 등 길구의 댕댕미 넘치는 순정남의 면모로 캐릭터의 호감도를 급상승시켰다. 이후 점차 선지가 가진 아픔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보듬어주는 것은 물론 더 단단해진 감정선과 눈빛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안보현의 열연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단단히 이끌었다. 이처럼 요즘 같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판타지적인 인물인 길구를 본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길구처럼 착한 사람이 있으려나”, “폭싹 관식+모솔연애 상호 섞은 느낌의 길구 개극호”, “나도 길구같은 연인 있으면 좋겠음”, “이제 내 최애는 길구다”등 역대급 캐릭터 탄생에 환호했다.이런 길구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 안보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안보현은 도파민도 자극도 없는 티 없이 무해한 길구의 매력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보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든 것. 이에 안보현은 큰 덩치 속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귀여움으로 무장한 길구를 완벽히 소화해 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런 안보현의 노력으로 길구라는 캐릭터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길구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통할 수 있었다.그간 안보현은 여러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무해한 길구로 완벽 변신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보현이 아닌 길구는 상상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며 180도 다른 새로운 얼굴을 그려냈다. '악마가 이사왔다'를 통해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안보현. 앞으로 활발한 행보를 이어나갈 그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한편 안보현의 존재감이 빛나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8.18 09:45
연예일반

빠가 까가 되면 무섭다…‘전독시’는 진짜 엉망일까 [IS시선]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 개봉 한 달을 채 채우지 못하고 차트 아웃당했다. 초반 원작 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부정적 여론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는데, 원작 싱크로율을 따지기보다 ‘각색’의 의미를 돌아봐야 할 때란 지적이 나온다.1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은 전날까지 105만 7905명을 모았다. 손익분기점은 약 600만명으로, 사실상 수익 창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여느 작품이 그렇듯 ‘전독시’가 흥행하지 못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다만 이 영화는 다양한 관객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전독시’는 누적조회수 2억뷰를 돌파한 싱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는 소설의 서사를 따르되 크고 작은 변주를 더했다. 예컨대 이지혜(지수)의 이순신 배후성 설정을 삭제, 칼 대신 총을 쥐어줬고, 주인공 김독자(안효섭)는 조금 더 비관적인 인물로 설정했다. 원작 팬들의 반발은 거셌다. 이들은 ‘작품 훼손’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고, 급기야 영화와 무관한 동명 웹툰과의 비교까지 잇따랐다.이는 곧 테러에 가까운 혹평으로 이어졌다. 개봉 나흘째인 지난달 28일 ‘전독시’의 IMDb 평점은 3.9점(10점 만점)으로 떨어졌는데, 이 중 90% 이상이 1점을 던졌다. 통상 비슷한 평점을 받은 작품과는 상이한 분포도였다. 국내 극장 사이트 분위기도 비슷했다. 혹평 이유의 대부분은 낮은 싱크로율로, “원작에서는”이란 조건이 붙은 평가가 주를 이뤘다. 오죽했으면 한 유명 영화 커뮤니티에는 “빠(팬)가 까(안티)가 되면 무섭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했다. 원작 팬들의 이같은 혹평은 ‘전독시’가 웹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란 사실을 망각한 지적이다. ‘각색’의 사전적 의미는 문학 작품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고쳐 쓰는 일이다. 여기서 ‘고치다’는 내용이나 상태를 바꾸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원작의 영상화는 단순 복제가 아니라 재구성이란 창조 행위를 전제로 한다. 이 과정에서 감독의 관점, 시대 인식, 매체 특성이 반영되는 건 당연하다.즉, ‘전독시’가 웹소설과 다른 길을 간 것은 작품의 결함이 아닌, 감독과 제작진의 관점과 상상력이 드러난 지점이다. 원작과 차이가 영화 완성도의 잣대는 아니란 의미다. 더욱이 ‘전독시’의 원작은 총 50개 에피소드, 353화(외전 포함)에 걸쳐 진행된 대서사다. 이를 두 시간으로 압축하기 위해서는 다른 작품, 일테면 단순 플롯을 따르는 ‘좀비딸’과 달리 많은 각색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물론 ‘전독시’가 그 외 지점에서 모두 완벽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하지만 완성도나 만듦새에 있어서 경쟁작 수준에 못 미치냐고 묻는다면, 그것 역시 아니다. ‘전독시’는 오락영화로서 제 역할을 해냈고, 한국영화에 없던 길까지 개척했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끼워진 색안경 탓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비단 ‘전독시’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간 다수의 작품이 원작 팬들의 비판 속 ‘전독시’와 유사한 수순을 밟고 사라졌다. 시장 내 웹툰, 웹소설 등 IP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콘텐츠의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각색의 의미부터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더불어 과거, 현재, 미래의 ‘원작’ 팬들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원작 동명웹툰)으로 뭇매를 맞았던 소지섭이 했던 말을 옮긴다. “원작을 사서 큰돈을 들여서 만들 때는 그걸 훼손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8.18 06:00
산업

