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코 이반코비치(왼쪽 세 번째)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달 일본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0-7 대패 후 원정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참가 중인 전체 18개 팀을 통틀어 가장 흐름이 안 좋은 팀은 단연 중국 축구대표팀이다. 예선 C조에 속한 중국은 일본에 0-7로 대패한 뒤, 사우디아라비아에도 1-2로 져 2연패를 당했다. 1득점·9실점, 득실차 –8은 18개 팀 가운데 최악의 기록이다.
지난달 일본전에서 당한 7실점 참패도 충격이었지만, 이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홈경기 역전패는 중국축구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당시 중국은 이른 시간 상대 자책골로 먼저 리드를 잡은 뒤, 상대 퇴장으로 무려 70분 넘게 수적 우위 속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도 중국축구는 연속골을 실점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1명 더 많은 상황에서도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따라 실점한 뒤 패배한 것이다.
문제는 아직 고비가 또 남았다는 점이다. 10일 오후 6시 10분(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예선 3차전이다. 앞서 일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만나는 또 다른 ‘난적’이다. FIFA 랭킹은 호주가 25위, 중국은 91위로 격차가 크다. 만약 호주전에서도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중국축구는 예선 3연패 늪에 빠진다. 현실적인 목표인 4차 예선 진출을 위해선 6개 팀 중 3~4위에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다른 팀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3위 바레인(승점 3), 4위 인도네시아(승점 2)의 분전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벌써부터 “탈락 위기”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이유다.
중국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호주의 현 상황이다. 호주는 앞서 바레인에 0-1로 충격패를 당하고,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0-0으로 비기면서 1무 1패로 예선을 출발했다. 결국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물러나고 토니 포포비치 감독이 새로 선임됐다. 호주가 흔들리고 있지만,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은 오히려 중국 입장에선 악재다. 반대로 호주로선 중국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상대이기도 하다.
앞선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데다, 아직 단 1골도 넣지 못한 호주는 이번 중국전을 통해 승리는 물론이고 최대한 많은 득점을 노릴 공산이 크다. 그다음 경기가 일본 원정이라는 점에서 호주 입장에서도 이번 중국전에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부담을 덜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일본에 7실점,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적 우위 속 역전패를 당한 중국의 전력을 돌아보면 호주의 맹폭은 경기 내내 거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퇴 압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휘봉을 잡고 있는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은 “우리는 놀러 온 게 아니다.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중국 현지에선 벌써부터 ‘조기 탈락’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소후닷컴은 “중국 대표팀은 지금도 탈락 위기에 처해 있다. 이달 열리는 2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 월드컵 예선에서 조기에 탈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축구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