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을 대표했던 힐링 예능 '효리네 민박'이 종영까지 이제 단 1회를 남겨뒀다. 제주에서 보름 동안 민박집을 운영한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솔직한 민낯과 가수 아이유가 아닌 '25살 이지은'의 진솔한 면모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자체 시청률이 10% 목전까지 갔고 화제성은 이미 지상파를 압도했다. '효리네 민박'과의 함께한 3개월여의 시간. 이별이 너무도 아쉽게 느껴진다.
JTBC '효리네 민박'에 참여한 제작진(정효민·마건영·강미소·김학민 PD)은 "시원섭섭하다"고 입을 모으며 "마지막 남은 스페셜 방송엔 더욱 스페셜한 게 준비되어 있다. 재방송이 아니다. 본방 사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첫 방송과 관련한 기억이 나나.
김 "'효리네 민박'은 그 전에 없던 프로그램이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집에 들어가서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다. '잘해야 본전'인데 방향성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었다. 예능을 했던 사람이니까 장치를 넣으려고 하는데 형들이나 메인 작가님이 걷어내자고 해서 지금의 '효리네 민박' 틀이 잡힌 것이다. 거기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서 흔들렸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1회가 최고의 명장면이 아닌가 싶다."
-아이유가 아닌 25세 이지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마 "모든 아이돌이나 가수들은 대중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만든다. 그중엔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만든 이미지가 많다. 이지은 같은 경우 그 부분에서 괴리가 있다고 느낀 것 같다. 예능이나 콘서트, 가요 프로그램에 나가게 되면 항상 밝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하는데 사실 이지은이라는 사람은 낯도 가리고 말수도 적고 조용히 있고 멍 때리는 걸 좋아한다. 그 성격이 대중에게 그대로 비추어졌을 때 선입견을 가지고 보게 될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본인을 위해서 더 좋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에서 그 부담을 덜어내고 온 것 같다. 가수로서 최근 음원도 나왔지만, 25살 이지은은 보통 25살 여성들과 비슷했다.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점은.
강 "처음 시작할 때 여유로움, 조용함, 한적함,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모습을 잘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점에 집중했다."
김 "이효리 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려놓게 된다고 했던 것들이 프로그램의 연출 기조와 맞닿아 있었다. 형들이 내려놓자,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는 기조에서 움직였다. '이렇게 해도 돼?' 이런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끝까지 개입하지 않았다. 내려놓고 철저하게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갔다. 그게 가장 큰 중점이었다."
-민박객 선정 기준은.
강 "옆에서 술 한잔하고 싶은 사람,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었다."
정 "어떤 분과 같이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정리해보니 이렇게 정리가 되더라. '내가 게스트 하우스에 갔을 때 같이 얘기 나눠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그래서 이걸 기준으로 정리했다."
-민박객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은.
김 "탐험대가 기억에 남는다. 기회가 된다면 사적으로 여행을 같이 가고 싶다. 탐험대 팀에 따라간 작가는 하루 2만보를 걸어다녔다. 진짜 힘들었다."
강 "영업사원 팀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마지막에 대구 출신 영업사원 경문 씨가 이효리 씨와 한 말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직장인들에게 가장 공감되고 울림이 컸던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