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5경기 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굴욕적인 평점을 받았다. 독일 매체가 줄 수 있는 ‘최저 평점’을 받은 것이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는 등 명실상부한 월드클래스 수비수 반열에 올랐던 김민재로선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은 일이다.
무대는 지난 6일(한국시간) 독일 하이덴하임의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하이덴하임과의 원정경기였다.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지난달 2일 프라이부르크전 이후 한 달여 만에 선발 기회를 받았으나 바이에른 뮌헨의 2-3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특히 2-0으로 앞서던 후반 3실점 장면에 모두 관여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오롯이 김민재의 탓으로 돌릴 만큼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상대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면서 결국 연속 실점을 막아내지 못했다.
실제 김민재는 후반 5분 만회골 실점 장면부터 아쉬움을 삼켰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제대로 공을 따내지 못하면서 공이 뒤로 흘렀고, 하이덴하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불과 1분 만에 동점골 실점도 나왔다. 상대의 긴 크로스가 김민재를 넘어 그 뒤를 파고들던 팀 클라인디엔스트의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됐다. 김민재는 발도 제대로 뻗어보지 못한 채 실점을 지켜봐야 했다.
후반 34분 역전 결승골을 실점하던 장면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민재를 비롯한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이 전진한 상황에서 역습을 허용했고, 하이덴하임은 김민재가 전진한 뒷공간을 파고들어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전반을 2-0으로 앞섰던 바이에른 뮌헨의 2-3 역전패로 막을 내렸다. 추격에 가까웠던 후반 3실점 장면에 모두 김민재가 있었다는 점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직후 독일 현지에선 그야말로 ‘혹평’이 나왔다. 현지 매체 빌트는 이날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매겼다. 빌트, 키커 등 독일 매체들은 평점을 1~6점으로 나누어 매기는데, 숫자가 클수록 부진한 경기력을 펼쳤다는 뜻이다.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잡은 하이덴하임 선수들은 대부분 1~2점의 평점을 받았다. 그야말로 최악을 뜻하는 평점 6점은 웬만해선 보기 어려운 평점이기도 하다. 선수 입장에선 ‘굴욕’에 가까운 평점이기도 한데, 이날 빌트는 김민재만 콕 집어 평점 6점을 매겼다.
최근 바이에른 뮌헨 선수 가운데 빌트로부터 평점 6점을 받은 건 김민재만이 아니었다. 앞서 월드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은 지난 2월 2경기 연속 평점 6점의 혹평을 받은 바 있다. 레버쿠젠전 0-3 완패, 라치오(이탈리아)전 0-1 패배 당시 잇따라 침묵을 지키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굴욕적인 평점이었다. 나아가 이번엔 김민재가 그 타깃이 됐다.
지난 시즌 내내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김민재 입장에선 매우 낯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고 당당히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 시즌 중반까지 핵심 수비수로 활약해 왔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한 흐름이다. 더 큰 문제는 김민재에게 이날의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가 좀처럼 찾아올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자칫 하이덴하임전의 아쉬웠던 경기력이 오랫동안 김민재를 따라다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