CJ, 스크린X 특별관 객석나눔… 지역아동센터 아동 초청 영화 관람

CJ그룹이 CJ도너스캠프를 통해 지역아동센터 아동·청소년을 위한 스크린X특별관 객석나눔을 진행했다.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공헌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공헌재단인 CJ나눔재단의 대표 나눔 플랫폼 ‘CJ도너스캠프’를 통해 아동·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CJ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 및 폭넓은 문화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CJ만의 ‘문화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2008년 시작된 객석나눔은 소외 아동·청소년에게 영화·공연·전시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제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문화 향유 기회에 격차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신념이 가장 잘 드러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현재 CJ의 문화 산업 자원과 사업 취지에 공감하는 단체의 기부 및 후원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약 19만5000명의 어린이들이 영화관 등 문화 시설에서 문화 관람 경험을 누렸다.CJ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아이들에게 양질의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CGV의 기술 특별관인 스크린X 객석나눔을 진행했다. 지난 15일 12개 지역아동센터 20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 CGV왕십리 스크린X 특별관에서 상영된 영화 ‘쥬라기월드: 새로운 시작’ 객석을 지원했다. 그간 4DX, IMAX 등 CGV 최신 기술이 접목된 기술 특별관 객석나눔은 있었지만 스크린X 지원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스크린X는 3면 확장 스크린 기술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하며 관람 경험의 질을 높였다.한편 오는 22일에는 CGV목포평화광장에서 영화 ‘명탐정 코난’ 관람이 예정돼 있으며, 8월에는 CGV왕십리에서 영화 ‘좀비딸’과 ‘악마가 이사왔다’ 객석나눔을 지원한다. 공연 분야에서도 객석나눔을 진행한다. CJ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 10석을 오는 26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해 지원한다. 또한 29일부터 9월 14일까지 매 공연마다 10석의 좌석을 기부할 예정이다.CJ나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특수 상영관 관람 기회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며, “아이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여러 방식으로 경험함으로써 보다 넓은 세상을 상상하고 새로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고 밝혔다.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5.07.20 15:06
연예일반

6000원 할인 쿠폰, 여름 극장가 살릴 묘수될까 [IS포커스]

정부가 극장가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영화관 할인쿠폰 카드를 꺼낸 것인데, 여름 대목을 앞두고 침체된 영화산업을 살릴 묘수가 될지 주목된다.정부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추경으로 인해 늘어나는 재정 지출은 20조 2000억원으로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을 위해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 쿠폰 지급,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에 사용된다.이 중에는 극장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도 포함됐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관에서 회당 6000원 할인된 관람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쿠폰(1인당 4회 제한)이다. 총 450만장, 271억원 규모로,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 통과된다면 8월 발급될 예정이다.업계는 반색하는 모양새다. 관객 확대에 따른 영화산업 회복이 가능할 거란 판단에서다. 영화산업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고 있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원) 감소했고, 전체 관객수는 1억 2313만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명) 줄었다. 여기에 팬데믹을 타고 등장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면서 작품별 일 관객수는 2만명대까지 주저앉았다.이 같은 산업 악화에는 티켓값 상승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현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관람요금은 1만 4000원(평일 2D 성인기준)으로, OTT 월 구독료를 웃돈다. 곳곳에서 부담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켓값을 57% 수준으로 낮추면 보다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 거란 예측이다.황재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현재 영화산업은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침체된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서 영화관을 방문하는 관객수가 특히 저조했다”고 진단하며 “이번 소비쿠폰은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방문할 수 있는 계기로, 침체된 영화산업이 활기를 얻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번 소비쿠폰이 풀리는 기간은 1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드는 극장가 대목으로, 비교적 사이즈가 큰 작품들이 스크린에 걸린다는 점에서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이미 안효섭·이민호 주연의 ‘전지적 독자 시점’,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 임윤아·안보현 주연의 ‘악마가 이사왔다’ 등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순차 개봉을 확정 지었다. 마블 신작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을 비롯해 ‘슈퍼맨’,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등 굵직한 외화도 다수 준비돼 있다. 황재현 담당은 “기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으로 관객 유입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결국 관객이 증가해야 영화의 손익분기점 돌파, 재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소비쿠폰은 이러한 산업 선순환 구조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극장을 방문하지 않았던 관객을 다시 오게 함으로써 추석 연휴, 겨울 성수기까지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7.01 05:41
영화

