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상우(43)가 정우성의 배턴을 이어받는다. '신의 한 수'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분해 귀신 같은 수를 둔다. 권상우의 신작 '신의 한 수: 귀수편'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범죄 액션 영화. 2014년 356만 관객을 모은 전작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권상우는 전편 정우성의 바둑 스승이었던 귀수를 연기한다. '탐정' 시리즈 등 어려 전작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다 이번엔 액션에 칼을 갈았다. 8kg을 감량해 빚어낸 근육질 몸매로 CG 없는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와이어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귀수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지 않냐"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 권상우. 별다른 대사 없이 눈빛과 행동만으로 연기하며 귀수처럼 필사의 승부수를 던졌다.
-오랜만의 액션 영화인데, 관객들에게 공개하는 기분이 어떤가. "영화를 보면서도 이 영화에 대한 믿음은 흔들림이 없었다. 촬영 당시 생각이 많이 났다.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의 기억이 떠올랐고, 만족스러웠다. 감독님의 편집과 톤을 보고 '내가 좋은 작품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봉이 떨리기도 한다. 호락호락한 시장이 아니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이 관객들과 잘 소통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처음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출연 여부를) 고민하지 않았다. 도전할 수 있겠다는 즐거운 생각이 들었다. 전편이 극장 상영될 때 재밌게 봤는데, 다시 보지는 않았다. 유튜브에서 짤막한 영상만 봤는데, 강렬하고 재밌더라. 우리 영화의 톤이 전편과는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정우성 선배와 친하고, 좋아한다. 선배가 (나보다) 더 매력적인 배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같은 결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배경이 그보다 더 과거가 되면서, 투박함은 있지만, 나만의 장점을 보여주는 접근법으로 시작했다. (전편과) 다르게,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
-이 작품과 관련해 정우성과 연락을 취한 적이 있나. "처음 이 영화에 들어갈 때 연락했다. 정우성이라는 배우로부터 만들어진 시리즈이기에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속편에 합류하게 됐다'고, 시간 되시면 보러 오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촬영 없으면 꼭 보러 오겠다'고 하더라."
-전편과 비교해 이번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어떤 차이점을 갖고 있나. "주인공이 보여주는 복수의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실 완성본에는 편집된 부분이 있다. 귀수 아버지의 죽음부터 구체적인 전사가 있었다. 아버지부터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인물로 등장한다. 거기에 누나를 향한 슬픈 감정도 있다. 그래서 막연하게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은 애처로운 감정이 전달됐으면 했다. 물론, 개인적으로 아쉬운 면도 있다. 액션을 조금 더 강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간 액션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했다."
-전편의 정우성을 오마주하는 듯 화이트 슈트를 입고 나온다. "전편을 본 지 오래돼서 화이트 슈트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촬영이 끝난 후에야 알게 됐다. 관객들에게 그런 기억이 겹친다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를 위해 운동을 상당히 열심히 한 것 같다. "원래 아침 10시면 운동을 하러 간다. 오늘만 인터뷰를 위해 하루 쉬는 거다. 항상 머릿속으로 이런 연기를 할 것이라 꿈꿔왔기에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체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바둑에 관심이 있었나.
"바둑판 앞에 앉아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집중하게 된다. 바둑을 전혀 둘 줄 몰랐다.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자문해주시는 프로 기사님과 함께 연습했다. 나는 군대에서도 바둑이나 장기를 두지 않았다. 바둑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 작품을 통해 바둑을 배우며 느끼는 지점이 많았다. 바둑은 내가 이기는 그림인 것 같은데 어느 순간 한 수만에 역전이 된다. 상대방에게 역습을 당해도 어떤 통쾌함 같은 것이 느껴지더라. 그런 묘한 매력이 있고, 통쾌함이 있다. 그래서 바둑을 인생에 비유하기도 하는 것 같다. 많은 바둑 용어가 일상에 쓰이기도 하지 않나. 그만큼 희로애락이 바둑판에 담겼다. 사실 전에는 왜 바둑에 목숨을 거는지 몰랐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정직한 승부, 대결인 것 같다. 바둑 하나에 모든 걸 걸지 않나. 정직한 사람들의 대결인 것 같다." >>[인터뷰②]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