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대표팀 황금세대로 불리는 여준석(왼쪽)과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우리는 아직 낸 성과가 없습니다."
남자농구 대표팀 포워드 여준석(23·미국 시애틀대·2m2㎝)은 '황금세대'라는 호평에 손사래를 쳤다. 진정한 시험대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이라는 의미다.
대표팀은 지난 20일을 끝으로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4경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평가전은 오는 8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아시아컵을 대비해 계획됐다. 대표팀은 대회 경쟁 상대인 FIBA 랭킹 21위 일본, 87위 카타르와 2번씩 만나 모두 이겼다. 상대가 완전체는 아니었지만, 두 자릿수 점수 차로 4연승을 달린 건 의미가 컸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으로 올라선 건 '해외파' 이현중(25·호주 일라와라 호크스·2m2㎝)과 여준석이다. 왕성한 활동량과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공격력이 눈에 띈다. 20일 카타르전에서도 두 선수가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 경기력 차이가 두드려졌다.
대표팀 '주장' 김종규(안양 정관장)는 후배들을 두고 "지금 선수들은 수비는 물론, 공격력도 너무 좋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그간 수비에 강점이 있던 대표팀이, 이제는 경기당 90점 이상 넣는 화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현중은 이번 평가전 4경기서 평균 21.3점을 몰아쳤다. 여준석도 18.3점을 넣으며 위력을 뽐냈다. 20일 카타르전에선 2차례 양손 덩크를 꽂으며 포효하기도 했다.
이번 대표팀을 향해 '황금세대'라는 표현이 붙는다. 그 중심에 있는 여준석과 이현중은 "아직 불만족스럽다"며 거듭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의미다.
여준석은 "(황금세대라는 표현에) 부담감도, 감사함도 있지만, 아직 낸 성과가 없다"며 "만족할 만한 플레이가 없었다. 아직 이뤄낼 게 많다고 느낀다"라고 반성했다. 이현중 역시 "공격에서 단조로운 부분이 있었다. 또 내가 더 냉정해야 한다"라고 곱씹었다.
이들의 진정한 시험대는 한 달 뒤 열리는 FIBA 아시아컵이다. 조별리그 A조에 속한 대표팀은 호주(7위) 레바논(29위) 카타르와 경쟁한다. 대회에서 손꼽는 죽음의 조다.
황금세대는 자신감이 넘친다. 여준석은 "지려고 나가는 대회는 없다. 이길 수 있도록 할 거"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현중도 "카타르뿐만 아니라 호주, 레바논 모두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안준호 대표팀 감독은 "분명한 죽음의 조다. 하지만 거기서 전사하지 않고, 살아 돌아와 전설이 되겠다는 각오로 할 거"라는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건 지난 1997년이다. 지난 2022년 대회 때는 6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