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 K리그1 100골 고지를 밟은 주민규(35·대전하나시티즌)의 다음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다 걸겠다”는 강렬한 각오를 밝혔다.
주민규는 지난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 강원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0라운드에서 결승골을 기록,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최전방에 배치된 주민규는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후반 29분 김현욱이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그는 김현욱과 함께 점프해 손가락을 쫙 펴서 앞으로 뻗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세리머니로 기쁨을 누렸다. 앞서 안방에서 1승 1무 2패를 거둔 대전은 홈에서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깼다.
값진 승리를 이끈 주민규는 “매 경기가 중요하지만, 홈에서 오랜만에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홈에서 승리가 많이 없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연승을 이어갈 자신감을 쌓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주민규가 강원전 득점 후 해리 케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주민규는 이날 득점으로 K리그1 100골 고지를 밟았다. 지금껏 국내 최상위리그에서 100골 이상 넣은 건 이동국(506경기 213골), 데얀(351경기 184골), 김신욱(327경기 116골)뿐이었다. 2017년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소속으로 1부 무대를 처음 밟은 주민규는 울산 HD, 제주SK, 대전을 거치며 K리그1 222경기를 소화, 100골 26도움을 올렸다.
그는 “수준 높고 40년 넘는 역사의 K리그에서 네 번째 선수가 돼 영광스럽다. 올해가 지난 뒤 100호골을 넣느냐, 100호골을 넣고 다음 시즌을 시작하느냐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100골을 넣은 네 번째 선수가 돼서 기쁘다. 앞으로 골을 더 넣어서 (여러) 기록을 깨도록 준비할 생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실 ‘100호골’이 머릿속에 없었던 주민규는 다음 목표를 묻는 말에 “대전 우승을 위해 다 걸어볼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대전 주민규가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지난해 힘겨운 잔류 경쟁을 펼친 대전이지만, ‘우승’이 못 이룰 꿈은 아니다. 올 시즌 개막 11경기에서 7승(2무 2패)을 따낸 대전(승점 23)은 2위 전북 현대(승점 18)보다 5점 앞서 있다. 어색한 선두 질주지만, 울산에서 두 차례 리그 정상을 맛본 주민규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주민규는 “대전 선수들, 분위기 등 우승 조건을 많이 갖췄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시즌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승이 판가름 날 것 같다”고 짚었다.
대전의 리그 제패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주포’ 주민규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11경기에서 8골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이다. 주민규는 “(몸 상태는) 매 시즌 똑같다.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 같다. 동료, 감독님, 코치진의 신뢰가 느껴진다. 그 덕에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어 좋은 성과를 내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