영화계, 재정 지원에 한목소리…“영화로운 날들 위해”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②

12.3 비상계엄 사태로 반년 가까이 이어진 행정 공백 끝에 4일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며,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새 정부 탄생에 대중문화계에도 모처럼 긍정의 기운이 감돈다. 후보 시절 관련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대중문화 발전을 위한 소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일간스포츠는 ‘이재명 정부에 바란다’는 타이틀 아래 방송·영화·가요 최전선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엔터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짚어봤다. <편집자 주> 한국 영화계는 지난 몇 년간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수는 급격히 줄었고, 정부의 제작 지원도 반토막 나면서 산업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흥행작 부재와 제작 중단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에 영화 산업 종사자들은 새 정부에 실질적 재정 지원과 함께 각종 제도 보완에 앞장서 달라고 입을 모았다.먼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 한국영화배우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등 국내 약 20개 영화 단체가 모인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이하 영화인연대)는 이재명 정부에 △5년간 1조 투자 △AI 활용한 영화산업 기초체력 강화 및 혁신 △영화 독립 교과 추진 △독립영화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통한 영화 생태계 구축 △영화계 공정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백재호 영화인연대 공동대표 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새 정부가 우리의 영화로운 날들을 다시 누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힘써주시길 바란다”며 “스크린 독과점과 홀드백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독립 및 중소 영화가 지속 제작, 개봉되는 환경 조성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 훼손된 영화 정책 거버넌스를 바로잡고,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성과 공공성을 회복해 현장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대표 겸 영화사 레드피터 대표는 “(영화) 산업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며 “PGK 입장에서는 영화 기획 개발비 증액이 시급하다. 이것이 가능해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또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영비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유현택 영화수입배급사 협회장 겸 그린나래미디어 대표는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유 협회장은 그간 정부 차원의 외화 수입 지원이 전무했던 점을 짚으며 “수입 영화도 한국 영화산업에 이바지해왔지만, 오랜 시간 소외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며 수입배급사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활로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유 협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대안으로 중소 수입 영화에 한한 세제 감면 혜택, 영상등급위원회 심의료 인하 등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으로 위축된 산업에 활로가 생기고, 영화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제들 역시 예산 증대를 첫 번째 요청 사항으로 꼽았다. 지난 정부에서 국내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 국제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으로 나뉘어 운영됐던 영화진흥위원회 사업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지난해 정부 지원을 받는 영화제는 기존 40여개에서 10개로 줄었다. 예산 규모 역시 24억원으로, 전년(52억원) 대비 54%가량 줄었다. 박광수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올해 예산이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보통 예산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영화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따른 어려움이 상당하다”며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화제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축소된 정부 예산이 원상 복귀되길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극장을 대표하는 한국영화관산업협회도 의견을 피력했다. 신한식 한국영화관산업협회 본부장은 “우리 협회는 한국영화산업의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 △규제개혁 및 투자 확대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 근간 마련 △관람 문화 조성을 위한 관람객 지원 △중장기 비전 및 계획 수립을 통한 영화산업 보호 및 진흥 정책 수행을 요청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6.04 18:00
영화

곽도원에 유아인까지 품은 관객들…재기 신호탄은 '글쎄' [IS포커스]

