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8강 진출을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25·FC포르투)였다. 정규시간과 연장전 무실점 선방은 물론 승부차기에서도 1~3번 키커를 모두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쇼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코스타는 2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프랑크푸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16강전 슬로베니아전에서 포르투갈 골문을 지킨 뒤 팀의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될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코스타는 정규시간 90분과 연장전 모두 무실점 경기를 치러냈다. 특히 연장전에서는 베냐민 셰슈코(라이프치히)와 일대일 위기를 막아냈다. 백미는 승부차기였다. 코스타는 슬로베니아의 1~3번 키커의 킥을 모두 선방해 냈다. 포르투갈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필두로 세 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시키면서, 이날 두 팀의 승부차기는 세 번째 키커 만에 종료됐다. 그 중심에 코스타가 있었다.
유로 새 역사도 거듭 썼다. 축구 통계 업체 옵타에 따르면 역대 유로 대회에서 승부차기에서 세 차례 선방을 기록한 건 코스타가 처음이다. 여기에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최초의 골키퍼로도 이름을 새겼다. 옵타는 코스타를 ‘영웅’이라고 표현했는데, 결코 과하지 않은 표현이었다.
경기 후 최우수선수 역시 코스타의 몫이었다. UEFA는 “승부차기에서 세 번의 킥을 막아낸 전례 없는 기록은 물론, 연장에선 일대일 선방도 펼쳤다. 최고의 골키퍼답게 그는 경기 내내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도 “포르투갈의 비밀병기는 코스타였다. 오늘은 다른 차원의 선수였다. 일대일 상황에서도 놀라웠고, 승부차기에선 세 번 연속 선방을 펼칠 정도로 집중력과 자질을 갖춘 선수다.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이날 연장전에서 페널티킥 실축 이후 눈물을 쏟았던 호날두는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코스타를 안아주며 고마움을 전했다. 코스타는 “내 본능에 따랐다.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팀에 도움이 돼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6년 대회(우승) 이후 8년 만에 8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프랑스와 오는 6일 오전 4시 독일 함부르크에서 대회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