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프로에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동생은 형의 데뷔를 축하라도 하듯이 자신의 무대(고교야구)에서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배찬승(19·삼성 라이온즈)·배다승(18·대구고) 형제에겐 잊지 못할 주말이 될 전망이다.
먼저 '형' 배찬승이 주말을 앞두고 희소식을 전했다. 2025시즌 신인 배찬승은 지난 21일 개막 엔트리 합류 소식을 전했다. 2025년 삼성 신인 중 유일하게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자 동생이 화답했다. 22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경상권B) 제주고와의 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2회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14-0 대승을 이끌었다.
22일 프로 데뷔전이자 개막전을 준비하던 형에게도 이 소식이 날아 들었다. 지난 2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대구 개막전을 앞두고 만난 배찬승은 "개막전에 부모님이 경기장에 찾아오셨다. 동생은 운동하느라 못 왔다"며 "오늘 경기 중인데 만루홈런을 쳤더라"며 흐뭇해 했다.
삼성 배찬승. 삼성 제공
동생의 기운을 받은 걸까. '형' 배찬승은 하루 뒤인 23일 키움전을 통해 1군 무대에 데뷔, 1이닝을 8구 만에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만루홈런만큼 강렬했다. 2구 만에 배트를 부러뜨리는 강력한 구위를 선보였고, 메이저리그 출신 야시엘 푸이그를 상대로는 시속 155㎞의 공을 한가운데 꽂아 넣는 배짱투로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에도 150㎞가 넘는 공을 연달아 뿌려대면서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그동안 삼성에 없던 '좌완 파이어볼러'로서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형제로서는 기분 좋은 주말이다. 아직은 이르지만 형과 동생이 함께 삼성에서 뛰는 모습도 꿈꾸고 있다고. 배찬승은 "동생은 나보다 덩치도 훨씬 크고 탄탄하다"라며 "같은 팀에서 뛰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며 은근히 바라기도 했다.
우선 형이 먼저 프로에 잘 안착해야 한다.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기대도 크다. 배찬승은 "중간 계투진으로 나가서 항상 원아웃이든 한 이닝이든 무조건 잘 책임질 수 있는 믿음직한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지켜봐달라"며 데뷔 시즌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