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코빅' 허안나 "예비신랑 없는 인생 상상할 수 없어"

일도, 사랑도 꽉 잡은 세상 유쾌한 세 여자를 만났다.

tvN '코미디 빅리그'를 책임지는 코미디언 홍현희(36)·허안나(34)·홍윤화(30)는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홍현희는 지난달 21일 인테리어 전문가 제이쓴과 정식 부부가 됐다. 홍윤화는 9년 열애한 코미디언 김민기와 17일 결혼한다. 허안나는 내년 1월 품절녀 대열에 합류한다. 60분간 진행한 인터뷰에서 홍현희·허안나·홍윤화는 인생의 비슷한 과정을 통과하고 있는 공감대로 웃음과 수다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코미디언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깊은 고민까지 털어놨다.

-허안나 씨는 결혼 준비 잘 하고 계신지.
허안나 "1년 전에 결혼식장을 예약했다."
홍현희 "제 성격상 이해 못 하겠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1년 전에 예식장을 잡는 건가."
허안나 "1년 뒤에 한다고 해도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라는 말이 필요 없었다.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그만큼 믿음이 있었다."

-허안나 씨 남편은 코미디언 출신이라 더 많이 이해해줄 것 같다.
허안나 "많이 이해해준다. 만일 다른 직업군의 사람을 만났다면 이렇게까지 저를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다. 술 마셔도 왜 마시는지 알기 때문에 잔소리하지 않는다. 잘 터져도 먹고, 잘 안 터져도 먹고, 통과 돼도 먹고, 안 돼도 먹는다."
홍현희 "굉장히 심지가 굳은 분이다."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됐는지.
허안나 "전에 사귀었던 사람은 연애의 끝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한 번씩 해봤다. 근데 지금 남자친구와는 헤어짐이 상상되지 않는다. 그래서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남자친구가 없는 인생은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반응이 그냥 그렇다."
홍현희 "그런 남자가 좋은 것 같다. 코미디언들은 굉장히 감정 기복이 심한데 그걸 잡아주는 남자가 좋은 것 같다. 제이쓴도 그렇다."
허안나 "저는 감성적인데 남자친구는 우직해서 더 좋다."

-허안나 씨는 최근 첫 뮤지컬에 도전했다.
허안나 "너무 재밌었다. 너무 힘들었다. 첫날이 2회 공연이었는데 하루만에 3kg이 빠졌다. 긴장도 했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 끝나고 맥주 한 잔을 마시는데 정말 맛있었다. '드립걸즈'와는 또 달랐다. 왜 연극하시는 분들이 술을 마시는지 알겠더라. 공연 끝나고 마시는데 정말 맛있었다."

-매일 결과가 나오는 '코빅' 부담스럽지 않은지.
허안나 "순위에 안 들면 '이게 다가 아니야, 시청자들이 판단하겠지' 하고 순위에 들면 '역시' 이렇게 생각한다."
홍현희 "공연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저는 온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거에 연연하면 안 좋을 것 같다.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둔다."
허안나 "순위에 다들 쿨한 편이다."

-'갑분싸'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지.
허안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그래서 동료들, 작가들과 술을 마시면서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걸 메모하고 대본으로 옮긴다. 매주 아이디어가 두 개 정도는 술자리에서 나온다. 공감대가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하려고 한다."

-매주 아이디어 생각하는 게 힘들 듯.
허안나 "그래서 공연이 끝나면 한잔한다."
홍현희 "사실 '코빅'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게 이런 것이다. '홈쇼핑 주식회사' 같은 공연은 정말 리얼하게 한다. 근데 '코빅'에 오면 안 되는 게 굉장히 많다. 그런 표현의 제한은 훨씬 많은데 매주 아이디어를 짜는 게 힘든 것 같다."

-새 코너를 짜는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홍현희 "요즘은 더 하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옛날보다 못 하는 게 더 많아졌다."
허안나 "나라가 발전할 수록 더 엄격해지는 것 같다."
홍현희 "사실 공연에서는 별 얘기 다 하고 그럴수록 더 좋아한다. 그런데 TV에서는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은 더 센 걸 찾는데 TV는 규제한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다들 유튜브를 본다. 저도 유튜브를 할까 고민했다."

이아영 기자 [e-mail]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