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포수 조형우(24)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스스로 내린 평가다. 조형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25시즌은 80점 정도"라며 "예상치 못하게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좋은 일들이 많아 점수가 높을 수 있는데 솔직히 만족은 못 한다. 좀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형우는 지난해 102경기를 뛰었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지명된 뒤 주로 퓨처스(2군)리그에 머문 '미완의 대기'였으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주전 안방마님을 맡기도 했다. 조형우는 "풀시즌도 뛰어보고 가을야구도 경험했다. 올스타전까지 출전했으니 목표했던 건 다 이룬 거 같다. 그래서 스스로 80점을 줄 수 있을 거 같은데, 막상 해보니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좋은 선수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뛰어보니 내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BASEBALL 시리즈'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2회초 2사 1루 상황 조형우가 안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조형우의 성장은 젊은 포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KBO리그에 반가운 소식이다. 수년간 양의지(두산 베어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박동원(LG 트윈스) 등 베테랑 포수가 차지했던 국가대표 안방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조형우는 실제로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린 체코·일본과의 평가전에 출전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국가대표는 나와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한 번이라도 경험해보니 더 욕심이 생겼다"며 "뿌듯함도 컸지만 무엇보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만한 무게와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2026시즌은 조형우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수 있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조형우에게는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중요한 기회다. 대표팀에 선발돼 병역 혜택(금메달 획득시)을 받는다면 선수 생활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26일 인천 KT전에서 포수로 9이닝을 책임진 조형우. 9회 세이브를 기록한 김민과 포옹하고 있다. SSG 제공
조형우 역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는 "올해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다. 다만 국가대표가 되려면 팀에서부터 확실한 선수가 돼야 한다. 지난 시즌만큼 많은 경기에 나간다면, 그에 걸맞은 기량 향상을 보여줘야 한다"며 "주변에서 '주전 포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자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치지 않고 올해 더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그렇게 한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