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최형우 투샷에 울컥했던 또 한 명의 '왕조 멤버', 김상수 "옛날 생각 많이 났어요" [IS 인터뷰]

2011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오승환과 김상수. IS 포토

"울컥했어요."

지난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전. 이날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오승환(43·삼성)의 은퇴투어 기념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한 살 후배' 최형우(42·KIA)의 편지 낭독 시간이었다.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며 개인적으로 준비한 감사패를 오승환에게 전달했다. 오승환은 최형우의 선물에 울컥했다며, 최형우도 울먹였다고 이야기하며 당시를 돌아봤다. 최형우와 오승환은 삼성의 왕조 시절(2011~2014년)을 함께 한 주역들이다. 

두 베테랑 선수의 '재회'를 멀리서 보며 울컥했던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KT 위즈 내야수 김상수(35)였다. 2009년 삼성에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해 어느덧 17시즌 차 베테랑이 된 그 역시 오승환, 최형우와 함께 우승을 경험한 '왕조 멤버'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세 선수와 함께 했고, 오승환이 해외(일본)로 떠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최형우와 함께 정규시즌 우승을 두 차례(2014~2015) 일궜다.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린 오승환 은퇴투어 행사에서 감사패 편지를 읽는 최형우. 삼성 제공

은퇴하는 오승환을 위해 최형우가 준비한 감사패. 삼성 제공

지난 13일 대구 삼성-KT전 후 만난 김상수는 "(최)형우 형 편지 낭독 보고 울컥했다. 형우 형, (오)승환이 형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서, 형들과 함께 했던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당시 (홈 구장인) 시민운동장 야구장 시절도 생각 났다"라고 전했다. 

한때 왕조의 심장이라 불렸던 오승환과 김상수. 김상수는 오승환의 은퇴가 못내 아쉽다. 그는 "내 마음 속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한 명 꼽으라고 하면 난 당연히 승환이 형을 꼽을 거다"며 "조금 더 (야구를) 하실 수 있을 거 같은데, 아쉽게 은퇴한다고 해서 울컥했다.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김상수와 오승환이 한 그라운드에 서는 경기는 이제 한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올 시즌 KT와 삼성의 맞대결이 한 차례밖에 남지 않았다. 오는 21일 수원에서 열리는 두 팀의 맞대결에 오승환의 은퇴투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KT 김상수. KT 제공

김상수 역시 최형우처럼 뭔가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김상수는 "형우 형이 너무 그렇게(대단한 걸) 해서 부담스럽다"라며 웃었다. 그는 "준비한 건 없지만, 그냥 90도로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 그리고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라며 다가오는 이별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