주연 배우 물의로 ‘창고 영화’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얻은 작품들이 뒤늦게 개봉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배우보다는 작품 자체가 중요해졌다는 방증인데, 일각에서는 이를 배우 개인의 재기로 봐서는 안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13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승부’는 전날 13만 5732명을 동원하며 18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다. 현재까지 누적관객수는 169만 1037명으로, 손익분기점(180만명) 돌파까지는 약 11만명이 남았다.‘승부’는 실화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와의 대국에서 패한 후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당초 지난 2021년 촬영을 마쳤지만, 이듬해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터지면서 공개를 잠정 중단했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개봉한 건 지난달 26일. ‘승부’ 측은 홍보 등 모든 부분에서 유아인 역할을 최소화하면서 관객을 만났다.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소방관’이 주연 배우 리스크를 극복하고 수익을 냈다. ‘소방관’은 2020년 크랭크업했지만, 2022년 주인공 곽도원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창고로 보내졌다. 오랜 기다림 속 지난해 12월 개봉한 ‘소방관’은 실패할 것이란 영화계 예상을 뒤엎고 385만명(손익분기점 250만명)을 동원하는 이변을 썼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영화’ 1위에 오르는 등 OTT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승부’와 ‘소방관’의 흥행은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간 국내에서는 주연 배우 이미지가 작품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달리 말하자면, 배우의 사회적 물의는 작품에 타격을 입히는 결격 사유였다. 유아인의 전작인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가 그랬다.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 스캔들 이후 6개월 만에 공개됐고, 시청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소방관’과 ‘승부’가 쉽사리 개봉하지 못하고 표류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이 두 작품의 흥행이 관객의 달라진 평가 잣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배우 개인의 이슈보다는 작품성, 전체 퀄리티가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시장에 대한 관객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감독, 동료 배우는 물론, 제작사와 투자사의 손해까지 고려하기 시작했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승부’의 흥행 이유로 작품성을 꼽으며 “영화 자체가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잘 만들어졌다. 스토리는 물론, 연기력, 연출력 등이 모두 훌륭했고 그 지점이 관객에게도 유효했다. 덕분에 (유아인) 핸디캡을 극복할 만큼의 결과치가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반면 ‘승부’와 ‘소방관’이 특수 사례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두 영화는 실존 인물 혹은 실화를 베이스로 만든 작품이다. ‘승부’는 사제지간이었던 조훈현, 이창호 국수의 이야기를 다뤘고. ‘소방관’은 2001년 발생한 홍제동 방화 사건에서 출발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통상 배우 리스크 작품은 흥행하기 쉽지 않다. 특히 ‘승부’와 ‘소방관’은 공개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다. 그럼에도 영화가 흥행한 데에는 실화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 유효했다”며 “관객이 배우에게 집중하기보다 실제 사건, 인물을 떠올린 것이다. 거기에 대한 궁금증, 집중도가 배우의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줄여준 셈”이라고 분석했다.이번 작품의 성공을 배우 개인의 재기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점에는 대체로 한 목소리를 냈다. ‘승부’와 ‘소방관’ 모두 배우의 마약, 음주 스캔들 이전 촬영된 작품인 까닭이다. 예컨대 마약 물의를 일으켰던 또 다른 배우 최승현(빅뱅 탑)의 경우, 논란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로 복귀했지만, 상당한 비판에 시달렸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해당 작품은 (주연 배우) 사건이 터지기 전 만들어졌다. 물론 배우의 영화적, 연기적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지만, 이것이 배우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책임감까지 줄여줄 수는 없다. 사회적인 책임은 별도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아울러 이들 영화 흥행이 배우 리스크로 공개되지 못한 또 다른 작품의 무조건적 흥행을 의미하지도 않는다고 짚었다. 이를테면 ‘승부’의 성공이 ‘하이파이브’ 흥행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오는 6월 개봉하는 ‘하이파이브’는 유아인이 마약 스캔들 이전 찍어둔 마지막 작품이다.정 평론가는 “물론 직전 작품의 흥행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줄 수 있지만, 결국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작품이 관객에게 영화적으로 어떻게 반응할지는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명확히 하며 결국 영화는 완성도로 관객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14 06:00
영화

