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재활 치료의 터널을 통과한 오른손 투수 랜스 맥컬러스(32·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복귀전'을 치렀다.
맥컬러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캑티 파크 오브 더 팜 비치스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1이닝 무실점했다. 투구 수 13개. 1사 후 딜런 크루스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맥컬러스는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와 조시 벨을 연속 범타 처리,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졌다.
이날 등판이 눈길을 끈 건 맥컬러스의 부상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맥컬러스의 공식전 마지막 등판은 2022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 2023시즌 스프링캠프 때 오른팔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그는 6월 굴곡근 힘줄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 치료가 더디게 진행돼 사실상 두 시즌(2023~24)을 건너뛰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맥컬러스가 던진 13개의 투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그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동안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이 보낸 기립 박수만 봐도 알 수 있다'며 '2022년 월드시리즈(WS) 3차전 이후 868일 만에 처음 등판한 경기이자 긴 여정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맥컬러스의 복귀전은 그의 부모님과 아내, 두 어린 딸이 함께했다. 맥컬러스는 "사람들은 얼마나 긴 여정이었는지, 얼마나 외로웠는지, 이 자리에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할 거 같다"며 "지난여름에 다시는 투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장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맥컬러스는 복귀전에서 최고 93마일(149.7㎞/h)을 기록했다. 변화구로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섞었다.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은 "좋아 보였다. 체인지업을 비롯한 모든 구종을 섞어 스트라이크를 던졌다"라고 흡족해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날 맥컬러스는 카를로스 코레아, 알렉스 브레그먼, 댈러스 카이클, 저스틴 벌렌더를 비롯한 전 동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MLB닷컴은 '모두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핵심 멤버로, 맥컬러스는 당시 월드시리즈 7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이들은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고 2019시즌을 결장한 맥컬러스의 긴 여정을 잘 알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맥컬러스는 LA 다저스를 상대한 2017년 WS 7차전에 선발 등판, 2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8년 11월 팔꿈치에 칼을 댄 그는 2019시즌을 모두 결장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부상 복귀가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맥컬러스의 몸 상태는 아직 100%가 아니다. 그는 부상자명단에서 시즌을 시작, 마이너리그에서 몸을 만든 뒤 4월 말 빅리그 복귀를 목표로 한다. 통산 50승에 단 1승만 남겨 놓은 그의 야구 여정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