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가 다시 한번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약 11개월 만의 공백을 깨는 이번 컴백은 상당히 긴 시간이다. 그러나 결코 그냥 흘러간 것은 아니다. 데뷔 때부터 ‘이모셔널 팝’이란 독자 장르를 선보인 라이즈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기회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최초·최고·최대만 담았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라이즈는 19일 첫 정규앨범 ‘오디세이’를 발매한다. 타이틀 곡 ‘플라이 업’을 포함해 총 10곡이 수록된다. 앨범명 ‘오디세이’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지은 서사시로, 트로이 전쟁 이후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아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짧게 정리하자면, 오디세이는 “영웅의 귀환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즈는 인간의 모험과 도전을 주제로한 ‘오디세이’에 본인들을 투영했다. 지난해 6월 내놓은 첫 미니앨범 ‘라이징’ 이후 11개월 만의 컴백을 ‘귀환’이라고 표현, 이제껏 내놓은 수많은 노래는 우리가 영웅이 되기 위한 ‘여정’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날아오르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지닌 타이틀 곡 ‘플라이 업’이 라이즈의 새로운 ‘막’을 열 첫 번째 신호탄인 셈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는 SM 보이그룹 중 오랜만에 본 ‘세계관 없는 그룹’이었다. 2023년 9월에 데뷔한 이들은 어려운 세계관 대신 독자적 장르인 ‘이모셔널 팝’을 강조해 왔다. 일상의 모든 경험에서 얻은 영감을 음악에 담아내겠다는 포부였다. 이렇게 탄생한 곡들이 ‘겟 어 기타’ ‘토크 섹시’ ‘러브 원원나인’ ‘임파서블’ ‘붐 붐 베이스’다. 세계관이 있으면 그 흐름에 따라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라이즈는 그렇지 않았다. 장르, 콘셉트에 제한받지 않고 노래했다.
데뷔곡 ‘겟 어 기타’처럼 청량감이 폭발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러브 원원나인’으로 아련함을 한 스푼 더하고 ‘붐 붐 베이스’로 이어진 앨범에선 트렌디한 사운드를 맛있게 버무렸다. 라이즈하면 직관적인 안무도 빼먹을 수 없다. 팔과 다리를 이용해 기타치는 모습을 묘사하거나, 심장을 두드리며 베이스의 질감을 표현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번 첫 정규 타이틀곡 ‘플라이 업’은 더 나아가 숨죽여 봐야 할 정도였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컴백에 앞서 진행된 프리미어 상영회에서 ‘플라이 업’은 자유분방한 리듬과 비트, 메가 크루 퍼포먼스가 강한 해방감을 안겼다. 멤버들은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 학생들이 즐겨 입던 일명 프레피 룩을 입고 한 편의 하이스쿨 뮤지컬을 완성했다. 이전 앨범과는 확실히 다른 ‘에너지’였다. SM에 따르면 라이즈는 이번 정규 앨범 기획, 음악 제작, 영상 구성 등 완전한 작업물을 선보이기까지 1년 정도가 걸렸다.
고퀄리티 앨범 소식에 팬들 반응은 벌써 뜨겁다. 프리미어 상영회 직후 X(구 트위터), 유튜브 등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선 호평이 줄을 이었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모티콘도 종종 발견됐다. 이는 앨범 선주문 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이제 라이즈는 오디세우스처럼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만 하면된다. 앞서 이들은 데뷔 앨범 ‘겟 어 기타’로 초동 100만 장을 기록한 데 이어 전작 ‘라이징’으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또 2024년 멜론 연간 차트에 3곡(‘겟 어 기타’, ‘러브 원원나인’, ‘붐 붐 베이스’)이나 차트인시키며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또 데뷔 1년만에 KSPO돔에 입성, 3일간 전석을 매진시켰다. 라이즈는 영향력을 과시하듯 연말 시상식에서 무려 1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민재 대중 음악 평론가는 “최근 보이그룹들이 해외시장을 목표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라이즈는 대중적인 호흡을 계속한 그룹이다. 특히 노래 표현력이 뛰어나다. 멤버들 모두 가창력, 랩, 퍼포먼스 능력치가 좋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는 음악 스펙트럼도 넓다”면서 “이번 신곡 ‘플라이 업’은 대중친화적인 라이즈의 색깔을 강화해 줄 노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