봉준호 아픈 손가락 되나…‘미키 17’, 국내외 흥행 적신호 [IS포커스]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익숙함과 낯섦의 부조화가 부진한 극장 현실의 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미키 17’은 개봉 3주 차 주말(3월 14일~ 16일) 사흘간 32만 357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1위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전주와 비교하면 하락률은 42.7%에 달한다. 20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268만 4802명이다.북미 상황도 여의찮다. ‘미키 17’의 누적 수입은 3501만 7615달러(약 510억원), 글로벌 수입은 9221만 7615달러(약 1346억원)다.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 영화의 순제작비 1억 1800만달러(1722억원)로, 여기에 대규모 글로벌 프로모션 등 홍보마케팅(P&A) 비용까지 더하면 수익을 기대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일찌감치 ‘미키 17’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베일을 벗기 전과는 온도 차가 크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글로벌 관심을 독차지했다. 특히 한국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무엇보다 봉 감독은 거장이기 이전에 흥행 감독이기도 했다. ‘기생충’(누적관객수 1031만명)을 비롯해 봉 감독이 단독 연출한 작품은 그간 모두 손익분기점(2004년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극장 단독 개봉작 기준)을 돌파했다. ‘괴물’(누적관객수 1090만명)로는 첫 ‘천만 감독’ 타이틀을 따냈으며, 첫 할리우드 영화 ‘설국열차’는 935만명을 모았다. 가장 저조한 성적표는 ‘마더’의 298만명인데, 이 역시 손익분기점 돌파에는 성공했다.그간의 성적에 기반한 신뢰는 ‘미키 17’의 예매율로 직결됐다.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 ‘미키 17’은 개봉 당일인 지난달 28일 예매율 70%를 육박했고, 올해 개봉작 최고 오프닝스코어(24만 8055명)를 기록했다. 이어 개봉 나흘째 100만, 10일째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2주 차에 접어들면서 뒷심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음에도 불구, 평일 일관객수가 2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현재는 ‘스트리밍’, ‘백설공주’ 등 신작에 밀려 예매율도 4위로 밀렸다. 여느 작품들처럼 ‘미키 17’도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가 흥행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대체로 관객들은 봉 감독의 세계관과 할리우드 SF라는 장르의 불협화음을 흥행 부진의 이유로 삼고 있다. 봉 감독 영화의 매력인 리얼리즘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사회적 함의가 할리우드 SF 장르를 만나 지나치게 우화적으로 발화됐다는 평가다. 메시지 전달 방식에서 은유가 아닌 직유 화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는 봉 감독 영화의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본인의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한계로 작용했다. 할리우드 배우, 어마한 자본으로 그간 해왔던 작가주의적 시선, 사회적 메시지를 똑같이 적용시켰다. 관객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고 싶은 건 대중성, 오락성”이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관객이 봉 감독과 할리우드의 만남에서 기대한 것들이 부재했다. 일종의 언발란스”라며 “다른 환경 속 업그레이드된 뭔가가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외부적 요인도 허들로 작용했다. 성, 비수기를 떠나 OTT 영향력 확대와 연이은 흥행작 부재로 극장을 찾는 관객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달만 해도 관객수가 전년 대비 52.2% 감소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의 연이은 영업점 축소, 인력 축소 등이 하나의 방증으로, 극장 산업 자체가 활기를 잃었다.더욱이 ‘미키 17’의 경우에는 일찌감치 VOD 출시까지 예고됐다. 앞서 북미 사이트 ‘웬 투 스트림’(When to Stream)을 비롯해 다수의 외신은 개봉 직후 ‘미키 17’가 오는 25일 VOD와 디지털 플랫폼에 공개될 것이라고 알렸다. 워너브라더스 측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 아이튠즈, 구글플레이 등 구체적인 플랫폼까지 언급되면서 관객들은 발길을 돌렸다.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 유입에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후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티켓값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발표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1 06:00
영화

도경수 이어 다현도 손익돌파,넘본다…‘아이돌+대만 로맨스=흥행’ 공식 만들까 [IS포커스]

