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 페드링요의 골 세리머니. 사진=프로축구연맹 K리그2 ‘우승 후보’간 대결에서 서울 이랜드가 웃었다. 이번에도 수원 삼성의 ‘천적’임을 증명했다.
이랜드는 9일 오후 2시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원을 4-2로 꺾었다.
개막 3경기 무패(2승 1무)를 달린 이랜드는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수원은 개막전 승리 후 2연패를 떠안았다. 강력한 승격 경쟁 상대로 여겨지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이랜드에 당한 패배라 더욱 뼈아프다. 수원은 K리그2 14개 팀 중 10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랜드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들이 수원전 승리를 이끌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이탈로가 이랜드 유니폼을 입고 첫 골을 넣었고, 페드링요, 아이데일이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랜드는 이번 시즌 합류한 외국인 공격수 넷이 3라운드 안에 모두 골 맛을 보며 호재가 겹쳤다.
이랜드는 이날 승리로 수원전 ‘4전 전승’이라는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시즌 수원과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이랜드는 올해 첫 대결에서도 ‘천적’ 면모를 뽐냈다. 9644명의 관중 앞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이랜드는 이날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2위 기록을 새로 썼다.
서울 이랜드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원정팀 수원이 킥오프 직후 세라핌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수원은 전반 9분 이랜드의 후방 빌드업을 끊고 이민혁의 슈팅까지 나왔으나, 노동건에게 막혔다.
웅크렸던 이랜드가 먼저 수원 골망을 갈랐다. 전반 11분 왼쪽 측면에서 배진우가 올린 크로스를 박창환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수비수에게 맞고 흘렀다. 박창환은 이 볼을 오른발로 때려 골문으로 넣었다. 2021년 프로 데뷔 이래 첫 골.
수원전 선제골을 넣은 서울 이랜드 박창환. 사진=프로축구연맹수원 강현묵이 득점 후 기뻐하는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리드는 길지 않았다. 수원은 전반 20분 브루노 실바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강현묵이 잘라 들어가며 머리에 맞혀 골네트를 출렁였다. 이랜드는 실점 직후 신성학을 빼고 페드링요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치열한 양상으로 이어지던 전반 37분, 이랜드가 또 한 번 균형을 무너뜨렸다. 에울레르가 코너킥 키커로 나서 올린 볼이 상대 수비수 맞고 흘렀고, 이탈로가 문전에서 낚아채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46분 매끄러운 패스로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한 이랜드는 페드링요의 슈팅까지 나왔으나 수비수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직후 코너킥으로 공격을 이어간 이랜드는 페드링요의 환상적인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아크 부근에서 페드링요가 왼발로 감아 찬 슈팅이 골대 왼쪽 구석에 꽂히며 이랜드가 전반을 3-1로 앞선 채 마쳤다.
이탈로의 골 세리머니.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랜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탈로 대신 아이데일, 수원은 레오 대신 김상준을 투입했다.
후반 들어 이랜드는 후방에 무게를 두고 수비에 집중했고, 수원은 볼을 점유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하지만 수원의 공격 작업은 잘 풀리지 않았고, 후반 14분 세라핌을 빼고 파울리뉴를 넣었다.
끊임없이 몰아치던 수원은 후반 16분 김지현이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이랜드 골문을 열었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효 처리됐다.
이랜드 아이데일(9번)이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는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수원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지만, 이랜드의 ‘한 방’에 또 당했다. 후반 31분 이랜드 역삽 상황에서 페드링요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볼을 몰고 들어갔다. 수비수와 대치한 상태에서 페드링요의 낮은 크로스가 나왔고, 수원 골키퍼 김정훈이 쳐냈으나 흐른 볼을 아이데일이 손쉽게 밀어 넣었다. 2경기 연속골.
승세가 기운 후반 42분, 수원은 김지현의 헤더가 골대 옆으로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원정석을 꽉 채운 수원 팬들은 끝까지 응원가를 불렀다. 수원은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일류첸코의 득점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