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병규가 웨이브 ‘찌질의 역사’에서 시대는 달라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뚝딱거리는 모습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풍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찌질의 역사’는 스무 살 청춘들이 사랑과 이별을 겪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찌질의 역사’는 5, 6회가 공개된 지난 12일 웨이브 일일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를 달성했으며 지난 19일 최종회가 공개된 직후 웨이브 실시간 드라마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찌질의 역사’ 조병규. 사진출처=HB엔터테인먼트 조병규는 극중 2000년 국어국문과 새내기 대학생이 된 스무 살 서민기 역을 맡았다. 서민기는 연애를 해보지 않아 여자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주변 친구들의 말에 쉽게 휩쓸리고 의존한다.
서민기는 좋아한다는 고백 문자도 40자 제한으로 인해 몇 개로 나누어 보내고, 오후 11시 이후 고백해야 성공률이 높다는 말을 인터넷에서 보고 그 시간에 맞춰서 보내는 등 능숙한 연애 스킬은 전혀 없다. “너는 정말 좋은 친구”라고 대답한 첫사랑 권설하(방민아)의 문자를 보고 ‘좋은’이라는 문구에 꽂히는 정말 ‘도움이 안되는’ 친구들을 주변에 뒀다. 연애 경험이 많은 것처럼 이야기하는 친구들 또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한 20대였을 뿐이다.
‘찌질의 역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스토리를 담았다. 누군가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첫 고백을 해본 입장에서도, 누군가의 서투른 첫 고백을 받아본 입장에서도 공감이 되는 이야기다.
‘찌질의 역사’ 조병규. 사진출처=HB엔터테인먼트 당연하게도 20대 초반 청춘 속 첫 연애는 어설프다. ‘찌질의 역사’는 첫 연애라서 가능한, 또 20대라서 가능한 서툰 연애의 서사를 현실적으로 풀어나갔다. 그 속에서 조병규는 현실에 한 명쯤 있을 법한 외모와 표정으로 첫사랑과 첫 연애를 통해 아픔을 겪고 점차 성장하는 서민기를 연기했다.
첫사랑에게 대차게 차인 서민기는 권설하와 동명이인인 윤설하(송하윤)에게 한눈에 반하고 많은 노력 끝에 첫 연애를 시작한다. 윤설하와 첫날 밤을 보낸 서민기는 “혹시 내가 처음이냐”고 찌질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6살 연상인 윤설하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자 상처받고 서운해한다. 조병규는 찌질한 질문을 하는 등 서툰 행동들을 연달아 하는 현실적인 면모를 섬세한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는 “조병규는 서툴고 미성숙한 민기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입장에 완전히 몰입하려는 노력을 했다”며 “반복적인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민기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썼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찌질의 역사’ 조병규. 사진출처=HB엔터테인먼트 ‘찌질의 역사’는 남자 주인공인 서민기의 모습이 얼마나 찌질하게 잘 보이는지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티즌은 조병규의 ‘찌질함 가득한’ 연기를 보고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다”, “찌질한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 내가 다 창피하다”, “민망한 저런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구나 첫 연애를 경험하기에, 조병규가 연기하는 서민기의 행동이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자신의 흑역사가 생각나 보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을 정도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조병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경이로운 소문’에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찌질의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볼 수 있는 연기를 잘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사한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