K팝 아이돌 그룹 멤버와 대만 로맨스 리메이크 영화 조합이 극장가 새로운 흥행공식으로 떠올랐다.엑소 멤버 도경수가 주연을 맡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손익분기점을 넘은 데 이어 B1A4 출신 진영, 트와이스 멤버 다현이 남녀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도 순조롭게 관객 몰이를 하면서 그 배턴을 이어받는 분위기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6일 누적 관객 80만 6858명을 기록했다. 개봉 5주차까지 꾸준히 관객을 끌어들이며 손익분기점 80만 명을 돌파했다. 설 연휴 끝 무렵인 지난달 27일 개봉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의 박스오피스 양강구도 틈바구니에서도 예매율 1위를 달성하며 역주행 저력을 발휘하더니 개봉 3주차 주말(2월 14~16일)에는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지난 21일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6일 만에 누적 10만 관객을 모았다. 설 연휴에 개봉했던 ‘말할 수 없는 비밀’보다는 더딘 속도지만, 전체 관객 수가 감소한 비수기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2위(25일 기준)에 오르는 등 차근차근 실 관람객들의 입소문으로 흥행 시동을 걸었다. 손익분기점은 70만 명으로 ‘말할 수 없는 비밀’과 대동소이하다.두 작품이 관객에게 주는 인상도 비슷하다. 우선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유명한 대만 로맨스 영화가 원작이란 점이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동명 원작 영화가 지난 2008년 국내 개봉해 ‘대만 로맨스’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원작도 2012년 국내 개봉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학교를 배경으로 교복 입은 소년 소녀들이 그려내는 첫사랑과 성장 스토리가 반향을 일으키며 각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주걸륜-계륜미, 가진동-천옌시 또한 ‘청춘 아이콘’에 등극하며 사랑받았다. 그들을 이어받은 ‘한국판’의 주연 배우들이 K팝 아이돌 출신인 점은 우연한 유사점을 넘어 ‘성공 공식’의 탄생을 가늠케 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도경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진영과 다현 캐스팅은 앞서 지난해 개봉한 대만 로맨스 리메이크작 ‘청설’에서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가 조연으로 출연한 것보다 단연 눈에 띄는 조합이다. 도경수와 진영은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력을 증명해 온 만큼 각각 ‘말할 수 없는 비밀’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중심을 준수히 잡았다. 다현은 스크린 데뷔작으로 신선함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흥행을 보장하던 스타 배우 캐스팅의 약발이 떨어진 요즘 ‘연기돌’ 캐스팅은 연기력만 보장된다면 홍보 이점을 갖는데다 해외 판매까지 보장하는 패다. 한 배급 관계자는 “불특정 일반 대중에서 타깃 관객층을 좁혀나가는 것보다, 아이돌을 캐스팅하면 ‘N차 관람’ 회전문 관객과 글로벌 판권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두 작품 모두 국내 개봉 전 해외 선판매를 선방했으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글로벌 동시기 개봉으로 현지 관객을 견인 중이다. 대만 로맨스 영화가 잇따라 리메이크되는 데는, 검증된 로맨스 영화라는 이점도 한 몫 한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제작사 영화사테이크 송대찬 대표는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등 로맨스 장르는 드라마와 OTT에서는 단골이지만 국내 영화계에선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에 2010년대부터 제작 편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단편·독립 영화가 아니면 창작 시나리오도 현저히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검증된 해외 작품의 리메이크가 전략이 될 수 있다. 주로 선택되는 건 같은 아시아권에서 인정받은 대만과 일본 로맨스”라고 덧붙였다. 물론 흥행을 판가름하는 것은 ‘리메이크’의 설득력에 달렸다. 원작을 계승하면서 한국만의 차별화된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작품 모두 원작의 큰 줄기는 따라가되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과감히 주인공의 연령대를 대학생으로 높이거나 히로인의 지병 설정을 삭제해 이미 알려진 반전에 변주를 줬으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현재 국내의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 성적 농담은 덜어내고, 대만보다 뜨거운 한국 입시 분위기를 살려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또한 ‘말할 수 없는 비밀’처럼 3월 비수기 극장가 롱런을 목표하고 있다. 28일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이 개봉하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꾸준히 관객과 만난다는 전략이다. 송 대표는 “무대인사를 통해 진심을 전하며 더 많은 관객을 만날 계획”이라며 “가수들의 연기와 리메이크 제작은 사실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국내 영화계엔 아직 보수적인 선입견이 남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신선함’에 주안점을 두고 도전한 작품이니 기대를 품고 보러와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28 06:00
영화

