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암표 현장. 일간스포츠 DB2025 KB0리그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3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개막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한 경기장에 야구팬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편집자 주> 본 기사는 일간스포츠 대학생 서포터즈가 기획부터 기사 작성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완성한 텍스트 콘텐츠입니다. 대학생 청년의 시선으로 스포츠 현장을 바라보았으며, 편집 과정을 거쳐 게재됐습니다. 이 외에도 일간스포츠 서포터즈가 기획 및 제작한 카드뉴스와 영상 콘텐츠는 일간스포츠 공식 SNS(소셜미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시즌 KBO리그는 1237만 관중을 기록했다. 3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다. 그러나 야구 열기가 모든 팬의 관람 기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크로 프로그램과 불법 암표 거래는 팬들의 경기 관람 기회를 빼앗았다. 5월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프로야구 입장권 1168매를 예매한 뒤 웃돈을 받고 되팔아 약 43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정부는 8월 28일 개정·시행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을 통해 암표 근절에 나섰다.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판매뿐 아니라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부정 판매 행위까지 규제 범위를 넓히고 제재를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강화된 규제가 실제 단속과 처분으로 이어지고, 팬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나타나는지가 관건이다.
■ 규제 범위 확대하고 처벌 강화한 개정법…적발과 입증이 중요
개정법은 스포츠와 공연 입장권 시장에서 이뤄지는 부정 판매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매크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 목적으로 시스템을 우회하여 입장권을 구매하고, 최초 판매자의 동의 없이 영업으로 입장권을 판매·알선하는 행위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법률에 따른 요건을 충족(부정 구매·부정 판매)하면 입장권 부정 판매자에게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법 시행에 맞춰 암표 신고와 제재 절차를 마련했다.
그러나 암표 거래는 중고 거래 플랫폼의 공개 게시물뿐 아니라 SNS(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통한 개인 간 거래로도 이뤄진다. 특히 비공개 계정이나 대화방에서 거래가 이뤄질 경우 판매자를 특정하고 거래 내역을 확보하기 어려워 단속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 법적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위반 행위를 적발하고 입증하지 못하면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거래 증거를 확보하고 위반 행위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중고 거래 플랫폼과 SNS 운영사는 불법 입장권 거래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고가 접수되면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 수사기관 역시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거래 내역 등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 예매 시스템 개선부터 안전 양도까지…실효성 높일 대안 필요
암표 문제를 줄이려면 단속과 처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팬들이 입장권을 공정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예매 환경 조성이 이뤄지도록 예매 시스템의 보안을 강화하고, 비정상적인 접속이나 반복적인 대량 구매를 탐지하는 기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매크로 차단 기술만으로는 개인 간 거래나 비공개 채널에서 이뤄지는 암표 거래까지 막기 어렵다. 예매 단계의 방어와 거래 이후의 단속을 병행해야 한다.
공식적인 안전 양도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경기를 관람하지 못하는 팬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입장권을 양도할 수 있도록 하면, 정상적인 양도 수요를 제도권 안에서 처리하면서 비공식 거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양도 가격과 횟수 등에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악용한 대량 거래를 제한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많은 야구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 정가에 표를 구할 수 있어야 진정한 프로야구 흥행
개정법은 암표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법률의 실효성은 규정의 강도가 아니라 실제 집행과 예매 환경의 변화로 증명돼야 한다. 불법 거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차단하는지, 팬들이 얼마나 공정하게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게 됐는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기준이다.
경기장을 찾으려는 팬들이 매크로와 암표상에게 관람 기회를 빼앗기고, 웃돈을 감당해야만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흥행의 의미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팬들이 정가에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는 환경. 이것이 프로야구가 흥행을 이어가고, 팬들과의 신뢰를 지키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