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36점 차 완패’ 안준호 감독 “호주 벽 높았다…우리는 50~6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안준호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7위 호주에 36점 차로 패배한 뒤 “벽이 높았다”라며 결과를 받아들였다.안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6일 오후 5시(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5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서 61-97로 완패했다.대회 3연패에 도전 중인 호주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아시아 편입 후 이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은 팀이기도 하다. 대표팀이 대회 최단신의 팀이라면, 호주는 평균 신장이 2m에 달하는 상극의 팀이다.대표팀은 이현중(나가사키) 여준석(시애틀대)이라는 두 명의 해외파 포워드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한층 높아진 에너지 레벨에 더해, 정교한 3점슛을 앞세워 지난달 평가전서 4연승을 질주하는 등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호주의 벽은 높았다. 호주는 대표팀보다 빠르고 높았으며, 3점슛 능력까지 갖췄다. 이날 대표팀은 리바운드(33-49) 3점슛 성공(9-15) 두 부문에서 호주에 밀렸다. NBA 휴스턴 로케츠 출신 잭 맥베이(20점)는 전반에만 3점슛 5개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경기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3쿼터 종료 시점 격차가 21점으로 벌어지자, 안준호 감독은 이승현(울산 현대모비스) 이현중, 이정현(고양 소노)을 빼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정현이 20점으로 이날 경기 최다 득점자였다. 이현중은 11점 8리바운드로 분전했고, 여준석은 무득점 5리바운드로 침묵했다.안준호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세계 강호 호주는 높이, 피지컬 등 여러 면에서 벽이 높았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가진 플랜, 시나리오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짚었다.현지 취재진이 ‘1997년 사우디서 열린 대회서 금메달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리는지’라 묻자, 안 감독은 “우리는 대회 최단신 팀”이라고 운을 뗀 뒤 “단신 팀이 할 수 있는 빠른 농구, 트랜지션, 3점슛이 상승세를 탔을 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오늘은 우리가 가진 것의 50~6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카타르, 레바논 전에선 우리만의 플레이를 100% 선보일 거”라고 강조했다.함께 자리한 이정현도 마이크를 잡고 “경기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우리가 좋아하고, 즐겨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세계 강호 호주와 만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아시아컵에선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다. 각 조 1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직행한다. 2·3위는 8강 결정전을 치르는 구조다. 첫 경기서 고배를 마신 대표팀은 오는 8일 카타르(87위)와 조별 2차전을 벌인다.김우중 기자
2025.08.06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