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초 박종훈이 구원등판해 피칭을 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2024.05.28/
베테랑 박종훈(33·SSG 랜더스)이 불펜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까.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박종훈의 역할은 불펜이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규정이닝을 채우고, 세 시즌 두 자릿수 승리(2017~18, 2020)를 따낸 선발 자원이 보직을 박탈당한 것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금으로선 (오)원석이나 (송)영진이를 계속 (선발로)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박종훈 대신 젊은 투수를 로테이션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의외의 선택일 수 있다. 언더핸드스로인 박종훈은 흔히 퀵모션으로 불리는 슬라이드 스텝이 느리다. 상대의 도루에 취약한데 볼넷 허용도 많아 불펜으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 팽팽한 상황에선 그의 단점이 더욱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도 지난 4월 "지금 종훈이를 봤을 때 (부진하더라도) 불펜으로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보직 변경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2024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3회초 무사 박종훈이 채은성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배영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교체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2024.03.27/
5개월 만에 생각을 바꾼 건 궁여지책에 가깝다. 박종훈은 이미 여러 차례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부진한 투구(8경기 평균자책점 7.98)가 반복돼 추가 기회를 주는 게 감독으로선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그를 2군에 방치하기도 어렵다. 박종훈은 2021년 12월,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으로 5년 총액 65억원(총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에 사인했다. 올해 연봉이 11억원으로 류현진(한화 이글스·25억원) 고영표(KT 위즈·20억원) 박세웅(롯데 자이언츠·13억5000만원) 다음 고액이다. 팀 에이스 김광현(11억원)보다 1억원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떻게든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박종훈은 2군에서 절치부심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했다. 1군 콜업 직전엔 불펜 등판으로 보직 변경을 준비하기도 했다. 2군 성적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1.95. 이숭용 감독은 "2군에서 두세 차례 불펜으로 활용했다"며 "웬만하면 어린 친구 위주로 쓰려고 하는데 2군에서 좋은 평가가 있고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 내가 '그런(성실한) 선수를 쓰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일단 올려서 불펜 쪽으로 보려고 한다. 불펜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어떤 모습일지 보고 싶기도 하다"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대 2로 승리한 SSG 이숭용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4.08.07/
SSG는 현재 힘겨운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경은(68경기 등판)과 조병현(64경기 등판)을 비롯한 불펜 과부하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 박종훈이 불펜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