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오만전 무승부 뒤 아쉬움을 드러냈다. 본인 스스로도 실망스럽다며 동료들에게 미안함 마음을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B조 3무(4승)째를 기록, 1위(승점 15)를 지켰다.
애초 경기 전 전망을 벗어나는 결과였다. 한국은 20일 오만전, 25일 요르단전을 모두 잡고 조기 월드컵 본선 직행을 노렸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등 주축 해외파를 모두 출전시켰다. 합류 시기가 늦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벤치로 출격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창끝은 무뎠다. 전반 41분 황희찬의 선제골이 터지기까지 경기력이 답답했다. 후반 초반에는 템포를 올리며 오만을 몰아쳤는데, 추가 골을 넣진 못했다.
반면 집중력을 유지한 오만이 조금씩 공을 가져왔다. 그리고 후반 35분 이강인이 수비 과정 중 발목을 다쳐 쓰러진 사이, 오만 주장 알리 알 부사이디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맞췄다. 한국은 손흥민을 필두로 교체 투입된 배준호, 오현규 등으로 맞섰으나 추가 골을 넣지 못했다. 2025년 첫 출항에서 무승부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주장인 손흥민에게도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그는 이날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경기 중후반에는 다소 거친 파울에 쓰러졌음에도 파울 판정이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4경기 연속 A매치 득점 역시 좌절됐다.
손흥민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결과적으로 아쉽다. 너무나도 스스로에게 실망스럽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팀원들에게도 미안하다. 이번 경기까지 하고 그만둘 건 아니니까, 실망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판정에 대해서는 “선수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서도 “결정에 대해 존중하지만, 아쉽기도 하고, 불공정한 판정도 있었따. 그렇지만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게 더 깔끔하고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전반 36분에는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쓰러졌다. 그를 대신해 투입된 이강인은 후반 35분 쓰러져 코치진에게 업힌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손흥민은 “결과를 떠나 동료 선수가 부상당하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다. 부상 상태가 어떨지 모르겠으나,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잃은 것들이 많았다”라고 아쉬워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매 최종예선이 어렵다. 어떻게 보면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아시아 레벨이 많이 올랐다. 매 경기가 어렵다. 많이 준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오늘 같은 경기를 통해, 배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종예선을 치르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인 면을 보고, 더 달려갈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