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박병호가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 유니폼을 벗는 그는 "후배들을 가르치며,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겠다"라며 지도자 전향을 시사했다.
박병호는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 구단을 통해 선수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박병호는 구단을 통해 "프로야구 2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간 지도해주신 모든 감독님, 코치님들께 감사드리고, 함께 할 수 있었던 동료들과도 너무 행복했다. 여러 팀을 옮겨 다녔지만, 늘 사랑을 보내주신 많은 팬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박병호는 소속사를 통해 은퇴 소감을 추가로 전했다. "시간이 흐르며 부상도 많아지고, 예전처럼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걸 느끼며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는 그는 "아쉬움도 크지만, 그보다 더 큰 건 감사함이다. 야구를 통해 만난 모든 사람들, 언제나 함께해 주신 팬 여러분 덕분에 나는 참 행복한 선수였다"라고 돌아봤다.
삼성 박병호. 삼성 제공
박병호는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정말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홈런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400홈런이라는 큰 기록도 남길 수 있었다. 그라운드 위의 모든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었다"라고 소회했다.
제2의 인생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제 또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보려 한다"고 운을 뗀 그는 "후배들을 가르치며,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제2의 목표를 향해 다시 한 걸음 나아가겠다"라고 소감을 맺었다.
박병호는 1군 통산 176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 418홈런, 1244타점을 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6차례 홈런왕 타이틀(2012~2015, 2019, 2022년)을 차지한 박병호는 2014년 52개, 2015년 5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2년 연속 50홈런을 쳤다. KBO리그에서 2년 연속 50개 이상의 아치를 그린 선수는 박병호가 유일하다. 또 9년 연속 20홈런, 최초 5년 연속 100타점의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내복사근 부상에서 회복해 2군 일정 소화를 눈앞에 둔 박병호. 삼성 제공
통산 타점도 역대 10위로 높다. 특히 2015년 KBO리그에서 거둔 146타점은 올해 같은 팀 르윈 디아즈(158타점)가 깨기 전까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이었다.
2005년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 만개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뒤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로 진출해 2017년까지 미국 무대에서 뛰었다.
2018년 국내 무대로 돌아온 그는 2018년 43개, 2019년 3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꾸준한 기량을 이어갔고, 2022년 자유계약선수(FA)로 KT에 새 둥지를 튼 뒤엔 그해 35홈런으로 3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을 탈환하기도 했다.
2024년 오재일과의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이적한 그는 그해 23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타율은 낮았다. 이듬해 그는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