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SK 와이번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17일 오후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서건창이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날려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수립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건창은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넘어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200안타 고지를 넘어섰다. 목동=정시종기자 / 2014.10.17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SK 와이번스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17일 오후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서건창이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날려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수립한 뒤 염경엽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서건창은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넘어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200안타 고지를 넘어섰다. 목동=정시종기자 / 2014.10.17./
'서건창의 봄'이 오는 걸까.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이 확 달라졌다. 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멀티 히트(4타수 2안타 1타점)에 성공, 시즌 8경기 타율이 0.455(22타수 10안타)에 이른다. 최근 두 시즌 타율이 0.216(329타수 71안타)에 머물러 '한물간 선수'라는 평가까지 들었지만 전성기 위력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출루율(0.520)과 장타율(0.727)을 합한 OPS도 1.247로 수준급이다.
5일 기준 서건창의 RC/27은 20.24. 최소 20타석 이상 소화한 KBO리그 93명의 타자 중 3위(1위 한화 페라자·24.49)이다.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으로 타자의 생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서건창의 지난 시즌 RC/27은 1.93이었다. 최근 몇 년 자신을 괴롭혔던 '부진'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2014 한국야쿠루트 세븐 프로야구 MVP, 신인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이 18일 서울 양재동 The-K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MVP에 오른 서건창과 최우수신인 박민우가 트로피를 들고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경 기자 /2014.11.18/
서건창은 입지전적인 선수다. 육성선수 출신으로 2014년 KBO리그 사상 첫 시즌 200안타를 달성,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크로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잦은 타격 폼 수정까지 겹쳐 '2014년 영광'을 회복하지 못했다. 오히려 시즌을 치를수록 개인 성적이 수직으로 하락했다. 2021년 7월 투수 정찬헌과 트레이드돼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LG 트윈스로 이적했으나 이후 활약도 미미했다. 결국 지난 시즌 뒤 방출됐다. 3년 연속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무적 신세'가 된 서건창은 여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친정팀 키움도 그중 하나. 고형욱 키움 단장은 "(서건창의) 방출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전화했다. '우리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게 낫지 않냐'고 얘길 했다"며 "충분히 시간을 줄 테니 고민하고 연락을 달라고 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거취를 고민한 서건창의 최종 선택은 '고향 팀' KIA였다.
올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는 중인 서건창. KIA 제공
의외일 수 있었다. KIA는 주전 2루수로 김선빈이 버틴다. 유격수(박찬호)와 3루수(김도영) 자리도 주인이 있어 파고들 공간이 좁았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 재기도 어려웠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서건창은 이범호 KIA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그라운드 밟는 횟수를 조금씩 늘렸다. 1루수 황대인이 부상으로 빠지자, 데뷔 첫 1루수로 선발 라인업(3월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비에서 쓰임새가 늘었는데 타격까지 안정되니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서건창은 지난 3일 수원 KT전을 마친 뒤 "야구가 어렸을 때보다 더 어려워진 거 같다"며 "나 또한 너무 빠져서 나 자신을 힘들게 했던 시기가 있었다. 고향 팀에 와서 편한 거 같다. 그게 (성적이 반등한) 첫 번째"라고 말했다. 달라진 서건창이 KIA 고공행진(8승 2패)에 힘을 보태고 있다.