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는 황성빈(왼쪽)과 윤동희.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공격 선봉대 황성빈(28), 윤동희(22)를 앞세워 시범경기 2승째를 거뒀다. 테이블세터(1·2번 타자) 조합 두고 김태형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롯데는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1·2회 연속으로 만루 위기에 놓이며 흔들리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했고, 타선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알토란 같은 득점을 쌓았다. 8·9일 KIA 타이거즈와의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한 롯데는 10일 LG전에서는 젊은 투수들이 무너지며 2-8로 패했지만, 이날 설욕전을 펼치며 시범경기 2승(1무 1패)째를 거뒀다.
11일 LG전 승리는 테이블세터로 나선 황성빈과 윤동희가 이끌었다. 1회 말 첫 타석에 나선 황성빈은 투수 임찬규를 상대로 2-3루 사이 깊은 코스에 타구를 보낸 뒤 특유의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나선 윤동희는 임찬규의 바깥쪽(우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밀어쳐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황성빈은 3루 진루. 롯데는 이어 나선 정훈이 좌전 안타로 황성빈을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올렸다.
1-1이었던 3회도 두 선수가 득점을 합작했다.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선 황성빈이 임찬규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고, 윤동희의 타석 초구 때 2루로 내달려 도루까지 성공했다. 윤동희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공략, 몸의 균형이 흔들린 상태에서도 왼쪽 외야로 타구를 보내는 안타로 연결했다. 황성빈이 무난히 홈을 밟았다. 두 선수 덕분에 롯데는 7회까지 2-2 팽팽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고, 8회 손호영의 희생플라이로 잡은 리드를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지켜내며 3-2로 승리했다.
황성빈은 지난 시즌 타율 0.320·출루율 0.375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주로 교체 출전해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도루 51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3위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그를 1번 타자·중견수로 쓸 생각이다. 황성빈은 시범경기 4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 간판타자로 올라선 윤동희는 아직 타순이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주로 테이블세터에 포진됐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선 선발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5번 타자·우익수로 나섰다. 시범경기에서는 4경기 모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2번 타자로 유력했던 2루수 고승민은 스프링캠프 막판 발목 부상을 당해 현재 재활 치료 중이다. 실전 투입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윤동희를 2번으로 두고, 5번은 나승엽을 투입했다.
윤동희는 이미 어떤 타순에서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고승민이 돌아와 완전체가 되면 김태형 감독의 진짜 심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