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SSG 에레디아가 런다운에 걸려 태그아웃되고 있다. 2025.10.14 [연합뉴스]
지난 8월 중순, SSG 랜더스 타선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8월 15일 인천 LG 트윈스전부터 21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팀 안타(평균 12.67개)를 기록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다시 한번 강력한 화력을 뽐냈다. 그런데 타격 코치 출신인 이숭용 SSG 감독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타격 사이클을 고려하면 10월에 예정된 포스트시즌(PS)이 걱정이었다.
우려했던 부분은 현실이 됐다. SSG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에서 1승 3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었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NC 다이노스를 꺾고 준PO에 진출한 4위 삼성에 덜미가 잡혔다. 이른바 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는 ‘업셋’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가장 큰 패인은 무기력한 타선이었다. SSG의 시리즈 팀 타율은 0.173. 준PO 4경기 내내 팀 타율은 모두 1할대에 머물렀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무사 주자 1루 상황에서 SSG 고명준이 2점 홈런을 치고 동료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10.13 [연합뉴스]
특히 중심 타자들의 동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정, 한유섬 등의 타율이 모두 1할대였다. 에레디아와 한유섬은 준PO 4차전 2-2로 맞선 8회 초 무사 3루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한 SSG는 곧바로 8회 말 르윈 디아즈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고명준이 2005년 이호준(현 NC 다이노스 감독)에 이어 팀 역대 두 번째 준PO 3경기 연속 홈런(1~3차전)을 때려냈지만, 중심타선의 침묵을 깨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준PO 4차전에 앞서 팀 타선을 언급하며 "준PO에 들어오기 전 걱정했던 부분"이라며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타격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상승 곡선을 그린) 페이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우려했다. (실제) 우려했던 부분이 (앞서 열린 시리즈 3경기에서) 나타났다"라고 곱씹었다. 시리즈를 모두 마친 뒤에도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타격"이라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