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개막전,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라인업에 김영웅(22)의 이름이 적히자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다. 김영웅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늑골 타박상으로 조기 귀국해 치료와 재활 훈련을 하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보냈다. 시범경기도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나선 게 전부였다.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진 상황. 하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은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지만, 능력이 좋은 선수니까 1군 경기에 나서면서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우였다. 22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을 통해 실전에 복귀한 김영웅은 첫 두 타석에서 다소 고전했지만, 세 번째 타석에선 상대의 투구를 잘 당겨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튿날(23일)엔 안타에 이어 마수걸이 홈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높은 공을 힘있게 당겨쳐 우월 홈런을 만들어냈다. 이날 3안타로 감을 완벽하게 잡은 김영웅은 상대가 바뀐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만루홈런 포함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타격감 우려를 불식했다.
김영웅도 22일 경기 전 "실전이 많이 부족했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노력과 재능으로 극복해냈다. 김영웅은 자신만의 이미지 트레이닝 방법으로 "타격감이 좋았던 경기 영상을 돌려본다"라고 말했다. 부상 재활 훈련 다시 기술 훈련을 할 수 없으니, 영상 시청으로 실전 감각을 다졌다고. 22일 개막전 직전 본 경기의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25일 키움전이었다. 당시 김영웅은 홈런 2방을 쏘아 올렸다. 영상의 효과가 있었던 듯, 김영웅은 복귀전 안타에 이어 연이틀 홈런을 쏘아 올렸다.
삼성 김영웅. 삼성 제공
비시즌 탄탄히 준비한 것도 효과를 봤다. 김영웅은 지난겨울 두 가지에 주력했다. 근육량을 키우는 동시에 타격의 정교함을 더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시즌 초반부터 효과를 보는 듯하다. 장타력은 더 좋아졌고, 정교한 안타도 많아졌다. 지난해보다 더 높은 타율에 더 많은 홈런까지 기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올 시즌 김영웅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지난해 2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입증한 탓에, 올해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할 거란 걱정이었다. 프로 4년 차지만, 잘했던 시즌이 지난해 한 시즌뿐이라는 점도 컸다. 하지만 김영웅은 노력으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올 시즌 김영웅이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