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가운데). 사진=AFP 연합뉴스 현지 중계 카메라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외면했다. 그러나 그는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PSG는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5-0으로 대승했다.
1970년 창단한 PSG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빅이어(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업을 이룬 선수들은 한껏 고조된 모습이었다.
이날 벤치에 머문 이강인도 환한 미소를 띠었다. 이강인은 동료들이 골망을 가를 때마다 환호했고, 후반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득점했을 때는 벤치에서 뛰쳐나와 그라운드 위에서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UCL 결승전에서 벤치에 앉은 이강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비록 이강인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우승 세리머니에서는 누구보다 밝았다.
동료들과 운동장에 준비된 단상에 오른 이강인은 먼저 우승 메달을 받았다. 다만 PSG 선수들이 우승 메달을 차례로 받는 모습을 비춰주던 중계 카메라는 이강인 순서가 다가올 때 다른 장면으로 휙 넘겼다. 이강인이 메달을 거는 순간을 기다렸던 한국 팬들에게는 야속한 일이었다.
메달을 목에 건 이강인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단상 중앙에 자리했다. 이후 ‘주장’ 마르퀴뇨스가 빅이어를 들고 이강인 옆으로 향했다.
중계 카메라는 당연히 마르퀴뇨스가 처음으로 빅이어를 번쩍 들어올리는 순간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마르퀴뇨스 옆에 있던 이강인은 그제야 환한 얼굴이 중계 카메라에 제대로 잡혔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환호하며 우승을 즐겼다.
PSG 주장 마르퀴뇨스가 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 이강인도 그 옆에서 기쁨을 누렸다. 사진=AP 연합뉴스 ‘우승복’이 터진 이강인은 UCL 정상까지 정복하면서 커리어 통산 8번째 우승을 일궜다. 아울러 2007~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이후로 한국 선수 두 번째 ‘UCL 챔피언’ 타이틀을 얻었다.
다만 이번 시즌 주전 지위를 얻지 못한 이강인은 UCL 8강 1·2차전, 4강 1·2차전, 결승전까지 총 5경기에 결장했다. 팀의 성공에 일조했으나 큰 무대에서 외면받은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이강인은 올 시즌 공식전 45경기에 나서 6골 6도움을 올렸다. 리그1 30경기에서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강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득점 침묵에 시달렸고, 주전과 서서히 멀어졌다. 이강인과 주전 경쟁에서 웃은 데지레 두에는 UCL 결승전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