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안신애가 3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제13회 KG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 6번홀 아웃을 하며 캐디와 화이팅을 하고 있다. 독자는 캐디 없이 라운드를 해 본 적이 있는가? 있다고? 어렵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는가? 별 문제 없었다고? 상당히 노련한 골퍼가 틀림 없다. 아니면 함께 라운드를 한 사람 가운데 노련한 플레이어가 있었거나.
한 번도 캐디 없이 라운드를 해 본 적이 없다고? 여태 가 본 골프장은 반드시 캐디를 동반해야 했다고? 대부분 그럴 것이다. 플레이어끼리만 라운드를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골프장은 많지는 않으니까.
독자는 캐디가 도와주는 것이 더 좋은가? 아니면 캐디 없이 라운드를 하는 게 더 좋은가? 캐디 없이 플레이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캐디피를 내지 않아도 되니까? 캐디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좋지만 캐디피는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이런! 캐디피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자. 오늘은 캐디의 도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뱁새 김용준 프로 당신은 어떠냐고? 뱁새 김 프로는 캐디가 도와주는 라운드를 훨씬 더 좋아한다. 경기 자체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뱁새도 어쩔 수 없이 노(no) 캐디 라운드를 할 때가 더러 있다. 그럴 때는 힘이 훨씬 더 든다. 클럽을 스스로 챙겨야 하거나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구하지 못해서 그러느냐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뱁새가 그 정도야 어렵겠는가? 노 캐디 라운드를 하고 나면 진이 빠지는 것은 다른 이유 탓이다. 어떤 이유인지 듣는다면 독자도 노 캐디 라운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뱁새가 노 캐디 라운드를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안전이다. 뱁새 자신 뿐 아니라 함께 플레이 하는 사람 모두의 안전 말이다.
뱁새가 골프 카트 운전을 맡는다면 사고를 내지 않기 위해 정말 주의한다. 다른 플레이어가 전부 탑승한 것을 확인하고 출발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멈출 때는 ‘멈춘다’는 말을 분명히 하고.
그 정도도 못하겠느냐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노 캐디 라운드를 할 때 누군가 골프 카트에 반쯤 몸을 실었을 때 출발해서 다치는 일이 다반사이다. 뱁새도 운전을 맡았을 때 그런 적이 있다. 그것도 여러 번. 다행히 누가 다친 적은 없지만 아찔했다.
뱁새는 남이 운전하는 카트를 탔다가 굴러 떨어진 적도 있다. 카트가 멈추길래 내리려고 했는데 카트를 다시 움직인 것이다. 데굴데굴 굴러서 어깨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험이 쌓인 요즈음은 골프 카드 운전을 맡으면 더 느긋해지려고 애를 쓴다. 뒷자리도 여러 번 돌아 보고 ‘출발해도 되냐고’ 물어 보고 나서야 출발한다.
골프 카트 운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캐디 없이 플레이어가 운전한 골프 카트가 급한 내리막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추락해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으니까.
타구 사고도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노 캐디 라운드를 할 때 앞 조 플레이어가 충분히 멀리 가기도 전에 뒷 조가 샷을 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플레이어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뱁새도 앞 조 플레이어를 맞힌 적이 있다. 얼마나 놀랐던지! 같은 조 선수가 친 샷에 맞은 적도 있고. 캐디가 없다면? 주의하고 또 주의해야 한다.
[용인=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가 2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가운데 이소미가 9번홀 버디 성공 후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페이스 오브 플레이도 뱁새가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페이스 오브 플레이(Pace of Play)가 뭐냐고? 경기 속도 말이다. 캐디가 없을 때는 지연 플레이를 하기 십상이다. 말리는 사람이 없다고 연습구를 여러 번 치기 때문만은 아니다. 레디 투 플레이(Ready to Play)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자기 순서가 올 때 바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레디 투 플레이이다. 한 조가 시간을 많이 쓰면 코스 전체가 밀리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골프장 운영자가 너무 몰아붙인다고 푸념할 일만은 아니다. 캐디 없이도 페이스 오브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진짜 고수이다.
코스 보호도 신경을 써야 노 캐디 플레이를 할 자격이 있다. 벙커샷을 하고 나면 모래를 고르는 일 따위 말이다. 그린 사이드 벙커샷이었다면 신발에 붙은 모래를 털고 퍼팅 그린에 들어가야 하고. 일반 구역에서 샷을 하고 나면 들뜬 잔디나 흙은 꾸욱 밟아줘야 한다. 푹 파낸 디봇(divot)에 모래까지 뿌려주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퍼팅 그린에 공이 떨어지면서 만든 피치 마크를 수리하는 것까지 능숙하다면 더할 나위 없다. 퍼터로 굴려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자리에 놓였다고 퍼팅 그린에서 웨지로 플레이를 하는 짓 따위도 삼가야 한다. 아쉬워도 공식 대회가 아닌 이상 말이다.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캐디가 없을 때 우왕좌왕 하다가 본의 아니게 방해를 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플레이어 스스로 홀까지 남은 거리를 파악하고 클럽을 챙기는 일이 익숙해야 피할 수 있다.
퍼팅 그린에서 스스로 공을 마크하고 집어 올리고 닦아서 자기 순서가 오면 다시 내려 놓는 일도 알아서 해야 한다. 그 틈에 스스로 브레이크도 살펴야 하고. 이런 것을 신경 써야 하니 힘이 안 들 재간이 있겠는가? 어떤가? 독자는 노 캐디 라운드를 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는가?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