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도 기다린 이창동 감독이다. 그리고 나왔다 하면 모셔가는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다. 거장 사전에 반전은 없었다. 이창동 감독의 이름이 곧 경쟁력이다.
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이 이변없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에 성공했다. 8년만의 신작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제작 과정에 관심을 보인 영화다. 1983년 일본 문학계 거장 무라카미 하루키가 발표한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
이로써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이 2007년 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밀양', 2010년 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시'에 이어 연출 작품이 세편 연속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 2000년 35회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 된 '박하사탕', 2003년 43회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다시 한번 소개 되었던 '오아시스'까지 6편의 연출작 중 5편이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9년에는 6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경험도 있다.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8년내내 준비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가 메가폰을 잡고 제작무산 없이 끝끝내 완성시켰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둔다. 그간 이창동 감독이 제작을 준비했던 영화들은 번번이 무산이라는 아픔을 맛 봐야 했고, '버닝' 역시 한 차례 제작 보류라는 고초를 겪었다.
작품도 결국 운명이다. 결과적으로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안착 할 영화였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 벤, 해미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버닝'은 유아인과 스티븐 연, 그리고 신예 전종서가 주인공으로 낙점되는 기회를 잡았다.
버라이어티 등 외신 역시 일찌감치 '버닝'을 이번 칸 영화제 유력 경쟁부문 진출작 후보로 꼽았다. 그들 세계에서 '버닝'은 오픈되기 전부터 이미 칸 진출작이었다. 이창동 감독에 대한 신뢰와 기다림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창동 감독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기지 않았다.
이창동 감독의 복귀로 인해 한국 영화는 3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이라는 성과도 세웠다. 기분좋은 복귀 무대에 벌써부터 국내외 영화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