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규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으로 떠났다. 지난해 통합 우승에 기여한 필승조인 그는 연봉이 33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인상률이 263.6%로 구단 역대 투수 최고 기록. 데뷔 첫 '억대 연봉'을 돌파한 곽도규는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동기부여가 확실히 생긴다. 올해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그런 행복한 숫자인 거 같다"며 "(연봉이 오르니) 건강보험이 세더라. 연금이나 그런 걸 내야 하니 이제 어른이 됐구나 싶다. 아버지께서 월세도 올해부터 저보고 내라고 하셨다"라며 웃었다.
곽도규는 지난해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프로 2년 차 시즌에 그는 71경기 등판,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55와 3분의 2이닝)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선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0'(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 캠프를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곽도규는 "안 다치고 한 시즌 완주할 수 있게 준비를 잘하고 올 거"라면서 "코치님들과 작년처럼 보완할 점과 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사용하다 멈춘 컷 패스트볼(커터)을 다시 사용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곽도규는 지난 시즌 후반기 커터 그립을 잘 잡지 않았다. 투심 패스트볼(투심)과 잘 어울리는 구종이 커브라고 판단,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준 것이다. 그는 "무리가 하나 다시 있으면 사용하지 않더라도 타자의 생각을 하나 더 늘리는 거니까 연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KBO리그는 지난 시즌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 약간 달라진다. 타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달리 설정되는 건 유지되는데 각각 타자 신장의 56.35%와 27.64%인 상단과 하단이 55.75%와 27.04%로 바뀐다. 키가 1m80㎝인 선수라면 스트라이크존이 1㎝ 정도 내려가는 셈이다. 곽도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전제하에 "(스트라이크존이) 1㎝ 낮아지면 난 공이 옆으로 휘고 떨어지는 투심을 주로 사용하니까 운 좋게 몇 개 (스트라이크존에) 걸려주면 운이 제 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작은 변화라도 상의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해야 타자를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데 내겐 좋은 변화인 거 같다"라고 반겼다.
곽도규는 올 시즌 KIA 불펜의 '키맨'이다. 그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며 "수치상의 목표는 항상 없었다. 스트라이크 비율(2024시즌 61.3%)을 높이고 작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