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아시아쿼터 선수 연봉이 최고 30만 달러(4억2000만원)로 합의돼 이에 따른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 모임)의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아시아쿼터였다. 애초 2026년 시행으로 실행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끝났는데 일부 구단 사장이 '2025년 조기 시행'을 건의해 재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10개 구단 단장이 참여한 표결 결과 반대(8개)가 많아 부결됐다. 최종 이사회(사장 모임) 논의가 남았지만, 실행위원회에서 두 번이나 관련 합의가 이뤄진 만큼 '2026년 시행'이 번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와 맞물려 아시아쿼터 선수의 연봉이 30만 달러로 책정된 게 눈에 띈다. 본지 취재 결과, 20만 달러(2억8000만원)가 적당하다고 주장한 구단도 있었으나 다수결에 따라 30만 달러로 정해졌다.
현장에선 "연봉 30만 달러라면 작지 않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올 시즌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의 연봉이 35만 달러(4억9000만원). 계약금과 이적료 등 부대 비용을 모두 포함하면 네일의 계약 총액은 최대 95만 달러(13억원)에 이르지만, 연봉만 보면 수준급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기대가 커진다. A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쿼터라고 하면 일본 독립리그 정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연봉 30만 달러면 일본 프로야구(NPB)에서도 후보를 물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만 프로야구(CPBL)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시라카와가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2024.07.25/
아시아쿼터는 아시아 국적 선수를 추가로 영입하는 제도이다. 애초 호주 출신 선수가 주요 영입 대상으로 예상됐다. 외국인 선수에 준하는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2년 내 미국 메이저리그(MLB)나 마이너리그에 등록이 되지 않은 선수로 계약 자격을 제한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호주 리그(ABL)에서만 뛴 선수는 경쟁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무래도 타자보다 투수가 나을 텐데 2년 동안 미국 경력이 없으면 매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NPB나 CPBL 선수의 유입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선수협 관계자는 "시간을 두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아시아쿼터 선수의 포지션 제한, 이중국적 선수 제외 등을 요구했으나, 일부만 수용됐다. 아시아쿼터를 시행하려면 규약을 변경해야 한다. KBO 관계자는 "(2025시즌 시행이 아닌 만큼) 오피셜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아직 없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