송혜교 열혈 홍보 통했다…개봉 D-9 ‘검은 수녀들’, 예매율 1위

‘검은 수녀들’이 예매율 1위에 등극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1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검은 수녀들’은 개봉을 9일 앞둔 이날 오전 9시 35분 기준 누적 예매량 3만 7647장, 실시간 예매율 16.2%를 기록했다.이는 경쟁작인 도경수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14.3%)과 개봉 2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인 ‘하얼빈’(10.3%) 등을 모두 제친 수치다.‘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혜교가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특히 영화는 그간 신비주의에 가까웠던 송혜교가 유튜브 및 예능 출연 등으로 자신의 사적 영역을 일부 공유하는가 하면, 음원을 발매하는 등 전례 없는 프로모션 활동을 이어가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한편 ‘검은 수녀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15 09:36
영화

시의성·작품성 다 잡은 ‘하얼빈’, 을사년 첫 손익돌파 영화될까 [IS포커스]

‘하얼빈’이 어수선한 국내 정세 속 ‘시국 영화’로 자리를 점하며 나홀로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400만 돌파가 가시화된 상황에 일각에서는 올해 첫 손익분기점 돌파작이 탄생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하얼빈’은 전날 21만 8410만 관객을 동원하며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349만 8426만명으로, 앞선 1일 ‘서울의 봄’보다 빠른 속도로 300만 문턱도 넘어섰다. 예상 밖 선전이다. 지난 연말부터 극장가에는 불안이 감돌았다. 12.3 계엄 사태에 제주항공 참사까지 이어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침체된 까닭이다. 외부 환경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극장 산업의 타격은 상당했다. 계엄 선포 다음 날 총 관객수는 전주 대비 25.6% 빠졌고, 제주항공 참사 이후에는 국가 애도 기간이 시작되며 홍보 활동이 올스톱됐다.하지만 ‘하얼빈’은 이 같은 변수에도 끊임없이 관객을 늘려갔다. 되레 연이은 비보로 혼란해진 정세를 타고 본격적인 흥행몰이를 시작했다. 일제의 불의에 항거하는 독립 투사를 다룬 영화 속 이야기가 현 상황과 묘하게 맞물리며 긍정 여론을 형성한 것이다.현실을 대변한 듯한 대사들도 연일 화제를 모으며 입소문에 힘을 실었다. 대표적인 게 “조선이란 나라는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는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다. 또 “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우리는 불을 들고 함께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가야 한다. 불을 들고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란 안중근의 말은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조국, 민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고자 하는 영화 속 독립군들의 모습이 어떻게 나라를 생각할 것인지 고민하는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 맞아떨어졌다. 또 당당하게 맞서는 독립군의 모습 등이 관객에게 큰 울림을 주며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개봉일 변경 전략도 통했다. 앞서 ‘하얼빈’은 개봉을 앞두고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공개를 앞당기는 카드를 꺼냈다. 그 주 화요일은 크리스마스이브로, 공휴일 특수를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크리스마스까지 이틀간 모은 관객은 122만 9321명으로, ‘하얼빈’은 단숨에 ‘100만 돌파’ 타이틀을 따내며 초반 기세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물론 영화적 매력과 완성도도 뒷받침됐다. 특히 ‘하얼빈’은 그간 매체들에서 조명한 위대한 영웅 안중근이 아닌 이면의 인간적 고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지지를 받았다. 다른 독립군들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조명했다. 영화는 초연한 영웅이 아닌 유약한 인간들이 조국을 위해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여기에 몽골, 라트비아, 한국 등 3개국에서 촬영된 압도적 영상미와 안중근 역의 현빈부터 이토 히로부미 역의 릴리 프랭키까지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이 더해지며 영화의 울림에 일조했다는 평가다.정 평론가는 “각 인물에게 다가가는 시점, 당시 시대적 상황을 다루는 방법을 새로운 방식으로 잘 다듬어갔다”며 “특히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지사들을 스타일리시한 인물로 만들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 요소다. 배우들 역시 당시 인물을 잘 표현해 주면서 전체적인 몰입도를 높였다”고 평했다.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하얼빈’은 현재 개봉 3주 차를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예매율 30% 이상을 유지하며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한 극장 관계자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보니 여전히 관객 관심도가 높다”며 “당장에 상황을 뒤집을 만한 경쟁작도 없는 만큼 손익분기점(650만명)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내다봤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1.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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