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15-1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5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이어지던 일요일 17연패를 마감했다.
대역전의 중심엔 지난해 주장이던 베테랑 양석환이 있었다. 그는 이날 0-5로 시작해 팀이 18연패를 앞둔 상황에서 첫 적시타를 때렸고, 마지막 역전 투런 홈런까지도 장식했다. 4번 타자·1루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완벽한 하루를 만들었다.
활약이 이날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양석환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타율 0.356(3홈런) 9타점 6득점, 출루율(0.380)과 장타율(0.600)을 합친 OPS는 0.980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도 0.429에 달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커리어하이 경신도 가능한 페이스다. 양석환은 2021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후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기록, 커리어하이를 쓰고 두산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이후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그는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에 남은 지난해 34홈런 107타점을 기록해 홈런과 타점 커리어하이를 새로 썼다. 한 방에 의존했던 그가 올해는 정확도까지 갖춰 시즌 초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점수가 말해주듯 혈투였다. 단순한 타격전이 아니었다. 두산은 선발 김유성이 1과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됐다. 3피안타 3볼넷 1탈삼진으로 무려 5실점을 헌납했다. 2회 1사 후 3연속 출루로 만루 기회를 내줬고, 구원 등판한 김명신이 실점을 막지 못했다.
그런데 이후 경기 흐름이 변했다. 두산은 3회 초 정수빈의 안타로 시작해 무사 2·3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때부터 역전 드라마를 시작했다. 물꼬를 튼 게 양석환이다. 그는 터커 데이비슨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렸고, 후속 강승호와 김기연까지 연달아 안타를 생산해 2점 차 추격을 만들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 지리한 시소 게임이 시작됐다. 두산이 4회 초 무사 만루 뒤 양의지와 양석환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강승호의 2루타로 6-5 역전으 만들었다. 롯데는 4회 말 박정수 상대로 김민성의 적시타로 6-6을 되찾았다. 5회 말엔 전준우의 적시타로 롯데가 재역전했다.
그러자 6회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동점. 6회 말엔 연속 볼넷과 야수 선택, 전민재와 전준우의 적시타로 롯데의 리드가 이어졌다. 그러다 7회 말 김민성의 스리런포로 경기는 롯데로 기울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두산은 '전 동료' 정철원을 상대로 강승호와 김기연의 안타, 추재현의 좌중간 2루타로 추격했다. 이어 등판한 박준우가 흔들리면서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고, 박계범의 3루타로 결국 경기는 12-12. 또 다시 동점으로 돌아왔다.
이미 동점은 내준 상황. 롯데에서 경기를 조일 수 있는 투수는 김원중 1명뿐이었으나 '강수'를 둘 순 없었다. 박준우가 나섰다가 동점을 내줬고, 박세현이 올랐지만 부족했다.
지친 롯데 마운드를 무너뜨린 것도 양석환이었다. 그는 박세현이 던진 초구 슬라이더를 지체하지 않고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대형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한 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