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공격력 향상을 이끌고 있는 푸이그와 카디네스. 사진=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11월 26일, 2024년 소속 외국인 투수였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 투수가 그해 정규시즌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부문에서 각각 1·2위에 오를 만큼 안정감을 보여줬기에 의아한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키움은 그러면서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 다른 두 자리는 타자 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로 채웠다. 더불어 "앞날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며 후라도와 헤이수스의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키움팬조차 '지나친 배려'라며 공감하지 못했다. 실제로 헤이수스는 KT 위즈, 후라도는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지난 2년(2023~2024) 연속 최하위(10위)였던 키움은 2025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1약'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첫째 주 8경기를 치른 현재 4승 4패로 무난한 성적을 남겼다.
키움은 지난해도 개막 4연패 뒤 7연승을 거두며 '도깨비팀' 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아직 키움의 진짜 전력을 예단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타자 2명을 영입한 효과는 보고 있다는 것이다. 키움은 31일 기준으로 안타 1위(92개), 득점 3위(54점), 홈런 4위(11개), 장타율 4위(0.464)를 기록했다. 1번 타자로 나서는 푸이그는 타율 0.324, 출루율 0.410, 장타율 0.529를 기록했다. 3번에 포진된 카디네스는 개막 7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는 등 총 16타점을 쌓았다. 카디네스는 타율(0.379)도 높은 편이고, 홈런도 3개 쳤다.
키움은 2번 타자로 나서는 이주형, 5번 타자로 나서는 최주환까지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결코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스프링캠프에서 비범한 타격 잠재력을 인정받은 신인 야수 전태현이 타율 0.556(18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며 김동엽이 개막 전 부상으로 빠지며 공석이 된 지명타자 자리를 잘 메워고 있다. 다른 신인 여동욱과 어준서 역시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전진 배치된 외국인 타자들을 상대하는 배터리는 피로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푸이그와 카디네스가 가세하며 공격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선발진 전력은 예상보다 탄탄하다. '1선발' 로젠버그는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이닝 동안 8점을 내주며 무너졌지만, 28일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반등했다. 2선발 하영민 역시 첫 등판이었던 23일 삼성전에서는 3이닝 5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29일 SSG전에서 7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승리 투수가 됐다. 3선발 김윤하 역시 첫 등판보다 두 번째 등판 투구 내용이 훨씬 좋았다.
신인 투수 정현우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공 122개를 던지며 5이닝을 막아냈다. 실점(6)은 많았지만 타선이 득점을 많이 지원하며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5선발은 입단 2년 차 윤현이 맡았는데, 그도 27일 KIA전에서 5이닝 동안 1점만 내주는 호투로 기대감을 높였다.
키움은 후라도와 헤이수스가 있었던 지난해도 선발진 전력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야수진에 부상자가 갑자기 많아지고, 공격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원래 약점이었던 불펜진까지 흔들리며 점점 승률이 떨어졌다.
올 시즌도 '지키는 야구'를 해낼지 여부에 키움의 성적이 달려 있다. 분명한 건 외국인 타자 2명 영입하며 기대한 장타력 강화, 젊은 선발 투수 성장 유도 효과는 이미 드러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